25화

윤해준의 이름은 공개 군량 장부보다 늦게 성문에 붙었다

갑오년, 전보국 주사는 군량을 훔쳤다 · 2026.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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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준의 이름은 공개 군량 장부보다 늦게 성문에 붙었다.

붉은 끈을 푼 영장 사본 아래, 임관필이 새로 적은 한 줄이었다. 위조자 지목: 윤해준. 유죄 확정 아님. 접근·작성·등잔 시각 추가 대조 필요.

사람들은 마지막 두 문장보다 이름을 먼저 읽었다.

수비대 병사는 첫 전보가 자신들을 살렸다고 했고, 상단 서기는 위조자가 장부도 고쳤을 수 있다고 했다. 공동 급수조는 물통을 세면서도 해준 쪽을 힐끗거렸다. 새벽까지 지킨 성문과 그의 이름 옆 혐의가 같은 판자에 붙어 있었다.

임관필이 탄 모서리 원본과 비교 사본을 탁자 위에 놓았다.

“선후를 말하시오.”

해준은 원본의 갈색 모서리를 보았다. 종이가 등잔불에 닿아 안으로 말린 모양이었다. 비교 사본에는 같은 곡선이 먹선으로 그어져 있었다. 제출 기록상 그 선을 그은 시각은 해준이 감찰 보관함 원본을 열람하기 전이었다.

“사본 표시를 한 것은 저입니다.”

“원본 모양을 어떻게 알았소?”

“지금은 진술하지 않겠습니다.”

주변에서 욕설이 일었다. 해준은 침묵이 자신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원본을 보기 전 흔적을 알았다는 사실과 그 이유를 공개하는 일은 달랐다. 이유를 말하면 다른 사람의 진술과 아직 도착하지 않은 북방 봉투까지 한 해석으로 묶일 수 있었다.

임관필은 재촉하지 않았다.

“진술 거부 시각을 적습니다.”

“적으십시오.”

“사본 표시 행위는 인정합니까?”

“인정합니다.”

“위조 행위는?”

“그 질문에는 답하지 않습니다.”

임관필은 두 대답을 한 문장으로 합치지 않았다. 영장 혐의란에 표시 행위 인정, 위조 진술 유보라고 나눠 적었다.

한서린이 상단 수레표를 들고 왔다. 동문 밖 강변 길로 나가는 빈 수레 한 대였다. 마부는 해준을 보자 시선을 피했다.

“결산 사본을 세 곳에 보내야 합니다.” 서린이 말했다.

“어디로 갑니까?”

“탁지 결산소, 노동대 열람함, 전보국 보관함.”

“수레는 한 대뿐입니다.”

“첫 길만 같습니다. 서쪽 나루에서 둘을 내리고 하나는 계속 갑니다.”

해준은 수레 안을 봤다. 장부 궤짝 옆에는 사람 하나가 누울 빈자리가 있었다. 동문 감찰 초소는 공개 장부 인수표를 가진 상단 수레를 먼저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저를 태울 수 있습니까?”

서린은 잠시 그를 보았다.

“태울 수는 있습니다.”

“잡히면?”

“수레와 상단 신용, 마부 셋, 사본 세 부가 함께 압수됩니다.”

“성공하면?”

“당신은 빠져나가고 장부는 위조자 도피를 도운 물건이 됩니다.”

서린은 도망치라고도 남으라고도 하지 않았다. 선택의 가격을 병렬로 놓았다.

“그래서 누가 냅니까?” 해준이 물었다.

“당신이 도망치면 제가 먼저 냅니다. 그다음 노동대가 사본을 잃고, 수비대가 공개 장부를 잃습니다.”

해준은 수레표를 돌려줬다.

“사본만 보냅니다.”

서린은 안도하지 않았다.

“날짜부터 적으시죠.”

해준은 도주 제안을 받은 시각, 수레 번호, 거부 사유를 제출물 목록에 적었다. 서린은 ‘도주 권유 아님, 운송 가능성 질문에 비용 고지’라고 반대 문구를 붙였다. 둘 중 누구도 나중에 자기를 더 선한 쪽으로 고칠 수 없었다.

“장부에 무엇을 넣습니까?” 해준이 물었다.

서린은 군량 결산, 부상·품삯, 공개 보고의 반대·봉쇄 비용과 노동대 검사 증언을 세 묶음으로 펼쳤다.

“제 혐의는?”

“같이 넣습니다.”

서린은 탄 모서리 비교표와 영장 사본을 각 묶음 뒤에 붙였다.

“왜 따로 안 둡니까?”

“성과만 읽는 사람은 혐의를 빼고, 혐의만 읽는 사람은 살아남은 망을 뺍니다. 같은 묶음을 받게 해야 합니다.”

공개 장부 원본 아래에는 ‘공개 사본’ 칸이 새로 생겼다. 상단 서기는 원본과 같은 효력이 있다고 쓰려 했다. 해준이 붓을 막았다.

“같은 오류도 세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사본 하나가 원본과 같지는 않습니다.”

민채옥이 조건을 물었다.

“언제 효력을 인정합니까?”

해준은 세 칸을 그었다. 원본 대조자, 반대 서명, 인수 시각. 셋 가운데 하나라도 비면 공개 사본은 열람용이고 지급·체포·재고 변경의 단독 근거가 될 수 없었다.

글을 모르는 인수자에게는 한 사람이 읽고 다른 사람이 표식을 확인하게 했다. 반대가 없어도 확인자 이름을 써야 했다.

상단 서기가 첫 사본을 베끼다 노동대 대기 품삯 스물셋을 스물둘로 적었다. 석만이 줄마다 찍힌 손도장을 세어 멈춰 세웠다.

“사본이 벌써 한 사람을 빼먹었습니다.”

서기는 숫자를 덮어쓰려 했다. 해준이 붓을 막았다.

“지우지 마십시오. 틀린 수, 고친 사람, 발견한 사람을 같이 남깁니다.”

석만은 자기 이름과 손도장 스물셋을 대조했고, 서기는 오기 시각을 적었다. 수레조합 대표가 반대 칸에 ‘노동대 확인 전 효력 없음’이라고 썼다. 세 칸이 채워질 때까지 그 사본은 궤짝에 들어가지 못했다.

같은 내용을 세 부로 만든다고 진실이 늘지는 않았다. 다만 어느 줄에서 사람이 하나 사라졌는지 세 보관처가 함께 추적할 수 있었다.

한서린은 자기 원본을 가장 먼저 대조하지 않았다. 노동대와 수레조합 대표가 수량·품삯·봉쇄 시각을 읽은 뒤에야 상단 장부를 맞췄다. 원본 소유자가 사본 효력을 혼자 선언하지 못했다.

첫 사본은 탁지 궤짝, 둘째는 노동대 열람함, 셋째는 전보국 봉투에 들어갔다. 인수자와 반대자는 달랐다.

임관필이 세 인수표를 확인했다.

“전송은?”

“첫 길 출발. 각 인수자가 확인해야 끝납니다.” 서린이 말했다.

“체포를 더 미룰 이유는 아닙니다.”

“압니다.” 해준이 말했다.

휴전 모래시계의 다음 교대 종이 울렸다. 임관필이 정한 절대기한이었다. 공개 장부는 붙었고 사본 세 부는 출발했으며, 해준의 제출물 목록에는 탄 모서리 표시 인정과 위조 진술 유보가 함께 남았다.

임관필은 해준에게 수갑 대신 감찰 끈을 내밀었다. 도주 위험이 낮다는 선의가 아니라 공개 장소에서 이동 경계를 보이기 위한 끈이었다.

해준은 스스로 왼손목을 내놓았다.

오른손으로는 외투 안쪽 물건을 하나씩 꺼냈다. 우선부호를 찍는 놋쇠패, 발신 인장, 비상 코드표, 전보국 보관함의 자기 열쇠였다.

“압수 목록에 넣으시오.” 임관필이 말했다.

“한 사람이 전부 갖지 않습니다.”

해준은 놋쇠패와 인장은 임관필, 코드표는 전보국 보관자, 열쇠는 백무정 앞에 놓았다.

“분리 제출을 요청합니다. 거부하면 사유를 적으십시오.”

임관필은 한 궤짝에 넣지 않고 각 보관자의 인수 시각과 봉인 표식을 받았다. 해준이 움켜쥐던 네 물건이 네 줄로 흩어졌다.

“남은 권한은?” 민채옥이 물었다.

해준은 자기 이름이 적힌 발신 승인 칸을 봤다.

“없습니다. 제출 진술과 반대 서명만 남습니다.”

“그 문장에도 누가 서명합니까?”

해준은 자기 이름을 썼고 임관필은 체포 시각을 붙였다. 권한을 잃었다는 말도 권한자 혼자 확정하지 못했다.

한서린이 수레 출발 비용표를 들고 다가왔다. 사본 세 부의 기름종이, 별도 인수표, 마부 품삯, 서쪽 나루 분리 운송료가 적혀 있었다.

“보석 청구는 안 합니까?” 해준이 물었다.

“당신을 빼내느라 장부 세 곳을 담보로 잡히면 오늘 만든 권한이 다시 제 돈 아래 들어옵니다.”

“제가 유죄라고 봅니까?”

서린은 비용표를 접지 않았다.

“제 장부가 증명하는 건 첫 제목과 수정, 도주 거부, 탄 모서리 사전 인지까지입니다. 성과도 같은 묶음에 보냅니다.”

서린은 사본 운송료를 상단 선지급·공개 결산 공동 비용으로 적고 노동대와 수레조합의 대조를 받았다.

“이 비용은 제가 갚겠습니다.” 해준이 말했다.

“체포된 사람이 결제일을 약속하면 또 빈 재고가 됩니다. 날짜는 재판 뒤에 적으시죠.”

서린은 그의 서명 칸을 비워 둔 채 비용표를 공개 장부 옆에 붙였다.

성문 위에서 조선 수비대 교대가 끝났다. 파견군과의 총성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고 공동 급수 물통은 약속한 표식 아래 오갔다. 부두 수레는 안전 점검을 기다렸지만 부상·대기 품삯 봉투는 이미 지급 줄에 놓였다.

첫 전보, 부두, 수비 보급망은 살아 있었다. 그것을 시작한 해준의 권한만 그 망에서 빠지고 있었다.

감찰이 그를 데려가기 전, 공방 쪽에서 운용자 둘이 수레를 밀고 왔다. 전투 뒤 수리할 소총과 끊긴 전신기가 한데 쌓여 있었다.

“부품 인수표에 서명해 주십시오.”

해준은 묶인 손을 들었다.

“제가 승인자가 아닙니다.”

백무정이 뒤에서 나왔다. 그는 같은 이름이 적힌 나사 두 상자를 열어 보였다. 둘 다 ‘삼 푼 전신 단자 나사’라고 적혀 있었지만 하나는 소총 노리쇠 수리 상자에서, 다른 하나는 전신기 부품 상자에서 왔다.

운용자가 첫 나사를 단자에 돌렸다. 두 바퀴째에서 헛돌았다. 다른 상자의 나사는 입구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름은 같습니다.” 운용자가 말했다.

백무정이 나사산을 맞대 보았다. 골 수와 간격이 달랐다.

“같은 이름이지 같은 물건은 아니야.”

그는 두 상자의 납품표를 떼지 않고 출처를 읽었다. 한쪽은 일본 상사 창고, 다른 쪽은 청국 기술망을 거친 공방이었다. 양쪽 모두 조선어 품명은 같았고 치수 칸은 비어 있었다.

공방 견습이 가는 철사를 감아 보니 같은 길이에 한쪽은 다섯 골, 다른 쪽은 여섯 골이 들어갔다. 지름도 달랐다.

“작은 걸 갈아 넣으면 되지 않습니까?” 수비대 병사가 물었다.

백무정이 고개를 저었다.

“한 번은 들어가도 다음 교환품이 안 맞아. 전신 단자까지 깎으면 소총도 전신기도 제 이름 규격을 잃는다.”

운용자는 인수표를 채우지 못했다. 총수는 셀 수 있어도 어느 기계에 맞는지는 끼워 보기 전까지 몰랐다.

해준은 공개 군량 장부의 ‘명목’과 ‘가용’ 칸을 떠올렸다. 같은 이름의 나사에도 같은 구분이 필요했다. 그러나 이제 그 칸을 만들 권한은 자기 손에 없었다.

부품 교환 줄이 멈췄다. 수리 대기 소총과 전신기 사이에 같은 이름의 나사 상자만 쌓였다.

임관필이 해준을 재촉하지 않았다. 해준은 마지막으로 물었다.

“실제로 맞는 것은 몇 개입니까?”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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