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을 다시 잡다
기적은 곡물을 먹는다 · 2026. 6. 9.
새벽 5시의 연무장은 서리가 내려 있었다.
리안 하트는 4시 50분에 와 있었다. 얇은 외투 하나를 걸치고 손을 비비면서 측정 장비 앞에 서 있었다.
"일찍 왔네."
"못 잤습니다."
나는 장비의 덮개를 걷었다. 마력 측정기는 아카데미에 세 대뿐이고, 이 시간에만 비어 있다.
"리안. 지금부터 하는 건 아카데미 정규 측정이 아니야. 기록도 남지 않고, 성적에 반영되지 않아."
"그럼 왜 합니까."
"네가 뭘 가졌는지 알아야 하니까."
측정 방식은 간단했다. 마력을 전부 소진하고, 회복되는 시간을 재는 것이다. 정규 측정은 총량만 잰다. 회복 속도를 재는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손 올려."
리안이 측정구에 손을 얹었다. 수치가 올라갔다.
11.
1학년 평균은 40이다. 세드릭은 96이었다.
"...죄송합니다."
"사과할 일이 아니야. 이제 전부 써."
리안이 마력을 방출했다. 12초 만에 0이 됐다.
나는 회중시계를 꺼냈다.
"앉아서 기다려. 아무것도 하지 마."
1분이 지났다. 수치가 3으로 올라갔다.
나는 손이 조금 떨리는 것을 느꼈다. 계산이 맞다면 이건 그냥 빠른 게 아니다.
2분에 7. 3분에 11.
"찼습니다."
리안이 말했다.
"3분 12초."
"그게... 빠른 겁니까?"
나는 회중시계를 닫았다.
"1학년 평균 회복 시간이 얼마인지 알아?"
"모릅니다."
"40을 채우는 데 여섯 시간이야. 세드릭은 96을 채우는 데 열두 시간."
리안의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숫자의 의미를 아직 못 잡은 얼굴이었다.
"시간당으로 계산해 봐. 세드릭은 시간당 8이야. 너는 시간당 205야."
"...예?"
"25배야."
리안이 측정구를 봤다. 그리고 자기 손을 봤다.
"근데 제 총량은 11밖에 안 되는데요."
"그래. 그래서 아무도 못 알아봤어."
나는 연무장 바닥에 분필로 그림을 그렸다. 두 개의 통을 그렸다. 하나는 크고 하나는 작았다.
"마법사의 싸움은 큰 통을 채워두고 한 번에 붓는 방식이야. 그래서 총량이 전부지."
작은 통 옆에 화살표를 여러 개 그렸다.
"근데 네 통은 작은 대신 계속 다시 차. 3분마다. 한 시간 싸움이면 스무 번 붓는 셈이야."
"스무 번이면... 220입니다."
"세드릭은 한 시간에 96 한 번이야."
리안이 오래 말이 없었다. 서리가 녹아 바닥이 젖어 있었다.
"근데 왜 아무도 이걸 안 쟀습니까."
좋은 질문이었다.
"측정 항목을 만든 사람들이 큰 통을 가진 사람들이었으니까."
나는 분필을 내려놓았다.
"리안. 너한테 필요한 건 총량을 늘리는 훈련이 아니야. 11을 3분마다 정확하게 쓰는 훈련이야. 그건 교본에 없어."
"그럼 어떻게 배웁니까."
"만들어야지."
내가 사흘 전에 미르 첸에게 한 말과 같았다. 이 교실에서 나는 앞으로 이 말을 여섯 번 하게 될 것이다.
리안이 갑자기 고개를 숙였다.
"카일."
"왜."
"저 자퇴서 써놨습니다. 서랍에."
나는 그 말을 예상하고 있었다. 원작에서 그는 열여덟에 자퇴한다. 다만 그것이 이미 3년 전부터 준비된 것이라는 건 몰랐다.
"찢어."
"...예."
"오늘 찢어. 그리고 내일 5시에 또 와."
리안이 웃었다. 눈이 붉어져 있었다.
해가 올라오고 있었다. 연무장 서리가 다 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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