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도현은 간호사 데스크 오른쪽 단말에서 차트를 열었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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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은 간호사 데스크 오른쪽 단말에서 차트를 열었다. 병실은 복도 왼쪽 두 번째, 그와 화면 사이는 여섯 걸음이었다.

이송 예정 시각까지 사십칠 분이었다.

12호실 침대 1번. 이름 한 개. 등록 번호 한 개.

그가 먼저 본 것은 활력 기록 표였다. 두 시간마다 혈압, 맥박, 호흡, 포화도가 적히는 표였다.

빈 칸이 있었다.

02시, 06시, 10시, 14시 칸이 비어 있었다. 00시, 04시, 08시, 12시는 채워져 있었다.

간호사가 옆에서 말했다.

“그건 야간 인력 부족이에요.”

“짝수 시만 비어 있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인력 부족이면 야간이 연달아 비어야 합니다.”

“그럼 뭔데요.”

“모릅니다. 지금 그걸 봅니다.”

그가 종이 차트를 요청했다. 전자 차트와 별도로 병동에는 종이 사본이 있었고, 이건 하루 두 번 출력됐다.

종이 사본이 왔다. 두 장이었다.

같은 이름, 같은 등록 번호, 같은 병실. 서로 다른 출력 시각.

도현이 두 장을 나란히 놓았다.

첫 번째 장에는 00시, 04시, 08시, 12시가 채워져 있었다. 두 번째 장에는 02시, 06시, 10시, 14시가 채워져 있었다.

합치면 빈 칸이 없었다. 따로 보면 각각 절반이 비었다.

“두 장 다 이 환자 겁니까.” 그가 물었다.

“한 사람이니까 한 사람 거예요.”

“출력 시각이 다릅니다. 그런데 내용이 겹치지 않습니다.”

간호사가 두 장을 봤다. 그리고 조용해졌다.

도현이 수치를 비교했다. 이게 그의 일이었다.

첫 번째 장의 맥박은 68, 71, 69, 70이었다. 두 번째 장은 82, 85, 84, 86이었다.

십사 이상 차이였다. 같은 사람이 두 시간 간격으로 그렇게 오갈 수는 있었다. 그런데 규칙이 있었다.

짝수 시는 항상 높고 홀수 시는 항상 낮았다. 여덟 번 다 그랬다.

“이건 한 사람이 오르내린 게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그럼요.”

“두 사람이 한 기록을 번갈아 쓴 겁니다.”

간호사가 그 문장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가 한 것은 다른 일이었다. 데스크 아래 서랍에서 인수인계 노트를 꺼냈다.

“이건 저희가 손으로 쓰는 거예요.” 그가 말했다. “여기도 볼래요?”

노트를 받으면서 도현이 조건을 하나 말했다.

“이 노트 제가 갖고 나가지 않습니다. 여기서 보고 필요한 줄만 찍겠습니다. 찍는 것도 선생님이 보시는 앞에서요.”

“왜 그렇게까지 해요.”

“나중에 이 노트가 없어지면, 없어진 게 저 때문이 아니라는 게 남아야 합니다.”

노트에는 짝수 시 인계가 적혀 있었다. 02시 인계자와 06시 인계자가 달랐고, 둘 다 자기가 맡은 시간에 환자를 봤다고 적었다.

한 사람은 환자가 왼쪽으로 누워 있었다고 썼다. 다른 사람은 오른쪽이라고 썼다.

“두 분 중 누가 틀렸습니까.” 도현이 물었다.

“둘 다 안 틀렸을 거예요.” 간호사가 말했다. “그 두 사람 다 십 년 넘었어요.”

“그럼 두 분을 따로 만나야 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같이 만나면 서로 기억을 맞춥니다.”

지수가 그때 데스크로 왔다. 사십일 분이 남아 있었다.

“결과부터.” 그가 말했다.

“맥박 두 계열입니다. 68에서 71, 82에서 86. 시간대로 갈립니다.”

“그게 뭘 뜻하나.”

“복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복제면 값이 같거나 한쪽이 지연 복사됩니다. 이건 값이 다르고 서로 안 겹칩니다.”

“그럼 자네 말은 사람이 둘이라는 거고.”

“기록이 둘이라는 겁니다. 사람 수는 제가 아직 못 씁니다.”

지수가 종이 두 장을 들었다. 그가 그것을 오래 봤다.

“한이결이 자네한테 이렇게 쓰라고 했나.”

“제가 정한 규칙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3화에 제 서명에 사선을 그은 뒤부터요.”

“무슨 서명.”

“변수 없음 서명입니다. 변수가 있었는데 없다고 썼습니다.”

지수가 그 대답을 받지 않았다. 대신 다른 것을 물었다.

“확률로 말해 봐. 침대 1번을 먼저 이송하면 사는 확률.”

“높습니다.”

“두 번째는.”

“계산 못 합니다.”

“그럼 첫 번째가 답이야.”

“아닙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가 종이에 두 줄을 그었다. 왼쪽에 침대 1번, 오른쪽에 두 번째 신호였다.

“확률이 계산 안 되는 이유가 두 개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하나는 그쪽에 아무도 없어서입니다. 하나는 기록이 없어서입니다. 두 개는 다른 상황인데 계산상 똑같이 0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0으로 넣으면 기록을 지운 쪽이 이깁니다.” 도현이 말했다. “저는 그걸 0으로 안 넣고 별도 항목으로 계상합니다. 기록 누락 불확실성이라고 씁니다.”

“그건 자네 개인 표기법이고.”

“예. 그래서 어제 파형 사본에 출처 조건을 걸었습니다. 제 표기법이 제 것인 걸 남기려고요.”

“그 항목 때문에 침대 1번이 십 분 늦으면 자네가 책임지나.”

“제가 집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런데 십 분 안 늦습니다. 이송 준비는 대장님 대원이 하고 저는 차트만 봅니다. 제 계상은 대장님 이송 시각을 바꾸지 않습니다.”

“그럼 그 항목이 무슨 힘이 있어.”

“보고서에 남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오늘 두 번째를 못 찾으면, 못 찾은 이유가 거기 없었기 때문인지 우리가 안 봤기 때문인지가 구분돼서 남습니다.”

지수가 종이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자기 의무병을 불렀다.

“산소 재고.”

“이송용 두 통, 예비 한 통입니다.”

“예비는 그대로 둬.”

의무병이 대답했다. 예, 하고 대답했다.

그런데 사 분 뒤에 도현이 본 것은 다른 것이었다.

의무병이 예비 통을 들고 12호실로 들어가 빈 침대 쪽 벽면 밸브에 연결하고 있었다.

도현이 문에서 봤다. 말리지 않았고, 부르지 않았다.

“대장님 지시하고 다릅니다.” 그가 말했다.

“압니다.” 의무병이 말했다.

“왜 하십니까.”

“저 소리 들리니까요.”

의무병이 밸브를 열지는 않았다. 연결만 해 놓고 손을 뗐다.

“열면 재고가 줍니다.” 그가 말했다. “연결만 해 두면 열 때 십오 초 안 걸립니다. 그 십오 초는 제가 벌어 놓겠습니다.”

그것을 도현이 적었다. 이름을 물었고, 의무병이 성만 말했다. 성만 적었다.

그리고 한 줄을 더 적었다. 지시와 다른 행동, 사유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 밸브 미개방.

이송 예정까지 이십육 분이었다.

도현이 데스크로 돌아가 두 장의 출력 시각을 확인했다. 첫 번째 장은 06시 10분, 두 번째 장은 06시 12분이었다.

이 분 차이였다.

그가 병동 출력 기록을 요청했다. 같은 단말에서 두 번 출력됐고, 출력자 계정이 같았다.

한 사람이 이 분 안에 두 번 출력했다. 그런데 내용이 달랐다.

“같은 계정으로 두 번 뽑았는데 표가 다릅니다.” 그가 말했다.

“그럼 시스템이 두 개를 갖고 있는 거네요.” 간호사가 말했다.

간호사가 먼저 그 말을 했다. 도현이 그것을 기록에 남겼다. 팀 밖 사람이 먼저 말한 문장이었다.

그가 두 장을 촬영하지 않았다. 미래를 불렀다.

“원본 촬영은 미래 씨가 하십니다.” 그가 말했다. “제가 찍으면 제 계측 자료와 같은 사람 손에 들어갑니다.”

미래가 왔다. 두 장을 따로 찍고, 출력 시각 부분을 다시 찍고, 종이 뒷면도 찍었다.

뒷면에 연필 사선이 없었다. 도현이 그것을 확인했다. 없는 것도 기록이었다.

이십 분이 남았을 때 지수가 다시 왔다.

“내 의무병이 예비 통을 저쪽에 걸었다고.”

“연결만 했습니다. 열지 않았습니다.”

“자네가 시켰나.”

“아닙니다. 제가 본 시각과 사유를 적었습니다.”

지수가 문 쪽을 봤다. 자기 의무병이 침대 1번 옆에 서 있었다.

“그 사람 처음부터 그런 놈이야.” 그가 말했다. “내 지시를 어기는 게 아니라, 내 지시가 좁을 때 옆에 하나를 더 놔.”

“대장님은 그걸 아십니까.”

“알아. 그래서 안 잘랐어.”

도현이 그 문장을 적을지 삼 초 고민했다. 적었다. 발언자와 시각까지 적었다.

“그거 왜 적나.”

“나중에 대장님이 반대를 지운 적 없다는 증거가 됩니다.”

“내가 그걸 필요할 것 같나.”

“모릅니다.”

새벽의 십 분은 이미 지났다. 두 번째 신호 위치는 바닥에서 40센티까지만 잡혔고, 그 아래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새벽이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이유는 하나였다. 위치가 잡혔기 때문이다. 조건은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위치를 잡는 것이었다.

그 판단을 도현이 확인했다. 조건을 나중에 넓히지 않는 사람이 조건을 쓸 수 있었다.

“새벽 씨.” 그가 물었다. “조건 다시 걸겠습니까.”

“겁니다.” 새벽이 말했다. “이송 시각까지 40센티 아래에서 물리적 근거가 하나 안 나오면 저는 우리 인원을 병실에서 뺍니다. 환자를 두는 게 아니라 우리를 뺍니다.”

“차이가 뭡니까.”

“환자 옆은 지수 대장 대원이 지킵니다. 우리는 위험만 늘립니다.”

중단이 철수와 다른 경우였다. 도현이 그 구분을 적었다.

십육 분이 남았을 때 복도 조명이 한 번 흔들렸다.

두 번째로 흔들렸을 때는 길었다. 삼 초였다.

세 번째에 꺼졌다.

비상 전원이 들어오는 데 사 초가 걸렸다. 그동안 도현의 계측기는 배터리로 돌았고, 화면은 켜져 있었다.

계측기가 읽은 것은 산소 압력이었다. 두 개 다였다.

침대 1번 벽면 밸브 압력이 내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빈 침대 쪽 밸브도 같이 내려갔다.

“공급이 끊겼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의무병이 몸을 돌렸다. 예비 통 밸브까지 손이 닿는 거리였다.

“몇 분입니까.” 그가 물었다.

도현이 계측값을 봤다. 두 자리 숫자가 아니었다.

“여섯 분 아래입니다.” 그가 말했다. “양쪽 다요.”

지수가 복도에서 뛰어 들어왔다. 그가 먼저 한 것은 지시가 아니었다.

“몇 분.”

“오 분 사십 초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침대 1번이 오 분 사십, 저쪽이 오 분 오십입니다.”

“저쪽 값이 왜 나와.”

“예비 통이 연결돼 있어서 압력이 읽힙니다.”

지수가 자기 의무병을 봤다. 의무병이 밸브 앞에 손을 두고 서 있었다.

삼 초였다. 그다음에 지수가 말했다.

“열어.”

의무병이 열었다. 십오 초가 아니라 구 초였다. 미리 연결해 둔 사람이 여는 속도였다.

“대장님.” 도현이 말했다. “지금 결정, 기록하겠습니다.”

“써.” 지수가 말했다. “대신 정확히 써. 내가 없는 환자에 산소를 줬다고 쓰지 말고, 내가 압력이 읽히는 밸브를 열었다고 써.”

그 문장 그대로 도현이 적었다. 그게 정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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