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벽에 손바닥을 붙이고 있었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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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은 벽에 손바닥을 붙이고 있었다.
12호실 왼쪽 벽, 빈 침대 머리 쪽이었다. 바닥에서 40센티 지점에 손이 있었고, 그 위치는 도현이 준 숫자였다.
산소는 다섯 분 이십 초였다.
“여기 비어 있습니다.”
새벽이 벽을 두 번 쳤다. 소리가 짧게 돌아왔다. 그 옆을 쳤을 때는 길게 돌아왔다.
“배관 공간입니다. 폭 40 정도요.”
“들어갑니까.” 이결이 물었다.
“사람은 안 들어갑니다. 팔은 들어갑니다.”
새벽이 방패를 내려놓았다. 방패를 든 손으로는 벽을 못 뜯었다.
그 판단이 그의 것이었다. 8화에서 자기 몸 이상은 자기가 고친다고 말한 사람이 오늘은 자기 장비를 내려놓았다.
점검구는 바닥 쪽에 있었다. 나사 넷, 그중 둘이 이미 풀려 있었다.
“누가 풀었습니까.”
“모릅니다. 최근입니다. 나사 홈이 깨끗합니다.”
새벽이 남은 둘을 풀었다. 십일 초가 걸렸다.
판을 떼자 안쪽에서 공기가 나왔다. 찬 공기였고, 병실 공기보다 습했다.
그리고 손이 있었다.
사람 손이었다. 손등이 위였고, 손가락이 벽 안쪽을 향해 굽어 있었다.
새벽이 그 손목을 잡았다. 맥이 있었다.
“한 명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맥박 잡힙니다.”
“수치.”
“빠릅니다. 팔십 넘습니다.”
82에서 86 계열이었다. 도현의 두 번째 차트였다.
이결이 무릎을 굽혀 점검구 안을 봤다. 사람은 벽 안쪽으로 누워 있었고, 어깨까지만 보였다.
“새벽 씨. 몸 방향이요.”
“오른쪽으로 누워 있습니다.”
06시 인계자가 적은 방향이었다. 02시 인계자는 왼쪽이라고 적었다. 두 사람 다 틀리지 않았다.
침대에 누운 환자는 왼쪽이었다. 벽 안의 사람은 오른쪽이었다.
새벽이 상체를 당겼다. 어깨가 걸렸다.
“각도가 안 됩니다.” 그가 말했다. “벽 안에서 몸이 꺾여 있습니다. 무릎 위쪽을 못 봅니다.”
“빼면 어깨가 부러집니다.”
“예.”
“안 빼면요.”
“산소가 없습니다.”
삼 초 안에 계산이 끝났다. 새벽이 자기 개인 부목을 꺼냈다. 5화에서 유라에게 쓴 것과 같은 종류였다.
“어깨 고정하고 당깁니다. 부러지면 제 이름으로 기록하십시오.”
“새벽 씨.”
“지금 그거 논의할 시간 아닙니다.”
“논의 아닙니다.” 이결이 말했다. “질문입니다. 이 사람 손가락 보십니까.”
새벽이 봤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의식은 없었다. 눈이 감겨 있었고 호흡은 기계 소리 없이도 얕았다.
그런데 손가락이 움직였다. 세 번, 그리고 쉬고, 다시 세 번이었다.
“이거 뭡니까.” 새벽이 물었다.
“마준 씨가 하던 겁니다.”
박자가 같지는 않았다. 마준은 십이 초, 그다음에 이십칠 초였다. 이 사람은 사 초였다.
세 번, 사 초, 세 번.
“벽 두드리는 방향 보십시오.” 이결이 말했다.
손가락이 향한 곳은 새벽 쪽이 아니었다. 반대편, 병실 안쪽 벽이었다.
“저쪽에 또 있다는 뜻입니까.”
“모릅니다.” 이결이 말했다. “이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새벽이 손을 멈췄다.
여기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두 개였다. 하나는 지금 당기는 것이었고, 하나는 이 손가락이 무슨 뜻인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삼십 초 줍니다.” 그가 말했다.
“새벽 씨.”
“삼십 초입니다. 그 뒤에는 당깁니다. 이 사람 산소가 먼저입니다.”
“쓰겠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무엇을요.”
“결측 삼각측량입니다. 새벽 씨 시야와 이 사람 접촉 감각을 빌립니다.”
“이 사람은 동의를 못 합니다.”
“예. 그래서 새벽 씨한테 묻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동의 못 하는 사람의 감각을 빌리는 걸 새벽 씨가 승인하십니까. 승인 안 하시면 안 씁니다.”
새벽이 이 초 안에 답했다.
“승인합니다. 조건 하나요.” 그가 말했다. “이 사람 손 놓지 마십시오. 놓으면 저는 중단합니다.”
“예.”
이결이 왼손으로 새벽의 어깨를 잡고 오른손을 점검구 안 그 손에 댔다.
차단되는 감각을 먼저 말했다. 자기 청각 절반, 예정 시간 십사 초, 종료 신호는 두 번 두드리기였다.
그리고 열었다.
빈 좌표가 먼저 왔다. 바닥에서 40센티, 벽 안쪽 60센티, 거기서 왼쪽으로 꺾여 침대 아래를 지나갔다.
경로가 하나가 아니었다.
두 개였다. 하나는 그가 만지고 있는 사람의 몸이 누운 선이었다. 다른 하나는 그 선과 45도로 갈라져 병실 안쪽 벽을 향했다.
그 끝에 손이 있었다. 손 하나. 사람의 나머지는 좌표에 없었다.
십사 초가 됐다. 이결이 두 번 두드렸다.
닫으면서 그가 확인한 것은 위치였다. 병실 안쪽 벽, 바닥에서 40센티, 오른쪽으로 두 칸.
눈을 뜨고 그가 먼저 한 것은 그 좌표를 말하는 일이었다.
“안쪽 벽, 40센티, 오른쪽 두 칸.”
도현이 그것을 받아 적었다. 계측기를 그쪽으로 돌렸다.
“신호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지수가 그 말을 들었다. 문 앞이었고, 이송 팀은 이미 침대 1번에 붙어 있었다.
“위치 값 나온 근거가 뭐야.” 그가 물었다.
“한이결 대원 능력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건 검증 안 되는 값이고.”
“예. 그래서 제 계측기로 다시 잡았습니다. 능력이 좌표를 주고 계측이 확인했습니다. 두 개가 별개입니다.”
“순서를 왜 그렇게 쓰나.”
“능력만 있으면 판정이 안 됩니다. 계측만 있으면 어디를 볼지 모릅니다.” 도현이 말했다. “둘 다 적습니다.”
지수가 단말에 뭔가를 적었다. 무엇인지는 보여 주지 않았다.
“내 보고서에 자네 팀 능력 사용 기록 들어간다.” 그가 말했다. “유리하게 안 써 준다.”
“불리하게도 안 써 주십시오.” 이결이 말했다. “쓴 대로만 써 주십시오.”
이결이 그다음에 잃은 것을 확인했다.
이름은 있었다. 윤새벽. 임도현. 박미래. 진유라. 한나리.
얼굴도 있었다.
없어진 것은 다른 것이었다. 새벽이 5화에서 유라에게 부목을 댈 때 그 부목을 어느 쪽 다리에 댔는지를 그는 떠올리지 못했다.
왼쪽인지 오른쪽인지였다. 기록에는 있었다. 인계표에 적혀 있었다.
기록에 있는 것을 그가 기억하지 못했다. 그것도 두 번째였다.
첫 번째는 유라의 눈 색이었다. 2화였고, 그때 유라가 직접 물었다.
이번에는 물어볼 사람이 유라가 아니었다. 부목을 댄 사람은 새벽이었고, 그 사람이 옆에 있었다.
“새벽 씨.” 그가 말했다. “유라 씨 부목, 어느 쪽이었습니까.”
새벽이 그를 봤다. 삼십 초가 끝나 가고 있었다.
“왼쪽입니다.”
“고맙습니다.”
“지금 그걸 왜 물으십니까.”
“지금 물어야 지금 잃은 걸로 기록됩니다.”
새벽이 자기 인계표에 그것을 적었다. 손은 여전히 환자 어깨에 있었다.
능력 사용 시각, 빌린 감각 두 개, 승인자, 그리고 결손 항목. 결손 항목에는 왼쪽이라는 답까지 함께 적었다.
“이건 왜 답을 같이 씁니까.” 이결이 물었다.
“다음에 또 잊으면, 두 번 잊은 게 됩니다.” 새벽이 말했다. “한 번 잊은 걸 계속 모르는 것하고 다릅니다.”
그 뜻을 새벽이 알았다. 그리고 당겼다.
부목을 어깨에 대고, 상체를 45도로 돌려서 당겼다. 어깨는 부러지지 않았다. 대신 소리가 났고, 그 소리를 새벽이 들었다.
“관절 빠졌습니다.” 그가 말했다. “부러진 건 아닙니다.”
사람이 나왔다. 남자였고, 예순 넘어 보였고, 병원복이 아니라 작업복을 입고 있었다.
이름표가 없었다. 가슴 왼쪽에 실만 남아 있었다.
작업복 어깨에는 회사 표시가 있었다. 병원 시설 관리 하청이었고, 미래가 그 표시를 찍었다.
“이 사람 직원이에요. 환자가 아니고요.”
“그럼 왜 차트에 올라 있습니까.” 새벽이 물었다.
“올라 있는 게 아닙니다.” 도현이 말했다. “차트 한 장을 이 사람 값이 채웠습니다. 등록된 이름은 침대 1번 하나입니다.”
이름 하나에 몸 둘. 8월과 방향이 반대였다. 그때는 사람 여섯에 이름 다섯이었다.
의무병이 예비 통 호스를 그쪽으로 끌고 왔다. 여덟 걸음이었고, 호스는 아홉 걸음이었다.
“한 걸음 부족합니다.”
“그럼 사람을 옮깁니다.” 새벽이 말했다.
셋이 그를 옮겼다. 마스크가 씌워진 시각은 오후 7시 04분이었다.
포화도가 78에서 시작해 올라갔다. 사 분 뒤에 88이었다.
그 사 분 동안 새벽이 한 것은 기록이었다. 관절 탈구, 시각, 시행자 자기 이름, 그리고 부목 사용.
“이건 왜 지금 씁니까.” 미래가 물었다.
“나중에 쓰면 제가 잘한 것만 씁니다.”
새벽이 그다음 줄에 다른 것을 적었다. 삼십 초를 허용한 사실과 허용한 사람 이름이었다.
“그건 안 써도 되는데요.”
“써야 됩니다. 그 삼십 초 때문에 이 사람 산소가 삼십 초 늦었습니다.” 새벽이 말했다. “결과가 좋아도 그건 남습니다.”
“그 삼십 초로 저쪽 위치를 찾았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것도 같이 씁니다. 둘 다 사실입니다.”
그리고 침대 1번 쪽에서 소리가 났다.
경보였다. 첫 번째 환자의 것이었고, 오후 6시 12분에 멈췄던 그 경보였다.
“왜 다시 울립니까.” 미래가 물었다.
도현이 계측기를 봤다.
“이쪽 심박이 올라가면서 저쪽도 올라갔습니다.”
“같이요?”
“같이요. 팔십에서 팔십육으로요.”
두 사람이 각각 다른 방에 있었고, 하나는 벽에서 나왔고, 하나는 침대에 있었다. 그런데 심박이 같이 올랐다.
바닥에서 이결이 본 것은 그림자였다.
구조된 남자의 그림자가 두 갈래였다. 비상 조명은 하나였다.
각도가 달랐고, 길이가 달랐다. 하나는 벽 쪽으로, 하나는 침대 쪽으로 갔다.
새벽이 그것을 밟아 봤다. 발이 하나를 지나갔고, 다른 하나는 발 위로 지나갔다.
“이거 조명 두 개 아닙니까.” 그가 물었다.
미래가 천장을 봤다. 비상 조명은 복도 쪽 하나였다. 병실 안 형광등은 꺼져 있었고, 창문은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었다.
“하나예요.” 미래가 말했다. “제가 아까 들어올 때 세 봤어요.”
“그럼 왜 둘입니까.”
“모릅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리고 자기 계측기를 그림자 두 개에 각각 대 봤다.
“온도가 다릅니다.” 그가 말했다. “벽 쪽 그림자 아래가 0.4도 낮습니다.”
“그림자에 온도가 있습니까.”
“그림자에는 없습니다. 바닥에 있습니다.”
미래가 두 그림자를 각각 찍었다. 자기 손을 프레임에 넣고 찍었고, 그다음에 조명 위치도 찍었다.
“조명 오류로 설명될 수 있어요.” 그가 말했다. “각도만 있으면요.”
“각도로 설명되면 그렇게 씁니다. 온도는 설명 안 됩니다.” 도현이 말했다. “두 개를 따로 씁니다.”
구조된 남자의 손가락이 다시 움직였다. 세 번, 사 초, 세 번이었다.
이번에는 방향이 달랐다. 병실 안쪽 벽이 아니었다.
천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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