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강태문은 팀 사무실에 오지 않았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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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문은 팀 사무실에 오지 않았다. 이결을 길드 본부 12층으로 불렀다.

“앉으십시오, 한이결 대원님.”

이결이 앉기 전에 창밖 위치를 봤다. 여기서 탑은 왼쪽 두 칸 건너였고, 8층 서쪽 환기실은 보이지 않았다.

책상에 서류가 두 묶음 있었다. 왼쪽이 얇고 오른쪽이 두꺼웠다.

“어제 연구실 노드 운영자 자격이 정지됐습니다.” 태문이 말했다. “그거 저희가 한 게 아닙니다.”

“누가 했습니까.”

“모릅니다. 현실적으로, 저도 그 결재선은 못 봅니다.” 그가 말했다. “대신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압니다. 대원님들 자료를 받아 줄 곳이 오늘부터 없다는 뜻입니다.”

이결이 대답하지 않았다.

“면허 조건부 유지, 보완 문서 삼 일, 미등록 인원 동석 별건 검토.” 태문이 왼쪽 묶음을 밀었다. “이 세 개를 오늘 없앨 수 있습니다.”

“조건이 있겠습니다.”

“진유라 씨 사건을 비공개 조정으로 넘기십시오.” 그가 말했다. “보상은 저희 사업 예산에서 나갑니다. 신분도 저희 계약직으로 정리됩니다. 대신 그 사건은 공개 기록으로 남지 않습니다.”

“유라 씨 이름이 남습니까.”

“계약서에는 남습니다. 재난 기록에는 안 남습니다.”

그 문장을 이결이 두 번 들었다. 어제 미래가 들은 것과 같은 구조였다. 고용 기록과 재난 기록.

“그 결정은 제가 못 합니다.” 그가 말했다.

“대원님이 팀장입니다.”

“저희 헌장에 최종 판단권 칸이 비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당사자 사건입니다.”

“그럼 지금 전화하십시오.” 태문이 말했다. “저는 기다립니다.”

이결이 전화를 걸지 않았다. 대신 자기 단말을 책상에 올려 화면을 켰다. 유라의 허용표 사본이 떠 있었다.

“비공개 조정은 이 표에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없는 건 당사자에게 물어야 합니다. 지금 물으면 유라 씨는 동생 때문에 예라고 답합니다. 오늘은 묻지 않겠습니다.”

“그건 대원님이 대신 판단하는 겁니다.”

“예. 그래서 미룬 사실을 적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누가 언제 무엇을 묻지 않았는지 남깁니다.”

“두 번째 묶음은 뭡니까.” 그가 물었다.

태문이 오른쪽을 열었다. 8-B 구역 내부 자료였다. 배관 압력 이력, 잠금층 점검 공정표, 그리고 층별 구조 공적표 사본.

이결이 손을 대지 않았다.

“보셔도 됩니다.” 태문이 말했다. “읽으시고 거절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저는 대원님이 이걸 읽은 다음에 판단하시는 게 낫다고 봅니다.”

“읽으면 받은 게 됩니다.”

“그럼 이렇게 하십시오.” 태문이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열람 기록을 남기시고 읽으십시오. 시각, 열람자, 제공자. 저도 제 이름 씁니다.”

열람 기록은 나중에 이 자료의 출처가 됐다. 그 계산을 이결이 먼저 했다.

그가 자기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그 종이를 접지 않고 책상 위에 그대로 뒀다.

공정표를 먼저 봤다. 어제 마준이 말한 순번 칸이 있었다. 서명란 하나, 결재 표시, 관리자 이름 없음. 마준의 말이 맞았다.

압력 이력을 봤다. 붕괴 이틀 전 수치가 기준의 1.4배였다. 그 줄 옆에 이상 없음 서명이 있었고, 서명자 이름은 진마준이었다.

그다음이 구조 공적표였다.

표는 등급별로 나뉘어 있었다. 1급부터 5급까지, 각 급에 인원과 공적 배분율이 있었다.

5급 아래에 한 줄이 더 있었다. 급수 칸에 0이 적혀 있었다.

0 줄에는 이름이 없었다. 인원 칸에 숫자만 있었고, 공적 배분율 칸은 비어 있었다. 배분율이 0이 아니라 비어 있었다.

“이 열이 뭡니까.” 이결이 물었다.

“예비 열입니다.” 태문이 말했다.

“예비 열에 인원 숫자가 있습니다.”

“현장에 있었지만 등급 판정을 못 받은 인원입니다. 임시 투입, 하청, 미등록 같은 경우요.”

“배분율은 왜 비어 있습니까.”

“배분 대상이 아니라서요.”

“0이면 0을 쓰면 됩니다.” 이결이 말했다. “비어 있는 건 다른 뜻입니다.”

태문이 그때 처음으로 말을 골랐다. 이결이 그 반 박자를 셌다.

“양식이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이결이 0 줄의 인원 숫자를 셌다. 8층 사건 줄에 3이 있었다.

여덟 중 셋. 마준, 김수현, 박태오.

“이 표를 누가 만듭니까.”

“구조 종료 후 본부에서 취합합니다.”

“그럼 0 줄에 들어간 사람은 자기가 0인 걸 압니까.”

“모릅니다.” 태문이 말했다. “알 필요가 없습니다. 배분이 없으니 통지도 없습니다.”

“통지가 없으면 이의도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럼 이 표는 반대가 기록되지 않는 표입니다.” 이결이 말했다. “저는 그 표를 한 번 봤습니다. 면허 심사 때 저희 헌장에 최종 판단권 칸을 비웠는데, 심사관이 그걸 지휘 체계 미비로 적었습니다. 저희 반대는 감점으로 남고, 여기 반대는 칸이 없습니다.”

“대원님, 그 두 개는 다른 문제입니다.”

“같은 양식 문제입니다.”

이결이 바닥에 선을 그었다. 발끝으로, 짧게.

“본부장님.” 그가 말했다. “거래는 안 합니다.”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유라 씨 사건을 비공개로 넘기면 저 0 줄이 계속 0으로 남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유라 씨 한 명 구제하고 셋을 그 열에 두는 겁니다.”

“한 명은 확실히 살고 셋은 어차피 못 삽니다.” 태문이 말했다. “전체 생존률로 보십시오.”

“한 명은 마준 씨 누나입니다.”

“그건 감정입니다.”

“그건 순서입니다.” 이결이 말했다. “유라 씨가 먼저 조정에 들어가면 마준 씨는 형이 아니라 하청 미등록이 됩니다. 그 사람이 지금 압력 로그를 들고 안에 있습니다.”

“그 로그가 나오면 누가 책임을 집니까.” 태문이 물었다. “압력 기준 초과를 알고도 서명한 사람입니다. 대원님이 지금 살리려는 사람이 그 서명자입니다.”

“여덟이 판단하고 한 칸에 서명했습니다.”

“기록에는 한 명입니다.”

“그래서 그 기록을 바꾸려는 겁니다.” 이결이 말했다.

태문이 잠깐 조용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한이결 대원님.” 그가 이름을 불렀다. “대원님 면허가 사흘 뒤에 정지되면 그 사람을 누가 꺼냅니까.”

“그건 제가 감당합니다.”

“감당 가능합니까.”

“모릅니다.” 이결이 말했다. “그런데 감당 못 해도 그쪽에 넘기지는 않습니다.”

“그 대답을 대원님 팀원 네 명이 같이 감당합니다.”

“예. 그래서 오늘 제가 한 거절도 적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거절한 사람 이름은 제 겁니다. 뒤집을 권한은 네 명한테 있습니다.”

이결이 일어섰다. 그리고 열람 기록 종이를 집었다.

“이건 가져갑니다.”

“그건 저희 양식입니다.”

“본부장님 이름이 있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제안 내용도 여기 적겠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요.”

그가 종이 아래쪽 빈 칸에 세 줄을 적었다. 비공개 조정 제안, 면허 조건 해제 제안, 내부 자료 제공 제안. 그리고 시각을 적었다.

“그걸 어디에 넣으실 겁니까.”

“증거 사슬에 넣습니다.”

“대원님, 그건 제 제안을 제 이름으로 공개하는 겁니다.”

“예.”

태문이 그 종이를 보고 손을 뻗지 않았다.

“가져가십시오.” 그가 말했다. “대신 하나 알려 드립니다. 그 열은 저희가 만든 게 아닙니다. 양식이 관리국 표준입니다.”

“그럼 누가 만들었습니까.”

“그것도 저는 모릅니다.” 태문이 말했다. “현실적으로, 저는 그 표를 쓰는 쪽입니다.”

밖으로 나온 시각은 오후 4시 40분이었다.

단말에 파일 하나가 들어왔다. 발신자 표시가 없었다.

파일은 오늘 태문이 보여 준 제안서의 사본이었다. 이결이 받지 않은 원본이었고, 하단에 도장이 하나 덧씌워져 있었다.

십오 년 전에 해산한 구조대 도장이었다. 이결이 그 이름을 알았다. 예전 기록에서 본 이름이었다.

보낸 사람은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 대신 파일명이 있었다.

이결이 파일명을 소리 내 읽지 않았다. 읽지 않고 두 번 봤다.

파일명 안에 숫자 네 개와 글자 두 개가 있었다. 78ds3.

칠팔 다시 세.

이결이 단말을 내려놓고 손을 폈다. 5화에서 유라가 복구한 음성에 있던 코드였다. 여자 목소리가 세 번 반복한 것이었다.

그가 기억하는 것은 코드였다. 목소리는 아니었다.

그는 나리의 목소리를 판단할 수 없었다. 작년에 잃었고, 그건 기록으로 대체되지 않았다.

판단할 수 없다는 것과 아니라는 것은 달랐다. 그가 그 두 개를 구분해 적었다. 도현의 표기법이었고, 오늘 세 번째로 쓰는 구분이었다.

코드를 쓸 수 있는 사람은 둘이었다. 하나는 나리고, 하나는 그 코드를 나리에게서 알아낸 사람이었다.

그가 어느 쪽인지 적지 않았다. 적을 근거가 없었다.

파일 안에 페이지가 하나 더 있었다. 0 줄만 확대한 사진이었다.

그 확대본에는 0 줄이 여러 사건에 걸쳐 있었다. 8층 사건 3, 그 아래 4년 전 6층 사건 2, 그 아래 다른 사건 1, 1, 3.

그리고 각 줄 왼쪽 여백에 연필 사선이 있었다. 같은 간격, 같은 기울기.

확대본을 미래에게 보냈다. 문장은 하나만 붙였다.

어제 검증자가 본 것과 같은 표시인지 봐 주십시오.

답이 오기 전에 그가 은채에게도 보냈다. 열람 기록 종이 사진과 함께였다.

은채의 답이 먼저 왔다.

제안 내용을 제안자 이름으로 공개하면 그쪽이 명예 문제로 걸 수 있습니다. 그래도 넣습니까.

이결이 답을 적었다.

넣습니다. 대신 제 이름도 같이 넣습니다. 제가 열람했다는 사실을 제가 먼저 적습니다.

새벽의 답이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팀 회선으로 같이 갔기 때문이다.

오늘 그 자리에 혼자 갔습니까.

예.

다음엔 둘로 가십시오. 혼자면 무슨 말이 있었는지 그쪽 기록만 남습니다.

그 문장을 이결이 지우지 않고 뒀다. 헌장에는 진입 전 고지 조항이 있었고 이 자리는 회의였다. 조항에 없는 자리였다.

그가 답을 적었다. 조항을 하나 더 만드는 게 맞습니다. 제안받는 자리도 둘입니다.

미래의 답은 그다음이었다. 두 줄이었다.

같은 표시입니다. 그리고 이 파일 보낸 사람, 우리 쪽 사람 아니에요.

두 줄을 읽고 이결이 창밖을 봤다. 탑은 여전히 왼쪽 두 칸 건너였다.

0 줄 확대본의 다른 사건 하나에 4년 전 6층이 있었다. 어제 유족 모임 상주자가 말한 층이었다. 그 사람의 어머니는 명단에 있고 보상 칸이 비어 있었다.

명단에 있으면 0 줄이 아니었다. 그런데 배분율 칸은 같이 비어 있었다.

두 경우를 이결이 나눠 적었다. 이름이 지워진 경우와 이름은 남고 칸만 빈 경우. 둘이 같은 표에 있었다.

그가 마지막에 적은 것은 질문이었다. 도현에게 보낼 줄이었다.

여섯 번째 사례를 세는 기준에 0 줄을 넣어야 합니까, 따로 세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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