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긴급 신청서는 두 장이었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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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신청서는 두 장이었다. 은채는 그것을 08시 정각에 접수했다.

신청 취지는 두 항목이었다. 임시 치료 지위 보전, 그리고 신분 확인 절차 개시.

법원 접수 시스템은 자동 심사를 먼저 돌렸다. 처리 시간은 통상 두 시간에서 여섯 시간.

십칠 분에 답이 왔다.

기각. 사유: 신청인 존재 확인 불가.

은채는 그 화면을 오래 봤다. 오 년 동안 받은 기각은 열한 건이었고, 사유는 세 줄이나 다섯 줄, 한 번은 두 쪽이었다.

이번은 한 줄이었다.

“열일곱 분이요.” 미래가 말했다. “사람이 읽었을까요.”

“읽었으면 열일곱 분에 안 나옵니다.” 은채가 말했다. “서류가 두 장이고 첨부가 아홉 개입니다. 읽는 데만 사십 분입니다.”

“그럼 자동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자동입니다. 그런데 자동이 나쁜 게 아닙니다.” 은채가 화면을 돌려 보였다. “자동이면 규칙이 있습니다. 규칙이 있으면 그 규칙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가 기각 통지 하단을 짚었다. 처리 코드가 있었다. 여섯 자리였다.

“이 코드로 같은 기각 사례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공개 판례 검색에서요.”

조회 결과가 나오는 데 사 분이 걸렸다.

같은 코드로 기각된 사건이 3년간 스물여섯 건이었다.

은채가 스물여섯 건을 하나씩 열었다. 여는 데 이십 분이 걸렸다.

신청인 칸은 스물여섯 건 다 비어 있었다. 빈칸이 아니라 칸 자체가 렌더링되지 않았다. 대리 신청으로 전환된 건이 열아홉이었고, 그 열아홉은 신청인 칸 대신 보호자 칸이 있었다.

나머지 일곱은 아무 칸도 없었다. 그 일곱 중 넷은 이후 기록이 없었다.

“넷은 어떻게 됐습니까.” 미래가 물었다.

“후속 접수가 없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취하도 아니고 종결도 아닙니다. 그냥 없습니다.”

치료소 접수 직원이 나흘 전에 한 말이 있었다. 네 명 중 두 명은 다시 오지 않았다고.

은채가 두 숫자를 나란히 적었다. 넷 중 둘, 일곱 중 넷.

“유라 씨.” 그가 말했다. “스물여섯 명입니다.”

유라가 화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산소 줄이 짧아서 반쯤만 왔다.

“다 저 같은 사람이에요?”

“그건 아직 모릅니다. 코드만 같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그럼 뭐가 같은데요.” 유라가 물었다.

“기각된 이유가 같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요.”

미래가 스물여섯 건의 접수 날짜를 세로로 적었다. 3년에 걸쳐 흩어져 있었고, 최근 넉 달에 다섯 건이 몰려 있었다.

“빈도가 올라갔습니다.” 도현의 목소리가 단말에서 왔다. 통화는 아침부터 열려 있었다. “3년 평균으로는 두 달에 한 건, 최근 넉 달은 삼 주에 한 건입니다.”

“그건 관측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관측입니다. 표본 스물여섯이면 빈도 비교는 됩니다. 원인은 아닙니다.”

은채가 다음 절차를 계산했다. 이의 신청은 가능했다. 기각 사유가 한 줄이면 반박할 지점도 한 줄이었다.

그러려면 존재를 증명해야 했다. 그리고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이 신분 확인이었고, 신분 확인을 열려면 이 신청이 통과해야 했다.

원이었다. 나흘 전 치료소에서 도현이 말한 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은채 씨.” 유라가 말했다. “저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넣으면 되는 거 아니에요?”

은채가 손을 멈췄다.

“가능합니다.” 그가 말했다. “보호자 대리 신청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결 씨 이름으로 유라 씨를 피보호자로 올리면 절차가 열립니다.”

“그럼 그거 해요.” 유라가 말했다.

“그러면 유라 씨는 신청인이 아니라 대상이 됩니다.”

“치료는 받잖아요.” 유라가 말했다.

“받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대신 이 기각 스물여섯 건이 스물여섯 건으로 남습니다. 유라 씨 건이 스물일곱 번째가 안 됩니다.”

유라가 그 계산을 이해하는 데 삼 초가 걸렸다.

“제가 통과하면 다음 사람은 계속 막히는 거예요?”

“막힙니다. 그리고 이 코드가 문제라는 걸 아무도 못 씁니다.”

“왜요?”

“대리 신청으로 통과한 열아홉 건이 그렇게 됐습니다.” 은채가 목록을 짚었다. “열아홉 건 다 사람은 구제됐고, 코드는 한 번도 심사 대상이 안 됐습니다.”

미래가 두 사람 사이에서 펜을 놓았다. 이건 기록할 문제가 아니라 결정할 문제였다.

“은채 씨는 어느 쪽을 권하세요?” 유라가 물었다.

“오 년 전이면 대리 신청을 권했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지금은 못 권합니다. 제가 그렇게 세 번 했고, 세 번 다 그 사건은 없어졌습니다. 사람은 치료받았고 규칙은 그대로였습니다.”

“그럼 지금은요.” 유라가 물었다.

“지금은 제가 권할 자격이 없습니다. 유라 씨 몸이 걸린 결정이고, 제 몸은 안 걸려 있습니다.”

유라가 산소 줄을 손으로 잡았다. 여섯 번째 통은 아침에 비었다. 분당 오 리터면 반통이 한나절이었다.

일곱 번째는 은채가 어제 두 번째로 반출한 것이었다.

“일곱 번째 통 누가 냈어요?”

“제가 냈습니다.”

“여덟 번째는요?” 유라가 물었다.

은채가 대답하지 않았다. 세 번째 반출로 그의 자격은 정지 직전이었다.

“그럼 제 몸만 걸린 게 아니네요.” 유라가 말했다.

말하는 중간에 문장이 끊겼다. 포화도가 여든일곱으로 내려갔다. 새벽이 유량을 한 단계 더 올리고 대화를 삼 분 세웠다.

은채가 부정하려고 입을 열었다. 오 년 동안 그는 당사자에게 부담을 안 보이는 방식으로 일했다.

“맞습니다.” 그가 말했다. “제 자격이 걸려 있습니다. 두 번째 반출로 감사가 하나 더 붙었습니다.”

“그거 왜 이제 말해요?”

“어제까지는 말 안 하는 게 배려라고 생각했습니다.”

“배려면 제가 못 정하잖아요.”

은채가 그 말을 수첩에 적었다. 조항이 아닌 문장을 적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가 화면 쪽으로 손을 뻗었다. 대리 신청 양식이 열려 있었고, 보호자 성명 칸에 커서가 있었다.

유라가 그 창을 닫았다.

“스물일곱 번째로 갈게요.” 그가 말했다.

“유라 씨.” 은채가 불렀다.

“기각 로그 남기세요. 제 이름으로요.” 유라가 말했다. “대신 조건 있어요. 제가 못 버티게 되면, 그때는 대리 신청으로 바꿔 주세요. 그건 제가 지금 미리 허락할게요.”

“그러면 그 시점에 유라 씨 건은 스물일곱 번째에서 빠집니다.”

“빠져도 돼요.” 유라가 말했다. “스물여섯 건이 스물일곱 건 됐다는 건 이미 남으니까요. 오늘 기각 로그에요.”

은채가 그 논리를 되짚었다. 유라가 노린 것은 승소가 아니었다. 숫자 하나였다.

“그건 제가 생각 못 한 방식입니다.” 그가 말했다.

“은채 씨는 이기는 걸 생각하시니까요.”

은채가 조건을 받아 적었다. 그리고 자기가 적은 문장을 두 번 읽었다.

당사자 사전 동의: 의사 표시 불가 상태에서 대리 신청 전환 허용. 판단자 윤새벽.

오전 기각 로그는 이미 공개 판례 검색에 올라와 있었다. 여섯 자리 코드로 조회하면 스물일곱 번째 줄에 한 문장이 나왔다.

신청인 진유라, 기각, 사유 존재 확인 불가.

이름이 남은 것은 그 줄이 처음이었다. 앞 스물여섯 줄에는 이름이 없었다.

“왜 새벽 씨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그 사람이 나흘 전에 마준 항목 지키겠다고 서명했어요.” 유라가 말했다. “한 사람이 두 개 지키는 게 나아요. 서로 다른 사람이 지키면 서로 다르게 판단해요.”

새벽이 그 자리에 없었다. 은채가 전화로 물었고, 새벽은 조건 하나를 붙였다.

“판단 기준을 지금 문서로 정하십시오.” 그가 말했다. “제가 나중에 정하면 제 기분이 들어갑니다.”

기준은 세 줄로 정해졌다. 의식 없음, 산소 포화도 여든다섯 이하 삼십 분 지속, 그리고 의료진 판정. 셋이 동시에 성립할 때만 전환이었다.

“두 개만 되면요?” 유라가 물었다.

“기다립니다.” 새벽이 말했다. “유라 씨가 다시 말할 수 있을 때까지요.”

오후 1시 20분. 은채가 이의 신청서를 냈다. 기각 사유 한 줄에 대한 반박은 세 항목이었다.

작성하는 동안 유라가 옆에서 항목마다 읽었다. 첫 항목에서 그가 멈췄다.

“포화도 기록에 제 이름 들어가요?”

“들어갑니다. 백선호 선생님 무기명 처방 기록으로요.”

“그럼 선생님 이름도 같이 나가요?”

“나갑니다.”

“물어보셨어요?”

은채가 손을 멈췄다. 안 물었다.

그가 전화를 걸었다. 백선호는 삼십 초 만에 답했다. 쓰라고 했고, 대신 자기 이름을 두 번째 항목으로 내려 달라고 했다. 첫 번째면 자기 처방이 사건의 핵심으로 읽힌다는 이유였다.

은채가 순서를 바꿨다.

첫째, 관리국 열화상 기록에 여섯 번째 개체로 계상됐다. 둘째, 의료기관 산소 포화도 기록으로 생체가 확인됐다. 셋째, 반납 창구 반송 사유에 신청인 성명이 원문 인용으로 존재한다.

세 번째 항목은 어제 창구에서 나왔다. 반송이 증거가 됐다.

은채가 그 항목을 쓰면서 한 번 웃었다. 그가 오 년 동안 반송을 피하려고 서류를 여덟 번 고친 적이 있었다.

접수 이십이 분 뒤에 답이 왔다. 사유는 아침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았다. 신청인 존재 확인 불가.

그런데 이번에는 아래에 첨부 목록이 있었다.

참조 자료: 작업 팔찌 KJ-7741 소유권 조회 기록.

은채의 손이 멈췄다.

그 번호를 그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의 신청서 세 항목 어디에도 팔찌 번호는 없었다.

“미래 씨.” 그가 말했다. “KJ-7741 어디까지 나갔습니까.”

미래가 자기 목록을 넘겼다. 열람 기록이 셋이었다. 관리국 압수 목록, 민간 거래소 판매 로그, 그리고 자기 수첩.

세 곳 다 그가 직접 본 곳이었고, 세 곳 다 제출한 적이 없었다.

“공식 제출은 없습니다.” 그가 말했다. “아직 아무 데도요.”

은채가 참조 자료 항목을 다시 읽었다. 법원 자동 심사가 참조한 자료는 신청서 첨부가 아니라 외부 조회였다.

“이건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그가 말했다. “법원이 관리국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봅니다. 아니면 누가 이 번호를 법원 쪽에 넣었습니다.”

“어느 쪽이 나쁩니까.”

“앞이면 구조 문제고, 뒤면 사람 문제입니다.” 은채가 화면을 캡처했다. “둘 다 제가 오늘 증명 못 합니다. 그런데 캡처는 남습니다.”

미래가 그 캡처의 해시를 뽑았다. 열여섯 자리를 손으로 적고, 은채가 그것을 받아 적었다. 어제 창고에서와 순서가 반대였다. 기록관이 뽑고 변호사가 보관했다.

유라가 마스크 안에서 물었다.

“이거 이기는 거예요, 지는 거예요?”

“오늘은 두 번 졌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저쪽이 뭘 보고 있는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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