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진 산소통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4. 18.
산소통 하나가 아래층으로 떨어졌다.
그 일이 일어나기 열두 분 전, 새벽은 장비 정리 구역에서 자기 방패의 접힌 하단을 펴고 있었다. 접힌 각도는 팔 초에 생긴 것이었고, 그는 그 팔 초를 아직 아무에게도 정확히 말하지 않았다.
말하지 않은 것은 하나 더 있었다.
첫 진입에서 그는 삼 초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플랫폼 천장이 처음 내려앉는 소리를 들은 순간이었다. 삼 초 뒤에 그는 방패를 세우고 정상적으로 일했고, 아무도 그 삼 초를 보지 못했다.
방패 안쪽에는 정비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사 년 전 날짜였고, 그 아래에 육 개월의 공백이 있었다. 그때 판정문에는 그의 중단이 늦었다고 적히지 않았다. 중단이 있었다고 적혔다. 그것만으로 그는 전열에서 내려왔다.
그래서 그는 규칙을 하나 만들었다. 자기 몸의 이상은 자기가 먼저 고친다. 사 년 동안 실패하지 않은 규칙이었다.
“새벽 대원.”
이결이 도면을 들고 왔다. 그의 눈 아래가 젖어 있었다. 물이 아니라 피로였다.
“재진입 계획입니다. 유라 씨 치료 장비가 8층 측면 통로 입구에 남았습니다. 산소, 지혈제, 고정 장비. 한 가방입니다.”
“산소 얼마 남았습니까.” 새벽이 방패에서 손을 떼지 않고 물었다.
“유라 씨 잔량 구 분. 가방 안 산소통을 붙이면 사십 분.”
새벽은 계산했다. 왕복 육 분, 여유 삼 분. 되는 계산이었다. 되는 계산일 때 그는 늘 자기 몸을 변수에서 뺐다.
“역할.” 그가 물었다.
“어제와 같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새벽 대원 선두, 저는 경로. 도현은 밖에서 계측.”
어제와 같다는 말에 새벽은 도면을 봤다. 어제와 같으면 자기가 다시 선두였고, 다시 선두라면 그 삼 초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다른 안은요.” 새벽이 물었다.
“도현이 선두, 새벽 대원이 후미도 됩니다.”
말하면 되는 자리였다. 삼 초 있었습니다, 그러니 선두는 다른 사람으로 하십시오. 두 문장이었다.
그가 두 문장 대신 계산한 것은 그 말이 기록에 남는 경로였다. 도현의 로그에 남고, 로그는 관리국 보고서로 가고, 보고서에는 사 년 전 판정문이 이미 있었다. 두 문장은 두 문장으로 끝나지 않았다.
“어제와 같이 갑니다.” 새벽이 말했다.
이결이 반 박자 쉬었다. 그것은 사람 이름을 부르기 전에 하는 동작이었는데, 이번에는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그럼 확인 하나만 하겠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유라 씨 얼굴, 새벽 대원이 기억하는 대로 말해 주시겠습니까.”
“왜요.”
“대조하려고요.”
“측량사님이 기억하시는 걸 먼저 말하세요.”
이결이 도면을 접었다. 접는 동작이 반 박자 길었다.
“구조 순서는 다 기억합니다.”
“얼굴을 물었습니다.”
“작업복은 회색, 붕대는 왼쪽 다리.”
“얼굴을요.”
“……확인해 두려고 물은 겁니다.”
두 사람 사이에 빈칸이 하나 놓였다. 새벽은 그 빈칸을 봤고, 자기 빈칸이 하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상대의 빈칸을 파면 자기 빈칸도 열렸다.
그는 파지 않았다.
“그럼 어제와 같이.” 새벽이 방패를 등에 걸었다. 걸면서 벨크로를 두 번 눌렀다.
도현이 서명판을 들고 왔다. 재진입 승인서였다. ‘변수 없음’ 칸이 비어 있었다.
“여기 서명하면 저는 변수 없다고 보고하는 겁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가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이결에서 새벽으로, 새벽에서 이결로. 두 번씩.
“변수 없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없습니다.” 새벽이 말했다.
도현이 서명했다. 서명하면서 소수점 두 자리를 더 붙였다. 잔량 구 분 이십사 초, 왕복 육 분 십이 초. 확신이 없을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측면 통로 입구는 어제보다 좁았다. 두 걸음 폭이 한 걸음 반으로 줄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은 두 개였다. 왼쪽은 이결이 표시한 우회로. 열네 걸음. 오른쪽은 직선. 아홉 걸음.
통로 입구 옆 벽에 흰 페인트로 그린 표시가 있었다. 두 줄 아래 화살표 하나. 화살표는 통로 안쪽을 향하지 않고 밖을 향해 있었다.
“중단 표시입니다.” 새벽이 말했다. “방향이 뒤집혔습니다.”
“작업자가 반대로 그렸겠죠.” 이결이 말했다. “어제도 있었습니까?”
“못 봤습니다.”
새벽은 그 화살표를 이 초 더 봤다. 규정상 중단 표시는 위험 구역 쪽을 향한다. 밖을 향한 화살표는 나가라는 뜻이거나, 아무 뜻도 없는 낙서였다. 그는 두 번째로 정리했다.
“왼쪽입니다.” 이결이 말했다.
“이유부터.”
“어제 이 벽을 봤습니다.”
“어제 뭘로 봤습니까. 눈입니까, 그거입니까.”
“눈입니다.”
“그럼 지금 눈으로 다시 보세요.” 새벽이 말했다.
이결이 우회로 벽을 짚었다. 짚고 나서 멈췄다.
이결의 손이 벽에서 떨어졌다. 그는 손바닥을 한 번 보고, 다시 벽을 짚었다. 같은 자리를 두 번 짚는 것은 그가 어제 하지 않은 동작이었다. 새벽은 그 반복을 셌다.
“근거를 말하세요.” 새벽이 말했다. 목소리가 낮아졌다. 그는 감정이 오를 때 발음이 더 정확해졌다.
“……왼쪽 벽이 어제 덜 젖었습니다.”
“지금은 양쪽 다 젖었습니다.”
“그래도 왼쪽입니다.”
“그래도는 근거가 아닙니다.”
새벽은 그 대답을 들었다. 환자가 통증 위치를 두 번 바꾸면 둘 중 하나였다. 통증이 옮겨 다니거나, 통증을 숨기려고 위치를 옮기는 것. 문진에서 그는 늘 두 번째를 먼저 확인했다.
저 사람도 지금 삼 초를 겪고 있다. 그렇게 판단했다. 판단하는 순간 그는 자기가 왜 그 판단을 서둘렀는지 보지 못했다. 상대가 흔들린다고 정해 두면 자기 흔들림은 안건에서 빠졌다.
“오른쪽으로 갑니다.” 새벽이 말했다.
“새벽 대원.”
“아홉 걸음, 왕복 사 분. 잔량 대비 안전합니다. 근거 없는 우회로에 이 분 더 쓸 수 없습니다.”
“그 아홉 걸음 중 네 번째가 비었습니다.”
“비었다는 근거는요.”
이결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수첩을 펴서 어제 그린 도면을 보고, 한 칸을 손가락으로 짚은 채 멈춰 있었다. 짚은 칸에는 아무 글자도 적혀 있지 않았다.
새벽이 먼저 들어갔다.
세 걸음까지는 단단했다. 네 걸음째에서 오른발이 이 센티 내려갔다. 그는 즉시 체중을 뒤로 옮겼다. 훈련대로였다. 문제는 그의 등에 걸린 가방이 관성으로 앞으로 넘어갔다는 것이었다.
가방끈이 어깨에서 벗어났다.
“가방!”
소리를 지른 사람은 이결이었다. 새벽은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는 몸을 뒤로 눕히면서 오른손으로 통로 벽을 찾고 있었다. 벽을 찾으면 사람 하나는 산다. 가방은 사람이 아니었다.
이결이 손을 뻗었다. 손끝이 끈에 닿았고, 닿는 순간 새벽의 왼팔이 그의 팔을 쳐냈다. 무의식이었다. 사람을 통로 안으로 들이지 않는 동작이 몸에 먼저 있었다.
가방이 접힌 바닥 틈으로 떨어졌다. 아래층에서 금속이 두 번 튀었다. 두 번째 소리는 첫 번째보다 둔했다. 밸브가 깨진 소리였다.
통로 밖에서 도현이 그 소리를 들었다. 그는 초시계를 눌러 간격을 기록했다. 사람보다 먼저 숫자를 잡는 손이었고, 그 손 덕분에 뒤에 떨어진 높이를 계산할 수 있게 되었다.
“멈춰.” 새벽이 말했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했다.
두 사람이 철수했다. 통로 밖에서 도현이 유라의 모니터를 보고 있었다.
유라의 호흡 간격이 짧아졌다. 마스크 안쪽이 두 번에 한 번씩만 흐려졌다. 새벽이 압력을 한 단계 낮추고 유라의 손목을 잡아 맥을 셌다.
“구 분에서 사 분 삼십 초로 내려갔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가방 산소통 없으면 여기까지입니다. 오차 범위 십오 초.”
“회수 가능성.” 새벽이 물었다.
“낙하 소리 두 번, 간격 일 점 이 초. 아래층 바닥까지 갔습니다. 밸브 파손음 포함입니다.” 도현이 화면을 돌려 보였다. “회수해도 산소는 안 남았습니다. 지혈제와 고정 장비는 남았을 수 있습니다.”
새벽이 방패를 내려놓았다. 무릎이 조금 접혔다. 아무도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그는 생각했다. 미래의 카메라는 그때 벽을 향해 있었고, 붉은 점은 켜져 있었다.
“제 판단이었습니다.” 새벽이 말했다. “직선을 택했습니다. 손실은 제 책임입니다.”
“책임 배분은 나중에 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가 서명판을 꺼냈다. ‘변수 없음’ 칸에 자기 서명이 있었다. “저는 지금 다른 걸 묻겠습니다. 두 분, 아까 이 칸에 서명했을 때 각자 말 안 한 게 있습니까.”
아무도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한 개씩 있는 걸로 보이는데요.” 도현이 말했다. “내용은 안 묻습니다. 있는지 없는지만요. 저는 그걸 알아야 다음 계측을 어디부터 의심할지 정합니다.”
새벽은 자기 손을 봤다. 팔 초, 삼 초, 그리고 오늘의 네 번째 걸음.
“있습니다.” 그가 말했다.
이결이 그를 봤다. 그리고 말했다.
“있습니다.”
“그럼 다음 진입은 두 분이 그걸 말한 다음에 하겠습니다.” 도현이 서명 위에 사선을 그었다. “이건 제가 잘못 서명한 겁니다. 제 로그에 남깁니다.”
“그 로그, 어디까지 갑니까.” 새벽이 물었다.
“관리국 양식에는 안 들어갑니다. 제 개인 로그입니다.” 도현이 펜 뚜껑을 닫았다. “대신 저는 이걸 두 분에게 매번 보여 드릴 겁니다. 그게 조건입니다.”
새벽이 그 조건을 받았다. 사 년 동안 자기 이상을 자기가 고쳐 온 사람에게, 기록을 보여 주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유라가 담요를 밀어내고 앉았다. 산소 마스크를 한쪽으로 젖혔다.
“저기요.”
세 사람이 돌아봤다.
“다음에는 제가 멈추라고 할 수 있어요?”
새벽이 대답하려고 했다. 대답이 목에서 걸렸다. 어제 자기가 유라에게 밀라고 했고, 오늘은 아무에게도 밀 권한을 주지 않았다.
“말해 보세요.” 새벽이 말했다. “지금 어떤 걸 멈추고 싶었습니까.”
“아까요.” 유라가 말했다. “아홉 걸음이라고 했을 때요. 저 그 통로에서 나왔어요. 네 번째 자리에서 소리가 얇았어요. 제가 말할 수 있었는데, 아무도 안 물어봤어요.”
세 사람 중 누구도 그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 새벽은 유라의 마스크를 고쳐 씌우고, 잔량 사 분 삼십 초를 손등에 적었다. 이결은 수첩에 네 번째 걸음이라고 쓰고 그 옆에 물음표를 하나 붙였다. 도현은 사선 그은 서명 아래에 새 칸을 만들었다. 칸 이름은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아래층에서 산소통이 한 번 더 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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