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

셀레네의 산술

계약 결혼의 열세 번째 조항 · 202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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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네 카르스트의 계산표에는 사람 이름이 없었다.

대신 겨울 밀가루 배급량, 수레 한 대가 하루에 오갈 수 있는 거리, 감사관 세 명의 숙박비가 줄을 맞춰 적혀 있었다. 회의장 부속 계산실은 좁았고, 벽에는 낡은 저울과 곡물 습도표가 걸려 있었다. 리디아는 가장 먼저 오류를 찾았다. 오류를 찾으면 반박할 수 있었다.

“감사관 이동비가 높습니다.” 리디아가 말했다.

셀레네는 기다렸다는 듯 두 번째 장을 펼쳤다. “내륙 북서로 보내면 더 높습니다. 제가 적은 것은 수도와 가까운 네 군의 평균입니다.”

“도시 감사관을 내륙까지 보낸다는 전제가 틀렸습니다.”

“그럼 항구가 받은 감사를 내륙 곡물세로 지불하지 않는다는 보증은 어디 있습니까?”

리디아는 펜 끝을 멈췄다. 숫자 자체는 맞았다. 틀린 것은 숫자가 놓인 순서일 가능성이 컸다. 감사 제도는 북문군의 손실표를 남기기 위해 필요했지만, 비용을 먼저 내륙에 넘기는 순간 다른 식탁이 비었다.

셀레네는 리디아의 침묵을 길게 두지 않았다. “저는 공녀의 혼인을 문제 삼지 않습니다. 왕실 피를 빌린 정치가 싫긴 하지만, 오늘 안건은 그보다 작고 더 비쌉니다. 항구 자치가 자기 기록 비용도 내지 못한다면, 그 자치는 내륙의 겨울로 보조받는 겁니다.”

카시안은 계산실 문가에 서 있었다. 그는 끼어들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리디아는 그 침묵이 편하지 않았다. 편하지 않아서 필요했다.

“수정안 시행을 유예하라는 뜻입니까?”

“시행 전에 비용 주체를 고치라는 뜻입니다.”

“그 사이 북문 손실표가 사라지면요?”

셀레네의 손이 검은 리본 끝을 스치고 지나갔다. “사라진 손실표 때문에 내륙도 사람을 잃어 봤습니다. 그래서 숫자를 들고 온 겁니다. 감정으로 덮으려고 온 게 아닙니다.”

임시 청문실에는 의자가 여섯 개뿐이었다. 귀족이 앉기에는 낮고, 노동자가 앉기에는 지나치게 깨끗한 의자였다. 리디아는 자리 배치를 바꾸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하역인 대표와 내륙 소작 대표가 서로 마주 보지 않고 기록대를 볼 수 있게 했다. 두 사람이 서로 싸우기 시작하면, 귀족 둘은 각자의 뒤에 숨을 수 있었다.

하역인 대표는 손톱 밑에 검은 때가 남아 있었다. 그는 리디아의 항구 문장을 보고도 웃지 않았다.

“공녀님, 배가 묶이면 저희는 하루 품삯이 없습니다. 그런데 감사관이 붙으면 배상은 빨라집니까?”

리디아는 준비한 답을 삼켰다. “아직 빠르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그럼 저희한테는 늦어지는 절차 하나가 더 생기는 겁니다.”

셀레네가 바로 받아쳤다. “그 절차 비용을 내륙이 내면, 소작 가구는 겨울 배급에서 밀가루를 덜 받습니다.”

내륙 소작 대표는 낡은 모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덜 받는 정도가 아닙니다. 세금으로 나가면 지주의 창고는 그대로고, 저희 몫이 줄어듭니다. 공작님 영지도 마찬가지입니다.”

셀레네의 얼굴이 아주 조금 굳었다. 리디아는 그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 셀레네는 내륙의 비용을 말했지만, 자기 영지의 소작 구조까지 방어할 준비는 충분하지 않았다.

“카르스트 영지의 창고 배분 규칙을 제출하시겠습니까?” 리디아가 물었다.

셀레네는 리디아를 보았다. 공격을 공격으로 돌려받았다는 얼굴이었다. “제출하겠습니다. 단, 삼항구 하역 품삯 지연 명부도 함께 제출하십시오.”

하역인 대표가 고개를 들었다. “명부에는 이름 대신 선박 번호가 많습니다.”

리디아의 펜이 종이를 눌렀다. 그 말은 오래 머물렀다. 항구는 사람을 이름으로 기억한다고 믿고 싶었지만, 장부는 늘 그렇게 친절하지 않았다.

청문은 누군가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하역인은 리디아에게 자동 지지를 주지 않았고, 소작 대표는 셀레네에게 감사하지 않았다. 두 귀족은 각자 자기 지역의 빈칸을 들켰다.

기록대에 놓인 합의서 초안은 세 번 고쳐졌다. 엘리어스가 문장을 줄였고, 셀레네가 비용 주체를 다시 나눴고, 리디아가 시행 시한을 옮겼다.

“감사 수정안 즉시 시행을 칠 일 유예합니다.” 리디아가 말했다. “그 사이 공동 배급 청문을 열고, 하역 품삯 지연 명부와 내륙 창고 배분 규칙을 함께 제출합니다.”

셀레네는 깃펜을 들었다. “그 대가로 저는 이번 비상회의 동안 임시 대표석 자체를 공격하지 않겠습니다. 단, 공녀의 수정안이 내륙 비용을 숨긴다고 판단되면 다음 회의에서 다시 공격합니다.”

“저도 카르스트 영지의 소작 구조를 청문 대상에서 빼지 않겠습니다.”

“빼면 제가 먼저 반대할 겁니다. 누가 빼든.”

둘은 악수하지 않았다. 악수는 너무 이른 결론처럼 보였다. 대신 같은 종이의 다른 줄에 서명했다. 리디아의 서명은 항구 문장 옆에, 셀레네의 서명은 곡물 문장 옆에 놓였다. 두 문장은 가까웠지만 겹치지 않았다.

합의서가 완성되기까지 기록대 주변 사람들은 세 번 자리를 바꿨다. 하역인 대표는 처음에는 벽 쪽에 서 있었지만, 엘리어스가 품삯 지연 명부의 양식을 묻자 앞으로 나왔다.

“선박 번호만 있으면 안 됩니다.” 그가 말했다. “같은 번호로 세 사람이 일합니다. 한 사람은 다쳤고, 한 사람은 빚을 갚고 있고, 한 사람은 이름이 장부에 없습니다.”

리디아는 펜을 멈췄다. “이름이 장부에 없다는 건.”

“대체 인력입니다. 폭풍 뒤에 들어왔습니다. 이름을 올리기 전에 배가 묶이면, 그 사람은 지연 임금도 못 받습니다.”

셀레네가 그 말을 받아 적었다. “그럼 항구 명부에는 실제 노동자 수보다 적게 잡힙니다.”

“내륙 소작 명부도 다르지 않습니다.” 소작 대표가 말했다. 그는 모자를 계속 무릎 위에 두고 있었다. “가구주 이름만 적히면, 겨울 배급을 나눠 먹는 입은 반으로 줄어듭니다. 세금은 가구로 걷고, 굶는 건 사람별로 합니다.”

계산실에서 보던 숫자가 청문실에 들어오자 모양이 달라졌다. 리디아는 자기 수정안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보다, 누구의 이름을 빠뜨렸는지 먼저 보게 됐다. 그것은 유쾌한 배움이 아니었다.

“공동 청문 명부에는 선박 번호와 실제 이름을 함께 적겠습니다.” 리디아가 말했다.

셀레네가 바로 덧붙였다. “내륙은 가구주와 배급 인원을 함께 적습니다. 단, 공개본에는 채무 항목을 가립니다. 지주들이 그걸 빚 독촉에 쓰면 청문은 처벌장이 됩니다.”

하역인 대표가 처음으로 셀레네를 보았다. “그런 건 아십니까?”

“저도 늦게 압니다.” 셀레네가 말했다. “그래서 적어 둡니다.”

카시안은 그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대신 북문 손실표의 부상자 이름란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리디아는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다음 손실표에는 빈칸이 줄어들 가능성이 생겼다.

카시안은 기록대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었다. 리디아는 그에게 답을 구하지 않았다. 그가 중재하지 않은 것도 기록되지 않았다. 기록되지 않는 선택도 다음 대화의 재료가 됐다.

“대공 전하께서는 이 합의를 어떻게 보십니까?” 엘리어스가 물었다.

카시안은 손실표를 접었다. “칠 일은 북문에서 긴 시간입니다.”

“반대하십니까?”

“아직 아닙니다. 손실표가 사라지지 않는 조건이면.”

셀레네가 그 말을 듣고 고개를 기울였다. “군인은 보통 절차를 싫어합니다.”

“굶는 병사는 절차보다 더 싫습니다.” 카시안이 답했다.

그 짧은 교환은 친밀함도 적대도 아니었다. 리디아는 셀레네가 카시안의 얼굴을 보지 않고 손실표를 본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싸움 하나는 생기지 않았다.

셀레네는 합의서 사본을 접기 전에 리디아에게 말했다. “공녀께서는 항구가 자동으로 공녀 편이라고 생각하시면 오래 못 버팁니다.”

“오늘 들었습니다.”

“들었다는 것과 다음 표에서 반영하는 것은 다릅니다.”

“공작께서도 내륙이 자동으로 공작 편이라고 생각하면 오래 못 버팁니다.”

셀레네의 입가가 움직이지 않았다. “오늘 들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웃음도 호의도 오가지 않았다. 대신 같은 문장을 서로 다른 비용으로 받았다는 기록이 남았다. 리디아는 그것이 지금 가능한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회의장 출구에서 오스윈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두 사람이 서명한 합의서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처럼 손을 모으고 있었다.

“두 공녀께서 산술을 조정하셨군요.”

“청문을 열기로 했습니다.” 리디아가 말했다.

“청문은 좋은 제도입니다. 평시에는요.” 오스윈은 회의장 안쪽을 돌아보았다. 왕세녀의 자리는 비어 있었지만, 의자 뒤 세 개의 그림자는 남아 있었다. “분산 권력은 늘 듣느라 늦습니다. 북문은 오늘도 기다렸고, 내일도 기다리지 못할 겁니다.”

셀레네가 먼저 물었다. “무슨 안건입니까?”

오스윈은 함대 징발안을 기록대 위에 내려놓았다. 담보라는 단어는 빠져 있었다. 이번에는 징발이었다. 즉시, 전면, 국왕 유고 종료 시까지.

베아트리체가 오스윈 뒤에서 문서를 보았다. 그녀는 놀란 표정을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손에 쥔 부채가 한 번 닫혔다. 왕세녀의 안전이라는 말이 왕실 안에서도 같은 무게로만 쓰이지 않는다는 증거였다.

“왕세녀 전하께서는 이 안건을 알고 계십니까?” 리디아가 물었다.

오스윈은 부드럽게 답했다. “전하께서는 안전을 원하십니다.”

“질문은 원하시는 바가 아니라 알고 계신 범위입니다.”

“어린 후계자에게 모든 군수 세목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럼 후계자의 이름으로 올라온 안건이 후계자에게 설명되지 않았다는 뜻입니까?”

회의장 출구 쪽 공기가 얇아졌다. 오스윈은 리디아를 나무라지 않았다. 나무라면 질문이 커졌다.

“설명될 겁니다. 필요한 만큼.”

리디아는 그 말을 그대로 기억했다. 필요한 만큼. 누가 필요를 정하는지 빠진 문장이었다.

“내일 첫 안건으로 아베른 함대 즉시 징발을 표결하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내일은 산술이 아니라 생존을 표결하겠습니다.”

셀레네가 징발안의 첫 장을 넘겼다. “생존이라는 말로 비용표를 접지는 마십시오. 어느 배가 묶이고, 어느 창고가 비는지 적혀 있지 않습니다.”

“공작께서는 내륙 곡물이 수도에 도착하기 전에 계산을 끝내고 싶으십니까?”

“계산을 끝내자는 게 아닙니다. 시작도 하지 않은 명령에 왕세녀 이름을 붙이지 말자는 겁니다.”

오스윈은 셀레네의 반박까지 예상한 듯했다. “왕세녀 전하의 이름은 왕국을 묶는 합법적 중심입니다. 각 지역이 자기 비용만 먼저 세면, 왕국은 국경보다 먼저 장부에서 무너집니다.”

그 말은 회의장 출구에 모인 사람들에게 쉽게 들렸다. 리디아는 쉽다는 이유로 위험한 문장을 구분하려 애썼다. 항구도 내륙도 자기 비용을 먼저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비용을 세지 말라는 말은 대개 누군가의 비용을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카시안이 징발안 마지막 장을 보았다. “북문 우회 수송로에 필요한 배 수가 빠졌습니다.”

“대공 전하께서는 필요 수량을 내일 제출하시면 됩니다.”

“전체 함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의 근거가 내일 생긴다는 뜻입니까?”

오스윈은 잠깐 말을 멈췄다. 아주 짧은 틈이었다. 리디아는 그 틈을 기록처럼 보았다.

“전하께서 제출하지 않아도 왕실은 안전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판단할 수 있다는 말과 이미 판단했다는 말은 다릅니다.” 카시안의 목소리는 낮았다. “내일 회의록에 둘을 섞지 마십시오.”

오스윈은 더 다투지 않았다. 그는 서류를 정리하며 리디아에게 마지막 장을 건넸다. 그 장에는 찬성표를 던질 경우 임시 의석 심사를 우선 처리한다는 짧은 부속 문구가 있었다. 거절하면 잃을 것만 있는 게 아니었다. 동의하면 얻을 것도 준비되어 있었다.

리디아는 그 유혹까지 접어 계약서 사이에 끼웠다. 제3조 원본의 잉크가 함대 징발안 위로 비쳤다. 내일은 거절만이 아니라, 어떤 대가를 거절하는지도 기록해야 했다.

엘리어스는 그 부속 문구에 작은 표시를 했다. “동의하면 의석이 빨라지고, 거절하면 곡물이 늦어집니다.”

“그래서 좋은 제안처럼 보입니다.”

“좋은 덫도 장부에는 좋은 제안으로 들어옵니다.”

리디아는 그 표시를 지우지 않았다.

리디아는 서류를 받아 들었다. 손이 먼저 계약 원본을 찾았다. 제3조에는 삼항구 함대의 일상 지휘권이 리디아에게 남는다고 적혀 있었다. 그 문장이 내일 회의장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아직 알 수 없었다.

카시안은 묻지 않았다. 편을 들 것인지, 거절할 것인지, 어떤 답을 할 것인지. 그는 다만 함대 징발안 위에 제3조 원본을 펼쳐 놓았다. 두 문서의 잉크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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