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화

본사 로비 불은 하나씩 꺼졌다

야간 민원은 사람도 완료 처리한다 · 2026.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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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 로비 불은 하나씩 꺼졌다.

미처리 티켓 수는 하나였다.

강미진은 그 하나를 닫지 않았다.

대신 장애 보고서 첫 줄에 자기 이름을 썼다.

`보고 책임: 강미진 / 야간조 반장.`

5시 2분, 센터 대기열의 첫 티켓은 여전히 열려 있었다. 처음 들어왔던 무기명 민원에 펌프장, 어린이집 급수실, A·B·C 이동설비, 무인 지하보도 배수펌프의 설명이 아래로 붙어 있었다. 삭제했다 돌아올 때마다 늘어난 항목은 줄지 않았다.

S-07 사물함 문은 복도에서 손가락 두 마디만큼 열린 채였다. 기태와 도원이 교대로 고정쇠 하중을 읽었다. 상호와 같은 목소리는 더 말하지 않았고, 완충 무전기의 소유자와 위치도 미확정이었다.

미진은 화면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왼쪽에는 열린 티켓, 오른쪽에는 공개 장애 현황이었다.

`A / 현장 수동 정지 / 봉인 고리 파손.`

`B / 경사로 운영 / 양쪽 전원 미복구.`

`C / 공구 가방 회수 / 승강판 센서 미복구.`

`지하보도 / 차수판 유지 / 펌프 원격 재가동 금지.`

사람은 모두 위험 구간에서 빠졌지만 시설은 하나도 정상으로 돌지 않았다. 미진은 `인명피해 없음`을 쓰지 않고 `현재 확인된 부상 없음 / 재노출 가능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품질감사실 영상 연결이 켜졌다. 오현주는 본사 로비 비상등 아래에 서 있었다. 그 뒤 전등 열두 개 중 아홉 개만 켜져 있었다.

“정의부터 합시다. 현재 시민 대피는 완료됐고 시설 네 곳은 수동 정지 상태입니다. 첫 티켓을 미완료로 유지할 실익이 무엇입니까?”

현주는 위험을 없다고 하지 않았다. A 봉인 파손, B 우회 경사로 혼잡, C 센서 미복구, 배수 수위 2.8을 차례로 읽었다. 본사 장애대응 인력이 아침 첫차 전까지 투입되지 않으면 우회 동선이 다시 붐빌 수 있다고 말했다.

“완료 표시는 삭제가 아닙니다. 현장 조치 완료와 원인 조사 계속을 분리할 수 있습니다.”

미진은 농담으로 시간을 벌지 않았다. “완료 누르면 담당자 칸은 누구로 남습니까?”

“현재 근무 책임자입니다.”

“사번 빈 사람은요.”

현주는 화면 아래쪽을 봤다. “인력 상태는 별도 조사 항목입니다.”

“그 별도 항목 때문에 첫 티켓 설명이 여기까지 늘었습니다.”

미진은 열린 티켓의 변화 이력을 공유했다. 삭제 뒤 새 주소와 시민 설명이 붙었던 시각, 유나 자동 예외가 멈춘 시각, A/B/C가 동시에 정지한 시각을 한 화면에 넣었다. 인과를 단정하는 화살표는 그리지 않았다. 시간과 뒤따른 항목만 같은 세로선에 놓았다.

현주가 말했다. “회사의 조용한 정상화를 거부한다는 뜻으로 기록하겠습니다. 그러면 장애와 징계의 책임 범위를 명시하십시오.”

“좋아요.”

미진은 첫 줄 아래에 네 칸을 만들었다. 자기 이름만으로 팀 결정을 덮지 않았다.

`티켓 완료 거부 / 강미진: 반장 판단과 왼팔 부상 공개.`

`실명·동의 없는 예외 거부 / 임서하: 제안 통화와 2019년 서명 분리 보존.`

`사번 공란 당사자 / 김유나: 자동·수동 예외 모두 동의하지 않음.`

`시설 현장 판단 / 백도원 및 각 현장반: 원격 재가동 금지, 수동 상태 유지.`

누구 칸도 대신 체크하지 않았다. 서하는 자기 이름 옆 문장을 읽고 `삭제 대신 정정 원본 요구`를 덧붙였다. 유나는 `사번 공란`을 지우지 않았고 시민 공지에는 고용 상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범위를 붙였다. 도원은 A/B/C·배수 현장반의 확인음이 돌아온 뒤에만 자기 칸을 눌렀다.

미진은 현주에게 물었다. “이제 범위가 보입니까?”

현주는 한동안 문서를 읽었다. “보입니다. 그래서 더 무겁습니다. 현재 상태를 공개 실패로 인계하면 본사 로비와 센터 일부가 안전 폐쇄될 수 있습니다. 그 비용은 다른 공공시설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rule_012를 현주가 이름으로 부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진도 그 가능성을 몰랐다고 하지 않았다. 이미 세 이동설비와 배수펌프가 멈췄다.

“폐쇄는 안 합니다.” 미진이 말했다. “사람 있는 최소 근무를 남기고, 실패 상태를 공개하겠습니다. 조용히 완료하지도, 무인으로 문 닫지도 않겠습니다.”

현주의 얼굴에서 동의도 칭찬도 나오지 않았다. “그 선택을 보고서 첫 문단에 두십시오. 정상운영률과 예상 시민 지연도 함께.”

미진은 82퍼센트라는 재호의 수치를 그대로 베끼지 않았다. 현재 운영 시설 수, 우회 거리, 대기 인원, 현장반 도착 예상 시각을 출처별로 분리했다. 정상운영률 산식은 받지 못했다고 썼다.

공개 장애 창에 시민 후속 확인이 차례로 들어왔다. A의 노인은 역무원이 돌려준 혈압약 가방을 품에 안고 가족 차량에 탔다. 역무원은 원격 펄스 때 깨진 봉인 고리와 노인이 다시 난간을 잡은 시각을 후속 기록으로 보냈다. B의 유모차 보호자는 91센티미터 경사로를 빠져나간 뒤 다음 이용자를 위해 바닥 턱 사진을 보냈다. C 작업자는 공구 가방의 배터리를 분리하고 계단을 걸어 올라왔으며, 지하보도 상인은 차수판 앞에 쌓인 배송 상자를 다른 출구로 옮겼다.

미진은 네 사람을 `대피 완료 4건`으로 합치지 않았다. 약 봉투 반환, 경사로 턱 보수, 배터리 열 재확인, 상자 우회 통로라는 다음 행동을 각 시설의 미처리 칸에 남겼다.

“정상화되면 자동으로 지울 항목입니까?” 현주가 물었다.

“아니요. 시설 켜져도 남는 일입니다.”

“그러면 서비스 지연과 안전 후속 조치를 분리하십시오.”

현주는 보고를 막지 않았다. 대신 `시민 피해` 한 칸으로 뭉치면 책임소재를 재현할 수 없다고 문장 구조를 고쳤다. 미진은 수정자를 현주 이름으로 기록했다. 적대적인 감사가 실제로 쓸모 있는 구분을 만든 사실과, 그 감사가 여전히 완료를 요구하는 사실을 둘 다 남겼다.

5시 7분, 본사 로비의 열 번째 등이 꺼졌다.

센터 화면에는 완료 버튼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미진은 누르지 않았다.

5시 10분, 정호가 산업안전 외부 신고 창을 열었다. 회사 계정이 아니라 노조 공용 보안 단말이었다. 그는 오래된 문서 상자를 자기 의자 아래 두었지만 상자 위치를 증거 전체처럼 말하지 않았다.

“개인 폭로로 접수하면 회사가 개인 진술로 묶습니다.”

정호는 수신자와 날짜부터 읽었다. “2026년 8월 11일. 시 산업안전 공동 신고 원장. 신고 범위는 야간조 선택, 현장반 복귀, 시민 시설 장애. 동의 없는 개인 의료 정보와 서하 과거 문서 원본은 제외. 맞습니까?”

“내 팔 상태는 넣어.” 미진이 말했다. “내가 공개한 범위까지만.”

서하는 2019년 서명 화면을 외부 신고에 넣지 않았다. “허위 서명 존재와 정정 요구만. 원본은 가족·법률 대응 범위 결정 전까지 봉투 유지.”

유나는 신고 단말과 센터 시계 사이 차이를 재었다. 센터 05:10:26, 산업안전 원장 05:10:29. 3초 차이였다. 휴대전화 기지국 시각은 05:10:28이었다.

“어느 게 진짜 시계예요?”

정호는 하나를 고르지 않았다. “세 개 다 씁니다. 차이 3초 포함.”

그들은 사건마다 회사 시각과 외부 시각을 한 쌍으로 넣었다. 04:10:42 A/B/C 정지는 외부 신고 원장 환산 04:10:45, 04:30:17 A 원격 펄스는 04:30:20, 04:36:19 S-07 카드 신호는 04:36:22였다. 변환값을 원본처럼 덮어쓰지 않았다.

정호가 신고 전송 버튼 위에서 손을 멈췄다. “보내면 제 출입은 바로 막힐 수 있습니다. 현장 자료 들고 나가는 사람도 따로 있어야 합니다. 제가 영웅처럼 상자 들고 사라지면 또 실패합니다.”

유나는 공동 사본 수신처를 읽었다. 야간조 오프라인 저장소, 현장반 네 곳, 노조 법률 보관, 산업안전 원장. 각 수신처에는 같은 사건 hash와 서로 다른 공개 범위가 붙었다.

“상자 위치는 말하지 않아도 사본 위치는 말해요.” 유나가 말했다.

정호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 하지 맙시다.”

다섯 사람이 자기 범위를 다시 확인한 뒤 정호가 전송했다.

접수 시각은 05:12:04였다.

4초 뒤 정호의 회사 출입 카드가 회색으로 바뀌었다.

`출입 중지 / 보안 조사 대기.`

정호는 웃지 않았다. 상자 하나를 들었지만 센터 밖으로 바로 나가지도 않았다. 먼저 유나에게 사본 봉인 번호를 읽고, 도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출구를 물었다.

“서쪽 출구 열려 있음. 혼자 이동 없음.”

정호는 현장 판단을 받아 적었다. 자료 보존이 구조 동선을 이기지 않게 했다.

5시 18분, 아침 근무자에게 넘길 문서는 열일곱 쪽이었다. 미진이 전부 읽히지 않을 거라고 말하자 서하는 네 장의 좁은 띠로 잘랐다.

첫째 띠에는 `완료 누르지 말 것`과 열린 티켓 식별자만 적었다. 둘째에는 `사람·시설 상태는 전화와 현장 영상 두 채널이 맞을 때만 변경`이라고 썼다. 셋째에는 `이름·접촉 전 정상 물건 인계`와 S-07 단독 진입 금지를 넣었다. 넷째에는 A/B/C·배수펌프 우회 동선과 현장반 연락처를 넣었다.

미진은 규칙 설명을 더 붙이려다 멈췄다. 대신 각 띠 뒤에 지금 할 동작 하나를 썼다.

`대기열 열기.`

`현장 확인음 두 번 받기.`

`공구 상태를 말하고 돌려받기.`

`시민 출구부터 확인하기.`

유나는 네 띠의 원문 hash를 열일곱 쪽 보고서와 연결했다. 요약이 원문을 대체하지 않게 했다. 서하는 자기 혼자 띠를 배포하지 않고 아침 근무자가 도착하면 한 장씩 직접 읽고 질문하게 하자고 했다.

미진은 마지막 보고 문장을 썼다.

`첫 교대 전원 생존. 시민 위험 구간 대피. 시설 네 곳 미복구. 첫 티켓 미완료. S-07 사람 복귀 미확정.`

해결됐다는 말은 없었다.

본사 로비의 열한 번째 등이 꺼졌다.

마지막 비상등까지 나가자 영상 속 로비는 검게 변했다. 현주의 얼굴도 사라졌다. 연결은 끊기지 않았고 목소리만 남았다.

“보고서 수신했습니다. 미완료 상태로 아침 인계하십시오.”

그것은 면책도 승리 선언도 아니었다. 공개 실패가 회사 원장 밖에도 남았다는 확인이었다.

센터에서 불이 켜진 화면은 교대표 하나뿐이었다.

미진이 아침 줄을 열었다.

근무자 이름 사이에 일정한 간격으로 빈 줄이 일곱 칸 있었다.

각 빈 줄에는 이름도 사번도 없었다.

사고 시각만 같았다.

`00:17.`

아무도 농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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