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후보는 김유나였다
야간 민원은 사람도 완료 처리한다 · 2026.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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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외 후보는 김유나였다.
강미진은 자기 사원증을 꺼냈다.
임서하는 그 손을 막았다.
“대신할 사람을 고르는 게 아니라, 아무도 안 고르는 방법부터 봐요.”
4시 07분 56초, 자동 예외 배정 카운트는 54에서 내려가고 있었다.
센터 화면에는 유나 얼굴과 이름만 남고 사번 칸은 비어 있었다. 그 아래 `현재 교대 최저 고용등급 / 비용 귀속 후보`라는 회색 문구가 새로 나타났다. 옆 비교표에는 미진 `상용직`, 도원 `상용 보수`, 서하 `경력 계약`, 유나 `단기 계약`이 적혀 있었다.
누가 그 기준을 코드에 넣었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현재 화면이 가장 낮은 고용등급을 유나로 읽고 있다는 사실만 보였다.
카운트 51.
현주가 무전으로 말했다. “예외권을 승인하면 미완료 업무를 즉시 봉합하고 김유나 씨의 근무 상태를 복구할 수 있습니다. 승인자는 비용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미진은 왼팔 냉찜질 팩을 고정한 채 오른손으로 반장 사원증을 들었다. 후보 변경 칸에 자기 카드를 대면 유나 대신 미진 이름이 들어갈 수 있었다. 지난번처럼 비용을 자기 쪽으로 끌어오면 다른 사람을 지키는 모양은 됐다.
서하는 미진 손목을 잡지 않았다. 카드 리더 앞에 빈 투명판을 세워 접촉만 막았다.
“반장님이 들어가면 유나 씨 자리 문제가 반장님 자리 문제로 바뀌는 거예요.”
“카운트 끝나면 자동으로 유나야.”
“그래서 둘 중 한 명 고르는 칸 말고 다른 칸부터.”
유나는 화면을 가장 아래까지 내렸다. 승인, 후보 변경, 책임자 확인 뒤에 약관 글씨보다 작은 네모가 하나 있었다.
`현재 교대 전원 거부.`
네모를 펼치자 안내문이 세 줄 나왔다.
`실제 참여자 전원의 자기 이름 필요.`
`각 참여자는 예외 미사용 시 지속될 시설 실패를 확인해야 함.`
`한 교대 1회, 임시 정지.`
복구나 취소라고 쓰지 않았다. 자동 배정을 잠시 멈출 뿐이었다.
거부 절차가 참여자 진위 확인 창을 열 때는 본 카운트가 보류됐다. 화면 오른쪽에 별도 보류 시간이 초 단위로 쌓였고, 확인 창을 닫으면 남은 숫자가 다시 내려갔다. 시간을 벌어 주는 호의가 아니라 각 이름이 실제 사람에게서 왔는지 확인하는 절차 시간이었다.
카운트 46.
현재 참여자 칸에는 네 자리가 있었다. 강미진, 임서하, 김유나, 백도원. 정호는 외부 노조 수신인이라 현재 교대 칸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는 이름을 보태겠다고 하지 않고 화면과 SN-7-017 사본의 수신 시각을 계속 촬영했다.
서하가 거부 네모를 누르자 네 사람의 확인 칸이 열렸다. 센터 안 세 칸은 자필 입력을 기다렸고, 도원 칸에는 `현장 연결 필요`가 떴다.
도원은 E14 재실판 오작동 뒤 자동문 쐐기와 모터를 확인하러 센터 뒤 설비 복도로 나가 있었다. 같은 건물 안이지만 화면은 보이지 않았고 문 하나와 두 개의 꺾인 통로가 사이에 있었다. 무전으로 이름만 받으면 모방 음성이 끼어들 수 있었다.
카운트 42.
유나가 도원 채널을 열었다. “기사님, 이름부터 말하지 마세요. 현재 인계 물건과 다음 동작.”
잡음 뒤 목소리가 왔다. “고무 쐐기. 문 폭 82. 자동 모터 압력 세 번. 다음은 모터 열 확인.”
E14 원장과 맞았다. 하지만 말은 기록을 읽은 목소리도 따라 할 수 있었다.
유나는 무전 버튼 순서를 요구했다. “짧게 한 번, 길게 한 번. 사이 접점음.”
첫 확인음은 짧았다. 버튼이 놓이는 순간 작은 마찰음이 났다. 두 번째 확인음은 길었고 뒤쪽에 복도 환풍기 세 번째 날개의 긁힘이 섞였다. 센터 설비 카메라에서도 같은 시각 도원 손과 환풍기 진동이 보였다.
목소리, 버튼 패턴, 현장 영상. 세 채널이 맞았다.
카운트 36.
유나는 아직 이름을 묻지 않았다. “예외 거부하면 미완료 시설 상태가 계속돼요. 지금 화면 경고는 자동문, 급수 설비, 이동 설비 일부 정지 가능. 어느 시설일지는 미확정. 알고도 거부합니까?”
도원은 즉시 대답하지 않았다. 모터 표면 온도 46도를 먼저 읽고 쐐기가 버티는지 확인했다. 문 안쪽 유나가 재실 인원에서 빠진 상태도 알고 있었다.
“한 사람 완료 처리 안 한다. 시설 정지 감수. 내 이름, 내가 말한다.”
카운트 31.
“백도원.”
무전 버튼이 짧게 한 번, 길게 한 번 눌렸다. 도원 확인 칸에 이름이 유나 타이핑 없이 들어왔다. 음성 해시와 버튼 간격이 옆에 붙었다.
미진이 물었다. “현장 한 표를 센터 화면이 받았다고 규칙으로 써도 돼?”
유나가 고개를 저었다. “이번 한 번. 무전 진위 확인하고 이름이 들어온 것만.”
카운트 27.
센터 안 세 사람도 차례를 나눴다. 서하는 화면 경고를 읽고 자기 사번 4721 대신 이름을 손으로 썼다.
`임서하 / 시설 정지 위험 인지 / 자동 예외 거부.`
사번을 쓰지 않은 것은 유나의 빈 사번을 따라 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거부 칸이 자기 이름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입력 뒤 서하의 출입 권한은 돌아오지 않았고 열린 티켓도 닫히지 않았다.
카운트 22.
유나는 자기 칸을 남에게 넘기지 않았다.
`김유나 / 본인 자동 배정 거부 / 서비스 실패 공동 부담.`
손글씨 마지막 획에서 프로필 얼굴 사진이 한 번 흔들렸다. 사번 칸은 계속 비어 있었다. 거부를 쓰는 동안에도 정체성 비용은 멈추지 않았다.
카운트 18.
미진 칸만 남았다.
현주는 무전에서 조건을 다시 읽었다. “전원 거부가 실행되면 예외 봉합은 불가능합니다. 공공시설 장애가 발생해도 현재 교대가 책임을 공유합니다. 반장 단독 승인보다 손실 범위가 커질 수 있습니다.”
미진은 거부 칸 옆 후보 변경 칸을 봤다. 자기 사원증을 대면 카운트를 끝낼 수 있었다. 왼팔 문틀 자국이 냉찜질 팩 아래서 뛰었다. 누군가를 지키려고 자기 이름을 먼저 넣는 오래된 습관이 오른손에 남아 있었다.
서하는 카드를 빼앗지 않았다. 유나도 대신 문구를 쓰지 않았다.
“반장님 선택이에요.” 유나가 말했다. “대신 후보가 되는 것도, 같이 거부하는 것도. 다만 제 비용이라고 혼자 정하지 마세요.”
카운트 13.
미진은 사원증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후보 변경 칸이 아니라 거부 칸을 당겼다.
“시설 멈추면 내가 반장이라 책임 없어진다는 말 안 할게.”
그녀는 부상 때문에 오른손으로 썼다.
`강미진 / 현장 네 사람 확인 / 자동 예외 거부 / 장애 책임 공유.`
카운트 9.
네 이름이 모두 들어가자 화면이 마지막 확인을 요구했다.
`한 사람에게 비용을 배정하지 않고 현재 시설 상태를 유지합니다.`
`동의한 서비스 실패: 미확정.`
미확정이라는 말이 공짜를 뜻하지 않았다. 어느 시설이 멈출지 모르지만 사람 대신 시설 실패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다.
유나는 네 사람에게 한 번씩 물었다. 서하와 미진은 화면 앞에서 직접 대답했다. 도원은 무전 버튼 패턴 뒤에 답했다. 유나는 마지막에 자기 이름을 다시 읽었다.
정호는 네 대답을 한 음성 파일로 합치지 않고 각각 따로 저장해 같은 해시 목록에 묶었다.
유나는 보류 로그를 소리 내 확인했다. 미진 카드·자필 확인 21초, 서하 수기·화면 확인 18초, 유나 본인 상태 대조 16초, 도원 음성·버튼·영상 확인 57초. 합계 112초였다. 본 카운트가 실제로 줄어든 52초와 합치면 4시 07분 56초에서 4시 10분 40초가 됐다.
카운트 5.
현주가 말했다. “현재 교대는 시민 장애 비용을 인지했습니까?”
미진이 대답했다. “인지. 대상 시설 미확정도 같이 기록.”
카운트 3.
유나가 `전원 거부 실행`을 눌렀다.
2.
숫자가 멈췄다.
0으로 가지 않았다. 티켓도 완료되지 않았다. 유나 사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후보 칸의 김유나만 회색으로 바뀌고 옆에 `자동 배정 임시 중지 / 이번 교대 1회 사용`이 나타났다.
누구도 환호하지 않았다.
첫 경보는 4시 10분 42초에 왔다.
`도심 이동설비 A / 에스컬레이터 안전 정지.`
두 번째는 같은 초였다.
`도심 이동설비 B / 에스컬레이터 안전 정지.`
세 번째도 같은 초였다.
`도심 이동설비 C / 에스컬레이터 안전 정지.`
센터 화면이 세 줄을 지도 하나로 합치려 하자 유나는 자동 묶음을 닫았다. A, B, C를 별도 창으로 열고 각 시설의 현장 시각부터 읽었다. 셋 모두 04:10:42였지만 카메라 종류와 운영 주체는 달랐다.
A 화면에서는 상승 에스컬레이터가 중간에서 멎어 열한 명이 난간을 잡고 서 있었다. 넘어짐 감지는 0이었다. 역무원이 아래쪽 진입을 막고 한 칸씩 걸어 내려오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B는 지하 상가였다. 유모차 한 대가 하단 승강판 앞에서 멈췄고 탑승객 네 명은 위쪽 평지에 있었다. 안전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녹색등은 켜졌지만 현장 관리자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C 화면에는 사람 대신 공구 가방 하나가 계단 중간에 남아 있었다. 비상 정지 버튼은 눌리지 않았고 모터 전류만 0으로 떨어졌다. 가방 주인이 어디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진은 팔을 들지 못해 오른손으로 세 시설 운영 번호를 나눠 눌렀다. “A는 역무원 확보, B는 관리자 미도착, C는 공구 가방만 확인. 부상자 0으로 쓰지 마. 미확인으로.”
서하는 전원 거부 화면을 닫지 않고 시민 대응 창을 옆에 붙였다. 유나는 A·B·C 원본 시각을 각각 저장했다. 정호는 노조 외부 연락망에 주소가 아니라 시설 코드와 수동 대피 필요 여부만 보냈다. 도원은 설비 복도에서 에스컬레이터 재가동을 원격으로 시도하지 말라고 했다.
“정지 원인 모른다. 현장 사람부터 빼고 전원·브레이크 확인.”
세 시설 모두 전화와 카메라라는 두 채널이 맞기 전에는 재가동하지 않기로 했다. 전원 거부를 취소해 사람 한 명에게 비용을 되돌리자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았다. 대신 멈춘 계단 위 사람을 내려보내는 일이 새 업무가 됐다.
서로 다른 세 장소였다. 정확한 주소와 승객 상태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전원 거부가 직접 원인인지, 같은 상태 변화가 동시에 반응한 것인지도 한 번의 동시성만으로 확정할 수 없었다.
유나는 자기 빈 사번 칸 옆에 세 경보 시각을 적었다.
사람 한 명의 자동 배정은 멈췄다.
도시는 세 군데에서 멈추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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