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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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 노아의 침대에는 접힌 담요만 남아 있었다. 그는 대화로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굴뚝 수를 세고 있었다. 마라는 소리를 지르지 않았다. 노아의 손이 약한 열선에 닿기 전 자기 장갑을 사이에 끼우고 물었다. “왜 돌아왔는지 먼저 말해.”
그보다 반 시각 전, 노아는 창문에 여섯 번째 점을 찍었다.
병동 굴뚝 하나. 주방 굴뚝 하나. 공동 수면실 둘. 베른 집과 사나 집. 모두 여섯이었다. 바람개비는 북동쪽을 가리키는데 마지막 연기만 서쪽으로 길게 누웠다. 기록판에는 ‘북동풍, 외곽 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노아는 손가락으로 창틀을 셌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다시 봐도 사나 집 쪽 연기만 틀렸다.
야간 확인자인 병사가 조금 전 창문을 보고 갔다. 노아가 연기 방향을 말했을 때 그는 덧문을 달아서 소용돌이가 생긴 거라고 했다. 온도판은 기준선 위였고 마차도 돌아왔다. 기록상 문제는 없었다.
“그럼 왜 연기가 반대로 가요?”
“바람은 원래 돈다, 도련님.”
병사는 친절했다. 그래서 노아는 더 묻지 않았다. 친절한 어른도 기록 칸이 가득 차면 빈칸을 보지 않았다.
노아는 침대 위에 담요를 길게 접었다. 사람이 누운 모양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 문을 열 때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이불을 치우다 보니 그렇게 보였다. 거짓말을 만들었다는 걸 알고도 펴 놓지 않았다.
문고리 열쇠는 안쪽에 꽂혀 있었다. 카시안이 지킨 약속이었다. 노아는 잠그지 않고 문을 열었다.
복도 바닥에는 낮에 나른 석탄 가루가 몇 알 남아 있었다. 그는 검은 점을 따라간 게 아니라 자기가 어릴 때부터 외운 길을 걸었다. 계단 열일곱, 오른쪽 창문 셋, 닫힌 문 하나. 대화로실 앞 탁자에는 열쇠가 없었다. 문은 열려 있었다.
안쪽 화로석은 차가웠다. 잘린 고정끈은 치워졌고 금빛 열선은 바닥 홈 속에서 아주 약하게 떨렸다. 노아는 그 선 가까이에 손을 가져갔다. 닿지 않아도 외곽 연결이 어느 쪽에서 당기는지 알 수 있을 줄 알았다.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게 더 무서웠다. 예전에는 등이 타는 것처럼 아파도 어느 집 바람이 센지 알았다. 지금은 손이 따뜻한데 밖의 일을 몰랐다. 마을이 괜찮아서 조용한지, 자기가 쓸모없어져서 못 듣는지 구분할 수 없었다.
노아는 손끝을 선 위로 내렸다.
그때 장갑 낀 손이 사이에 들어왔다.
“하지 마.”
마라는 노아보다 두 살 많았고 목소리는 세 배쯤 컸다. 그런데 이번에는 속삭였다. 다른 손에는 작은 바람개비가 들려 있었다. 세탁실 환기창에 달아 둔 것을 빼 온 모양이었다.
“왜 돌아왔는지 먼저 말해.”
“밖에 하나가 틀렸어.”
“뭐가?”
“굴뚝.”
“어느 집?”
“사나 씨 집일 수도 있고, 옆 빈 집일 수도 있어. 여기서 보면 겹쳐.”
마라는 바로 어른을 부르지 않았다. 그렇다고 노아 손을 놓지도 않았다.
“그럼 창문에서 보면 되잖아.”
“봤어. 바람개비는 북동쪽인데 연기는 서쪽이야.”
“바람개비가 틀렸을 수도 있지.”
“그래서 확인하려고.”
“네 손으로?”
노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마라가 장갑을 거둬 자기 허리에 찼다. 이제 노아 손과 열선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대신 그녀는 바람개비를 내밀었다.
“손 떼. 이거부터 틀렸는지 보자.”
“내가 느끼면 더 빨라.”
“그 각도 아니야. 그리고 네 손은 측정 도구 아니야.”
마라는 바닥의 금빛 홈과 바람개비 축을 나란히 놓았다. 날개 하나가 휘어 있었다. 낮에 젖은 천을 말리다 부딪힌 자국이었다. 노아는 안도하려다가 멈췄다. 날개가 휘었다고 연기까지 반대로 갈 이유는 없었다.
“그래도 굴뚝은 틀려.”
“알아. 그래서 둘 다 확인하는 거야.”
“어른 부르면 다시 문 잠글 거야.”
“안 부르면 네가 다시 손 댈 거잖아.”
“안 대면 모를 수도 있어.”
마라는 갑자기 노아를 성까지 붙여 불렀다.
“노아 리번. 그럼 네가 틀린 걸 숨기려고 나도 숨기라는 거야?”
노아는 마라가 자기 실패를 들킨 게 아니라 자기 공을 빼앗긴 사람처럼 화내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네가 찾았다고 말해도 돼.”
“그 말이 아니잖아. 나는 네 비밀 지켜 주는 친구 말고, 내 바람개비 고칠 사람이야.”
마라는 바닥에 손가락으로 선을 그었다. 굴뚝 여섯 개를 뜻하는 짧은 선, 북동풍을 뜻하는 비스듬한 선, 마지막에 두 번 꺾인 선.
“이게 다르면 어른을 부른다. 네가 화로로 가는 게 아니라.”
“어른이 안 믿으면?”
“그래서 시험하자고 하는 거야.”
마라는 벽의 호출줄로 갔다. 노아가 손가락으로 바닥을 두 번 두드렸다.
톡, 톡.
마라는 즉시 멈췄다.
“왜?”
“내가 먼저 말할래.”
“빨리.”
“빨리는 조건 아니야.”
마라는 입을 다물고 기다렸다. 노아는 열선에서 한 걸음 물러난 뒤에야 호출줄을 잡았다.
종이 울리자 가장 먼저 카시안이 들어왔다. 외투도 장갑도 갖춰 입지 못한 채였다. 노아와 열선 사이 거리를 본 그의 얼굴에서 피가 빠졌다.
“침대로 돌아가.”
“먼저 들어요.” 마라가 말했다.
“마라 벨, 밖으로 나가라.”
“싫어요.”
카시안이 대화로실 문을 닫으려 했다. 뒤따라온 세레나가 문 사이에 공개판 받침을 끼웠다.
“지금 봉쇄하면 왜 들어왔는지 다시 숨깁니다.”
“손이 닿기 직전이었다.”
“그래서 먼저 분리하고, 다친 곳을 보고, 이유를 듣죠.”
의원 보조가 노아의 손끝을 확인했다. 열상은 없었고 체온도 내려가지 않았다. 세레나는 그 결과를 말한 뒤 물었다.
“열선에 닿았습니까?”
“아직요.”
“닿으려고 했습니까?”
“네.”
카시안의 손이 문고리를 움켜쥐었다. 노아는 그 손보다 세레나를 봤다.
“밖에 굴뚝 하나가 기록이랑 달라요. 병사는 바람이 돈다고 했어요. 제가 여기 오면 어느 선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확인하면 손끝 감각과 기억을 잃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알아요.”
“그 위험을 알면서 혼자 결정했군요.”
노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레나는 잘했다고도, 배은망덕하다고도 하지 않았다.
마라가 바람개비를 들었다.
“이것도 휘었어요. 그러니까 둘 다 틀릴 수 있어요. 굴뚝만 보고 무시한 병사도, 이걸 보고 화로로 온 노아도.”
카시안이 말했다.
“외곽 확인대를 깨운다.”
“그다음에도 같은 일이 생기면요?” 노아가 물었다.
세레나는 바닥의 선을 보았다.
“원격 표식을 만들죠. 굴뚝 수, 바람개비 방향, 온도판 가운데 둘 이상이 다르면 성인 확인자를 부릅니다. 한 사람 판단으로 끝내지 않고요.”
“두 번도 넣어요.”
“두 번?”
노아는 손가락으로 바닥을 두드렸다.
“한 번 틀린 건 다시 보기. 두 개가 틀리면 멈추고 부르기. 제가 두 번 두드리는 것도 같은 뜻.”
마라가 끼어들었다.
“바람개비는 내가 고쳐요. 대신 내 이름도 같은 크기로 써요.”
“내가 굴뚝 순서 그릴게.”
“같이 그려. 네가 또 혼자 맞다고 하면 도구 가져갈 거야.”
노아는 그 조건이 싫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가 생겼다는 말보다, 틀리면 도구를 빼앗길 수 있다는 말이 더 믿을 만했다.
외곽 확인자는 사나 집 굴뚝이 아니라 그 옆 빈 집의 막힌 연통에서 연기가 새고 있다고 보고했다. 당장 사람이 다칠 문제는 아니었지만 바람길 표시는 틀려 있었다. 노아의 의심도, 노아의 방법도 절반씩 맞고 틀렸다.
세레나는 해가 뜨기 전 빈 판을 가져오게 했다. 한쪽에는 여섯 굴뚝 모양, 가운데에는 바람개비, 마지막에는 온도판을 그렸다. 글을 읽지 못하는 야간 운반자도 볼 수 있도록 숫자 아래에 모양을 붙였다.
“누가 바꾸죠?” 노아가 물었다.
“굴뚝 표식은 외곽 확인자, 바람개비는—”
“나.” 마라가 말했다.
“고치는 사람과 확인하는 사람은 달라야 해요.” 세레나가 말했다.
마라가 눈을 가늘게 떴다.
“내가 만들었는데요.”
“그래서 고칠 권한은 마라 씨에게 있어요. 제대로 움직이는지 확인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고요.”
“누가요?”
카시안이 병사 이름을 쓰려 하자 마라가 펜 끝을 손가락으로 막았다.
“그 아저씨 아까 연기 무시했어요.”
병사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는 변명하지 않고 자기 이름을 첫 확인자에서 지웠다.
“낮에는 도란 아저씨 견습. 밤에는 주방 연통 보는 사람.” 마라가 말했다. “바람개비는 높은 데 있으니까 사다리 잡을 사람도 써요.”
노아는 자기 이름을 어느 칸에 넣어야 할지 보았다. 확인자도, 호출자도 아니었다.
“저는요?”
“굴뚝 순서와 두 번 조건을 정한 사람.” 세레나가 말했다. “그리고 틀렸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틀리면 일에서 빠져요?”
“한 번 틀리면 같이 고칩니다. 몸으로 확인하려 하면 그날 관찰을 멈추고 어른이 대신해요.”
노아는 그 문장이 벌처럼 느껴졌다. 동시에 다시 화로로 갈 핑계가 사라지는 문장이기도 했다.
마라가 판을 시험했다. 바람개비 날개 하나만 접었다. 외곽 확인자는 다시 보라는 흰 패를 올렸고 아무도 뛰지 않았다. 이어 마라가 날개 두 개를 접고 굴뚝 하나를 검은 패로 가렸다. 오르센이 즉시 외곽 확인자 둘을 깨우고 출발 시각을 적었다.
“늦어요.” 마라가 말했다.
“얼마나?” 카시안이 물었다.
마라는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절반이 내려간 뒤에야 두 사람이 장갑과 등불을 갖췄다.
“그 시간도 표에 써요. 다음 시험엔 등불을 문 옆에 두고.”
카시안은 아이가 현장 지휘를 한다고 꾸짖지 않았다. 대신 등불 담당과 기름 보충자를 적었다. 노아는 자기가 없어도 판이 움직이는 것을 끝까지 지켜봤다. 처음 시험은 느렸고, 그래서 거짓 성공보다 쓸모가 있었다.
세레나는 성인 확인자 둘과 교대 시각을 표에 적었다. 첫 호출은 마라가 맡되 밖으로 뛰어나가지 않고 병사에게 표를 넘기기로 했다. 두 번째 확인은 도란의 견습이 낮에 맡는다. 노아 이름 옆에는 ‘관찰·표식, 열선 접촉 금지’가 붙었다.
카시안은 그 문장을 오래 보았다. 문은 닫지 않았지만 문고리에서 손도 떼지 않았다.
마라는 바람개비 날개 두 개를 안쪽으로 접었다. 멀리서도 두 번 꺾인 모양이 보였다.
“이게 멈춤이야.”
노아는 자기 손가락을 열선이 아니라 접힌 날개 위에 올렸다. 이번에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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