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덧문을 떼는 순서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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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곽집 창문에는 유리보다 바람이 더 많았다. 도란은 판자를 빌려주겠다고 했고, 대가로 조합원 난방 우선권을 요구했다. 세레나는 저택의 빈 객실 덧문부터 떼라고 했다. 카시안은 마차 열쇠를 쥔 채 누구 집이 먼저 무너질지 물었다.

여섯째 날 아침, 조합 창고 앞에는 세 종류의 나무가 쌓여 있었다.

마른 참나무 판자 열여섯 장, 기름 먹인 소나무 판자 아홉 장, 물을 먹어 가장자리가 벌어진 폐재 스물두 장. 도란은 손톱으로 판자 결을 두 번 긁었다. 마른 것은 공동 수면실 창에, 기름 먹인 것은 베른 집과 북문 아래 과부 집에, 폐재는 쪼개서 바닥 받침으로 쓰면 됐다.

문제는 그걸 내놓고 나면 조합원 스물한 집에 남는 게 폐재뿐이라는 사실이었다.

“우리가 수리하고 우리가 추워집니다.”

도란은 세레나 앞 배분표에 못 하나를 박았다. 가장 먼저 무너질 집 표시였다.

“판자와 기름을 대여하죠. 대신 오늘 밤 조합원 집은 방벽 열 배분에서 한 순위 올립니다.”

“판자 사용료와 수리 품삯은 지급합니다.” 세레나가 말했다. “열 순위는 집 상태로 정하고요.”

“돈은 봄에 태워도 됩니다. 오늘 필요한 건 열입니다.”

“그 우선권을 받으면 비조합 집이 뒤로 갑니다.”

“비조합 사람이 지붕을 고칠 줄 압니까?”

말이 나간 뒤 도란은 입을 다물었다. 어제 공개판에서 조합 견습의 말을 대신하려던 것과 같은 습관이었다. 기술이 있으니 결정권도 자기 몫이라고 계산했다.

마리는 창고 문밖에서 천 자루를 내려놓았다.

“집 고칠 줄 아는 손이 수프 끓일 줄도 압니까?”

“그건 다른 일이지.”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을 없는 것처럼 말하지 마세요. 조합 집만 먼저 데우면 오늘 밤 수프는 조합원끼리 끓이든가.”

도란은 그녀가 협박한다고 생각했다가 천 자루 안을 보고 말을 삼켰다. 저택에서 걷어 온 낡은 침대 휘장과 두꺼운 식탁보였다. 창문 틈을 막고 문 아래에 대면 판자 한 장을 아낄 수 있었다.

“저걸 내놓으면 저택 노동자 숙소는?”

“우리 숙소 몫은 따로 뺐어요. 남는 걸 가져온 겁니다.”

“누가 남는다고 정했소?”

“쓰는 사람이요. 하녀장, 세탁조 둘, 주방 야간조. 감사관님 지시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마리는 품목표를 내밀었다. 천마다 원래 방, 지금 쓸 집, 돌려받을 날짜가 적혀 있었다. 공짜로 내놓은 물건은 하나도 없었다. 세탁 횟수와 수선 품삯까지 붙었다.

“도란 조합장님 판자도 똑같이 하세요. 대신 열 순위는 사지 말고.”

도란은 반박하려고 마른 참나무를 두 번 긁었다. 결은 곧았다. 자기 조건은 비뚤어져 있었다.

“대여료는 나무값의 사분의 일. 봄 해빙 뒤 같은 규격으로 돌려받습니다. 못을 뽑다 갈라지면 수리한 집과 조합이 절반씩 부담.”

세레나가 물었다.

“수리 노동은요?”

“조합 품삯대로. 견습도 이름과 시간을 따로 씁니다.”

“비조합 보조가 붙으면?”

도란의 턱이 굳었다.

“안전 교육 한 시각 뒤 보조 품삯을 줍니다. 지붕 위에는 안 올립니다.”

마리가 말했다.

“한 시각 가르치는 사람 이름도 쓰고요.”

“그것까지 쓰면 판자보다 장부가 무거워지겠군.”

“장부가 무거우면 들 사람 품삯도 쓰면 됩니다.”

도란은 웃지 않으려다 콧김을 뿜었다. 그는 우선권 요구를 두 줄로 긋고, 대여료·회수 기한·교육 시간을 새로 적었다.

남은 문제는 저택이었다.

서쪽 미사용 객실에는 온전한 덧문 열두 쌍이 달려 있었다. 가문 손님이 오면 쓰려고 기름칠한 참나무였다. 하인 둘이 나사를 풀라는 명령 앞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왕실 봉인 자산입니다.” 늙은 집사가 말했다. “떼면 창틀이 상하고 방 안 벽지가 젖습니다.”

도란은 창틀 아래 썩은 부분을 손가락으로 눌렀다.

“벽지는 젖어도 다시 붙입니다. 베른 집 사람 손가락은 떨어지면 못 붙여요.”

집사는 그를 노려봤다.

“당신 조합 창고 판자는 얼마나 냈습니까?”

정확한 질문이었다. 도란은 열여섯 장이라고 답하지 않았다.

“온전한 것 스물다섯 장 중 열여섯. 기름 먹인 것 아홉은 전부. 폐재 스물두 장은 받침으로 씁니다.”

“그럼 저택도 전부 떼라는 겁니까?”

“아니. 쓰지 않는 방부터요. 사람 자는 방은 남깁니다.”

도란은 저택 사람을 한 덩어리로 세지 않았다. 하인 숙소 창문 두 곳은 오히려 덧문이 모자랐다. 빈 귀빈실 열 곳에서 열 쌍을 떼고, 그중 여덟 쌍은 외곽 위험 가구, 두 쌍은 저택 노동자 공동 수면실로 돌리기로 했다.

세레나는 은식기 담보 목록을 가져왔다. 남은 은 음식 덮개 여섯 개와 넓은 쟁반 넷. 녹이면 봄 석탄 계약금이 될 물건이었다.

“가치는 떨어집니다.” 집사가 말했다.

“형태는 남겨요.” 도란이 쟁반 가장자리를 살폈다. “구멍을 뚫지 않고 나무 틀에 끼워 화로 뒤 반사판으로 씁니다. 공동 수면실 둘, 베른 집, 북문 과부 집. 덮개는 문 아래 바람막이 판을 누르는 추로 쓰고요.”

“은을 추로 쓴다고요?”

“금도 바람 앞에서는 무게입니다.”

도란은 경매 가치 손실을 수리 장부에 따로 적게 했다. 생활에 썼다고 빚이 사라지는 척하지 않았다. 집사는 끝내 서명하지 않았지만 물품 상태 증인으로 자기 이름은 남겼다.

첫 덧문이 떨어지자 빈 귀빈실 안으로 눈가루가 길게 들어왔다. 벽지는 젖을 것이고 봄에는 창틀을 다시 맞춰야 했다. 도란은 그 비용을 숨기지 않았다. 대신 방 안에 사람 이름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도 같은 줄에 적었다.

정오까지 자재는 준비됐지만 옮길 수레가 없었다. 조합 수레 둘은 장작 운반 중이었고, 저택 큰 마차 셋 가운데 한 대는 축이 부러져 있었다. 남은 두 대 중 하나는 환자 이송용, 하나는 카시안이 군용 비축으로 묶어 둔 덮개 마차였다.

마구간에서 카시안은 열쇠 꾸러미를 손 안에 감췄다.

“북쪽 길이 끊기면 환자를 성 안으로 옮길 수단이 필요합니다.”

“환자용 마차 한 대는 남습니다.” 세레나가 말했다.

“한 대로 병동 스물셋을 못 옮깁니다.”

도란이 마차 바퀴를 발로 밀었다. 테두리 철이 얼었지만 축은 멀쩡했다.

“오늘 이걸 안 내주면 베른 집 덧문은 해 진 뒤에 달립니다. 그 집에서 환자가 나오면 어느 마차로 옮길 겁니까?”

카시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군용 마차는 장갑과 곡물도 싣는다. 외곽길에서 망가지면 성의 철수 능력까지 잃어.”

“그래서 조합 마부를 붙이고 바퀴 수리 도구를 싣습니다. 병사를 무료 운반 인력으로 쓰지 않을 겁니다.”

도란은 카시안이 가장 비싼 선택을 먼저 내놓기를 기다렸다. 세레나는 끼어들지 않았다.

카시안은 빈 마구간 칸을 한 번 보고 말했다.

“덮개 마차를 내준다. 환자용 소형 썰매 두 대는 남기고, 큰 환자 마차는 병동 앞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마부는?” 도란이 물었다.

“조합 마부 한 명, 내 병사 한 명. 둘 다 운반 품삯을 받는다. 병사는 오늘 야간 교대에서 뺀다.”

“돌아오는 시각은?”

“해 진 뒤 첫 종 전. 늦으면 베른 집에 두고 사람만 썰매로 돌아온다.”

카시안은 군용 덮개와 마차 열쇠를 따로 떼어 도란에게 건넸다. 열쇠고리에는 빈 쇠테 하나만 남았다.

“망가지면 조합이 고칩니다.” 도란이 말했다.

“절반은 저택 운반 예산에서 낸다. 공동 결정이었으니까.”

그 말에는 호의도 고백도 없었다. 누가 손실을 낼지 미리 나눈 문장뿐이었다.

마차는 해 지기 전 베른 집과 북문 과부 집에 닿았다. 조합 견습은 판자를 재단했고 비조합 보조 둘은 땅에서 받쳤다. 마리는 저택에서 가져온 천의 반환 표를 문 안쪽에 못 박았다. 은 쟁반은 화로 뒤에서 열을 방 안으로 밀었지만 숯 양을 늘려 주지는 않았다.

북문 과부 사나는 덧문을 달 자리를 보더니 문을 막고 섰다.

“안쪽 선반은 건드리지 마세요.”

도란은 가장 빠른 방법이라며 선반을 떼려 했다. 벽에 곧장 받침을 박으면 반 시각을 아낄 수 있었다.

“곡물 자루를 어디 두라고요?” 사나가 물었다.

“다른 벽으로 옮기면 됩니다.”

“그 벽은 밤에 서리가 내려요. 당신이 덧문 달고 가면 내일 옮기는 건 나예요.”

도란은 못통을 내려놓았다. 먼저 무너질 집을 안다고 해서 그 집 안의 동선까지 아는 건 아니었다. 그는 견습에게 바깥 창틀에 덧받침을 대는 방법을 설명했다. 판자 한 뼘이 더 들고 작업은 반 시각 늦어졌다.

“추가 판자는 조합 몫에서 냅니다.”

“왜요?” 사나가 되물었다. “내가 선반을 지켜 달라고 해서 늘어난 건데.”

“처음 견적에 사는 사람 동선을 안 물은 값입니다. 내가 고칠 겁니다.”

도란은 공개판 사본의 ‘견적 수정’ 칸에 자기 이름을 썼다. 사나는 그제야 문을 비켰다. 감사하지도 않았고, 도란은 그 말을 요구하지 않았다.

베른 집에서는 천을 못으로 박으려던 조합원이 마리에게 손등을 맞을 뻔했다.

“그 천은 내일 세탁해서 다른 집에 돌릴 겁니다. 구멍 내면 누가 꿰매죠?”

“바람 새면 못을 박아야지.”

“끈 고리를 먼저 달아요. 세탁조에서 만든 겁니다.”

마리는 직접 천을 걸지 않았다. 야간 세탁조의 젊은 노동자에게 고리 방향을 설명하고 손을 뗐다. 첫 고리는 뒤집혀 천이 바닥에 끌렸다. 마리의 손이 먼저 나갔다가 멈췄다.

“다시.”

젊은 노동자가 고리를 풀어 제 방향으로 걸었다. 반 시각이 더 들었지만 내일 마리가 쉬어도 같은 일을 할 손이 하나 생겼다. 도란은 수리표에 판자와 못뿐 아니라 천 고리 교육 시간도 적었다.

사나 집 온도가 오르기 전에 조합원이 자기 집 순서를 물었다. 도란은 배분표의 열한 번째 줄을 가리켰다.

“내 집 다음입니다.”

“조합장이 우리 몫을 빼앗아 저택에 줬다고 다들 말할 겁니다.”

“저택도 냈고 우리도 냈습니다. 내가 고칠 건 내일 회의에서 말하죠.”

그는 체면을 지키려고 우선권을 되돌리지 않았다. 대신 누가 반대했는지까지 표 아래에 적었다.

도란은 완성됐다는 말을 쓰지 않았다. 창문 틈이 줄었고, 다음 두 시각 동안 온도를 재야 했다. 덧문 경첩이 처지면 조합이 돌아와 고치고, 천이 젖으면 저택 세탁조에 품삯을 주고 말려야 했다.

밤 배분표 맨 위에는 더 이상 저택과 조합원 집이 먼저 오지 않았다. 공동 수면실 둘, 베른 집, 북문 과부 집, 저택 노동자 숙소, 그다음 조합원 위험 가구 순이었다. 도란은 자기 집을 열한 번째 줄에 적었다.

마차 바퀴가 성문을 나갈 때 카시안의 손에는 빈 열쇠고리가 남았다. 도란의 창고에는 기름 먹인 판자가 한 장도 남지 않았다.

두 사람은 잃은 물건을 성공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대신 해 진 뒤 첫 온도를 확인할 사람과, 내일 돌려받지 못할 잠을 장부에 먼저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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