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실적 보고
24시간마다 살인범이 바뀐다 · 2026. 5. 9.
분기 실적 보고는 목요일 오후 2시였다.
기획팀의 차례는 세 번째였다. 아스타로트는 회의실 뒤쪽에 앉아 앞의 두 팀을 봤다.
첫 번째 팀은 숫자를 크게 띄웠다. 목표 대비 112퍼센트. 본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팀은 88퍼센트였다. 팀장은 시장 상황을 6분 동안 설명했다. 본부장의 표정이 점점 굳었다.
"됐고."
본부장이 손을 들었다.
"다음 분기에 몇 할 건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숫자로 말해."
침묵이 길었다. 아스타로트는 그 침묵의 성질을 알아봤다. 준비하지 않은 자가 시간을 벌려고 만드는 침묵이었다. 마계의 하급 지휘관들이 패전 보고에서 늘 그랬다.
기획팀 차례가 왔다. 부장이 일어섰고, 아스타로트가 노트북을 들고 뒤에 섰다.
"기획팀 74퍼센트입니다."
부장이 첫 문장으로 그것을 말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아무도 낮은 숫자를 먼저 말하지 않는다.
"미달분은 3억 8천이고, 원인은 하나입니다. 신규 유입이 끊겼습니다."
본부장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원인 분석은?"
"저희 대리가 하겠습니다."
부장이 물러섰다. 아스타로트는 앞으로 나갔다.
이 순간을 위해 그는 사흘을 준비했다. 스물세 권의 계획서에서 배운 형식대로 세 장을 만들었다.
"지난 2년간 이탈한 거래처는 열한 곳입니다. 그중 일곱 곳이 담당자 변경 직후 90일 안에 이탈했습니다."
그는 두 번째 장을 띄웠다.
"인수인계 문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담당자가 바뀌면 거래처가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야 합니다. 두 번째 설명에서 대부분 이탈합니다."
"그래서?"
"열한 곳의 연간 합계가 4억 2천입니다. 미달분 3억 8천과 거의 같습니다."
본부장이 안경을 벗었다. 아스타로트는 그 동작을 관찰했다. 집중의 신호였다.
"대안은?"
"두 가지입니다."
그는 마지막 장을 띄웠다.
"첫째, 이탈한 일곱 곳 중 아직 경쟁사로 완전히 넘어가지 않은 네 곳에 재접촉합니다. 이미 두 곳과 통화했고, 한 곳이 재검토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미 했다고?"
"보고 전에 확인이 필요했습니다."
본부장의 입꼬리가 조금 움직였다.
"둘째는?"
"인수인계 서식을 만듭니다. 한 장입니다. 거래처의 결정권자, 과거 거절 이력, 가격 민감도 세 가지만 적습니다. 세 가지 이상 요구하면 아무도 쓰지 않습니다."
"왜 한 장이야."
"열 장이면 안 씁니다. 안 쓰는 서식은 없는 서식입니다."
회의실에서 누군가 웃었다. 아스타로트는 그것이 좋은 신호인지 판단하지 못했다.
본부장이 안경을 다시 썼다.
"이름이 뭐지."
"아스타입니다."
"아스타 대리. 다음 분기 목표 몇 할 거야."
아스타로트는 잠시 생각했다. 여기서 112퍼센트를 말하면 신뢰를 얻는다. 그리고 다음 분기에 그것을 못 하면 신뢰를 두 배로 잃는다.
"91퍼센트입니다."
"낮게 부르는군."
"작년 같은 분기 실적입니다. 네 곳 재접촉이 전부 성공하면 96까지 갑니다. 다만 전부 성공한다고 가정한 숫자를 보고에 쓰지 않겠습니다."
본부장이 서류를 덮었다.
"그렇게 해."
회의가 끝나고 복도에서 부장이 그를 불렀다.
"아스타 대리."
"네."
"내가 74퍼센트 먼저 말한 거, 그거 너한테 배운 거야."
아스타로트는 고개를 저었다.
"부장님이 결정하신 겁니다. 저는 자료만 만들었습니다."
"...그것도 배운 거지."
부장이 먼저 걸어갔다. 아스타로트는 시계를 봤다. 4시 12분이었다.
정시까지 1시간 48분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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