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델리아의 가격표는 마레아의 혼인을 무료로 구해 주지 않았다
혼인계약 심판관은 왕관을 거부한다 · 2026.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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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델리아의 가격표는 마레아의 혼인을 무료로 구해 주지 않았다.
검은 종이 첫 줄에는 벨렌 단기 채권 셋의 원금 팔천사백 금화가 적혀 있었다. 오델리아 상단은 위험 할인 이십이 퍼센트를 적용해 육천오백오십이 금화에 모두 사겠다고 했다. 혼인 성립 조건은 즉시 해제한다. 그 아래 새 채권자의 권리 칸만 비어 있었다.
대리인은 빈칸을 협상 여지라고 불렀다. “서명하는 분이 원하는 조건을 넣으시면 됩니다.”
마레아는 가격표를 뒤집었다. 뒷면에는 채권 양도 뒤 기존 채권자의 부수 권리는 새 소유자에게 승계된다는 관례 문구가 있었다. 혼인 담보와 함께 후계 후보 지지 약정도 넘어갈 수 있었다.
“빈칸이 아니라 뒷면에 적혀 있군요.”
“오델리아 님은 혼인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대신 제 후계 표에 가격을 붙일 수 있죠.”
대리인은 부인하지 않았다. 상단은 자선을 하지 않는다. 빚을 싸게 사면 원금과 의결권 중 하나는 회수해야 했다.
에이라는 당사자석에서 말하지 않았다. 지난 심리에서 언니가 혼인을 취소하지 않았다고 대신 무효화하지 않았듯, 이번에도 구원 거래를 거부하라고 먼저 말하지 않았다.
마레아는 세 채권자의 이름을 공개대에 올렸다. 시장 직물 조합, 수도 회계 조합, 대리 등록된 남부 창고 조합. 셋째의 최종 출자자는 아직 가려져 있었다.
“오델리아 상단이 전부 사면 여러분은 오늘 현금을 받고 나갑니다. 제가 거부하면 조기 만기는 유지됩니다. 어느 쪽을 원합니까?”
직물 조합은 현금을 원했다. 겨울 원단 대금을 치러야 했다. 회계 조합은 할인 손실이 너무 크다고 했다. 남부 창고 대리인은 본인에게 결정 권한이 없다고 답했다.
세 목소리는 한 채권자 집단으로 합쳐지지 않았다.
오델리아의 대리인이 시간을 압박했다. 가격은 해 질 때까지만 유효했다. 이후에는 남부 곡물 시세를 반영해 다시 계산한다.
마레아가 물었다. “해 질 때까지 혼인 조건을 취소하지 않으면 무엇을 잃습니까?”
“가문 직원 급료와 채권 연장 가능성입니다.”
“제가 아니라요?”
대리인은 잠시 멈췄다. “마레아 님은 혼인 선택의 자유를 잃을 수 있습니다.”
“직원은 급료를 잃고 채권자는 원금을 잃습니다. 제 자유만 구한다는 이름으로 그 손실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거래군요.”
마레아는 가격표에 거부 도장을 찍지 않았다. 즉시 거부하면 기존 채권자들이 대안을 검토할 시간도 사라졌다. 대신 오델리아에게 두 시간 연장을 요청했다. 연장 대가로 상단은 실사 비용 금화 스물넷을 요구했다.
“거래가 성립하지 않아도 냅니까?”
“예.”
마레아는 자기 돈이 없었다. 배당과 저택은 이미 잃었고, 금화 육백십을 빌린 대가로 장부 정리 노동 사십 일이 잡혀 있었다. 실사 비용을 또 개인 노동으로 빌리면 가문 빚을 자기 시간으로 계속 옮기는 셈이었다.
직물 조합 대표가 금화 열둘을 냈다. “우리는 빨리 팔고 싶지만 헐값은 싫습니다.”
회계 조합이 나머지 열둘을 냈다. 두 조합은 거래 성립 여부와 관계없이 비용을 돌려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연장 두 시간 동안 자기 대안을 공개할 권리를 받았다. 남부 창고 대리인은 내지 않았다.
오델리아 측은 연장을 승인했다. 해 질 시계가 두 칸 뒤로 밀렸다.
마레아는 새 표를 그렸다. 첫째 줄은 원금과 상환 순서. 둘째는 혼인 조건. 셋째는 가문 평의회 지지 약정. 넷째는 직원 급료. 한 채권에 붙어 있던 네 권리를 떼어 냈다.
“혼인 조건은 누구에게도 양도하지 않습니다. 당사자 동의가 없는 이상 소멸시킵니다.”
“그러면 채권 가치가 떨어집니다.” 직물 조합이 말했다.
“얼마나 떨어지는지 숫자를 내세요.”
회계 조합이 계산했다. 혼인 축하금 예상액을 제거하면 회수 가능 금액은 오천칠백이었다. 대신 혼인 준비금 금화 이천이 동결돼 있어, 급료 우선분을 분리한 뒤 남는 금액을 채권자에게 배분할 수 있었다.
마레아는 오델리아의 일괄 매입 대신 채권자 전환안을 냈다. 원금의 삼십 퍼센트는 장기 상환으로 넘기고, 나머지는 벨렌 감사 기간의 임시 지분으로 바꾼다. 각 채권자는 원금 규모와 무관하게 감사 예산·자산 매각·신규 차입에 한 표씩 가진다. 혼인, 후계자 신체, 사적 거처에는 표를 쓰지 못한다. 채무가 상환되거나 이 년이 지나면 표는 소멸한다.
직물 조합 대표가 물었다. “큰돈을 낸 사람이 작은 채권자와 같은 한 표입니까?”
“원금 배분은 비례합니다. 표까지 비례하면 가장 큰 채권자가 가문을 삽니다.”
“그럼 마레아 님은 몇 표를 가집니까?”
“이 안을 제안한 표 하나를 요구합니다. 후계 표가 아닙니다. 감사 기간 재정 표입니다.”
회계 조합은 자기 빚을 줄이기 위해 자기 표를 요구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마레아는 인정했다. “맞습니다. 그래서 제 표도 신규 차입과 제 개인 보수에는 쓰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직원 대표가 끼어들었다. 채권자 셋과 마레아만 표를 가지면 급료를 받지 못한 백열세 명은 또 비용으로만 남는다고 했다.
마레아는 직원 대표 한 표를 추가했다. 동결된 혼인 준비금과 급료 지급 순서에만 행사한다. 직원들이 직접 선출하고 언제든 회수할 수 있게 했다.
표는 다섯이 됐다. 채권자 셋, 마레아 하나, 직원 하나. 어느 한쪽도 단독 과반을 만들 수 없었다.
오델리아 대리인은 안을 읽고 비웃지 않았다. “상단이 빚을 사면 회수 기간과 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섯 표는 매번 회의를 열어야 하니 비쌉니다.”
“그 가격도 내십시오.”
대리인은 시간당 회계비, 지방 이동비, 분쟁 준비금을 계산했다. 이 년 동안 금화 사백팔십. 오델리아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 그 비용을 상환표에 추가하겠다고 했다.
대신 수정안을 제시했다. 상단은 세 채권 중 남부 창고 채권만 산다. 나머지 둘은 임시 지분으로 전환한다. 상단은 감사 예산에 한 표를 갖되, 혼인·후계 표는 포기한다. 거래 수수료는 원금의 사 퍼센트, 남부 운송 계약 입찰에서 같은 가격일 때 우선 협상권 육 개월.
“독점권은 아닙니다.” 대리인이 말했다. “더 싼 상단이 나오면 그쪽과 계약할 수 있습니다. 같은 가격일 때만 먼저 묻는 권리입니다.”
마레아는 오델리아가 선의를 연기하지 않는 점을 신뢰로 바꾸지 않았다. 수수료와 우선권은 실제 이익이었다. 하지만 비어 있던 의결권 칸은 한 표와 금지 범위로 채워졌다.
직물 조합은 장기 상환 기간을 삼 년으로 늘려 달라고 했고, 회계 조합은 이자 상한을 요구했다. 직원 대표는 첫 달 급료가 늦으면 마레아 표를 일시 정지하는 담보를 제안했다.
마레아는 자기 표를 지키려고 반대하지 않았다. 첫 달 급료가 예정일에서 사흘 넘게 늦으면 감사 재정 표를 한 달 정지한다. 고의 은폐가 확인되면 영구 회수한다. 담보는 후계 표나 혼인 선택까지 가져가지 않았다.
에이라가 처음으로 질문했다. “언니, 오델리아가 채권을 사지 않아도 이 안을 유지할 겁니까?”
“네. 상단 한 곳이 나가면 다른 채권자 자리로 바꿉니다.”
“혼인을 취소하는 조건은요?”
“채권과 분리되면 제가 따로 결정합니다.”
에이라는 그 대답을 축하하지 않았다. “확인했습니다.”
회계 조합은 다섯 표가 실제로 움직이는지 시험하자고 했다. 벨렌 주방과 직원 숙소에 밀가루를 공급하는 계약이 그날 만기였다. 금화 백이십을 먼저 내면 한 달을 연장할 수 있었고, 놓치면 다음 가격은 십오 퍼센트 올랐다.
마레아는 동결 혼인 준비금에서 돈을 꺼내자고 했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 돈은 급료와 채권 순위를 판정하기 전에는 새 지출에 쓰지 못했다. 자기 제안이 첫 질문부터 기존 동결을 우회할 뻔했다.
“제 안을 철회합니다. 사용 가능한 계정을 먼저 찾으세요.”
직물 조합은 마구간 매각 계약금에서 백이십을 옮기자고 했다. 회계 조합은 그 계약금도 담보라고 반대했다. 남부 창고 대리인은 투표 권한이 없다고 기권했다. 직원 대표는 아직 선출 전이라 표가 없었다.
임시 구조는 시작부터 둘로 갈렸다. 마레아가 자기 제안자 표를 써도 과반이 아니었다.
오델리아 대리인이 대안을 냈다. 상단이 백이십을 단기 운영비로 빌려 주되, 다음 남부 운송 수수료에서 먼저 회수한다. 이자는 없지만 같은 가격 우선 협상권의 시작일이 오늘로 당겨진다.
직물 조합은 상단의 발을 들이는 거래라고 반대했다. 마레아도 즉시 받지 않았다. 주방 책임자를 불러 공급 계약을 이틀만 연장할 수 있는지 물었다. 책임자는 기존 밀가루를 줄이면 빵 크기를 오 분의 일 줄여 이틀 버틸 수 있다고 했다. 직원 식사부터 줄어드는 비용이었다.
직원 대표 후보 셋이 공개대에 섰다. 한 명은 이틀 감량을 받아들이고 표 선거 뒤 결정하자고 했다. 한 명은 상단 돈을 받되 우선권 시작일을 당기지 말자고 했다. 마지막 후보는 관리자 식사도 같은 비율로 줄이지 않으면 감량안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마레아는 세 번째 조건을 자기 이름으로 먼저 수락했다. 벨렌 가문 관리자와 감사 보좌진의 빵도 오 분의 일 줄인다. 주방 책임자가 그 조건이면 이틀 연장이 가능하다고 확인했다.
첫 결정은 돈을 빌리지 않는 대신 모두의 식사량을 줄였다. 효율적인 구원은 아니었다. 그러나 직원 표가 생기기 전에 직원 몫을 마음대로 담보로 쓰지도 않았다.
오델리아 대리인은 자기 제안이 거절된 비용을 가격표에 기록했다. 우선권 시작일은 당겨지지 않았고, 상단은 백이십 금화를 더 높은 회수율의 다른 거래에 돌렸다. 마레아의 협상 시간을 위해 남부 상단의 수익을 비워 두지 않았다.
두 시간 뒤 직물 조합과 회계 조합은 조건부 찬성했다. 직원들은 그날 밤 선거를 열기로 했다. 남부 창고 채권은 오델리아 상단 실사로 넘어갔다. 최종 전환은 아직 아니었지만, 일괄 매입만이 유일한 출구는 아니게 됐다.
마레아는 혼인 취소 확인서를 받지 못했다. 대신 자기 재정 표 하나를 요구했고, 그 표가 급료 실패 때 정지되는 조건까지 공개했다. 구원받지 않은 대가로 협상 당사자가 됐다.
해 질 무렵 다리우스가 문서고 발코니에 섰다. 손에는 마레아가 본 적 없다고 한 혼인 담보 부속표라고 그가 주장하는 문서가 있었다.
“채권과 혼인을 이제 와서 분리할 수는 없다.”
그는 마지막 장을 공개대에 내렸다. 담보 동의란에는 마레아의 개인 축약 서명과 닮은 표시가 있었다. 진짜 서명인지, 언제 어떤 문서에 붙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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