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심리
혼인계약 심판관은 왕관을 거부한다 · 202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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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일정표에는 빈칸뿐이었지만, 비공개 회의실 문에는 오늘 밤 심리 번호가 붙어 있었다.
제사백십이호. 합병 혼인 조약과 강압 이의를 한 자리에서 종결한다. 방청인 없음. 시민 사본 없음. 당사자 발언은 각 삼 분.
에이라는 문을 막지 않았다. 문 앞에 몸을 세우거나 테오른의 병력을 부르면 황실은 공무 방해와 군사 압박을 이유로 더 깊은 밀실을 만들 수 있었다. 그녀는 복도 바닥에 빈 일정표를 펼치고 다른 절차를 쓰기 시작했다.
“증언 범주는 네 개. 혼인 당사자, 북부 대표, 시민 보관관, 군량·운송 이해관계자.”
테오른은 병력 명단 대신 발언할 사람 이름을 적었다. 로벤은 기밀 심사 중이므로 북부 수송대 부관과 굶어 죽은 마부의 가족 대표. 군사 대표는 자신이 아니라 북부 평의회 의원 둘. 에이라는 자신의 가족 대표를 넣지 않았다. 마레아는 혼담 당사자 자격으로 별도 신청해야 했다.
황실 의사관이 나온 뒤 맞은편 기록 강당으로 사람을 보냈다. 시종들이 의자 마흔 개를 비공개 회의실로 옮기고, 사본대에는 붉은 천을 씌웠다. 의사관은 마지막 출구에 봉쇄패를 걸었다.
“장소와 보안 인력이 없다. 국경 위기 중에 방청객까지 들일 시간도 없고.”
에이라는 뜯겨 나가는 좌석 번호를 셌다. 남은 의자는 여든, 출구는 둘이었다. 백이십 석 안을 버리고 여든 석으로 좌석표를 다시 접었다. 혼인 당사자와 증인은 앉히되 일반 방청은 추첨하고, 탈락한 사람에게는 복도 사본대를 열기로 했다.
테오른은 봉쇄패를 떼는 대신 강당 관리관을 불렀다. 관리관에게 남은 두 출구의 열쇠와 퇴역 문지기 열둘, 시민 기록소 경비 여덟의 명단을 맡겼다. 비용은 북부 군사 예산에서 내고 지휘권은 관리관에게 둔다는 칸에 자기 인장을 눌렀다.
에이라는 시간표를 네 칸으로 나눴다. 각 범주 이십 분, 반대 질문 십 분, 증거 대조 삼십 분. 비공개 속결보다 한 시간 길었다. 붉은 천을 걷지 못한 사본대 대신 서기 셋이 서로 떨어진 복도 창구를 맡았다.
의사관은 강당 열쇠를 요구했지만 관리관은 시설 이전에는 자기 서명이 필요하다며 거절했다. 의사관은 봉쇄패를 남겨 둔 채 비공개실로 돌아갔다. 공개안이 부결되면 여든 석 좌석표와 고용비부터 폐기될 터였다. 공개 청문안을 표결석에 올리려면 절차 위원 일곱 중 네 표가 필요했다.
현재 확보한 표는 에이라의 심판관 대리 표, 테오른의 북부 권리자 표, 시민 보관관 표. 세 개였다.
테오른은 강당 숙박·이동표를 채웠다. 북부 대표 둘은 수도 안에 있었지만 마부 가족 대표는 남쪽 외곽에 있었다. 군마를 보내면 군사 압박으로 보일 수 있었다.
“민간 마차를 빌립니다.” 에이라가 말했다.
“밤길에 두 시간 걸립니다.”
“청문 시작을 한 시간 늦추고 첫 범주를 북부 대표로 배치합니다. 가족 대표가 도착하면 순서를 바꾸죠.”
“지연 중 비공개 심리가 시작되면?”
테오른은 자기 세습 인장을 쥐었다가 숙박표 위에 내려놓았다. 회의실 경비를 북부 병사로 바꾸라는 명령란은 비워 두었다.
“표결석에 보류 신청을 넣겠습니다. 거부되면 공개 복도에서 같은 시간에 북부 증언을 시작합니다. 회의실 안에서 무시하더라도 기록은 남습니다.”
에이라는 발언 범주와 질문 권리에, 테오른은 이동·보안·숙박 비용과 비군사 지휘선에 각각 서명했다.
닐로의 자리는 비어 있었다. 대신 후배 서기 셋이 각자 원문 기록을 맡아 떨어진 창구에 앉았다.
저녁 여덟 시, 황실 절차 표결석에는 공개안과 비공개안이 나란히 올라왔다. 공개안 세 표, 비공개안 세 표. 마지막 한 표는 세라핀 아르셀의 것이었다.
그녀는 섭정 아우렐의 조카이자 후계 후보였다. 표결석 옆에는 황실 보호와 후계 우선권 증서가 놓여 있었다.
아우렐 측 대리인이 세라핀에게 봉인된 대리 표를 내밀었다. “섭정 전하의 뜻은 비공개 속결입니다. 후계자로서 같은 표를 행사하십시오.”
세라핀은 봉투를 뒤집었다. 서명란은 비어 있고 섭정실 보조 인장만 찍혀 있었다. 그녀는 그 서명 모양을 거꾸로 따라 쓰지 않았다. 이번에는 빈칸 그대로 관객에게 보였다.
“아주 품위 있는 명령이군요. 책임자만 빠져 있다는 점에서.”
대리인이 낮게 말했다. “가족의 보호를 잊지 마십시오.”
세라핀은 웃었다. “삼촌께서 제 후계 책임을 이토록 신뢰해 주시니 감사하군요. 그러므로 제 이름으로 판단하겠습니다.”
에이라가 비용 기록란을 밀었다. “잃는 권리를 적으십시오.”
“친절한 제안이네요. 승리를 빚으로 만들지 않으려는 연출까지 아주 교육적이고요.”
세라핀은 자기 후계 인장을 꺼냈다. 표결판 위에서 잠깐 멈춘 손은 떨리지 않았지만, 인장 끈을 두 번 감았다 풀었다.
“공개 심리는 황실의 약함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비공개 속결은 그 약함을 제 이름 뒤에 숨기겠죠.”
그녀는 공개안 쪽에 표를 놓았다.
“찬성 사유. 혼인 당사자와 북부 대표가 직접 말하지 않은 판정은 후계자인 제가 집행 책임을 받을 수 없습니다. 비용. 섭정 보호 철회 가능성과 후계 우선권 심사.”
대리인의 얼굴이 굳었다. “후계 우선권을 거는가?”
“거는 것이 아니라 귀측이 빼앗을 가능성을 기록하는 겁니다. 동사를 정확히 하세요.”
네 번째 표가 공개안에 붙었다.
표결판의 봉인이 마르기도 전에 황실 시종이 은쟁반을 가져왔다. 그 위에는 세라핀이 궁 안에서 쓰던 별관 열쇠와 전용 통행패 회수장이 놓여 있었다.
“보호 철회는 내일 심사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세라핀이 물었다.
“보호와 편의는 구분됩니다. 오늘 밤부터 별관과 전용 마차는 쓰실 수 없습니다.”
세라핀은 회수장 서명부터 확인했다. 이번에는 아우렐의 친필이 있었다. 표를 요구할 때와 달리 불이익에는 이름을 아끼지 않았다.
“결단력의 사용처가 참 선명하군요.”
그녀는 열쇠를 쟁반에 놓았지만 통행패는 바로 넘기지 않았다. 패 뒷면의 회수 시각을 시민 서기에게 베껴 쓰게 한 뒤에야 손을 뗐다. 에이라가 숙소를 제안하려 하자 세라핀이 먼저 잘랐다.
“동정은 심리 뒤에 받죠. 지금 방을 내주면 제 표가 당신 침대값이 됩니다.”
테오른이 강당 숙박표의 빈칸을 가리켰다. “황실도 북부도 아닌 시민 숙소가 세 곳 있습니다. 비용은 본인이 내고, 경비 배정은 관리관이 합니다.”
세라핀은 가장 싼 방에 자기 이름을 썼다.
황실 의사관은 비공개 회의실의 심리 번호를 떼어야 했다. 종이는 찢지 않고 취소 표식을 붙여 공개 기록함에 들어갔다. 기록 강당의 세 출구가 열리고, 시민 서기들이 사본대를 설치했다.
마부 가족 대표를 태운 민간 마차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테오른은 북부 증언을 먼저 시작하도록 순서를 바꿨다. 병사들은 회의실을 점거하지 않았고, 퇴역 문지기들이 시민 관리관의 명단 아래에 섰다.
첫 증언자는 로벤이 아니라 수송대 부관이었다. 그는 오늘 운행 가능한 수레 수와 출발 시각만 읽었다. 지휘관 승인 칸은 로벤의 심사가 끝날 때까지 비워 두고, 북부 평의회 대리 서명으로 수송을 계속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두 번째는 에이라였다. 그녀는 자신의 보증금과 자격 손실을 먼저 밝힌 뒤 검은 여백의 덧칠 방향과 봉인 뒤 압흔을 설명했다. 덧칠 아래 문구와 명령자 이름은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세 번째 순서 직전, 남쪽 문이 열렸다. 마부 엔의 아내가 숨을 몰아쉬며 들어왔다. 민간 마차 바퀴가 진흙에 빠져 늦었지만, 발언 시간은 남아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사망 확인 신청서를 사본대 위에 놓았다. 지휘관 서명란이 빈 탓에 세 차례 반송된 종이였다. 시민 보관관이 투명 덮개를 내렸다.
“보상금을 받기 위해 꾸민 것 아닙니까?”
여자의 손이 덮개 위에서 굳었다. 테오른이 일어나려 했지만 에이라가 먼저 질문권 표를 들었다.
“보상 심사는 오늘 의제가 아닙니다. 다만 이해관계는 기록하겠습니다. 증언자는 아직 보상금을 받지 못했고 신청서도 내지 않았습니다.”
“신청은 세 번 냈어요.” 여자가 말했다. “서명 없는 종이가 세 번 돌아왔을 뿐이에요.”
강당의 시선이 테오른에게 모였다. 그는 북부 대리 서명으로 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는지 내일 정오까지 공개 답변하겠다고 기록했다. 여자는 그 시각 옆에 자기 이름을 썼다.
황실 대리인은 원본 유출 때문에 모든 사본이 오염됐다고 공격했다. 에이라는 닐로를 면책하지 않았다. “사본 신뢰는 공동 심사 중입니다. 오늘은 원본 봉인 기록과 서로 독립된 종이의 압흔 표시만 사용합니다.”
테오른은 창고 좌표는 봉인했지만 수량과 이동 시각은 공개했다. 황실 대리인이 수레 부족을 조약 속결의 이유로 다시 적자, 수송대 부관이 북부 평의회의 대리 승인안을 그 옆에 붙였다.
청문 종료 직전, 사원 기록관 한 명이 새 장부를 제출했다. 혼인 조약 증인에게 던진 질문 목록이었다. 귀족 남성에게는 강압 여부를 묻는 칸이 있었고, 혼인 당사자 여성에게는 같은 질문이 통째로 빠져 있었다.
사원 기록관이 장부를 다시 당겼다. “서식 정리 중 생긴 필사 누락입니다. 사원 내부에서 고치겠습니다.”
혼인 당사자석에 앉아 있던 마레아가 손을 들었다. “누락이라면 제 답을 지금 받으세요.”
기록관은 질문 문구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펜을 내주지 않았다. 마레아는 시민 서기의 펜을 빌려 빈 줄 아래에 직접 썼다. 혼인 동의 여부, 제안받은 대가, 거부했을 때 예상되는 손실. 세 항목의 답을 적고 자기 지분 인장을 찍었다.
“이 답이 사원 장부에 들어갑니까?”
기록관은 대답하지 못했다. 에이라는 마레아의 답을 장부 원문에 합치지 않고 별도 시민 사본으로 봉인했다. 원래 장부에 없던 질문을 사후에 있었던 것처럼 만들 수는 없었다.
에이라는 장부를 넘기지 않고 빠진 칸만 확인했다. 누가 삭제했는지, 사원 전체의 기준인지 지금은 알 수 없었다.
세라핀이 자기 표 옆에 첫 후속 의제를 적었다. “사원 증인 장부의 질문 누락. 공개 검증.”
빠진 칸이 보이는 채 장부가 사본대 위에 펼쳐졌다. 황실 의사관이 덮개를 요구했지만 세라핀이 자기 표로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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