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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빈은 적힌 답보다 묻지 않은 질문부터 셌다

혼인계약 심판관은 왕관을 거부한다 · 2026.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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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빈은 적힌 답보다 묻지 않은 질문부터 셌다.

중앙 사원 혼인 기록고의 가장 최근 장부에는 신랑에게 묻는 항목이 일곱 개였다. 재산 은닉 여부, 선행 혼인, 채무, 위임받은 작위, 무력 사용, 강압, 취소 조건. 신부에게 묻는 항목은 다섯 개였다. 강압과 취소 조건이 없었다.

한 쌍만 그런 게 아니었다. 열두 건이 이어졌다. 귀족 신부 아홉, 상인 조합장의 딸 둘, 사원 급료를 받는 제빵사의 딸 하나. 신랑 쪽 질문은 계층과 상관없이 일곱 개였고 신부 쪽은 다섯 개였다.

코르빈은 첫 빈칸의 가장자리에 붉은 실을 묶었다. 장부를 훼손하지 않도록 제본 구멍을 통과시킨 뒤 매듭을 한 번만 지었다. 두 번째 누락에는 실을 묶지 않고 붉은 점을 찍었다. 같은 표시가 너무 많으면 원문을 가릴 수 있었다.

기록고 원로가 그의 손목을 잡았다. “공개 청문에서 가져온 의심을 사원 안으로 들이지 마라.”

“청문 전에 만들어진 장부입니다.”

“답이 없으면 동의로 본다. 오래된 관습이지.”

코르빈은 규정집을 펼쳤다. 원로가 말한 문장은 있었다. ‘당사자가 질문을 듣고도 답하지 않으면 증인 둘이 침묵을 기록한 뒤 동의로 볼 수 있다.’ 질문을 듣지 않은 경우를 동의로 보라는 문장은 없었다.

“그 질문은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열두 장의 질문 순서를 다시 읽었다. 축복 문구 다음에 재산 확인, 채무 확인, 서명. 신부 쪽에서는 재산 확인 뒤 곧바로 서명으로 넘어갔다. 종이가 찢긴 흔적은 없었지만 줄 간격이 두 배로 넓은 곳이 있었다.

원로가 장부 덮개를 당겼다. “서식 정리 중 빠진 줄이다. 오늘 안에 다시 써 넣으면 된다.”

코르빈은 놓지 않았다. 첫 번째 장의 넓은 간격과 여섯 번째 장의 넓은 간격은 같은 폭이었고, 칼끝이 종이를 스친 흔적도 같은 높이에 있었다. 지운 글자가 아니라 질문표를 옮겨 적을 때 한 줄을 건너뛴 모양이었다. 누가 시켰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는 더 오래된 장부 세 권을 가져왔다. 오 년 전 기록에는 신랑과 신부 모두 강압 여부를 물었다. 삼 년 전 기록은 주례자에 따라 달랐다. 어떤 사제는 두 사람에게 모두 물었고, 어떤 사제는 신부 쪽에서만 뺐다. 최근 한 해는 주례자가 달라도 열두 건 모두 빠져 있었다.

코르빈은 서가 반대편에서 같은 해 지방 분원 장부도 찾았다. 강변 분원의 질문표에는 두 항목이 남아 있었고, 신부가 ‘유보’라고 답한 혼인은 사흘 뒤 조건을 고쳐 다시 인증됐다. 산림 분원 장부는 아예 다른 서식을 썼다. 강압을 묻는 말은 짧았지만 신랑과 신부 모두에게 같은 문장이 있었다.

누락은 신앙의 교리도, 모든 사원의 단일 관습도 아니었다. 중앙 기록고에서 배포한 최근 서식에 집중돼 있었다. 서식 배포 목록의 책임자 칸에는 원로 한 명이 아니라 필사실 세 곳의 인장이 겹쳐 있었다. 어느 인장이 원문을 만들었고 어느 곳이 복사만 했는지는 목록만으로 가를 수 없었다.

귀족 신부의 답변지는 혼수 목록 뒤에, 상인 집안의 것은 채무 보증서 뒤에 있었다. 가진 문서는 달라도 빠진 질문의 위치만 같았다.

사원 전체가 한 사람의 뜻으로 움직였다는 증거는 아니었다. 대신 누락이 우연한 필사 실수라는 설명도 버틸 수 없었다.

열두 번째 장 아래에는 코르빈 자신의 보조 인증 표식이 있었다. 그는 석 달 전 이 혼인에서 신랑의 답을 소리 내어 대조했고, 신부 쪽 질문이 두 개 적다는 사실은 세지 않았다. 원로가 가르친 순서대로 축복과 인장만 확인했다.

그는 자기 표식 옆에도 붉은 실을 묶었다.

“그건 네 인증이다.” 원로가 말했다.

“그래서 표시합니다.”

“이 장부를 세우면 네가 확인한 혼인도 멈춘다.”

기록고 밖에서 다음 혼인을 준비하던 가족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인증이 정지되면 조약만 흔들리는 게 아니었다. 오늘 재산을 합칠 상인 부부, 출산 전 상속 순위를 정하려던 하급 관리, 사원 주방에서 일하는 여자의 계약도 효력을 기다려야 했다.

코르빈은 규정집의 ‘임시 인증 정지’ 조항을 세 번 읽었다. 첫 번째에는 원로의 허가가 필요한 줄만 보였다. 두 번째에는 원본 훼손 위험이 있을 때 보조 증인도 봉인을 청구할 수 있다는 문장이 보였다. 세 번째에는 청구가 기각되면 보조 증인의 직위와 숙소를 회수한다는 끝 문장이 보였다.

그는 장부를 덮지 않고 봉인함을 가져왔다.

원로가 문 앞을 막았다. “네가 믿음을 의심한 대가로 열두 가정을 미결 상태에 둘 셈이냐?”

코르빈은 대답이 늦었다. 규정집을 더 인용하면 결정을 미룰 수 있었다. 하지만 기다리는 가족들의 계약은 이미 불완전한 질문 위에 놓여 있었다.

“새 혼인은 계속 질문할 수 있습니다. 빠진 두 항목을 되살린 새 질문표를 쓰십시오. 정지하는 것은 과거 장부의 적법 인증과 이 조약에 제출할 사원 증명입니다.”

“누가 그 범위를 정했지?”

“제가 청구하고 시민 심사관과 사원 원로 둘이 검증하게 하겠습니다. 기각되면 제 표식과 숙소를 회수하십시오.”

원로는 목소리를 낮췄다. “붉은 실을 풀고 오늘 밤 나와 함께 장부를 고치면, 네 인증 표식은 문제 삼지 않겠다. 빠진 질문도 내일부터는 되살릴 수 있다.”

코르빈은 그 제안을 규정집 여백에 받아 적었다. 원로가 손을 뻗어 문장을 지우려 하자 그는 책을 닫았다.

“어제의 혼인이 적법했다고 거짓말한 채 내일만 고칠 수는 없습니다.”

“거짓말이라고 부르면 사원 전체가 공격받는다.”

“누락이라고 쓰겠습니다. 누가 만들었는지는 아직 쓰지 않겠습니다.”

원로는 숙소 열쇠 회수 명단에 코르빈의 이름을 올렸다. 코르빈은 붉은 실을 풀지 않았다.

원로는 길을 비키지 않았다. 코르빈은 봉인함을 들고 옆문으로 돌아갔다. 달아나는 길이 아니라 공개 현관으로 나가는 길이었다. 장부는 그의 팔 안에 있었고 원로는 곧바로 사원 경비를 불렀다.

현관 공고대 앞에는 에이라와 황실 대리인, 혼인 당사자 가족들이 이미 모여 있었다. 마레아가 쓴 별도 답변 사본은 투명 덮개 아래 놓여 있었다.

황실 대리인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조약 이의의 핵심 증거다. 황실 패널이 보관하겠다.”

에이라도 장부를 보았다. “강압 이의 심사에 원문 대조를 요청합니다.”

코르빈은 두 사람 사이 공고대에 봉인함을 내려놓았다. “어느 쪽에도 원본을 넘기지 않습니다.”

그는 봉인함의 세 고리를 서로 다른 사람 쪽으로 돌렸다. 하나는 사원 원로, 하나는 시민 보관관, 하나는 혼인 당사자 대표가 잠가야 했다. 원로는 서명을 거부했지만 마레아가 당사자 대표 칸에 자기 인장을 놓았고, 시민 보관관은 붉은 실의 매듭 모양을 그린 뒤 두 번째 고리를 잠갔다.

세 번째 고리가 비어 있는 동안 황실 대리인이 함을 가져가려 했다. 코르빈은 함 손잡이를 놓지 않고 공고문을 읽었다. “보존 참여를 거부한 기관은 원문 이동을 단독 명령할 수 없습니다. 원로님이 잠그지 않으시면 사원 몫 고리는 열린 채로, 함은 이 공고대 아래에 둡니다.”

시민 보관관은 함 양쪽에 두 명씩 교대를 세우고 매 시각 붉은 실과 봉인선을 대조했다. 코르빈은 야간 인건비를 정지 청구 비용란에 추가했다.

황실 대리인이 비웃었다. “사원 보조 사제가 심판관과 황실을 함께 거부하나?”

“원본 보관 권한을 제시하지 않으셨습니다.”

에이라는 손을 거두었다. “제가 볼 수 있는 범위는요?”

코르빈은 미리 베낀 목록을 내놓았다. 열두 혼인의 연도, 주례자, 당사자 계층, 빠진 질문 두 개, 절단 흔적의 위치. 이름과 재산 답변은 봉인했다. 자기 보조 인증 표식도 목록에서 빼지 않았다.

“목록의 오류는 누가 책임집니까?” 에이라가 물었다.

“제가 책임집니다. 원문과 다른 항목이 하나라도 있으면 정지 청구를 철회하고 심사를 받겠습니다.”

“그 범위로 접수하겠습니다.”

에이라는 유리한 원본을 가져가지 않았다. 대신 목록 사본에 접수 시각과 제한 범위를 적었다. 황실 대리인은 장부를 빼앗지 못했고, 사원 원로도 내부 수정이라는 이름으로 빈 줄을 채우지 못했다.

직무가 정지된 닐로 대신 후배 서기 세 명이 시민 기록소 색인함을 가져왔다. 닐로가 공동 열쇠 아래 열람을 승인한 상자였다. 코르빈의 목록과 같은 연도를 찾으려 했지만 앞뒤 연도 카드 사이가 비어 있었다. 카드 번호는 이어졌으나 그 한 해의 묶음만 없었다.

서기 하나가 빈 번호를 기록했다. 다른 도시에서 온 사본의 필체와 복사 비용 영수증은 아직 대조하지 않았다. 누가 카드를 꺼냈는지, 사원 장부의 누락과 같은 사람인지는 알 수 없었다. 겹치는 것은 연도뿐이었다.

코르빈은 빈 색인 자리에는 실을 묶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본 원본이 아니었다. 대신 공고 목록 아래에 ‘동일 연도 기록 공백 가능성, 별도 검증’이라고 적었다.

사원 경비가 현관에 도착했다. 원로는 코르빈의 인장과 숙소 열쇠를 내놓으라고 했다. 아직 청구가 기각되지 않았으므로 인장은 보류됐지만, 기록고 출입권은 즉시 정지됐다. 숙소도 심사 동안 비워야 했다.

수련 사제 하나가 코르빈의 작은 궤짝을 현관 계단에 가져다 놓았다. 동료가 자기 방을 내주겠다고 했지만 그 방도 원로가 배정하는 사원 재산이었다.

코르빈은 시민 숙소 목록에서 사원과 황실 어느 쪽도 비용을 내지 않는 방을 골랐다. 첫 주 숙박비는 한 달 급료의 삼분의 일이었다. 그는 영수증을 정지 공고 뒤에 붙였다. 사원 지위를 걸었다는 문구가 그날 밤 잠자리 값으로 바뀌었다.

사원 주방에서 일하는 여자가 앞으로 나왔다. “오늘 제 혼인 인증도 멈춥니까?”

코르빈은 그녀의 이름을 물었다. “리안 씨의 새 계약은 빠진 질문 두 개를 직접 받고 별도 증인 둘이 기록하면 진행됩니다. 다만 오늘 재산 합산은 시민 심사 확인까지 늦어질 수 있습니다.”

“그 지연값은 누가 냅니까?”

코르빈은 자기 급료에서 공증 재작성 비용을 먼저 내겠다고 공고에 추가했다. 열두 과거 사례의 비용까지 낼 돈은 없었다. 그 부족분과 재심 통로는 새 의무로 남겼다.

그는 사원 인증 정지 공고에 마지막으로 서명했다. 붉은 실이 묶인 열두 질문과 자신의 표식, 보존 목록, 열람 제한, 재검증 기한이 함께 걸렸다.

황실 전령이 새 공문을 공고대 맨 위에 못 박았다. 사원 장부 정지는 강압 이의의 증거 범위를 넓혔지만, 황실 패널은 에이라에게 스물네 시간만 주었다.

그 안에 이의를 입증하지 못하면 에이라의 심판관 자격을 해임하고 동결 보증금을 몰수한다.

코르빈은 숙소 열쇠를 원로의 쟁반에 놓았다. 붉은 실 아래에서는 이제 아무도 침묵을 동의라고 고쳐 쓸 수 없었고, 공고대 위 시계는 에이라의 남은 하루를 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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