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화

표결은 18초면 끝날 예정이었다

하렘 소문은 재난으로 분류됩니다 · 2026. 10. 3.

조회수 0

표결은 18초면 끝날 예정이었다.

마태호가 반대표를 들자 개표 화면이 멈췄다.

잠긴 문 안에서 열두 명이 그 한 표를 봤다.

장미나는 진료실 대기 구역의 표결판을 세 칸으로 줄여 둔 상태였다.

채가람을 비용 주체로 지정.

팀7을 비용 주체로 지정.

강은하를 비용 주체로 지정.

셋 중 하나가 과반을 받으면 `행운의 대가를 목격한 사람` 역할이 해제되고 자동문이 열렸다. 표를 던진 증인은 지목 결과에 대한 민형사 책임을 면제받았다. 팀7도 증인역류 대응 실패에서 면책됐다.

조정국이 제시한 이름은 `증인 보호·신속 진압안`이었다.

대기 구역의 산소 농도는 정상. 급성 환자 0. 출구는 잠겨 있지만 소방문은 열 수 있다는 안전 판정. 가결 예상 84퍼센트. 문 개방까지 18초.

미나는 화면 오른쪽 위에 초록 숫자를 올렸다. 특별관찰 첫날 떨어진 시민 신뢰도 이 안이 가결되면 11퍼센트 회복할 것으로 계산됐다.

“표본 열둘, 선택 셋. 시작합니다.”

첫 표가 들어오기 전에 태호가 붉은 화물표를 투표함 위에 붙였다.

배송 중지.

“반대.”

미나가 그를 봤다. “사유 먼저.”

“출구 없는 표입니다.”

“표결하면 문이 열려.”

“누구 하나 찍어야만.”

태호는 대기 구역의 열두 손목띠를 화면에 띄웠다. 가람을 지목하려다 손을 내린 학생, 장비를 비용 주체로 쓰려다 거부된 시설 기사, 팀을 고른 뒤 집단은 안 된다는 오류를 받은 팬 계정 운영자. 셋 모두 선택하지 않으면 기권으로 처리됐다. 기권은 문 개방 조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나가 만든 화면에는 기권 표시도 없었다.

“시간이 없습니다.” 조정국 담당이 말했다. “증인 역할이 확산되면 주변 병동까지 봉쇄됩니다.”

태호가 대답했다. “그래서 사람을 화물명으로 안 찍습니다.”

“물류 담당이 표결을 중단할 권한은 없습니다.”

태호는 휴대용 표결 단말의 전원선을 뽑았다. 그 단말과 비상 배터리는 태호의 특별관찰 물류표에 등록돼 있었다.

“운반·전원·귀환이 붙은 장비는 있습니다. 현재 단말은 사람을 내보내는 대신 책임자를 적재합니다. 반품.”

도진도 세라도 허락하지 않았다. 태호는 먼저 중지했고, 그 뒤 이유를 기록했다.

조정국은 곧바로 비용을 띄웠다.

표결 지연 1분당 팀7 안전평가 감점.

20분 초과 시 물류 담당 특별관찰 승급 보류.

30분 초과 시 시민 운송 보험 우대 취소.

태호가 준비하던 독립 물류망은 보험 우대를 잃으면 첫 계약부터 적자였다. 그가 원하는 승급도 막혔다. 미나는 농담이 나올 때를 기다렸다.

태호는 웃지 않았다.

“기록해요. 안전평가, 승급, 보험보다 이 표에 반대.”

그 말이 공개 로그에 들어갔다. 붉은 표는 친구의 돌발행동이나 팀 불화가 아니라 물류 반대로 등록됐다.

미나는 자기 화면을 다시 봤다. 빠른 번역을 하려고 세 선택지만 남겼다. 18초 숫자는 정확했다. 누구를 지목하지 않을 선택과 지목 뒤 철회할 선택을 뺀 것도 정확히 자기 결정이었다.

“제 화면도 중지합니다.”

조정국 담당이 물었다. “데이터 담당까지 반대합니까?”

미나는 초록색 가결 예상을 회색으로 바꿨다. “태호 반대에 동의해서가 아니라, 제가 선택지를 잘랐기 때문에 중지합니다.”

시민 신뢰 회복 예상 11퍼센트가 사라졌다. 대신 누락 선택 네 개를 올렸다.

비용 주체를 지목하지 않음.

사람이 아닌 사고 원인·장비·기관 절차를 지목.

표결 전 개별 퇴장 요청.

제출 뒤 공개 범위·지목 철회.

조정국 시스템은 네 칸에 빨간 테두리를 그었다.

면책 대상 아님.

자동문 개방 기여 0.

미나는 오류를 숨기지 않았다. 태호에게 물었다. “재표결 조건.”

태호는 물건 목록부터 말했다. “수동 잭 둘, 이동 칸막이 넷, 휠체어 하나, 빈 귀환차 열두 자리. 사람 목록은 본인이 고릅니다.”

그는 일곱 조건을 붙였다.

과반이 소수 표를 대신하지 않는다.

비지목도 완전한 표로 센다.

치료·이동·진술·공개를 따로 묻는다.

먼저 나갈 사람을 관계 역할로 정하지 않는다.

지목된 당사자는 반론과 삭제를 각각 고른다.

사고 원인 조사는 사람 지목으로 종결하지 않는다.

문을 여는 비용과 표의 효력을 교환하지 않는다.

“마지막 조건이면 자동문은 못 엽니다.” 미나가 말했다.

“그래서 수동 잭 가져왔어요.”

“열두 명 빼는 데 얼마나 걸려?”

“빠르면 24분. 선택 바뀌면 더.”

조정국의 지연 벌점이 20분에서 시작했다. 태호는 가장 빠른 예상도 벌점 밖으로 만들지 않았다.

대기 구역 안에서 한 증인이 벽을 두드렸다. 손목띠 추천 목록 맨 위에 가람 이름이 뜬 학생이었다.

“저 그냥 가람 씨 찍고 나가면 안 돼요?”

태호는 답을 대신하지 않았다. 미나가 내부 통화를 열었다.

“가능합니다. 공개할까요, 비공개로 둘까요?”

“비공개. 나가고 나서 바꿀 수 있어요?”

“새 안에서는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은 가람 씨.”

다른 증인이 끼어들었다. “그 표 때문에 우리도 가람 씨를 찍은 걸로 되나요?”

“아니요. 각자 표입니다.”

미나는 열두 명에게 같은 질문을 한 번씩 열었다. 가람 지목 둘, 팀7 지목 하나, 조명 레일 관리 주체 셋, 비지목 넷, 변호사 확인 뒤 결정 둘. 가람을 지목한 두 사람 중 한 명은 이름 비공개를, 한 명은 이유만 공개를 골랐다.

누구도 과반이 아니었다.

자동문은 열리지 않았다.

조정국 담당이 즉시 결과를 무효로 돌리려 했다.

“개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표입니다. 원안으로 다시 받겠습니다.”

미나는 무효 버튼 위에 뜬 설명을 읽었다. `비용 주체 지정 실패`. 선택이 실패한 게 아니라 사람이 부족했다는 문장이었다. 비지목 네 표와 보류 두 표는 집계표 아래쪽에서 흐려지고 있었다.

“집계 고정.”

미나가 전송을 막자 담당자의 음성이 낮아졌다. “그 권한을 쓰면 장 데이터 담당의 책임이 됩니다.”

“이미 제 책임이에요. 제가 처음 선택지를 잘랐으니까.”

그녀는 흐려진 여섯 표의 색을 되돌렸다. 문을 열지 못한 표가 아니라, 문을 여는 조건과 거래하지 않은 표라고 항목명을 바꿨다. 시스템이 명칭을 세 번 원상 복구했다. 미나는 세 번 다시 썼다.

안쪽에서 시설 기사가 말했다. “관리 주체 세 표에 제 이름도 들어갑니까?”

“아니요. 조명 레일 점검 승인 부서만 들어갑니다.”

“제가 마지막 점검자였는데요.”

미나는 화면을 넘기지 않았다. 점검 기록에는 기사 이름이 있었다. 이름을 보이면 원인 조사가 빨라지고 기관과 팀이 받을 압박은 줄어들 터였다.

“그건 인적 점검 기록입니다. 비용 주체 표와 합치지 않겠습니다.”

기사의 손목띠에서 답이 늦게 왔다.

`동의. 단, 조사 진술은 유지.`

태호는 그 문장을 확인한 뒤에야 잭 가방을 열었다. 급해서 생략한 동의 하나가 다른 사람의 비용표가 되는 걸 그는 그냥 두지 않았다.

태호가 수동 잭을 문 아래에 넣었다. 첫 번째 잭은 경고음과 함께 튕겨 나왔다.

행운 비용 주체 미지정.

개방 권한 없음.

두 번째 잭도 4센티미터에서 멈췄다. 시설 기사가 안쪽에서 문 레일을 확인했다. 잠금핀 세 개 중 가운데 하나만 역할 신호에 연결돼 있었다. 양옆 핀은 일반 방재 설비였다.

태호는 가운데 핀을 건드리지 않았다. 양옆만 풀고 20센티미터 틈을 만들었다. 이동 칸막이로 카메라를 가린 뒤, 먼저 나가겠다고 고른 사람부터 몸을 비틀어 빠져나왔다.

첫 증인은 치료 거부·귀가·진술 비공개.

두 번째는 치료 확인 뒤 귀가·지목 보류.

세 번째 시설 기사는 문 안에 남아 마지막 사람까지 레일을 잡겠다고 골랐다. 태호는 영웅 역할이라며 막지 않았다. 대신 기사에게 중간 철회 질문을 세 번 보내고, 교대할 사람을 두 명 붙였다.

열두 명을 내보내는 동안 미나는 표와 퇴장 순서를 같은 화면에 묶지 않았다. 표결판에는 각자 선택만, 이동판에는 몸 상태와 퇴로만 표시했다.

24분이 지나자 조정국이 태호의 승급 보류를 확정했다.

30분째에는 시민 운송 보험 우대가 취소됐다.

마지막 증인이 나온 것은 37분 뒤였다.

부상 0. 자동문 개방 0. 수동 퇴장 12.

지목 표는 가람 둘, 팀 하나, 관리 주체 셋, 비지목 넷, 보류 둘 그대로 남았다. 누구의 표도 문을 연 대가로 바뀌지 않았다.

미나의 대시보드에는 시민 신뢰가 7퍼센트 더 떨어졌다고 떴다. `팀7이 현실적 면책안을 거부해 증인을 37분 가뒀다`는 기관 자막이 퍼지고 있었다.

“우리 때문에 늦어진 건 맞아요.” 미나가 말했다.

태호는 망가진 첫 잭을 접었다. “내 반대 때문에.”

“아니. 네 반대를 기록하고 새 화면 만든 건 내 선택.”

미나는 기관 자막을 삭제하지 않았다. 대신 시간표를 붙였다. 처음 18초 안, 태호 중지 시각, 개별 선택 질문 11분, 수동 퇴장 26분. 공과 지연을 같은 사람에게 몰지 않았다.

태호의 반대표 아래에 미나의 화면 중지 책임이 별도 줄로 남았다.

복도 끝에서 가람이 달려왔다. 학교 전시장에서 옮겨 온 뒤 아직 회수하지 못한 임시 출입증이 목에 걸려 있었다. 잠금 화면에 자기 이름 두 표가 남은 걸 본 가람은 손부터 뻗었다.

“제가 동의하면 끝나는 거 아니에요?”

태호가 접던 잭을 멈췄다. “뭐에 동의하는데.”

“비용 주체. 두 분이 저를 골랐잖아요.”

“열 명은 안 골랐고.”

가람의 손이 화면 앞에서 멎었다. 미나는 가람에게 동의 창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이름을 고른 두 사람의 공개 범위만 보여 줬다. 한 사람은 비공개, 한 사람은 이유만 공개. 두 표 모두 가람의 사후 동의를 요청하지 않았다.

“네가 받아도 그 표가 나머지 열 표를 덮지는 않아.” 미나가 말했다.

“그래도 기관이 우리 전원을 묶는 건 막을 수 있잖아요.”

미나는 대답 대신 새 책임 예고서를 가람 화면에도 공유했다. 막을 수 있다는 예측치는 63퍼센트였다. 그 숫자를 누르면 가람 개인 지목을 권고하는 문장이 자동으로 붙었다.

그녀는 예측치를 접었다.

“막을 가능성은 있어. 그런데 권고하지 않을게.”

가람은 한참 뒤 손을 내렸다. “그럼 제 이름 두 표는요?”

“두 표로 남겨. 지우지도, 열두 표로 늘리지도 않고.”

태호가 망가진 잭에 반품표를 감았다. 이번에는 아주 짧게 웃었다.

그때 조정국이 특별관찰 책임 예고서를 보냈다.

증인 석방 지연 37분.

팀7 전원 공동 책임 검토.

차기 출동 예산·승급·보험 일괄 재심 예정.

미나는 `확인`을 누르지 않았다. 수신 시각만 보존했다.

이번 화가 재미있었나요?

좋아요와 평점은 언제든 변경할 수 있습니다.

독자 평점 아직 없음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하렘 소문은 재난으로 분류됩니다 23화 - 표결은 18초면 끝날 예정이었다 | 로렌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