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가람의 학생증에 팀7 로고가 생겼다

하렘 소문은 재난으로 분류됩니다 · 2026.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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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의 학생증에 팀7 로고가 생겼다.

시민 관찰자 선발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학교 출입문은 그녀를 팀의 행운으로 먼저 알아봤다.

채가람은 졸업 전시 준비실 앞에서 학생증을 세 번 찍었다. 첫 번째에는 미등록 외부인, 두 번째에는 시민 관찰자 후보, 세 번째에는 `팀7 행운 마스코트`가 떴다. 문이 활짝 열리며 안쪽 조명까지 한꺼번에 켜졌다.

동아리 후배가 박수를 쳤다. “선배 오니까 고장 난 문도 열리네.”

가람은 웃지 않았다. “저 아직 안 뽑혔어.”

“그래도 태그는 1위던데요.”

준비실 바닥에는 가람의 졸업 작품 열두 점이 세워져 있었다. 폐기된 재난 표식을 갈아 만든 작은 금속 구조물이었다. 작품마다 자기 이름과 재료 영수증, 실패한 용접 자국을 그대로 남겼다. 두 달 뒤 전시에서 가장 보여 주고 싶은 부분은 반짝이는 앞면이 아니라 다시 붙인 뒷면이었다.

지도교수는 지난주까지 뒷면을 가리자고 했다. 취업 심사위원은 완성된 것만 본다는 이유였다. 가람은 거절하고 용접을 세 번 망친 날짜까지 작품표에 적었다. 실패를 숨기지 않아도 자기 이름으로 졸업할 수 있는지가 전시의 내용이었다. 팀7을 좋아한다는 사실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그래서 시민 관찰자 지원서에도 작품 사용 금지를 먼저 썼다. 관찰자에서 떨어져도 전시는 남아야 했고, 팀을 싫어하게 되어도 자기 이름은 남아야 했다.

학생회 홍보 담당이 명패를 새로 가져왔다.

채가람 개인전.

그 위에 인쇄된 스티커가 이름 절반을 가렸다.

팀7의 행운 마스코트 특별전.

“이거 누가 승인했어요?”

“학교 홍보팀이요. 팀7 시민 관찰자가 우리 학교 학생이면 안전 협약 홍보도 되고, 전시 지원금도—”

“후보예요. 작품 사용 계약도 안 했고요.”

홍보 담당은 스티커를 떼려 했다. 접착제가 명패의 잉크까지 같이 벗겼다. `채가`만 남았다.

가람의 휴대전화에는 다른 반복이 쌓였다.

팬 계정은 가람이 지원서를 낸 뒤 팀7이 해체를 피했다고 썼다.

학교 홍보팀은 가람의 합류가 전시 안전을 보장한다고 보도자료를 냈다.

현장 중계 채널은 `행운 마스코트 첫 공식 일정`이라는 제목으로 준비실 주소를 올렸다.

서로 연락한 적 없는 세 집단이 같은 인물과 같은 역할을 반복했다.

천장에서 금속 마찰음이 났다.

가람이 고개를 들자 이동 조명 레일의 고정 볼트 하나가 빠졌다. 검은 조명 세 대가 작품 위로 기울었다. 학생들이 비명을 지르기 전에 레일이 이상하게 방향을 틀었다. 조명은 가람과 작품을 정확히 피해 빈 통로에 떨어졌다.

대신 비상 셔터가 내려와 준비실과 복도를 갈랐다. 복도에는 후배 둘과 시설 기사 한 명이 남았다. 조명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았지만, 셔터 모서리가 기사의 공구함을 찌그러뜨렸다.

가람의 학생증에서 금빛 문구가 번졌다.

팀7의 행운 마스코트.

권한: 팀7 관련 현장에서 중대한 우연을 유리하게 바꾼다.

의무: 팀의 성공이 확정될 때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는다.

비용: 피한 손실은 마스코트의 진로·평판·소유물 중 현장과 가까운 항목으로 이전된다.

가람은 자기 이름이 벗겨진 명패를 봤다. 가장 가까운 소유물이 이미 골라져 있었다.

그녀가 준비실 밖으로 한 걸음 물러서자 열린 출입문이 다시 닫혔다. 후배가 “선배가 있어야 열리나 봐요”라고 말한 순간 문 잠금 표시가 금색으로 바뀌었다. 가람이 안으로 돌아오자 잠금이 풀렸다.

행운은 사람을 살리는 힘처럼 보였다. 의무는 가람을 현장에 묶는 줄이었다. 둘 중 편한 쪽만 떼어 쓸 수 없었다.

학교 전시 시스템이 바뀌었다.

안전 심사 보류.

개인 저자 확인 실패.

팀7 협력 홍보 전환 시 즉시 재개 가능.

“아니, 잠깐만요. 저는 팀원이 아니고 이 전시는 제 졸업—”

말이 빨라질수록 휴대전화의 금빛 테두리가 두꺼워졌다. 팬 계정은 조명이 가람만 피해 떨어진 영상을 벌써 잘라 올렸다.

역시 팀을 살린 행운.

작품이 안 부서진 대가로 기사 장비가 대신 망가졌다.

행운에는 값이 따른다.

가람은 마지막 문장을 보고 손이 차가워졌다. 다친 사람이 없다는 안도와 공구함 비용을 자기 행운의 대가로 받아들이라는 죄책감이 같은 자리에 붙었다.

비상 통화가 연결됐다. 팀7 특별관찰 첫 현장 기록이라는 안내 뒤 장미나가 나타났다.

미나는 가람에게 괜찮으냐고 먼저 묻지 않았다.

“현재 선택 두 개. 얼굴 포함 생중계 중지, 또는 구조 위치만 공개. 어느 쪽?”

“중지요. 얼굴, 학교, 작품 다요.”

“접수. 구조 위치는 시설 기사에게 직접 묻겠습니다.”

미나는 자기 채널의 인기 화면을 닫았다. `행운 마스코트 첫 구조` 예상 동시 시청자 610만. 그 아래에 가람이 조명에서 손을 뻗는 정지 화면이 있었다. 손만 보면 무언가를 막은 것처럼 보였다.

“그 클립 쓰지 마세요.”

“안 써요.”

“팀이 손해 봐도요?”

미나가 숫자를 지웠다. “제 허용선 먼저 말할게요. 후보를 선발된 관찰자로 표시하지 않음. 행운 수치 만들지 않음. 기사 장비를 당신 능력 비용으로 확정하지 않음. 원본은 보존하되 공개 키는 당사자에게.”

그녀는 팀 반응을 기다리지 않고 학교 중계와 자기 채널의 자동 공유를 끊었다. 특별관찰부서 첫날 조회수와 시민 신뢰 지표가 같이 떨어졌다. 은폐한다는 댓글이 늘었다.

시민 관찰자 후보 게시판에서도 두 명이 지원을 보류했다. 팀이 사고 영상을 숨긴다는 이유 하나, 후보의 학교와 작품이 바로 드러날 수 있다는 이유 하나였다. 상반된 두 철회가 같은 신뢰 하락 숫자로 합쳐졌다.

미나는 합산 수치를 풀어 원인을 두 줄로 분리했다. 그리고 자기 채널 차단을 팀7 특별관찰 로그에 먼저 신고했다. 승인 없는 채널 중지는 감점 사유였다. 가람의 얼굴을 숨긴 비용이 미나 자신의 운영권 심사에도 붙었다.

“그것까지 할 필요 있어요?” 가람이 물었다.

“제가 끊었으니까 제 로그예요. 당신 행운 비용으로 배송 안 합니다.”

팀7은 마스코트 덕분에 살아남고 증거는 숨긴다.

가람은 화면 아래의 해결안을 봤다.

팀7 협력 홍보에 동의하면 전시 안전 심사 즉시 통과.

행운 역할을 임시 수락하면 셔터 개방 확률 96퍼센트.

가람은 버튼을 누르려다 멈췄다. 복도에 갇힌 세 사람은 빨리 나와야 했다. 전시는 계속해야 졸업할 수 있었다. 사진 한 장과 이름 스티커를 참으면 둘 다 해결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버튼 아래 작은 의무가 있었다.

전시 종료일까지 팀7 관련 현장 호출 우선 응답.

부재 중 발생한 실패는 마스코트 행운 관리 소홀로 기록.

가람은 통화 화면에 대고 말했다. “저 팬 맞는데요. 그래도 이건 싫어요.”

“어느 걸 거부합니까?” 미나가 바로 물었다.

“팀 협력 홍보, 임시 역할 수락, 호출 우선. 셋 다요.”

“전시 심사는 멈춥니다.”

“알아요.”

목소리가 떨렸다. 그래도 다시 누르지 않았다.

가람은 가장 빠른 봉합 대신 손실이 보이는 임시안을 냈다. 준비실은 폐쇄한다. 졸업 작품은 전원을 끄고 그 자리에 둔다. 기사와 후배는 팀7이 아니라 학교 비상 동선으로 빼낸다. 자기 전시 일정은 안전 재심이 끝날 때까지 연기하고, 파손 공구함과 조명 레일은 누가 왜 관리했는지 별도 조사한다.

“졸업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학교 담당이 말했다.

“그래서 제 이름으로 기록해 주세요. 팀 홍보 취소 때문에가 아니라 안전 심사 보류로요.”

“행운 역할을 쓰지 않으면 셔터가 다시 닫힐 수 있습니다.”

“그럼 한 번에 다 열지 마세요.”

가람은 준비실 안 비상 해제판을 찾았다. 셔터를 30센티미터 올리고 멈춤, 한 명 이동, 다시 잠금. 시설 기사는 복도에서 자기 공구로 외부 잠금을 풀었다. 후배 둘은 먼저 나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가람은 누가 희생할 순서를 정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위치와 몸 상태를 말한 뒤 기사, 계단 가까운 후배, 무릎이 아픈 후배 순으로 스스로 골랐다.

첫 번째 틈에서 기사만 빠져나왔다. 셔터가 다시 내려왔다. 가람의 학생증이 뜨거워졌지만 그녀는 행운 역할 수락을 누르지 않았다.

두 번째 틈은 22센티미터밖에 열리지 않았다. 후배가 가방을 두고 몸만 빠져나왔다. 가방 안 노트북 화면이 깨졌다.

세 번째 틈에서 모터가 멈췄다. 팀7 현장차가 도착했지만 미나는 카메라보다 수동 잭을 먼저 내렸다. 태호가 보내 둔 장비에는 팀 로고가 없었다. 가람과 남은 후배가 안쪽에서 밀고, 시설 기사가 바깥에서 잭을 돌렸다.

셔터가 사람 한 명 높이만큼 올라갔다.

모두 나왔다.

조명은 세 대 파손. 공구함 하나 파손. 노트북 한 대 파손. 부상 0.

가람의 작품 열두 점은 무사했다. 대신 전시 안전 심사 보류와 저자 확인 실패가 그대로 남았다. 그녀는 작품이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손실을 행운의 대가라고 부르지 않았다.

지도교수의 통화가 왔다. 안전 재심 전에는 작품 반입 확인을 끝낼 수 없고, 이번 학기 졸업 전시 명단은 오늘 닫힌다고 했다. 학교 홍보 협력으로 전환하면 예외 접수가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었다.

가람은 스피커를 켜고 다시 물었다. “제 이름으로 안전 재심을 받으면요?”

“졸업 심사가 다음 일정으로 밀릴 수 있어.”

“그 답을 메일로 주세요.”

통화가 끝난 뒤 손이 떨렸다. 가람은 작품이 아니라 교통비 영수증부터 주머니에 넣었다. 졸업이 늦어지면 다음 학기 등록금과 작업실 임대료가 생겼다. 행운 마스코트가 거대한 재난 예산을 막은 날, 그녀가 당장 계산한 것은 집에 돌아갈 버스비와 한 학기 등록금이었다.

미나는 사고 기록 첫 줄을 가람에게 보여 줬다.

원인: 이동 조명 레일 고정 불량 조사 중.

소문역: 행운 마스코트 역할 실체화 확인.

당사자 선택: 역할 수락·협력 홍보·호출 우선 거부.

비용: 전시 일정 미정, 시민 신뢰 지표 18퍼센트 하락.

가람이 물었다. “시민 신뢰는 왜 떨어졌어요?”

“구조 영상을 안 깠으니까요.”

“후회해요?”

미나는 꺼진 610만 화면을 보지 않았다. “아뇨. 원본은 안 팝니다.”

학교 담당이 새 사고 처리 양식을 보냈다.

행운 관리 책임자: 채가람.

팀7 실패 상쇄 담당.

부상 발생 시 마스코트 비용으로 분류.

가람은 자기 이름 옆 서명 칸을 비워 뒀다.

양식은 아직 제출되지 않았다.

그런데 학교 안전 절차 목록에는 이미 `마스코트 비용 확인`이 필수 단계로 추가돼 있었다.

같은 양식이 팀7 특별관찰 절차에도 연동됐다.

출동 실패 시 행운 관리 소홀 여부 확인.

대원 부상 시 마스코트 비용 배분 검토.

후보 선발도 끝나기 전에, 가람의 행운과 불운이 사람의 부상과 팀의 실패를 설명하는 공식 칸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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