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다원은 특종을 들고 왔다
하렘 소문은 재난으로 분류됩니다 · 2026.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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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원은 특종을 들고 왔다.
대신 첫 번째 조건은 그 특종을 내보내지 않는 것이었다.
미나는 그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그래서 믿었다.
새벽 한 시, 24시간 세탁방 뒤편 창고에서는 건조기 네 대가 동시에 돌았다. 주인은 뒷문과 화재문을 여는 조건으로 한 시간을 빌려 줬고, 진동 때문에 먼 거리 녹음은 쓸 수 없었다.
도진은 출입문에서 자기 단말부터 껐다.
다원이 말했다. “끄라는 조건은 아직 안 걸었습니다.”
“취재원 위치가 자동 기록됩니다.”
“그럼 잘하셨습니다. 칭찬은 인용하지 않겠습니다.”
접이식 탁자 위에는 투명 저장판 하나가 놓였다. 화면은 검은색이었다. 파일 이름도 없었다.
다원은 재생 대신 계약서를 열었다.
음성: 전부 삭제.
얼굴과 반사상: 전부 삭제.
촬영 시작·종료 시각: 외부 비공개, 팀 내부 분 단위만 공개.
기기 번호와 전송 경로: 원본 보존소만 열람.
무음 구간 길이·프레임 해시·공식 영상과의 차이: 공개 가능. 단, 취재원 최종 확인 뒤.
“삭제 요청부터 처리합니다.” 다원이 말했다. “확인 전에는 재생 안 합니다.”
미나가 탁자 반대편에서 손가락을 두드렸다. “세라 배지 정지까지 다섯 시간. 공개 유예가 몇 분이죠?”
“최소 아흔 분.”
“아흔 분이면 공식 해명이 먼저 나가요. 우리한테 유리한 프레임도 또 없어질 수 있고.”
“그래서 복사본을 가져온 게 아닙니다.”
다원은 저장판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팀7에 넘기는 순간 사건 기록 접근권으로 원본 전체가 복제될 수 있었다. 그녀는 원본을 보여 주되 소유권은 넘기지 않았다.
현주가 물었다. “취재원은 삭제 항목의 의미를 이해했습니까?”
“제가 한 번 읽고, 취재원이 자기 말로 다시 설명했습니다. 얼굴을 가리는 것만으로는 세탁방도, 집도, 근무조도 숨겨지지 않는다고요.”
“철회권은?”
“공개 전 전부 철회. 공개 후에는 공개본 회수 요청과 원본 보존 이의를 분리합니다.”
“원본 폐기 요청도 가능합니까?”
“가능합니다. 다만 증거 보존 필요와 충돌하면 제가 거부 이유를 써야 합니다. 자동으로 취재원 요구를 이긴다는 뜻은 아닙니다.”
미나가 웃지 않았다. “조건이 불편하네요.”
“불편하지 않으면 취재원 조건이 아니라 팀7 업로드 양식이죠.”
“그래서 믿는다고요.”
다원은 취재원에게 문자 전용 확인 창을 열었다. 화면에는 이름도 번호도 없고, 이번 계약에만 쓰는 일회용 표식 `()`만 떴다. 다원은 조건을 대신 승인하지 않았다. 한 항목씩 읽고 취재원이 직접 유지·변경·삭제를 골랐다.
음성 전부 삭제: 유지.
얼굴과 반사상 전부 삭제: 유지.
팀 내부 분 단위 시각: 변경.
취재원은 분 단위도 근무조를 좁힐 수 있다며 십 분 구간으로 낮춰 달라고 했다. 다원은 계약서의 ‘분 단위’를 지우고 `00~10분 구간`으로 고쳤다.
현주가 물었다. “변경 이유도 보존합니까?”
다원은 녹음 버튼을 켜지 않고 취재원에게 먼저 물었다. 답은 거부였다.
“이유 비공개. 변경 결과만 보존합니다.”
미나가 시각 대조 오차를 계산했다. 십 분 구간이면 공식 토큰 05:40과 정확히 겹치는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증거력 14퍼센트 하락.”
취재원 창에 새 문장이 떴다.
그 14퍼센트가 제 근무표입니다.
미나는 입을 다물었다가 자기 대시보드에서 분 단위 필터를 삭제했다. “십 분 구간으로 갑니다. 숫자 농담도 삭제.”
마지막 항목은 무음 구간 공개였다. 취재원은 즉시 허용하지 않고 `최종 확인본 재검토`를 골랐다. 다원은 아흔 분 타이머를 취재원 쪽에서도 보이게 했다. 늦어지는 비용을 숨기지 않았지만 빨리 답하라고 재촉하지도 않았다.
다원은 저장판 가장자리에서 여섯 장의 저해상도 정지 화면만 꺼냈다. 사전에 취재원이 허용한 확인용 조각이었다.
첫 화면은 조정국 무혐의 시험 송출 편집 부스였다. 무혐의 시험 송출에 사용된 영상 대기열과 같은 파일 번호가 보였다.
두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는 소리가 없는 8.2초였다. 음성 파형이 지워진 게 아니라 처음부터 길이 0인 빈 트랙이 삽입돼 있었다. 영상에는 임시헌장 표결판이 흘렀다.
찬성 3.
반대 2.
조건부 찬성 1.
다섯 번째 화면에서 세라가 반대표를 들었다.
여섯 번째 화면에는 같은 자리, 같은 사람, 같은 시각이 있었지만 표만 없었다. 세라의 손은 올라가 있고 프레임 한 장이 검게 비었다. 그다음 장면부터 자막은 ‘팀7 전원 동의’로 바뀌었다.
도진은 자막보다 자기 위치를 먼저 찾았다. 화면 구석에서 그는 표결 요약문을 들고 있었다. 반대표 둘을 포함한 결과를 읽은 직후였다. 공식 송출본에서는 그가 ‘전원 동의’를 발표한 사람처럼 이어 붙어 있었다.
“제 음성도 있습니까?”
“원본에는 있습니다. 삭제 요청 대상입니다.”
“왜 제 음성까지?”
다원은 녹음기를 끈 뒤 물었다. “지금 질문은 기록 밖입니다. 취재원 목소리와 당신 목소리가 같은 채널에 겹쳤습니다. 당신만 살리면 배경 호흡으로 취재원을 찾을 수 있어요. 그래도 공개를 원합니까?”
도진은 세라의 정지 준비 배지 화면을 봤다. 당장 자기 음성을 공개하면 표결 왜곡을 반박할 수 있었다. 대신 취재원의 호흡과 근무 위치가 추적될 수 있었다.
“원하지 않습니다.”
다원은 녹음을 다시 켜지 않았다. “그 답도 기사에 안 씁니다.”
미나는 정지 화면의 프레임 해시를 공식 송출본과 대조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사이에서 한 장만 빠진 것이 맞았다. 무혐의 시험 송출의 여덟 프레임 누락, 승진심사 재생본의 한 프레임 공백과 위치가 같았다.
“세 번 같은 구간. 편집 우연 확률은 낮아졌어요. 누가 지웠는지는 아직 0.”
현주가 정정했다. “0이 아니라 미확정.”
“숫자 농담 실패. 기록은 미확정.”
다원이 다섯 번째 화면의 내보내기 영수증을 확대했다. 승인 칸에는 공식 직원 이름이 없었다.
공동서명 7C-19.
그 아래 담당자 칸은 빈 괄호였다.
().
승인 시각은 05:40.
도진의 급여 압류서 공동서명 시각과 같고, 공식 토큰 생성 시각과도 같았다. 결재 계열도 같았다. 그러나 빈 괄호가 누구인지, 7C-19가 사람인지 계정인지, 세 기록을 같은 주체가 처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존재, 계열, 시각만.” 현주가 말했다. “동일 인물 결론은 금지합니다.”
다원은 기사 초안의 동일 인물 문장을 지웠다. “기사에도 그렇게 씁니다. 쓸 수 있게 되면.”
미나는 이미 반박 대시보드 초안을 만들고 있었다.
공식 해명 영상, 세라 반대표 삭제 확인.
무음 8.2초와 공동서명 7C-19.
예상 조회수는 육백만이었다. 공개 버튼 옆에는 세라의 지휘 정지 예정 시각이 나란히 떴다.
“아흔 분 기다리면 세라가 지휘권을 잃을 수 있어요.” 미나가 말했다.
다원이 답했다. “지금 올리면 취재원이 직업을 잃을 수 있습니다.”
“둘 다 가능성.”
“그래서 한쪽 가능성을 다른 사람 확정 손실로 결제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때 조정국 공식 해명 방송이 시작됐다. 팀7이 취재원 확인을 기다리는 동안 화면 하단에는 ‘증거 조작 의혹’ 자막이 붙었다. 세라의 배지 정지 검토 시각은 다섯 시간 뒤에서 세 시간 뒤로 당겨졌다.
미나의 공개 창에는 반박 요청이 만이천 건 쌓였다. 정지 화면만 올려도 자막을 뒤집을 수 있었다. 도진은 카메라를, 현주는 자동 캡처를, 미나는 저장판 수집 영역을 각자 끊었다.
“공식 방송이 먼저 나갔습니다.” 현주가 말했다. “조건을 바꾸시겠습니까?”
다원은 취재원 확인 창을 봤다. 답은 아직 없었다. “아니요. 기관의 속도가 취재원 답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도진의 단말에는 세라가 보낸 한 줄이 도착했다.
내 배지 시간으로 협상하지 마.
도진은 메시지를 다원에게 보이지 않고 `확인`만 답했다. 세라의 지휘권 손실을 취재원 동의 압박에 쓰지 않았다.
미나가 도진을 봤다. “정정으로 공개 범위만 잠글 수 있지?”
도진의 화면에는 합의정정 초안이 자동으로 열렸다. 취재원의 이름을 모른 채 ‘삭제된 클립 제공자’라는 역할만 지정해 얼굴·음성·시간을 영구 비공개로 고정할 수 있었다. 성공하면 보호는 빨랐다. 실패 비용은 그의 남은 계약 자격에서 빠졌다.
그보다 먼저 문제가 하나 있었다.
취재원이 문구를 읽지 않았다.
“못 합니다. 당사자가 역할명과 영구 비공개 범위를 읽고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보호하는 문구인데도?” 미나가 물었다.
“보호도 선택을 대신하면 강제입니다.”
도진은 초안을 닫았다. 세라의 배지는 다섯 시간 뒤 정지될 수 있었지만 그 시간을 취재원의 동의 대신 쓸 수는 없었다.
다원이 그를 봤다. “그 판단, 녹음해도 됩니까?”
“취재원에게 도움이 됩니까?”
“팀이 왜 공개를 늦췄는지 설명합니다. 하지만 당신을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문장도 됩니다.”
“그 부분은 빼 주세요. 동의 없어서 실행 못 했다는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도진은 자기에게 불리한 기록도 꺼냈다. 백업센터에서 목적 외 열람을 자기 지문으로 승인하려다 만 삼 초, 기관장 앞의 거짓 문진, 운전자 동의 없는 정정 포기. 팀이 늘 동의를 지켰다는 즉시 반박은 사실이 아니었다.
“이것도 같이 보세요. 성공 장면만 붙이면 또 전원 동의가 됩니다.”
다원은 파일을 받지 않고 목록부터 읽었다. “공개, 팀 내부, 비공개를 각각 고르십시오.”
“승인 시도와 거짓 문진은 공개. 의료 수치와 직원 신원은 비공개. 정정 포기는 이미 공개된 범위만.”
“세라 대장 기록은?”
“제가 고르지 않습니다.”
“좋습니다. 그 문장은 인용 안 합니다. 행동으로 확인하죠.”
현주는 출처 검증표를 세 칸으로 만들었다. 확인된 것, 공개 가능한 것, 아직 묻지 않은 것. 확인된 것에는 8.2초 무음과 누락 프레임, 7C-19·05:40이 들어갔다. 공개 가능 칸은 비어 있었다. 취재원 최종 확인 전이기 때문이었다.
미나는 육백만 조회수 초안을 보존함으로 옮겼다. “즉시 반박 중지. 아흔 분 타이머. 그 전에 공식 영상이 나오면 원본 해시만 지키고 침묵.”
다원이 물었다. “불만은요?”
“많죠. 기록할 만큼.”
“기록해 주세요. 나중에 제가 조건을 영웅적으로 포장하지 못하게.”
미나는 반대 이유를 적었다. 공개 지연은 세라의 지휘권 방어 기회를 줄인다. 그래도 취재원 삭제 확인 전 공개에는 반대한다.
세탁방 앞 건조기가 멈췄다. 남은 시간은 87분이었다.
다원은 재생 버튼에 손을 올리지 않았다.
먼저 취재원 삭제 요청 확인란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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