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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한 줄만 거짓말하면 승진할 수 있었다

하렘 소문은 재난으로 분류됩니다 · 2026.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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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가 한 줄만 거짓말하면 승진할 수 있었다.

현주는 그 한 줄을 기록해야 했다.

두 사람은 도진이 없는 방에서 처음으로 제대로 싸웠다.

강은하는 승진심사 대기실 벽에 기대 서서 세라의 오른손부터 봤다. 고정대 밖으로 나온 손가락이 심사 호출음마다 조금씩 굽었다. 통증을 물으면 세라는 숫자 대신 남은 시간을 말했다.

“열두 분.”

비공개 증언 접수까지 12분.

수락하면 승진 심사 즉시 재개.

거부하면 임시 현장 지휘권 정지 검토.

심사위원회가 보낸 증언서는 한 줄이었다.

백도진은 윤세라의 승인 없이 개인적 호감으로 구룡역 구조와 이후 정정에 개입했으며, 두 사람의 사적 관계에 관한 판단은 팀7의 공적 절차와 무관하다.

앞 절반은 거짓이었다. 세라는 구룡역에서 도진의 문구를 읽고 조건을 고른 뒤 직접 서명했다. 북문에서는 정정 중지를 명령했고 도진은 손을 뗐다. 뒤 절반만 떼면 맞는 말처럼 보였다. 사적 관계 판단은 공적 절차와 무관해야 했다.

위원회는 두 문장을 한 줄에 묶었다.

승진과 책임도 함께 묶였다.

증언서가 열린 순간 세라의 지휘 배지에 새 칸이 생겼다.

관계 해명 보호자: 백도진.

비공개 증언을 제출하거나 보호자가 사실관계를 대신 확인하면 승진심사장 출입 가능.

도진은 다른 대피소에서 무혐의 시험 송출 역류 피해자의 역할 원문을 확인 중이었다. 호출 버튼을 누르면 삼십 초 안에 연결할 수 있었다. 위원회는 그를 증언 당사자가 아니라 세라의 관계 보호자로 바꿨다.

세라가 버튼을 눌러 호출을 거부했다. 심사장 문이 잠겼다.

“내 심사에 왜 보호자가 필요하지?”

진행요원이 유리벽 너머에서 답했다. “사생활 해명 부담을 줄이기 위한 편의 절차입니다.”

“내가 직접 답하면 부담이고 남자가 대신 답하면 편의야?”

“백 대리님이 아니어도 관계 사실을 아는 성인이면 됩니다.”

세라는 은하와 현주의 이름이 뜬 대체 보호자 목록도 닫았다. 감정은 움직이지 않았다. 심사장 출입권만 타인의 확인으로 옮겨 갔다.

은하는 자신의 이름 옆 ‘의료상 관계 관찰자’ 칸을 지웠다. “치료 중 본 행동은 승진 심사의 사생활 증언이 아닙니다.”

현주는 보호자 호출 거부 시각까지 기록하려다 세라의 시선을 받고 손을 멈췄다. 무엇을 남길지를 합의하기 전이었다.

현주가 증언서를 책상에 놓았다. “거부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제시된 원문과 거부 시각을 기록해야 강요 절차를 감사할 수 있습니다.”

세라는 종이를 뒤집었다. “내가 그 문장을 읽었다는 기록부터 남겠지.”

“비공개 봉인입니다.”

“비공개였던 장부에서 내 검사 영상이 나갔어.”

“그래서 원문 해시와 열람자를 분리하겠습니다.”

“분리하면 안 새나?”

현주는 답을 고르는 데 이 초가 걸렸다. “안 샌다고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 기록하지 마.”

“기록이 없으면 위원회는 증언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할 겁니다.”

“남기면 다음 심사에서 똑같은 한 줄을 다시 내밀겠지. 선례라고.”

대기실 문이 닫혔다. 심사 진행요원이 창 너머에서 녹음 상태를 확인했다. 빨간 점이 켜져 있었다.

은하는 두 사람 사이에 앉지 않았다. 세라의 맥박띠는 104, 현주의 손등에는 손톱 자국이 네 개였다. 어느 쪽이 더 옳은지 몸으로 진단할 수는 없었다.

현주가 먼저 세라의 말을 요약했다.

“당신은 강요 문구의 원문을 보존하는 행위 자체가 그 문구를 기관 기록으로 합법화할 위험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비공개 통제가 이미 실패했으니 원문 봉인도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세라가 짧게 답했다. “맞아.”

“제가 틀리게 요약한 부분은?”

“없어.”

세라는 현주의 논리를 되받았다.

“너는 원문도 시각도 없으면 강요를 입증할 수 없다고 봐. 내가 거부했다는 결과만 남기면 위원회가 질문 자체를 지울 수 있다고.”

“맞습니다.”

“틀린 부분?”

“없습니다.”

서로 정확히 이해한 뒤에도 결론은 가까워지지 않았다.

카운트가 9분 20초로 내려갔다.

심사 진행요원이 문을 열었다. “증언자께서 원문 낭독 후 ‘사실’ 또는 ‘사실 아님’만 답하시면 됩니다. 녹음은 심사위원 외 공개되지 않습니다.”

세라가 물었다. “제 답을 누가 편집합니까?”

“편집하지 않습니다.”

미나가 보내 온 사전 재생 화면에는 세라의 과거 반대표가 나오기 직전 한 프레임이 검게 비어 있었다. 직전 시험 송출에서 빠진 여덟 프레임과 같은 위치였다. 심사 진행요원은 영상 압축 오류라고 했다. 편집 로그는 제출하지 않았다.

“압축 오류면 원본을 보여 줘.”

“심사 자료는 위원회 소유입니다.”

“그럼 낭독 안 해.”

진행요원이 현주를 봤다. “법무 담당께서 거부 의사를 대신 기록하시죠.”

세라가 의자를 밀었다. 오른어깨가 따라 움직이자 얼굴이 순간 굳었다. “내 거부도 대리하지 마.”

현주가 녹음기 쪽으로 손을 뻗었다가 멈췄다. “대리하지 않습니다. 제 기록은 위원회가 어떤 조건을 제시했는지에 관한 겁니다.”

“내 답이 없으면 네 기록도 불완전하잖아.”

“불완전하게 남기겠습니다.”

“방금은 원문이 필요하다며.”

“필요합니다. 하지만 당신 동의보다 먼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세라의 손가락이 고정대 밖에서 펴졌다. 은하는 안도라고 이름 붙이지 않았다. 맥박이 99로 내려간 것만 봤다.

현주는 빈 감사 양식을 열었다. 피감사자 칸에서 윤세라 이름을 지웠다.

감사 대상: 승진심사위원회 비공개 증언 요구 절차.

쟁점: 승진·지휘권을 조건으로 사실과 다른 관계 문구 낭독을 요구했는가.

보존 범위: 제안 시각, 심사 통과 조건, 거부 시 불이익, 영상 누락 프레임.

보존 제외: 윤세라의 사적 관계 설명, 원치 않는 원문 낭독 음성.

세라가 양식을 읽었다. “문구 원문은?”

“당신에게 받은 사본은 반환합니다. 위원회가 보낸 파일의 존재와 해시는 별도 출처에서 확보해야 합니다.”

“못 구하면?”

“절차 감사가 약해집니다.”

“지휘권이 먼저 멈춰.”

“압니다.”

“알면서 내 경력을 증거 수집 실패 비용으로 올려?”

현주의 표정이 처음으로 흔들렸다. “당신 경력을 비용이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

“이미 그렇게 계산했어.”

현주는 반박하지 않았다. 세라가 녹음 없는 거부를 택하면 감사가 약해진다는 계산을 했고, 그 약함을 세라의 지휘권 손실과 나란히 놓았다. 절차상 구분했다고 해서 세라가 느끼는 교환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은하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

“둘 다 상대를 보호하려고 싸우는 게 아니에요.”

두 사람이 동시에 은하를 봤다.

“세라 대장은 내 거부가 기관 문구 속에 남지 않길 원해요. 현주 변호사는 거부가 남아야 강요를 입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파열 원인은 도진도, 서로를 못 믿어서도 아니에요. 기록이 사람을 지키는지 다시 붙잡는지에 합의하지 못한 겁니다.”

세라가 물었다. “그래서 어느 쪽?”

“제가 고르면 또 대리예요.” 은하는 카운트를 가리켰다. “지금 필요한 건 두 선택입니다. 녹음을 켠 채 더 싸울지, 끄고 각자 다음 행동을 말할지.”

“끈다.”

“동의합니다.”

현주가 녹음 중지를 누르려는 순간, 대기실 밖에서 임다원이 나타났다. 카메라도 녹음기도 없었다. 투명 봉투 하나만 들고 있었다.

“출처를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위원회 증언 양식 사본을 받았습니다.”

현주가 손을 내리지 않았다. “누가 제공했습니까?”

“그 질문에 답하면 사본을 드릴 수 없습니다.”

“진본성은 어떻게 입증합니까?”

다원은 봉투 겉면의 수신 시각과 파일 해시를 보여 줬다. 세라에게 온 증언서와 같았다. “원문 인용은 하지 않겠습니다. 존재, 통과 조건, 불이익 항목만 보도할 수 있습니다. 세라 대장 답변은 보도하지 않습니다.”

세라가 물었다. “왜 기사부터 안 냈지?”

“특종이 증언 강요를 끝내지 못하면 다음 사람에게 같은 양식이 갑니다. 먼저 감사 접수번호가 필요합니다.”

“내 이름은?”

“빼겠습니다.”

“팀7도 빼.”

“위원회 절차만 씁니다.”

다원은 사본을 현주에게 건네지 않았다. 해시 검증과 존재 증언에만 동의했다. 원문 파일은 출처 보호 금고에 남겼다. 현주는 그 범위를 감사 양식에 그대로 적었다.

다원의 편집장이 통화 화면을 세 번 띄웠다. ‘비밀 연인 증언서 단독’이라는 제목과 세라 사진이 이미 지면 상단에 배치돼 있었다. 마감까지 오 분. 이름과 원문 한 줄만 확인하면 된다는 요청이었다.

다원은 화면 공유를 세라에게 돌리지 않았다. “기사 제목과 사진 사용에 동의하지 않으셨으니 내리겠습니다.”

“내가 거부하면 기사 자체가 없어져?” 세라가 물었다.

“오늘 단독은 없어집니다. 절차 감사 접수 뒤 이름 없는 기사로 다시 냅니다.”

편집장은 공익 보도를 막는 거냐고 물었다. 다원은 두 문장으로 답했다. 강요 양식의 존재는 보도한다. 강요받은 사람의 답을 또 요구하지 않는다.

지면 상단이 다른 기사로 바뀌었다. 다원의 이름도 빠졌다. 그녀는 취소 화면과 마감 손실을 자기 취재 메모에 붙이고 세라에게 책임을 넘기지 않았다.

외부 독립 사본 존재 확인.

원문 열람 불가.

해시 대조만 허용.

절차 감사 접수.

카운트가 3분 08초였다.

현주는 심사 진행요원에게 감사 접수번호를 보냈다. “증언 요구 절차가 감사 대상이 됐습니다. 결과 전까지 지휘권 정지 심사를 보류하십시오.”

진행요원은 십 초 뒤 답했다. “보류 근거 불충분. 증언 미제출 시 임시 지휘권 정지 예고를 유지합니다.”

세라의 지휘 배지 가장자리가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정지 준비. 남은 시간 2분 41초.

현주가 세라를 봤다. “제가 감사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너무 빨리 판단했습니다.”

“사과 받으면 제출하라고 할 거야?”

“아닙니다.”

“그럼 지금은 안 받아.”

“알겠습니다.”

현주는 사과를 철회하지도 용서를 재촉하지도 않았다. 자기 판단 오류를 감사 메모 첫 줄에 추가했다.

은하는 세라의 맥박을 다시 물었다. 세라는 “아흔여섯”이라고 화면을 읽었다. 통증은 여전히 말하지 않았다.

“통증은?”

“일곱.”

“기록할까요?”

“의료 기록만. 심사 자료 제외.”

은하는 그 범위만 눌렀다.

카운트 1분.

세라는 증언서 서명 칸을 비웠다.

“백도진은 내 승인 없이 움직이지 않았다. 사적 관계가 공적 절차를 대신하지도 않는다. 두 문장을 한 줄로 묶은 증언은 하지 않겠다.”

현주가 녹음기를 껐다.

빨간 점이 사라진 뒤에도 세라는 같은 답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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