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7은 무혐의가 되기 직전이었다
하렘 소문은 재난으로 분류됩니다 · 2026.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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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7은 무혐의가 되기 직전이었다.
오현주가 발표 파일을 내렸다.
그 파일을 본 시민 서른일곱 명이 새 배신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마태호는 브리핑룸 뒤편에서 축하 물품 여든 상자를 세고 있었다. 생수, 보조 배터리, 원본 토큰 검증 안내서, 기자용 간식. 조정국은 공식 예약 서명이 확인된 지 여섯 시간 만에 팀7 중간감사 결과를 생방송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무혐의라는 글자가 상자마다 붙어 있었다.
“배송지만 남았습니다.”
태호가 마지막 상자를 닫자 정면 화면에 현주의 중간보고서가 떴다.
공식 계정 토큰 존재 확인.
팀7의 원본 보존·공개 절차상 중대 위반 없음.
오현주의 증거 훼손 책임 면제 검토.
세 번째 줄은 현주에게 유리했다. 정지된 인사평가와 자동 종결 승인권을 돌려받을 근거가 될 수 있었다. 현주는 그 줄을 한번 읽고 방송 대기열에서 자기 이름부터 지웠다.
“제 면제 항목 배포 중지. 보고서 원본은 봉인하고 송출본에서 제외합니다.”
상급 감사관이 탁자를 쳤다. “발표 삼십 초 전입니다. 팀이 무혐의라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결론을 본 시민 상태가 달라졌습니다.”
현주가 화면을 둘로 나눴다. 왼쪽에는 십 분 전 비공개 시험 송출본, 오른쪽에는 네 개 대피 채널의 출입 기록이 떴다.
시험 송출을 본 직원과 시민은 모두 마흔두 명이었다. 그중 서른일곱 명의 단말에 새 관계 역할이 붙었다.
팀7의 결백을 믿은 사람은 충실한 증인이다.
의심하거나 공유를 보류한 사람은 구조를 배신한 사람이다.
배신자는 충실한 증인에게 대피 우선권을 양도한다.
감정은 생기지 않았다. 대피 순서만 충성을 시작했다.
서부 임시대피소 화면에서 모녀가 출입문 양쪽에 갈라져 있었다. 어머니는 공식 토큰 해시를 눌러 확인했고, 딸은 ‘작성자 미확정’ 문장을 읽은 뒤 공유를 보류했다. 어머니 손목띠에는 충실한 증인, 딸의 것에는 배신자가 떴다.
문은 어머니만 통과시켰다.
딸은 안쪽에 있는 어머니의 약 가방을 들고 있었다.
“같이 들어가겠습니다.” 딸이 출입 단말에 말했다.
배신자에게는 증인 보호 구역 접근권이 없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밖으로 나오려고 하자 이번에는 증인 이탈 경고가 울렸다. 충실한 증인은 배신자를 설득할 의무가 있다는 문구가 뒤따랐다.
“저 애가 맞는 말을 했어요. 누가 썼는지 모른다고.”
경비 담당자가 수동 개방 버튼을 눌렀지만 손목띠가 그의 역할까지 ‘배신 방조자’로 바꿨다. 대피소 세 구역의 문이 동시에 잠겼다.
태호는 축하 상자에서 손을 뗐다.
“서부 대피소 문 몇 개?”
미나가 대시보드를 열었다. “잠금 셋. 역할 서른일곱. 늘어나는 중. 표본이 아니라 피해자 수예요.”
“차량은?”
“대체 이동 요청 열네 건.”
태호는 여든 상자를 다시 셌다. 조금 전까지는 무혐의 발표를 밀어낼 물량이었다. 지금은 잠긴 문 세 개와 갈라진 사람 서른일곱 명 앞에서 부피만 컸다.
대체 차량 기사 넷의 단말도 차례로 꺼졌다. 시험 송출 링크를 받았지만 운전 중이라 누르지 않은 기사들이었다. 시스템은 확인하지 않은 사람을 배신자로 분류했고, 배신자는 팀7 지원 물품을 운송할 수 없다는 계약 문구를 새로 붙였다.
첫 기사가 태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링크 안 본 게 배신이면 운전하면서 봤어야 합니까?”
“아니요. 운전 중 확인 금지가 맞습니다.”
“그럼 지금 누르면 풀려요?”
태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충실한 증인 역할을 받으면 차량은 움직일 수 있었다. 대신 기사는 팀7을 믿었다는 공개 기록을 떠안았다.
“풀릴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누르라고 권하지 않겠습니다. 계약 취소, 다른 기사 배정, 역할과 무관한 수동 운송 중에서 고르실 수 있어요.”
“수동 운송이면 제 면허 기록에 남습니까?”
“아직 모릅니다. 확인 전에는 출발시키지 않겠습니다.”
기사는 계약 취소를 골랐다. 두 번째 기사는 수동 운송을 원했지만 역할 문구 공개는 거부했다. 세 번째는 오늘 운행 전체를 쉬겠다고 했다. 네 번째는 답을 보류했다.
태호는 네 대를 한 묶음으로 ‘운송 실패’ 처리하지 않았다. 취소, 수동 전환, 휴식, 보류를 각각 다른 칸에 썼다. 차량 네 대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기사 넷의 선택이 생긴 것이었다.
“상자 배송 취소. 물과 배터리는 대피소로 전환.”
상급 감사관이 끼어들었다. “시험 송출 표본의 일시 오류입니다. 예정 방송은 진행하고 정식 발표 뒤 수정하면 됩니다.”
은하가 서부 대피소 의료 화면을 확대했다. 어머니의 맥박은 126, 딸은 118이었다. 약 가방 안에는 네 시간마다 써야 하는 흡입제가 있었다.
“네 시간 뒤 수정은 치료가 아닙니다. 지금 문부터 엽니다.”
“중간보고서는 팀7의 절차가 적법했다고 결론 냈습니다.”
“그 결론이 흡입제를 전달해 주나요?”
감사관은 답하지 않았다.
현주는 시험 송출 파일의 삭제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대신 배포 권한만 끊고, 송출 시작 시각과 첫 역할 발생 시각을 읽기 전용으로 봉인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문장을 없던 일로 만들면 증거도 사라졌다. 이익은 멈추되 원본은 남겨야 했다.
“시험 송출 08시 42분 10초. 첫 배신자 역할 08시 42분 13초. 인과는 아직 확정하지 않습니다. 시간 순서와 피해만 보존합니다.”
세라가 현장 지도를 당겼다. 오른팔 고정대 때문에 왼손으로 화면을 돌렸다. “서부 출입문 강제 개방하면 다른 대피소로 역류하나?”
미나가 세 채널을 겹쳤다. “한 문만 열면 배신자 역할이 다음 가족에게 넘어갈 확률 68퍼센트. 전체 방송을 끄면 현재 역할은 남지만 추가 발생은 멈출 가능성 81퍼센트. 둘 다 확정 아님.”
“방송부터 중지. 문은 관계 역할 없는 화재 대피로로 연다. 경비 담당자 손목띠 해제 전까지 수동 조작 금지.”
“무혐의 발표도 같이 꺼집니다.” 현주가 말했다.
“알아.”
세라는 방송 중지 명령을 내리려다 표결판을 먼저 열었다. 광역 송출 중지는 현장 한 사람의 명령으로 결정할 일이 아니었다.
현주가 법무표를 들었다. “찬성. 제 면제 항목을 포함한 송출 전부 중지. 원본과 타임코드는 보존.”
은하가 의료표를 올렸다. “찬성. 피해자 지원 명단은 치료 필요와 당사자 선택으로 작성. 진단명 공개는 반대.”
태호는 물류표를 들기 전에 상자 여든 개와 대체 차량 수를 다시 계산했다. 축하 물품을 돌리면 대피소 네 곳에 물과 배터리를 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관계 역할이 붙은 차량을 쓰면 기사가 새 배신자가 될 수 있었다.
“조건부 찬성. 배송 차량은 손목띠 없는 민간 계약 네 대. 귀환 좌석 두 자리씩 비움. 기자용 간식은 반품.”
미나가 분석표를 올렸다. “찬성. 공개 검증본은 내리지 않음. 무혐의 해설 방송만 중지. 토큰 증거와 우리 결백을 한 파일로 묶지 않습니다.”
도진은 정정표를 들지 않았다. “새 역할의 원문을 당사자 확인 없이 고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표결 불참.”
세라가 현장표를 들었다. “찬성. 대피로 확보 뒤 피해자 공개 범위를 다시 묻는다.”
네 직능 찬성, 조건부 하나, 불참 하나.
무혐의 발표 연기.
방송 화면에서 팀7의 얼굴이 꺼졌다.
서부 대피소 화재문이 열렸다. 어머니는 혼자 안으로 돌아가지 않고 딸과 같은 쪽에 섰다. 은하는 영상 통화로 흡입제 이름과 전달 방식을 물었다.
“가방째 주세요.” 어머니가 말했다. “딸 이름은 공개하지 마세요. 대신 왜 문이 잠겼는지는 다른 사람도 알게 해 주세요.”
딸은 자기 항목을 따로 골랐다. “이름 비공개. 공유 보류 시각 공개. 배신자 문구 원문 공개. 팀7 지지 여부는 쓰지 마세요.”
두 사람의 선택은 같지 않았다. 지원 차량은 같이 탔다.
태호는 상자 표찰을 전부 떼었다. ‘무혐의’가 있던 자리에 대피소 코드와 귀환 좌석 수를 썼다. 첫 차량에는 물 스물네 병, 배터리 열두 개, 빈 좌석 둘. 두 번째에는 의료 가방과 이동 경사판. 축하 물품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배송 성공을 취소합니다.”
도진이 물었다. “토큰 배송 말입니까?”
“아니. 내가 아까 한 말. 분실 0이면 성공이라고 했던 거.” 태호는 적재표에 자기 이름을 넣었다. “원본은 안 잃었는데 사람이 배송지에서 밀려났잖아. 성공률 다시 계산.”
그는 물류 손실표에 기사 넷의 취소 수수료와 대기 시간을 팀7 부담으로 올렸다. 기사가 충성을 증명해야만 돈을 받는 구조가 되면 지원 차량도 새 역할 장치가 됐다. 현주는 ‘역할 확인과 무관하게 계약상 최소 보상 지급’ 문구를 붙였고, 태호는 남은 예산으로 가능한지 먼저 계산했다.
기자용 간식 반품액을 더해도 부족분은 6만4천 원이었다.
도진이 지갑을 꺼내자 태호가 손바닥으로 막았다. “개인 선납 금지. 오늘 장부 배운 거 반품하지 마.”
세라는 예비 홍보비 전환안을 표결에 올렸다. 현주가 용도 변경 근거를, 미나가 공개 내역을 붙였다. 세 직능이 찬성한 뒤에야 기사 보상액이 확보됐다. 도진의 지갑은 열리지 않았다.
은하가 피해자 지원표를 만들었다. 이름 대신 당사자가 고른 표식, 현재 위치, 필요한 약·이동·연락, 공개 범위가 들어갔다. 서른일곱 명 가운데 스물한 명이 원문 공개에 동의했고, 아홉 명은 발생 시각만, 일곱 명은 팀 내부 지원만 골랐다.
현주는 중간보고서 첫 장에 새 문장을 붙였다.
공식 토큰 증거는 유지된다.
팀7 무혐의 발표는 새 피해의 원인·범위가 확인될 때까지 유예한다.
피해 발생과 지원 현황을 결론보다 먼저 공개한다.
미나는 공개 화면을 세 칸으로 나눴다. 확인된 피해 37명. 현재 잠금 구역 0. 지원 차량 4대. 이름과 가족 관계는 모두 빠졌다. 화면 아래에는 당사자들이 공개에 동의한 배신자 문구 스물한 개만 원문 그대로 놓였다.
조정국은 발표 중지 18초 만에 반박문을 올렸다.
팀7이 무혐의 증거를 임의 편집하고 발표를 지연했다.
현주에게는 정지됐던 인사평가를 오늘 복구할 수 있다는 별도 통지가 왔다. 예정 방송만 재개하면 된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주는 통지를 증거 목록에 넣고 수락 칸을 비웠다.
미나가 시험 송출본을 프레임별로 되감았다. 팀7 임시헌장 표결 장면에서 세라의 반대표 화면만 정확히 여덟 프레임 빠져 있었다. 편집자 표시는 공란이었다.
“반대표만 실종. 이유는 미확정.”
세라의 단말에 승진 심사 재개 통지가 도착했다.
공개 진술 불가.
비공개 증언 수락 시 심사 재개.
세라는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
브리핑룸 정면에서 ‘무혐의’ 자막이 꺼졌다.
그 아래 계약을 취소한 첫 기사의 표식과 함께 피해자 수가 서른여덟 명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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