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은 병원 4층이었고, 유라는 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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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은 병원 4층이었고, 유라는 문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에 앉았다.
앉은 이유가 있었다. 출입증이 없으면 나가라고 할 때 가장 빨리 나갈 수 있는 자리였다.
여덟 시간 전에 두 사람이 같은 문턱을 지나갔다. 지금 문제는 그 뒤였다.
“구조 성과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지수가 말했다.
그가 종이를 돌렸다. 관리국 구조 실적 보고 양식이었다.
칸이 하나였다. 구조 인원 수, 그리고 이름.
“한 건에 이름 하나입니다.” 지수가 말했다. “두 사람분 수치를 넣으면 심사에서 계수 오류로 반송됩니다. 반송되면 이 구조는 실적에 안 들어갑니다.”
“실적에 안 들어가면 뭐가 됩니까.” 도현이 물었다.
“두 분 다 구조된 기록이 없습니다.”
그 문장을 유라가 들었다. 오늘 처음 듣는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이결이 물었다.
“한 명만 공식으로 올립니다.” 지수가 말했다. “나머지 한 명은 다음 건으로 넘깁니다.”
“다음 건은 언제입니까.”
“이름이나 번호가 나오면요.”
“종이 번호는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
“예.”
유라가 손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럼 그 사람은 안 올라가요.”
지수가 그를 봤다. 어제부터 이 자리에 있었는데, 지수가 유라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진유라 씨.”
“예.”
“지금 그 사례는 감정으로 볼 문제가 아닙니다.”
“감정으로 안 봐요.” 유라가 말했다. “저는 그거 겪었어요.”
이결이 그때 말을 하려고 했다. 유라가 손바닥을 아래로 눌렀다. 이결이 멈췄다.
멈춘 것이 중요했다. 유라가 그것을 확인하고 계속했다.
“작년 8월 14일이요. 저 8층에서 나왔어요. 04시 06분이요.”
“그건 압니다.”
“그날 장부에 총원이 여섯이었어요. 이름이 다섯이었어요.” 유라가 말했다. “그때 다섯 명은 다 이름이 있었어요. 저만 없었어요.”
“그건 시스템 문제고요.”
“그때도 이 얘기 나왔어요. 한 명만 먼저 올리자고요.” 유라가 말했다. “그 한 명이 다섯이었어요. 저는 다음 건이었어요.”
“그래서 지금은 올라갔습니까.”
“아직요.”
“일 년입니까.”
“열이레요.” 유라가 말했다. “8월 14일부터 오늘까지요.”
지수가 그 숫자를 계산했다. 열이레 동안 다음 건이 오지 않았다.
“증언 쓰시겠습니까.” 은채가 물었다.
“쓸게요. 짧게요.”
유라가 세 줄을 썼다. 자기 이름은 쓰지 않았다. 증언자 1이라고 썼다.
첫 줄은 날짜와 시각이었다. 둘째 줄은 총원 여섯, 이름 다섯이었다. 셋째 줄은 이랬다.
다음 건은 열이레째 오지 않았다.
그것을 은채가 받아 지수에게 밀었다.
“이건 대장님 판단 근거가 됩니다.” 은채가 말했다. “쓰시든 안 쓰시든 접수는 됩니다.”
“내 판단을 왜 여기다 걸어.”
“대장님이 한 명만 올리자고 하셨습니다. 그 선택 옆에 이 세 줄을 두는 겁니다.”
지수가 종이를 봤다. 그리고 유라를 봤다.
“진유라 씨. 이거 나한테 책임 넘기는 겁니까.”
“예.”
유라가 그렇게 답했다. 다른 말을 붙이지 않았다.
지수가 웃지 않았다. 그가 종이를 접지도 않고 그대로 뒀다.
“한이결.” 그가 말했다. “자네는 뭘 원하나.”
“보류입니다.” 이결이 말했다.
“보류가 뭐야.”
“두 분 다 의식 회복할 때까지 공식화를 미루는 겁니다.” 이결이 말했다. “누가 공식이 될지 저희가 안 정합니다. 본인들이 정합니다.”
“그 사이에 실적은 없어.”
“예.”
“면허 심사에 구조 실적이 들어가. 자네 팀은 조건부야.”
“압니다.”
“보류하면 자네 팀 면허가 먼저 죽어.”
“그럴 수 있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그런데 지금 한 명을 정하면, 정한 사람이 저희가 됩니다.”
“그게 뭐가 문제야.”
“저희가 정한 걸 두 분이 나중에 못 뒤집습니다.”
“뒤집을 수 있게 해 줄 수도 있어.” 지수가 말했다. “내가 한 명 올리고, 나중에 두 분이 바꾸겠다고 하면 정정 신청을 내 이름으로 낸다. 그건 내가 할 수 있어.”
이결이 그 제안을 계산했다. 그게 더 안전했다. 실적이 남고, 정정 경로도 남았다.
“정정 신청 처리 기간이 얼마입니까.” 그가 물었다.
“모르지.”
“은채 씨.”
“같은 계열 신청은 스물두 일입니다.” 은채가 말했다. “그리고 정정은 원 기록이 확정된 뒤에만 접수됩니다.”
“확정되면 그 사이에 저쪽에서 뭘 합니까.”
“확정된 기록을 근거로 다음 처리가 진행됩니다. 보상, 치료 승인, 신분 정리요.”
“그럼 정정이 오기 전에 한 분은 이미 없는 사람으로 처리됩니다.”
지수가 그 계산에 반박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그건 내 소관이 아니야.”
“예. 그래서 제안은 감사합니다.” 이결이 말했다. “받지는 않겠습니다.”
그 말에서 유라의 손이 펴졌다. 9화 헌장에 있는 줄이었다. 정정과 삭제 요청권.
“보류 기간은.” 지수가 물었다.
“의식 회복까지입니다.”
“회복 안 하면.”
이결이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않았다. 삼 초였다.
“그러면 저희가 틀린 겁니다.” 그가 말했다. “그때는 실적도 없고 두 분도 못 정합니다. 그 위험을 지금 기록에 남기겠습니다.”
“써.”
이결이 썼다. 보류 결정, 결정자 한이결, 위험 항목까지 세 줄이었다.
새벽이 그 아래에 한 줄을 더 적었다. 반대 없음, 다만 위험 인지 사실을 팀 전원 이름으로 기재.
넷이 이름을 적었다. 유라는 적지 않았다.
“유라 씨는요.” 미래가 물었다.
“저는 당사자 쪽이에요. 팀 결정에 이름 넣으면 나중에 제가 압력 넣은 걸로 읽혀요.”
미래가 그 사유를 적었다. 그리고 유라를 봤다.
“그건 누가 알려 줬어요?”
“은채 씨가요. 18화에요.”
회의 중간에 도현이 양식 자체를 확인했다.
“구조 인원 칸이 두 자리입니다. 2를 넣을 수 있습니다.”
“넣을 수는 있어. 이름 칸이 하나야.”
“이름 칸을 늘리는 신청은 있습니까.”
“있습니다. 9화에 원제안자 칸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같은 경로로 됩니다. 처리 기간이 스물두 일입니다.”
“열이레보다 깁니다.” 유라가 말했다.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도현이 그 숫자만 적었다.
회의는 오전 11시 20분에 끝났다. 끝나기 전에 지수가 한 가지를 더 말했다.
“나는 공개 이의를 걸겠습니다.”
“무슨 내용으로요.” 은채가 물었다.
“틈새구조대가 사적 감정 때문에 전체 구조 면허 체계를 위험에 빠뜨린다고요.”
“그거 사실 아닙니다.”
“내 판단으로는 사실입니다.” 지수가 말했다. “그리고 이의는 판단으로 겁니다.”
그가 문 앞에서 한 번 멈췄다.
“진유라 씨.”
“예.”
“그 세 줄, 내 이의서에 첨부합니다.”
유라가 그 말을 이해하는 데 이 초가 걸렸다.
첨부하면 그 세 줄이 공식 문서에 들어갔다. 이의서는 심사 자료였고, 심사 자료는 보관됐다.
“그거 저한테 유리해요.” 유라가 말했다.
“압니다.”
“왜요.”
“내 이의가 감정이 아니라는 걸 보이려면 그쪽 근거도 같이 넣어야 합니다.” 지수가 말했다. “그리고 그 세 줄이 사실이면, 관리국이 열이레를 설명해야 합니다.”
지수가 나갔다. 대원 둘이 따라 나갔다.
먼저 말한 것은 도현이었다.
“이의 내용은 우리한테 나쁩니다. 첨부는 좋습니다.”
“둘 다입니까.” 새벽이 물었다.
“둘 다입니다.”
유라가 창가로 갔다. 4층이었고, 아래에 이송차 자리가 보였다.
두 사람이 실려 나간 자리였다. 지금은 비어 있었다.
오후에 두 번째 환자 병실에 들어간 것은 유라 혼자였다. 보호자가 아니라 증인 자격이었고, 은채가 그 자격으로 넣었다.
남자는 눈을 감고 있었다.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았다.
유라가 자기 손목을 봤다. 팔찌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17화에 반납했고, 그 뒤로는 비어 있었다.
남자의 손목에는 종이 팔찌가 있었다. 번호가 있었고, 이름은 없었다.
유라가 침대 옆에 앉았다. 말은 하지 않았다.
말을 안 한 것은 은채가 준 조건이었다. 증인은 질문하지 않는다. 질문하면 조사자가 됐다.
그가 본 것은 두 가지였다. 링거 속도가 아침보다 느렸고, 침대에 손으로 쓴 4번 스티커가 새로 붙어 있었다.
시스템 번호가 아니라 종이였다. 은채가 아침에 붙인 것이었다.
간호사가 들어와 링거를 확인하고 나갔다. 나가면서 그가 유라에게 물었다.
“보호자세요?”
“증인이에요.”
간호사가 그 단어를 처음 듣는 얼굴이었다. 그런데 되묻지 않고 자기 노트에 적었다.
적는 것을 유라가 봤다. 그 노트가 어제 도현이 본 인계 노트였다.
“그거 뭐 적으세요?” 유라가 물었다.
“면회자요. 이름 없으면 관계 적어요.”
“관계가 증인이면요.”
“그럼 증인이라고 적어요.” 간호사가 말했다. “저는 들은 대로 적어요.”
이십 분쯤 뒤에 손가락이 한 번 움직였다. 한 번이었다.
세 번이 아니었다. 어제 정한 규칙으로는 아니라는 뜻이었다.
무엇에 대한 아니오인지 유라는 몰랐다. 물어볼 수도 없었다.
그가 그 시각만 적었다. 오후 3시 41분, 한 번.
병실에서 나온 뒤에 유라가 은채에게 그 한 번을 보고했다.
“무엇에 대한 아니오인지 모릅니다.” 은채가 말했다. “그러면 아니오로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럼 뭐로 적어요?”
“신호 한 번, 시각, 질문 없음. 해석은 비웁니다.”
유라가 그것을 다시 적었다. 아까 자기가 적은 줄에 해석이 없는지 확인했다. 없었다.
“잘 쓰셨습니다.” 은채가 말했다.
“근데 저는 아니오라고 생각했어요.”
“생각은 하셔도 됩니다. 종이에 안 쓰면 됩니다.”
오후 5시에 미래가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단말을 들고 있었고, 화면에 기사 초안이 있었다.
제목이 두 개였다. 하나는 두 사람이 같은 문으로 나왔다는 것이었고, 하나는 한 명만 공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느 쪽이 먼저 나가야 돼요?” 미래가 물었다.
“둘째요.”
“왜요. 첫째가 사람들이 좋아해요.”
“첫째는 우리가 잘한 얘기예요.” 유라가 말했다. “둘째는 아직 안 끝난 얘기고요.”
미래가 순서를 바꿨다. 그리고 첫째 제목을 지우지 않고 아래로 내렸다.
“유라 씨.” 그가 물었다. “아까 회의에서 세 줄 쓴 거요. 그거 기사에 넣어요?”
“이미 넣었어요.”
“어디에요.”
“배지수 이의서에요.”
미래가 손을 멈췄다. 그 문장의 구조를 계산하는 데 몇 초가 걸렸다.
“그러면 그쪽이 우리를 공격하는 문서에 우리 증언이 들어가는 거예요.”
“예.”
“그거 위험해요.”
“위험한 쪽이 순서를 정해요.” 유라가 말했다.
어제 쓴 문장이었다. 미래가 그것을 알아들었고, 반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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