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8-B-3 봉인문은 도면보다 이십 센티 낮았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9. 30.

조회수 0

8-B-3 봉인문은 도면보다 이십 센티 낮았다.

도현이 그 차이를 먼저 쟀다. 도면상 높이는 백팔십, 실제는 백육십. 삼 년 전 폐쇄 이후 위쪽 슬래브가 내려앉았다는 뜻이었다.

“진입 자세 바뀝니다.” 그가 말했다. “선두는 상체를 숙입니다. 숙이면 시야가 바닥으로 갑니다.”

“그럼 앞을 못 봅니다.” 새벽이 방패를 낮췄다.

낮춘 방패는 어제 심사장에서 쓴 것이었다. 접힌 하단이 그대로였고, 그 각도 때문에 낮은 문틀에 더 잘 맞았다.

“앞은 제가 소리로 봅니다.”

오전 11시 40분. 재진입 허가는 조건부 유지 면허로 났고, 조건은 두 시간이었다.

유라는 밖에 있었다. 진입 인원에 미등록 인원을 넣으면 면허가 그 자리에서 정지됐고, 그 조항은 어제 심사 결과에 붙어 있었다.

대신 유라가 준비 목록의 한 항목을 들고 있었다. 이름 없이 발견되지 않게 하는 절차. 아직 방법이 비어 있는 항목이었다.

“오늘은 뭘 적으면 돼요?” 그가 물었다.

“누가 몇 시에 들어가서 몇 시에 나왔는지요.” 도현이 말했다. “셋 들어가고 셋 나오면 세 줄입니다. 하나 안 나오면 그때부터 그 항목이 작동합니다.”

여덟 번째 산소통은 백선호가 자기 이름으로 냈다. 무기명 처방은 이번 달 세 번째였다.

세 번째면 정지였다. 백선호는 그것을 알고 냈고, 은채에게 한 문장만 남겼다. 오늘 이후로는 다른 사람을 찾으십시오.

진입 순서는 어제 종이에 적은 대로였다. 새벽이 선두, 이결이 옆에서 정지 관측, 도현이 후미에서 계측. 미래는 문 밖 십 걸음.

“접촉 신호 두 번은 교대입니다.” 새벽이 확인했다. “세 번은요.”

“세 번은 안 정했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럼 지금 정합니다. 세 번은 전원 후퇴입니다.”

“왜 지금 정합니까.” 도현이 물었다.

“어제 배웠습니다.” 새벽이 말했다. “안 적으면 안 한 게 됩니다.”

이결이 그것을 종이에 적었다. 진입 전에 조항이 하나 늘었다.

통로는 여섯 걸음까지 마른 콘크리트였다. 일곱 걸음째에서 도현의 발이 다른 소리를 냈다.

비어 있는 소리였다.

도현이 그 자리를 다시 밟았다. 두 번째도 같았다.

“정지.” 그가 말했다.

세 사람이 멈췄다. 도현이 무릎을 굽혀 손등으로 바닥을 짚었다. 진동이 있었다. 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올라오는 진동이었고, 주기가 있었다.

“이 점 이 초.” 그가 말했다. “어제 심사장 벽하고 같은 주기입니다.”

“그럼 여기도 배관입니까.” 새벽이 물었다.

“모릅니다. 주기만 같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같은 주기가 같은 원인은 아닙니다.”

“그럼 뭘 확인해야 합니까.”

“두께입니다.” 도현이 계측기를 들었다.

도현이 계측기를 바닥에 붙였다. 자기 것은 압수 목록 아홉 번이었고, 이건 어제 빌린 구형이었다. 화면에 값이 하나 나왔다. 두께 균일.

“센서는 균일이라고 합니다.” 그가 말했다. “이 기종은 오차 범위를 안 냅니다. 그것도 문제입니다.”

“제 귀는 뭐라고 합니까.” 새벽이 물었다.

“빈다고 합니다.”

“그럼 오늘은 어느 쪽으로 갑니까.” 새벽이 물었다.

“한 번 더 확인합니다.” 그가 말했다. “어제도 센서를 버렸습니다. 두 번 연속이면 그건 제 습관입니다.”

도현이 위치를 반 걸음 옮겨 다시 짚었다. 같은 주기였다. 그리고 세 걸음 앞에서도 같은 주기가 났다.

구간이 길었다. 국지적 공동이 아니었다.

“여기부터 열 걸음이 다 빈 것 같습니다.” 그가 말했다. “확신은 칠 할입니다.”

“칠 할이면 들어갑니까.”

“어제는 오 할 사로 들어갔습니다.”

“그건 인형이었습니다.”

새벽이 방패를 문틀 쪽으로 반 뼘 뺐다. 그가 계산하는 동작이었다. 뒤는 열려 있었고, 앞은 확률이었다.

그때 바닥이 접혔다.

먼저 온 것은 소리였다. 이 점 이 초 주기가 일 점 사로 짧아졌고, 그것을 들은 사람은 도현이었다. 그가 입을 열기 전에 새벽이 움직였다.

“중단.”

새벽이 그 두 글자를 말하면서 이미 이결의 등을 두 번 쳤다. 말과 손이 동시였다.

바닥이 앞쪽 세 걸음 폭으로 십오 센티 내려앉았다. 흙이 아래로 빠졌고, 빠진 자리에서 찬 공기가 올라왔다. 빈 공간이 있다는 신호였다.

이결의 왼발이 내려앉은 자리에 걸렸다. 발목까지 들어갔고, 무릎이 꺾였다. 새벽의 방패가 그의 등 뒤로 들어가 상체를 세웠다.

새벽이 호흡을 셋 셌다. 그 셋 동안 이결의 발이 빠져나왔다.

이결이 뒤로 두 걸음 물러났다. 이유를 묻지 않았다.

“도현.” 이결이 말했다. “지휘 넘깁니다.”

“받습니다.”

말이 짧게 끝난 것은 어제 종이에 적어 둔 순서였기 때문이다. 넘기는 데 이 초가 걸렸고, 그 사이 바닥이 오 센티 더 내려갔다.

도현이 처음 한 것은 셈이었다. 사람 셋, 산소 잔량 삼십사 분, 문까지 일곱 걸음.

어제까지 그는 이런 자리에서 가능한 값을 세 개 냈다. 지금은 하나만 냈다.

“전원 후퇴.” 그가 말했다. “새벽 씨 접촉 신호 세 번 주십시오.”

“앞쪽 삼 걸음만 무너졌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남은 다섯 걸음은 안 접혔습니다.”

반대는 아니었다. 정보였다. 도현이 그것을 받고도 자기 판단을 유지했다.

“남은 다섯 걸음의 주기를 제가 안 쟀습니다.” 그가 말했다. “안 잰 구간으로는 안 갑니다.”

이결이 물러났다. 어제 심사장에서 자기가 한 것과 같은 물러남이었다.

새벽이 이결의 등을 세 번 쳤다. 조항이 만들어진 지 이십 분 만에 처음 쓰였다.

후퇴 순서는 진입 역순이 아니었다. 도현이 순서를 바꿨다.

“새벽 씨 마지막입니다.”

“선두가 마지막이면 방패가 앞을 못 막습니다.”

“앞이 아니라 위입니다. 지금 무너지는 건 바닥이고, 바닥이 빠지면 사람이 아래로 갑니다. 방패는 아래를 못 막습니다. 대신 위에서 내려오는 걸 막습니다.”

새벽이 계산을 받았다. 그가 자리를 뒤로 옮겼다.

일곱 걸음을 나오는 데 십일 초가 걸렸다. 마지막 두 걸음에서 새벽의 몸이 굳었다. 붕괴음이 실제로 났기 때문이다.

삼 점 이 초였고, 그 사이 그의 손이 장갑 벨크로를 두 번 눌렀다.

도현이 그것을 셌다. 세면서 손을 뻗지 않았다. 손을 뻗으면 자기가 통로 안으로 들어갔다.

“문턱까지 두 걸음입니다.” 그가 말했다. “지금 안 보이면 제 목소리로 오세요.”

새벽의 발이 움직였다. 두 걸음이 왔다.

셋이 문 밖에 섰다. 오후 12시 06분, 진입 이십육 분.

회수한 것은 없었다.

유라가 문 밖 열 걸음 자리에서 세 줄을 적었다. 11시 40분 셋 진입, 12시 06분 셋 퇴출. 세 번째 줄은 이름 셋이었다.

“이거 맞아요?” 그가 물었다.

“맞습니다.” 도현이 말했다. “오늘은 그 항목이 작동 안 했습니다.”

“기록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진입 이십육 분, 진입 인원 셋 전원 회수, 확보 자료 영, 부상자 영. 중단 명령자 윤새벽, 지휘 이관 한이결에서 임도현.”

“성과가 없습니다.” 미래가 말했다.

“그건 성과 칸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저는 사람 칸을 봅니다. 셋 들어가서 셋 나왔습니다.”

“그 칸이 심사에 들어갑니까.” 미래가 물었다.

“안 들어갑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래서 제 로그에 씁니다.”

이결이 자기 수첩을 펼쳤다. 그가 오늘 적은 것은 두 줄이었다. 조항 하나, 그리고 중단 시각.

“다시 들어갑니까.” 새벽이 물었다.

“들어갑니다. 바닥 지지 장비를 구한 다음에요.” 도현이 말했다. “그건 오늘 안 옵니다. 등급 1 계정으로는 대여 순번이 나흘입니다.”

“경민 씨 등급이요.”

“예. 어제 자기가 내린 등급입니다.”

새벽이 그 계산을 들었다. 어제의 정직 하나가 오늘의 나흘이 됐고, 아무도 그것을 후회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문턱까지 두 걸음 남았을 때 소리가 왔다.

세 번.

간격이 일정했다. 손바닥이 아니라 주먹, 금속 배관을 두드리는 소리였다. 정비 작업자가 구역 안에 사람이 있음을 알릴 때 쓰는 신호였고, 도현은 그것을 하청 장비 목록을 세면서 배웠다.

그가 새벽을 봤다. 새벽도 들었다.

세 번이 다시 왔다. 간격이 같았다.

도현이 시각을 적었다. 12시 14분 08초. 초까지 적은 것은 오늘부터였다.

“이건 표본 하나입니다.” 그가 말했다.

“한 번 더 오면요.”

“그럼 둘입니다.”

세 번째 신호가 왔다. 도현이 초를 적었다. 앞 신호와의 간격은 이십사 초였다.

“이십사 초입니다.” 그가 말했다. “두 번 다 이십사입니다.”

“그게 뭘 뜻합니까.”

“사람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기계는 편차가 없습니다. 이건 이십사 초에 한 번 두드릴 힘이 남은 사람입니다.”

새벽이 봉인문 쪽으로 반 걸음 갔다. 그가 방패를 들지 않았고, 들지 않은 손이 문에 닿았다.

“들어갑니까.” 그가 물었다.

“못 들어갑니다.” 도현이 말했다. “바닥이 접혔습니다. 지금 들어가면 우리가 아래로 갑니다. 그러면 아래에 있는 사람 위로 우리가 떨어집니다.”

새벽이 손을 뗐다. 그 판단을 뒤집을 수치가 없었다.

“그럼 뭘 합니까.”

“대답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가 봉인문 옆 배관을 주먹으로 세 번 두드렸다. 간격을 이십사 초로 맞췄다.

안에서 세 번이 왔다. 이번에는 간격이 십이 초였다.

“짧아졌습니다.” 도현이 적었다. “들었다는 뜻입니다.”

미래가 그 시각을 찍었다. 12시 21분, 배관 사진 한 장. 소리 파형은 남기지 못했다. 녹음 장비도 압수 목록에 있었다.

“그럼 이 신호는 우리 넷만 들은 겁니다.” 그가 말했다.

“셋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유라 씨는 열 걸음 밖입니다.”

유라가 그 말을 듣고 걸어왔다. 산소통을 끌면서 여섯 걸음까지 왔고, 거기서 멈췄다.

“여기서 들려요.” 그가 말했다.

도현과 새벽이 동시에 그를 봤다.

“그럼 넷입니다.” 도현이 고쳐 적었다.

고쳐 적은 자리에 그가 한 줄을 더 붙였다. 목격자 넷, 그중 하나는 미등록 인원. 증언 가치는 그 줄에서 갈렸고, 도현은 갈린다는 사실까지 적었다.

“이 줄이 나중에 문제가 됩니까.” 유라가 물었다.

“됩니다.” 도현이 말했다. “유라 씨 증언은 법정에서 무게가 낮습니다. 그래서 넷 중 셋만 세는 쪽이 유리합니다.”

“그럼 셋으로 쓰세요.”

“안 씁니다.” 도현이 말했다. “유리한 쪽으로 세면 그건 계측이 아닙니다.”

이번 화가 재미있었나요?

좋아요와 평점은 언제든 변경할 수 있습니다.

독자 평점 아직 없음

댓글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