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 창구에는 소유권 단말 대신 사람이 앉아 있었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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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 창구에는 소유권 단말 대신 사람이 앉아 있었다. 경민은 그 자리를 골랐다.
8월 15일 오전 9시 20분. 어제 폐창고에서 나온 뒤 열여섯 시간이 지났고, 장부 열아홉 캐비닛은 아침에 실려 갔다.
도현이 오늘 새벽 여섯 시에 3동에 다시 갔다. 트럭은 이미 나갔고, 캐비닛 자리에 사각형 먼지 흔적 열아홉 개가 남아 있었다. 그는 그 흔적을 찍었다. 물건이 있었다는 증거로는 약했지만, 없어졌다는 증거로는 됐다.
압수 요구서는 오전 여덟 시에 접수됐다. 처리 예정일은 나흘 뒤였다.
“공개 반납으로 하겠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단말 자동 처리 아니고, 창구 접수로요.”
“그건 더 오래 걸립니다.” 직원이 말했다. “서류 세 장에 확인 절차 두 번입니다.”
“오래 걸리는 쪽이 사람이 봅니다.” 경민이 말했다.
유라가 옆에 앉아 있었다. 등록 보류 이틀째였고, 산소통은 다섯 번째로 넘어갔다. 손목에는 팔찌가 그대로 있었다. 위치 응답과 작업 인증은 나흘 전에 이미 꺼졌다.
서류 첫 장은 귀속 취소였다. 경민이 어제 이미 냈다. 두 번째는 반납 신청, 세 번째는 원소유자 확인 서류였다.
세 장을 쓰는 데 이십이 분이 걸렸다. 경민의 글씨는 느렸고, 그는 한 칸도 비우지 않았다.
세 번째 장에서 막혔다.
“원소유자 성명 칸에 진유라라고 쓰시면.” 직원이 말했다. “조회가 실패합니다. 그러면 서류가 반송됩니다.”
“그럼 뭐라고 씁니까.” 경민이 물었다.
“보통은 미확인으로 씁니다.” 직원이 말했다.
“미확인으로 쓰면 누가 주인이 됩니까.”
경민이 그 질문을 준비해 왔다. 어젯밤에 세 번 소리 내어 연습했다.
직원이 잠깐 멈췄다.
“……아무도 안 됩니다.”
경민이 짐끈을 놓았다. 그 답을 듣기 위해 창구를 고른 것이었다.
“그 문장, 다시 해 주시겠습니까.” 미래가 카메라를 들었다. “성함과 직책도요.”
직원이 카메라를 봤다. 그리고 유라를 봤다. 유라가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반납 창구 2번, 정하윤입니다.” 그가 말했다. “원소유자 미확인으로 처리하면 소유권자는 없는 상태로 남습니다.”
“그럼 저는요.” 유라가 물었다.
“차고 계시는 건 됩니다.”
“제 건 아니고요?”
“기록상으로는 아닙니다.”
경민이 세 번째 장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유라 씨.” 그가 말했다. “여기 뭐라고 쓸지 유라 씨가 정하십시오. 미확인이라고 쓰면 서류가 통과합니다. 이름을 쓰면 반송됩니다.”
“통과하면 어떻게 돼요?”
“주인 없는 물건으로 정리됩니다. 깔끔하게요.”
“그럼 이름 쓰세요.”
경민이 성명 칸에 미확인이라고 쓰지 않았다.
진유라. 손으로 썼다. 글씨를 크게 썼다.
“그러면 반송됩니다.” 정하윤이 말했다.
“반송되면 반송 사유가 남습니까.”
“남습니다.”
“그 사유에 이 이름이 들어갑니까.”
정하윤이 화면을 봤다. 반송 사유는 자동 생성이었고, 원문을 그대로 인용했다.
“들어갑니다.”
“그럼 반송해 주십시오.”
정하윤이 손을 멈췄다. 반송을 요청받은 적은 없었다.
“반송되면 물건은 어디로 갑니까.” 그가 물었다.
“여기 남습니까?”
“보관함으로 갑니다. 삼십 일 뒤 처분입니다.”
경민이 유라를 봤다. 유라가 손목을 들었다.
“차고 있으면요?”
“착용물은 보관함으로 안 갑니다.”
“그럼 반송해도 제 손목에 있는 거네요.”
“기록상으로는 주인이 없고, 물리적으로는 유라 씨 손목에 있습니다.” 정하윤이 그 문장을 자기가 듣고 잠깐 멈췄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했는지 알겠습니다.”
미래가 그 문장도 적었다.
세 장이 접수됐다. 접수 번호가 나왔고, 여덟 자리였다. 도현이 어제 창고에서 적은 접수 번호와 같은 형식이었다.
그리고 십사 분 뒤, 단말이 스스로 처리했다.
화면에 두 줄이 떴다.
귀속 해제 완료. 소유권자 없음.
두 번째 줄 아래에 세 번째 줄이 나왔다.
장비 기능 정지. 사유: 소유권자 없음.
“정지요?” 유라가 마스크를 젖혔다.
“이미 정지였는데요.” 미래가 화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도현이 화면을 당겼다. 정지 항목이 하나에서 셋으로 늘어 있었다.
“두 개는 나흘 전에 이미 꺼졌습니다.” 그가 말했다. “위치 응답과 작업 인증이요. 새로 꺼진 건 이겁니다. 이건 뭡니까.”
정하윤이 항목을 읽었다.
“근거리 통신입니다.”
“그게 마지막으로 살아 있던 기능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같은 대역을 부르는 데 쓰는 기능이요.”
어제 거래 상대가 원한 것이 그 기능이었다. 경민은 그것을 넘기지 않았고, 오늘 시스템이 스스로 껐다.
“복구 조건이 뭡니까.” 도현이 물었다. 그가 화면을 손가락으로 짚고 있었다.
“소유권자 등록입니다.” 정하윤이 말했다.
“소유권자 등록 조건은요.”
“신분 확인입니다.”
“그 확인 조건은요.”
정하윤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 답은 어제 치료소에서 이미 나왔다.
도현이 수첩에 세 줄을 적었다.
살아 있음: 확인됨. 열화상, 호흡, 진술.
소유 가능함: 불가. 신분 없음.
두 조건이 분리되어 있음.
“이게 규칙입니다.” 그가 말했다. “몸은 통과하고 장부는 통과 안 합니다. 살아 있는 건 확인되는데, 소유는 신분에만 붙어 있습니다. 두 개가 다른 회로입니다.”
“그럼 유라 씨 몸은 뭘 증명합니까.” 미래가 물었다.
“산소를 쓰고 있다는 것요.” 도현이 말했다. “그건 확인됩니다. 다섯 번째 통까지 확인됩니다.”
“그게 아무 권리도 안 만듭니까.”
“치료 하나 만듭니다. 은채 씨 자격 걸고요.”
정하윤이 그 말을 들었다. 그가 자기 화면을 한 번 봤다가 물었다.
“확인 신청은 하셨습니까.”
“어제 기각됐습니다.” 미래가 말했다. “신청인 존재 없음이었습니다.”
“그건 제 창구 소관이 아닙니다.” 정하윤이 말했다. “그런데 그 문구는 제 화면에도 나옵니다. 저는 그게 사람이 없다는 뜻인지, 칸이 없다는 뜻인지 오 년 동안 모르고 썼습니다.”
“차이가 있습니까.” 유라가 물었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래가 그 문장을 적었다. 기관 안 네 번째 사람이었다.
“그건 관측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이건 관측 이상입니다. 같은 사람에게 두 결과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반례를 찾아야 하는데, 반례가 되려면 신분 없이 소유가 인정된 사례가 있어야 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 사례는 오늘까지 없습니다.”
유라가 팔찌를 손목 안쪽으로 돌렸다. 나흘 동안 같은 동작이었다.
경민이 마지막 서류를 접었다.
“유라 씨.” 그가 말했다. “제가 이걸 계속 제 명의로 갖고 있으면, 기능은 살아 있었습니다.”
“알아요.”
“그럼 왜 안 하셨습니까.”
“제가 하라고 안 했어요.” 유라가 말했다. “경민 씨가 물어봤고, 제가 정했어요. 기능 없는 제 물건이 나아요.”
“그건 손해입니다.”
“손해예요.” 유라가 말했다. “근데 제 손해예요.”
경민이 그 문장 앞에서 멈췄다. 여덟 해 전 그가 눌렀던 버튼은 남의 손해였다. 그때 그 사람은 자기 손해를 고를 기회를 못 받았다.
“하나 물어도 됩니까.” 그가 말했다.
“물어보세요.”
“여덟 해 전 그 세 점 주인들요. 제가 지금 찾으면, 그분들도 이런 걸 고를 수 있습니까.”
“모르죠.” 유라가 말했다. “근데 안 찾으면 못 고르잖아요.”
경민이 장부 여백에 그 문장을 적었다. 자기 장부에 남의 말을 적은 건 처음이었다.
반납 처리 완료까지 삼 초가 남았을 때 팔찌가 한 번 진동했다.
세 사람이 동시에 손목을 봤다. 유라가 가장 늦게 봤다. 자기 손목이었는데 가장 늦었다.
도현이 반응을 확인했다. 근거리 통신이 꺼지는 마지막 삼 초 사이에 응답 하나가 들어와 있었다.
정비 8-B 구역. 번호 MJ-2208.
세 사람이 그 화면을 봤다. 유라가 먼저 손을 뻗어 화면을 아래로 눌렀다.
“기록하지 마세요.”
“유라 씨.”
“지금 기록하면 좌표가 남아요.” 유라가 말했다. “제가 정한다고 했잖아요. 지금은 아니에요.”
“이유를 하나만 주십시오.” 도현이 말했다. “안 주셔도 됩니다. 근데 주시면 제가 다음 판단을 안 틀립니다.”
유라가 삼 초 썼다.
“어제 창고에서 그 사람 왔잖아요.” 그가 말했다. “활성인 게 열한 개 있다고요. 저 그 말 듣고 밤에 못 잤어요. 그 사람이 대역을 부를 수 있으면, 다른 사람도 부를 수 있어요.”
“관리국도요.”
“관리국은 이미 팔찌를 봤어요. 근데 아직 저 위치를 못 찾았어요.” 유라가 말했다. “그건 팔찌가 안 불렀으니까요. 지금 부르면 제가 부르는 거예요.”
도현이 그 논리를 검산했다. 틀린 데가 없었다.
“그럼 안 부릅니다.” 그가 말했다.
도현이 손을 뗐다. 그리고 자기 로그에 한 줄만 적었다.
응답 있었음. 내용 미기록. 결정자 진유라. 09시 51분.
“나중에 물어보실 거잖아요.” 유라가 말했다.
“물어볼 겁니다.” 도현이 말했다. “매일 물어볼 겁니다. 대답은 매번 유라 씨가 하시면 됩니다.”
창구 밖으로 나오는 길에 경민이 장부를 펼쳤다. 오늘 자 항목 아래에 한 줄을 적었다.
반납 완료. 소유권 미복구. 기능 셋 정지. 오경민.
그 아래에 한 줄 더 적었다.
반납으로 회복되지 않는 것: 신분.
창구 밖 복도에서 유라가 걸음을 멈췄다.
“경민 씨.”
“예.”
“오늘 이거 다 해서 남은 게 뭐예요?”
경민이 셌다. 반송 사유에 남은 이름 하나, 정하윤의 증언 하나, 그리고 정지된 기능 셋.
“두 개 얻고 하나 잃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럼 계산은 맞아요?”
“무게로는 안 맞습니다.” 경민이 짐끈을 걸었다. “얻은 두 개는 종이고, 잃은 건 사람이 쓰는 기능입니다.”
유라가 팔찌를 한 번 더 돌렸다.
“그래도 제 이름이 종이에 두 번 들어갔어요.” 그가 말했다. “나흘 전에는 한 번도 없었어요.”
복도 끝에서 새벽이 여섯 번째 산소통을 들고 걸어왔다. 은채가 그 뒤에 있었고, 손에 든 서류철 표지에 기각 도장이 찍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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