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창고 열두 번 선반에 헬멧 하나가 있었다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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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열두 번 선반에 헬멧 하나가 있었다. 오 년 동안 그 자리였다.

경민은 그것을 내리기 전에 장부를 펼쳤다. 오 년 전 페이지, 소유자 칸에 회수 대상 없음이라고 적힌 줄. 그 아래 자기 글씨로 한 줄이 더 있었다.

주인 찾는 중.

오 년 동안 찾은 흔적은 그 다섯 글자뿐이었다.

오후 1시 40분. 거래 상대는 두 시에 온다고 했다.

치료소에서는 유라가 등록 대기 중이었다. 산소통은 은채가 낸 키트의 세 번째 통이었다.

경민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알고 있으니 두 시까지 뭔가를 가져가야 했다.

“이걸 주면 로그 세 건이 옵니다.” 경민이 말했다. “유라 씨 팔찌는 안 줍니다. 대신 이걸 줍니다.”

미래가 헬멧을 봤다. 선택지가 하나면 선택이 아니라고 어제 그가 말했고, 경민은 그 말을 듣고 두 번째 선택지를 찾아 온 것이었다.

“그럼 이 헬멧 주인은요.” 미래가 물었다.

“그게 문제입니다.” 경민이 말했다.

경민이 헬멧을 내렸다. 안쪽 이마 패드에 번호가 있었다. 지워졌다가 다시 눌러 쓴 자리였고, 앞 두 글자는 MJ가 아니었다. SH였다.

“앞 글자가 왜 다른지는 모릅니다.” 그가 말했다. “KJ도 있고 MJ도 있습니다. 구역인지 업체인지 저는 못 배웠습니다.”

“SH-3120.” 미래가 적었다.

“이 번호로 조회하면 아무것도 안 나옵니다. 그때 세 번 해 봤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지금 다시 해 보면요.” 미래가 물었다.

경민이 잠깐 멈췄다. 그가 자기 단말을 꺼냈다.

“해 본 적 없습니다. 그때 안 나오니까 계속 안 나오는 줄 알았습니다.”

조회에 십사 초가 걸렸다.

화면에 한 줄이 떴다.

SH-3120 / 상태: 활성 / 최근 응답: 3일 전

경민의 손이 단말을 놓쳤다. 단말이 짐 위로 떨어졌고, 화면은 켜져 있었다.

“활성.” 미래가 그 단어를 소리 내어 읽었다. “활성이 뭡니까.”

“장비가 살아 있다는 겁니다.” 경민이 말했다.

“장비가 살아 있으면.” 미래가 되물었다.

“누가 쓰고 있는 겁니다.”

창고 안이 조용해졌다. 지게차 소리도 없었다. 경민은 이 헬멧을 오 년 동안 팔지 않았고, 팔지 않은 이유를 자기도 정확히 몰랐다. 이름표가 두 번 눌러 쓰인 물건이라는 것뿐이었다.

“그때 이 사람이 실종자였습니까.” 미래가 물었다.

“실종 명단에는 없었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그래서 회수 대상 없음이었습니다.”

“그럼 이 사람은.” 미래가 물었다.

“명단에 없는데 장비는 살아 있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미래가 수첩에 두 줄을 나란히 적었다. 유라, 명단에 없음, 살아 있음. 이 번호, 명단에 없음, 장비 응답 있음.

경민이 그 두 줄 사이에 선을 그었다. 손이 두 번 멈췄다가 그어졌다.

“그럼 오 년 동안 아무도 안 찾았습니까.” 미래가 물었다.

“제가 안 찾았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장부에는 찾는 중이라고 적어 뒀습니다. 다섯 글자면 찾는 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경민 씨.” 미래가 말했다. “이 헬멧 거래하면 안 됩니다.”

“압니다.” 경민이 말했다.

“그럼 로그 세 건은요.”

“못 받습니다.”

“그럼 도현 씨 검증도 못 합니다.” 미래가 말했다. “검증이 없으면 기사도 못 나갑니다. 기사가 없으면 외부 검증자도 안 옵니다.”

“압니다.” 경민이 말했다. “그런데 이 헬멧을 주면, 오 년 전에 명단에서 빠진 사람 하나를 제 손으로 두 번 지웁니다.”

“한 번은 오 년 전이고요.”

“두 번째는 오늘입니다.”

미래가 수첩을 덮었다. 덮는 소리가 났다. 경민은 그 소리가 반박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경민이 헬멧을 다시 선반에 올렸다. 열두 번 선반, 같은 자리였다. 그리고 장부에 한 줄을 더 적었다.

8월 14일. SH-3120 조회 결과 활성. 거래 취소. 오경민.

“대가 없이 로그를 받을 방법이 있습니까.” 미래가 물었다.

“하나 있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제 손해를 공개하는 겁니다.”

“무슨 뜻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거래소에 공개 장부라는 게 있습니다. 판매자가 자기 거래 오류를 스스로 올리는 칸입니다. 아무도 안 씁니다.”

“왜요.” 미래가 물었다.

“올리면 등급이 내려갑니다. 등급이 내려가면 좋은 물건이 안 옵니다.” 경민이 말했다.

경민이 단말을 들었다. 손가락이 화면 위에서 이 초 멈췄다.

“여덟 해 전 한 건, 작년 한 건, 이번 건.” 그가 말했다. “세 건 다 올리겠습니다. 제가 판 것, 제 계정으로 팔린 것, 그리고 제가 안 누른 것.”

“그럼 경민 씨 등급은요.”

“최하로 갑니다.” 경민이 말했다. “저는 운반으로 먹고삽니다. 등급이 내려가면 일이 반으로 줍니다. 무게는 거짓말을 안 합니다. 등급은 합니다.”

“그럼 왜 하십니까.” 미래가 물었다.

“공개 장부에 올리면 그 거래가 검색됩니다.” 경민이 말했다. “검색되면 같은 문구를 가진 다른 판매자가 자기 것도 올립니다. 그게 이 시장 방식입니다. 하나 올라가면 세 개가 따라 올라갑니다.”

미래가 논리를 확인했다.

“그럼 로그를 사는 게 아니라, 로그가 나오게 만드는 겁니까.”

“예.” 경민이 말했다.

“그건 확실합니까.” 미래가 물었다.

“아닙니다.” 경민이 말했다. “안 따라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등급만 잃습니다.”

경민이 세 건을 올렸다. 업로드에 사 분이 걸렸고, 그동안 그는 짐끈을 놓지 않았다.

첫 번째 건에는 여덟 해 전 값을 적었다. 사십일만 원. 그 옆 칸에 용도를 쓰라고 되어 있었고, 그는 병원비라고 썼다.

“그건 안 써도 됩니다.” 미래가 말했다.

“쓰면 사람들이 왜 팔았는지 압니다.” 경민이 말했다. “그럼 다음 사람이 자기도 쓸 수 있습니다. 안 쓰면 저만 나쁜 사람이고, 쓰면 이게 구조입니다.”

두 번째 건에는 작년 접수 번호를 넣었다. 세 번째 건에는 오늘 날짜와 KJ-7741을 넣었다.

마지막 칸이 남았다. 반환 계획.

경민이 거기에 두 줄을 썼다. 창고 보관 두 점은 주인 확인 후 무상 반환. 판매한 한 점은 값을 분할 반환.

“분할이 몇 달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스물넷입니다.”

등급이 바뀌는 데는 이 초가 걸렸다. 화면 오른쪽 위 숫자가 사에서 일로 내려갔다.

경민이 화면을 아래로 당겼다. 새로 올라온 항목이 없었다. 십 분 동안 여섯 번 당겼다.

삼십일 분에 하나가 올라왔다. 다른 판매자의 거래였고, 같은 문구였다. 등록 시각이 소유자 귀환보다 앞이었다.

경민이 그 줄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짚은 자리에서 손을 떼지 않고 다시 아래로 당겼다.

한 시간 안에 두 개가 더 올라왔다.

“네 건입니다.” 미래가 세었다. “경민 씨 세 건 포함해서 일곱 건이요.”

“도현 씨가 세 건만 있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미래가 도현에게 전화했다. 도현이 받자마자 물었다.

“몇 건입니까.”

“일곱입니다.” 미래가 말했다.

“그럼 계산됩니다.” 도현이 말했다. 통화 뒤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났다. “서버 오차면 일곱 건 다 같은 방향으로 어긋납니다. 오차가 아니면 방향이 섞입니다. 삼십 분 주십시오.”

삼십 분은 삼십사 분이 됐다.

“일곱 건 중 여섯 건이 같은 방향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등록이 귀환보다 앞. 나머지 한 건은 반대입니다.”

“그럼 오차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아닙니다. 오차면 편차가 무작위입니다. 이건 여섯 대 일이고, 앞선 시간 간격이 다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사이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규칙성이 있습니다. 서버가 실수하면 이렇게 안 나옵니다.”

미래가 문장을 적고 그 옆에 관측이라고 썼다. 판정이라고 쓰지 않았다.

“반대인 한 건은 뭡니까.” 미래가 물었다.

“그게 지금 제일 중요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 한 건은 소유자가 살아서 명단에 남은 사람입니다. 명단에 남으면 등록이 귀환 뒤입니다.”

“그럼 순서가 사람의 명단 여부에 붙어 있는 겁니까.” 미래가 물었다.

“그렇게 보입니다. 그건 아직 관측입니다.” 도현이 말했다.

경민이 통화가 끝난 뒤에 물었다.

“제 등급, 다시 올라갑니까.”

“모릅니다.” 미래가 말했다.

“그럼 그것도 적어 주십시오.” 경민이 말했다. “값을 치른 사람이 있었다는 건 남아야 합니다. 제가 착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다음에 누가 같은 걸 할 때 값을 미리 알아야 하니까요.”

“얼마나 손해입니까.” 미래가 물었다.

“한 달에 열두 건 받았습니다. 이제 여섯입니다.” 경민이 짐끈을 어깨에 걸었다. “어머니 정산일이 스무 날 뒤입니다.”

“그건 어떻게 하십니까.”

“창고 야간을 받겠습니다.”

미래가 그 숫자도 적었다. 오경민, 거래소 등급 4→1, 월 운반 열두 건에서 여섯 건, 야간 추가, 회복 여부 미확인.

창고 문이 열렸다. 두 시 십이 분, 거래 상대가 왔다. 그는 헬멧을 보고, 선반에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가면서 한 문장을 남겼다.

“그 번호, 나도 봤습니다. 삼 일 전에 응답했어요.”

미래가 문 쪽으로 두 걸음 갔다.

“어디서 보셨습니까.”

“내 조회 목록에요.” 남자가 말했다. “나도 그 물건 사려고 했습니다. 사려고 조회했더니 활성이 떴습니다. 활성인 물건은 안 삽니다. 주인이 살아 있으면 나중에 문제가 됩니다.”

“그럼 왜 오늘 오셨습니까.”

“작동하는 팔찌를 받으려고요.” 남자가 말했다. “내 조회 목록에 활성인 게 열한 개 있습니다. 열한 개 다 명단에 없는 사람 겁니다. 나는 그 사람들을 못 찾습니다. 팔찌가 하나 있으면 같은 대역으로 불러 볼 수 있습니다.”

미래의 손이 멈췄다.

“그걸 왜 하십니까.”

남자가 대답하지 않았다. 그가 문턱에서 돌아섰고, 나가기 전에 한 마디를 더 했다.

“열한 개 중 하나가 내 동생 겁니다.”

문이 닫혔다. 미래가 그 문장을 적었고, 이번에는 이름을 묻지 않았다.

같은 문구를 가진 사람이 하나 더 늘었다. 이번에는 판매자 쪽이었다.

오후 3시 04분. 치료소에서 새벽이 걸어 왔다. 유라의 등록은 여전히 보류였고, 산소통은 네 번째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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