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명과 다섯 이름
탑은 구조된 사람을 지운다 · 2026. 4. 21.
여섯 명이 돌아왔다.
장부의 총원도 여섯이었다.
그런데 이름을 더하면 다섯이었다.
귀환 데스크는 관리국 1층 서쪽에 있었다. 접수 창구 셋, 그 위에 전광 장부. 04시 12분. 이결은 창구 앞에 서서 화면의 두 줄을 봤다.
총원: 6
명단: 강도훈, 임도현, 윤새벽, 한이결, 박미래
8층에 들어간 등록 인원도 그 다섯이었다. 나온 사람은 여섯이었다.
이결은 명단 아래를 봤다. 빈칸이 아니었다. 칸이 없었다. 다섯 번째 줄 아래에 여섯 번째 줄을 그을 자리 자체가 화면에 없었다.
“파일명부터.” 미래가 카메라를 들었다. “귀환데스크_총원육_명단오_04시12분.”
“화면만 찍으면 나중에 화면 오류라고 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종이 인계표 같이 넣으세요. 그리고 열화상 단말도요.”
미래가 세 개를 한 프레임에 넣었다. 전광 장부, 접수원이 손으로 쓴 인계표, 도현이 들고 있는 열화상 화면. 열화상에는 사람 형태 여섯 개가 있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도현이 소리 내어 읽었다. “총원 칸도 여섯입니다. 이름 칸만 다섯입니다. 이건 오차가 아닙니다. 두 칸이 서로 다른 걸 세고 있습니다.”
강도훈이 창구 옆에서 자기 단말을 들어 보였다. 통신 중계였던 그의 화면에는 진입 시각과 퇴출 시각이 각각 다섯 줄씩 있었다.
“저는 여섯 명을 봤습니다.” 강도훈이 말했다. “근데 제 단말도 다섯 줄만 씁니다. 제가 손으로 여섯째 줄을 못 만듭니다. 칸이 없어요.”
“그 문장도 찍겠습니다.” 미래가 말했다. “성함, 소속, 직책 순으로 다시요.”
접수원이 유라를 봤다.
“성명 말씀해 주세요.”
“진유라요.”
접수원이 자판을 쳤다. 치고 나서 화면을 봤다. 성명 입력란이 없었다.
“……잠시만요.”
그가 창을 닫고 다시 열었다. 두 번째에도 없었다. 다른 창구의 화면에는 성명 입력란이 있었다. 이 창구에서만, 지금 이 건에서만 그 칸이 사라져 있었다.
“여기 원래 있던 칸입니다.” 접수원이 말했다. “제가 오 년 썼습니다.”
“지금 그 말씀, 다시 해 주시겠습니까.” 미래가 카메라를 그쪽으로 돌렸다. “성함하고 직책도요. 나중에 이게 제일 중요한 문장이 될 겁니다.”
접수원이 잠깐 망설였다. 그리고 말했다.
“귀환 접수 3창구, 배성호입니다. 이 화면에 원래 성명 입력란이 있었습니다.”
이결은 수첩에 그 이름을 적었다. 오늘 새로 적은 두 번째 이름이었다.
응급 처치실 입구는 데스크에서 열두 걸음이었다. 유라를 옮기는 동안 경민이 뒤에서 장비를 끌고 왔다. 오늘 처음 본 사람이었다. 짐끈을 두 번 확인하고, 이름표를 두 번 확인하는 사람.
“소유권 단말 먼저 보시라는데요.” 경민이 말했다. 느린 존댓말이었다. “장비 반입 전에 귀속 확인부터 하라고요.”
단말은 처치실 문 옆 벽에 붙어 있었다. 경민이 유라의 팔찌를 스캔했다.
화면: 원소유자 조회 실패
아래에 한 줄이 더 떴다. 무주물 전환 대기. 최근접 등록자에게 귀속하겠습니까.
최근접 등록자 칸에 경민의 이름이 있었다.
“이게 뭡니까.” 경민이 말했다.
“주인 없는 물건으로 넘긴다는 겁니다.” 도현이 화면을 읽었다. “확인 누르면 팔찌가 오경민 씨 계정으로 들어갑니다.”
“이 사람 손목에 있는데요.”
“단말은 그 손목을 사람으로 안 봅니다.”
경민이 손을 내렸다. 확인 버튼 위에서 삼 초.
경민이 장부 표지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여덟 해 전 날짜, 장비 세 점, 그 옆에 지워진 이름 하나. 그가 그것을 유라에게 보였다.
“이 화면 여덟 해 전에도 봤습니다.” 그가 말했다. “그때는 눌렀습니다. 세 점 중 하나는 제 집으로 갔습니다.”
“왜 저한테 보여 주세요?”
“누르지 않는 이유를 물어볼 사람이 있어야 해서요.”
“안 누릅니다.” 경민이 말했다.
“누르지 않으면 장비가 처치실에 못 들어갑니다.” 접수 보조가 말했다. “미결 상태는 반입 불가입니다.”
“그럼 이 단말을 빼겠습니다.”
“권한 있으십니까.” 보조가 물었다.
“없습니다.” 경민이 말했다. “대신 제 이름을 적겠습니다. 권한 없이 뺐다고요. 그게 이 사람 이름이 사라지는 것보다 고치기 쉽습니다.”
경민이 단말 케이블을 뽑고, 증거 봉투를 꺼내 단말째 넣었다. 봉투 겉면에 시각과 자기 이름을 적었다.
“오경민, 04시 19분. 무주물 전환 미결 상태로 봉인.” 그가 말했다. “장부에 이름. 물건 이름 말고 사람 이름이요.”
“팔찌는요.” 유라가 물었다.
“손목에 두세요.” 경민이 말했다. “빼면 물건이 됩니다. 차고 있으면 아직 착용물입니다. 그 차이로 오늘 하루는 버팁니다.”
유라가 팔찌를 손목 안쪽으로 돌렸다. 긁힌 각인이 안으로 갔다.
치료는 최소 신호로 시작됐다. 신분 미확정 환자에게 배정되는 것은 산소와 지혈, 두 개뿐이었다. 고정 장비는 승인 대기였다.
“왼발 고정은 언제 됩니까.” 새벽이 물었다.
“신분 확정 후입니다.”
“그럼 뼈가 붙는 순서와 서류 순서 중에 뭐가 먼저입니까.”
대답은 오지 않았다. 새벽이 자기 가방에서 부목을 꺼내 직접 댔다. 관리국 장비가 아니라 개인 장비였고, 그래서 승인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건 제 겁니다.” 새벽이 인계표에 적었다. “윤새벽 개인 부목, 04시 22분 사용.”
미래가 그 인계표를 찍었다. 찍기 전에 새벽에게 물었고, 새벽은 고개로 허락했다.
04시 26분. 압수 전 대기실.
관리국은 8층에서 나온 장비 전량을 조사 대상으로 지정했다. 통보까지 남은 시간은 십 분이라고 했다.
유라의 가방에서 나온 것 중 하나가 고장 난 수신기였다. 손바닥 크기, 케이스 한쪽이 녹아 있었다.
“이거 켜집니까.” 도현이 물었다.
“이틀 동안 안 켜졌어요.”
“전원부는 죽었고 저장부는 살아 있을 수 있습니다.” 도현이 케이스를 열었다. “문제는 여는 순간 잔여 전력이 날아갑니다. 한 번입니다.”
“내용이 뭔지 모르는데 한 번을 쓰는 겁니까.” 새벽이 물었다.
“유라 씨가 정할 문제입니다.” 이결이 말했다.
유라가 수신기를 봤다. 오래 봤다.
“그 안에 제 위치도 있어요.” 유라가 말했다. “이틀 동안 어디 있었는지요. 저 혼자 있던 거 아니에요.”
도현이 입을 열었다가 화면으로 손을 내렸다. 새벽은 부목의 끈을 한 칸 조였다. 이결은 수첩을 덮었다.
“채널만 고를 수 있습니까.” 유라가 물었다.
“가능합니다.” 도현이 말했다. “주파수 대역별로 나눠서 증폭할 수 있습니다. 어느 대역을 살릴지 말씀하시면 그것만 켭니다. 나머지는 안 듣습니다. 제가 안 듣는다는 걸 어떻게 믿냐고 물으시면요.”
“물으면요?”
“못 믿으실 겁니다.” 도현이 말했다. “그래서 미래 씨한테 제 화면을 같이 보게 하겠습니다. 저 혼자 듣지 않는 게 유일한 증명입니다.”
유라가 대역 하나를 골랐다. 공용 비상 대역이었다.
도현이 증폭했다. 잡음이 십이 초, 그다음에 사람 목소리 조각이 왔다.
“……칠팔 다시 세, 영층, 칠팔 다시 세.”
여자 목소리였다. 세 번 반복되고 끊겼다.
이결의 손에서 수첩이 떨어졌다. 떨어진 자리는 여섯째 칸이 펼쳐진 쪽이었다.
칠팔 다시 세. 그것은 코드였다. 열두 살 여름에 그가 만든 가족 비상 코드였다. 화재 훈련 때 만들었고, 쓴 사람은 두 명뿐이었다. 그와 여동생.
동생의 이름은 한나리였다.
그 이름은 알고 있었다. 이름은 남아 있었다. 대신 그 목소리가 나리의 목소리인지 그는 판단할 수 없었다. 목소리를 기억하는 자리가 비어 있었다.
어제 그는 이 능력을 두 번째로 썼다고 말했다. 첫 번째가 언제였는지는 말했지만, 그때 무엇을 잃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지금 그 답이 왔다.
“도현.” 그가 말했다. “아까 첫 번째가 언제였냐고 물었죠.”
“작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잃은 게 뭔지 지금 알았습니다.” 이결이 말했다. “동생 목소리입니다. 방금 들었는데 모르겠습니다.”
도현이 화면에서 손을 뗐다. 소수점을 붙이지 않았다.
“그건 그 칸에 적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말하지 않은 것 칸에요. 이제 말한 것 칸으로 옮깁니다.”
이결이 수첩에 새 항목을 만들었다. 능력 사용 전 확인 항목, 세 줄. 잃을 수 있는 것, 이미 잃은 것, 그리고 그것을 대신 기억할 사람.
세 번째 줄은 비어 있었다.
“측량사님.” 미래가 말했다. “아는 코드입니까.”
“……압니다.”
“말씀하실 수 있는 범위까지만요.”
“가족 코드입니다.” 이결이 말했다. “제 겁니다. 쓸 수 있는 사람은 저와 제 동생뿐입니다.”
“동생분 성함은요.”
“한나리입니다.”
미래가 그 이름을 파일명에 넣지 않았다. 대신 종이에 적고 접었다.
“보관만 하겠습니다.” 미래가 말했다. “업로드 안 합니다. 측량사님 동의 없이는요.”
“영층은 뭡니까.” 새벽이 물었다.
아무도 몰랐다. 탑에 0층이라는 표기는 없었다.
“위치는 안 남았습니다.” 도현이 화면을 접었다. “대역만 살려서 방향 정보가 안 잡혔습니다. 유라 씨가 고른 조건 안에서는 여기까지입니다.”
“그건 유라 씨가 지킨 겁니다.” 새벽이 말했다.
문이 열렸다. 관리국 직원 둘이 들어왔다.
“8층 반출 장비 전량 압수입니다. 지금부터 손대지 마세요.”
경민이 봉투를 들었다. 단말이 들어 있는 봉투였다.
“이건 제가 봉인했습니다.” 그가 말했다. “봉인자 이름 적혀 있습니다. 가져가시려면 인수증에 이름 적으세요. 저도 이름 적었으니까요.”
직원이 인수증을 꺼냈다. 이름 칸이 있었다. 그는 그 칸을 채우기 전에 상급자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는 짧았다.
“봉인은 그대로 두고 가져갑니다. 개봉은 입회 후에 합니다.”
“입회자에 진유라 씨 넣어 주세요.” 미래가 말했다.
“신분 미확정자는 입회인이 못 됩니다.”
“그럼 뭐가 되면 됩니까.”
직원이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을 미래는 찍었다.
장비 상자 일곱 개가 나갔다. 유라의 손목에서 팔찌가 한 바퀴 돌았다. 압수 목록에 팔찌는 없었다. 착용물이었기 때문이다.
04시 41분. 처치실 조명 아래에서 유라가 이결을 불렀다.
“한이결 씨.”
“예.”
“영층이 뭔지 알아요?”
“모릅니다.”
“저도요.” 유라가 말했다. “근데 저 그 단어 이틀 전에도 들었어요. 그때는 사람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이결이 수첩을 펼쳤다. 여섯째 칸 아래에 새 줄을 그었다. 그 줄에는 아직 아무 이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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