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화

직원 계정에서 이름이 먼저 사라진 사람은 퇴실한 적이 없었다

야간 민원은 사람도 완료 처리한다 · 2026.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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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계정에서 이름이 먼저 사라진 사람은 퇴실한 적이 없었다.

김유나는 그 사실을 고치지 않았다.

7시 11분, 잠긴 자료실 프린터는 붉은 `근무자 한 명 반납`을 문 아래에 내민 채 멎어 있었다. 현장반은 여전히 건물 밖이었고 은채는 안내 차량에 있었다. 센터 화면에 떠 있던 담당자 선택 목록은 제한 시간이 끝나자 닫혔지만, 직원 계정 검색창에는 전에 없던 열 하나가 생겼다.

`대출 상태.`

유나는 자료실 직원 계정 열두 건을 읽기 전 화면 녹화부터 켰다. 네 건은 이름이 그대로였다. 세 건은 이름 자리에 열세 자리 숫자가 들어가 있었다. 나머지 다섯 건은 빈칸이었다. 숫자 아래에는 모두 같은 회색 상태가 붙었다.

`대출 완료 / 이용자 퇴실 완료.`

“아니 근데, 이거 복구부터 누르면 안 돼요.”

유나는 웃지 않았다. 말이 빨라질 때마다 괄호 안 정정을 붙이던 버릇도 삼켰다. 화면 오른쪽 위에는 `계정명 복원` 버튼이 파랗게 켜져 있었다.

미진이 물었다. “누르면 뭐가 바뀌는데?”

“지금 보이는 이름이요. 그리고 무엇이 먼저였는지도 같이 사라질 수 있어요.”

유나는 원격 화면에 손대지 않은 채 읽기 전용 내보내기를 요청했다. 시스템은 복원 권한이 있는 반장 계정부터 요구했다. 미진은 비밀번호를 대신 입력하지 않았다. 자기 화면을 공유하고 승인 범위를 한 줄씩 읽었다.

`직원 계정명 복원.`

`완료 상태 유지.`

`기존 표시명 덮어쓰기.`

“마지막 줄 때문에 안 합니다.” 미진이 승인 창을 닫았다. “읽기 전용 원본만 요청해.”

반장 승인권이 유나의 판단을 덮지 않았다. 유나는 자료실 로그 원본, 출입 단말 기록, 경비실 수기 퇴실표를 각각 다른 폴더로 받았다. 하나로 합치면 시각이 맞아 보이는 대신 누가 어떤 장치에서 적었는지 사라졌다.

첫 원본은 직원 계정 로그였다. 6시 58분 04초, 이름이 열세 자리 숫자로 바뀌었다. 1초 뒤 대출 상태가 완료됐고, 다시 1초 뒤 이용자 퇴실 완료가 붙었다.

둘째는 출입 단말 기록이었다. 같은 시각에 직원 출입카드 사용은 없었다.

셋째는 경비실 퇴실표였다. 야간 경비원이 6시 55분부터 7시 05분까지 정문과 남쪽 경사로를 번갈아 확인했고, 나간 직원은 0명이라고 적었다. 현장 영상에서도 그 시간에 문을 지난 사람은 없었다.

계정 하나는 퇴실했다.

사람은 퇴실하지 않았다.

유나는 세 파일을 센터 작업 폴더에 복사하기 전에 원본 해시를 계산했다. 정호가 외부 저장 장치에 해시 앞 열두 자리를 받아 적었고, 은채는 차량에서 그 값을 다시 읽었다. 서로 다른 장치 세 곳의 값이 맞은 뒤에야 유나는 작업 복사본을 열었다.

미진은 경비실의 0을 그대로 믿지 않았다. 도서관 바깥 현장반에 무전해 정문 봉인선과 남쪽 경사로 카메라의 마지막 동작을 따로 물었다. 도원은 정문 봉인선이 끊기지 않았다고 답했고, 시민 안내 담당자는 경사로 안내판을 옮긴 뒤 차량까지 동행한 사람은 은채 한 명뿐이라고 확인했다. 은채의 이동은 직원 퇴실이 아니었다.

유나는 수기 숫자 옆에 두 확인을 붙이되 `독립 확인`이라고 쓰지 않았다. 도원 영상도 경비실 카메라를 받아 본 것이고, 완전히 다른 근거가 아니었다. 대신 서로 다른 사람이 실제로 본 범위와 보지 못한 사각을 적었다. 0명은 확정된 진실이 아니라 현재 세 기록이 어긋나지 않는 값이었다.

복사본의 첫 숫자는 도서관 분실 도서 대장에 있었다. 어린이 자료실 폐쇄 전날 분실 처리된 책이었다. 제목과 저자 칸은 검은 사각형으로 덮였지만 바코드는 남아 있었다. 같은 줄의 이용자 이름에는 다음날 방문 예정인 아이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 옆 사고 번호 칸에는 회사 설비 사고 형식과 같은 번호가 들어가 있었다.

유나는 아이가 사라졌다고 말하지 않았다. 방문 예정 명단에는 아이가 다음날 오전 견학에 올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실제 출입 기록에는 아직 방문하지 않은 사람으로 표시됐다. 대출 대장 한 장만 그 아이의 이름을 분실 도서와 사고 번호 사이에 놓고 있었다.

“아이 이름은 공개 화면에서 가릴게요.” 유나가 말했다. “하지만 원본에서는 지우지 않습니다. 다음날 방문 예정이라는 충돌까지 보존해요.”

미진이 즉시 동의하지 않고 물었다. “보존본 열람자는?”

“은채 씨, 산업안전 외부 원장, 현재 원본을 받은 저. 반장님은 승인 이력을 남기고 열람. 현장반에는 바코드와 중지 조건만.”

“서하는?”

서하는 자기 사번 4721이 남은 첫 무기명 티켓을 화면 한쪽에 띄워 두고 있었다. 계정 접근과 급여 기록은 이미 사라졌지만 얼굴과 이름, 수기 업무 기록은 남아 있었다.

“제 계정부터 살리지 마세요.” 서하가 말했다. “실제 사람 수와 원본을 먼저 고정해요. 제 이름이 바뀌면 그것도 사건 순서에 넣고.”

미진의 손이 복원 승인 창 위에서 멈췄다. 예전 같으면 서하에게 보여 주기 전에 위험한 줄부터 닫았을 것이다. 이번에는 창을 센터 공용 화면으로 옮겼다.

“내 승인으로 덮이는 항목까지 전부 공개한다. 네 계정도 예외로 빼지 않아.”

“네. 보호 명목으로 따로 빼면 비교군이 없어져요.”

서하의 보고체가 짧아졌다. 둘은 화해하지 않았다. 미진이 가진 승인권과 서하가 가진 증거 접근권이 같은 화면에서 서로를 멈출 수 있게 됐다.

유나는 자기 키보드를 중앙 탁자로 가져왔다. 오른쪽 스페이스 바가 닳았고, 받침 고무 네 점 가운데 하나는 다른 세 점보다 옅었다. 앞선 완료 확인서 사건에서는 Y와 N, 오른쪽 엔터를 실제로 눌렀어도 시스템 기록에서만 입력이 빠졌다. 그것을 특정 물리 키의 고장으로 바꿔 말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빠진 상태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지금부터 통제 표식 만들겠습니다. 정상인 Y 키캡을 제가 빼요. 키 자체를 증거처럼 믿는 게 아니라, 조작 전후를 동료들이 따로 확인하는 용도예요.”

도원이 원격 영상에서 키 배열을 확인했다. 정호는 현재 키보드 사진과 시각을 외부 장치에 저장했다. 은채는 차량 화면으로 왼쪽 시프트, K, Y, N, 오른쪽 엔터가 모두 제자리에 있는 것을 읽었다.

유나는 먼저 정상 순서를 한 번 눌렀다. 다섯 입력이 오프라인 기록에 남았다. 파일명은 `PRE_KYN_0716`으로 저장됐다. 정호의 장치에도 같은 키 배열과 해시가 찍혔다.

그다음 얇은 키캡 도구로 Y 키캡만 들어 올렸다. 하얀 키캡은 투명 봉투에 넣고, 봉투 번호를 종이 원장에 썼다. 스위치는 누를 수 있었지만 유나는 그 부분도 투명 덮개로 막았다. 클립보드와 네트워크 입력은 끄고, 설정 화면을 미진과 도원이 각각 확인했다.

조작 뒤 파일명에는 Y 자리를 밑줄로 남겼다.

`POST_K_N_0717.`

그 이름을 만든 키 입력, 키보드 사진, 파일 해시는 센터·외부 저장 장치·차량 화면에 따로 남았다. 누군가 나중에 `POST_KYN`을 이 키보드의 직접 입력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키캡 한 개만으로 결론낼 수는 없었다. 봉투, 입력 차단 상태, 서로 다른 동료의 시각 기록이 함께 맞아야 했다.

“표식은 사람 대체품 아니에요.” 유나가 말했다. “제가 나갔다는 증거도 아니고요. 이 구간에서 어느 로그가 뒤에 생겼는지만 봅니다.”

미진은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그 제한을 원장에 그대로 썼다.

서하는 유나가 만든 표식을 자기 계정 복구용 비밀번호로 쓰지 않았다. 도원도 키캡 봉투를 현장 출입증처럼 취급하지 않았다. 세 사람은 표식이 증명하는 범위를 각각 다른 말로 되풀이했고, 유나는 서로 같은 한계를 말했는지 확인한 뒤에야 다음 로그를 열었다. 유나 혼자 사라져도 해석이 남도록 하는 절차였다.

유나는 계정 복원 버튼을 누르지 않고 읽기 전용 복사본에서 바코드 세 건과 경비실 인원 0명을 대조했다. 첫 바코드는 실제 분실 대장과 맞았다. 둘째는 폐쇄 공문의 사고 번호와 중간 여섯 자리가 같았지만 전체가 같지는 않았다. 셋째는 현재 대장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는 닮은 숫자를 같은 사건으로 합치지 않았다.

7시 19분, 자료실 프린터가 다시 움직였다.

현장 카메라에는 문 아래로 밀려 나온 종이의 뒷면만 보였다. 도원은 사람을 보내지 않고 덕트 카메라를 4센티 낮췄다. 종이 앞면에는 직원 계정 목록이 인쇄돼 있었다.

맨 위 세 사람의 이름은 바코드였다.

그 아래 `대출 완료`.

마지막 열에는 `퇴실 완료`라고 적혀 있었다.

미진은 인쇄물을 근거로 실제 인원을 줄이지 않았다. 센터 네 사람, 차량의 은채, 건물 밖 현장반이 각자 응답했다. 경비실은 정문 통과 0명을 다시 확인했다.

그 순간 작업 복사본에 새 파일 하나가 생겼다.

`POST_KYN_0719.`

유나는 손을 키보드 위에 올리지 않았다. Y 키캡은 봉인 봉투 안에 있었고 투명 덮개도 닫혀 있었다. 정호와 은채의 영상에는 그 상태가 끊기지 않고 남았다. 파일 해시는 원본 로그 세 건과 달랐다.

“뒤에 생긴 로그.” 유나가 말했다. “직접 입력 아님. 생성 주체 미확정.”

파일을 열지는 않았다. 먼저 생성 시각과 저장 위치만 외부 장치 두 곳에 복제했다. 조작 흔적을 찾았다는 이유로 위험한 파일을 실행하지 않았다.

자료실 계정 화면이 자동으로 새로고침됐다.

서하의 얼굴 사진은 남아 있었다. 이름도 임서하로 보였다. 접근 불가였던 사번 칸에는 잠시 4721이 돌아왔다.

복원처럼 보인 것은 2초뿐이었다.

숫자 네 자리가 오른쪽부터 밀려나고 열세 자리 숫자가 그 자리를 채웠다. 유나가 첫 번째로 대조한 분실 도서의 바코드였다. 제목도, 아이 이름도 화면에는 나오지 않았다.

`계정명 임서하.`

`계정 번호 분실 도서.`

`대출 상태 완료.`

`이용자 퇴실 완료.`

서하는 센터에 서 있었다.

미진은 복원 승인을 누르지 않았다. 대신 서하의 현재 얼굴, 첫 티켓의 4721, 경비실 퇴실 0명, 새 바코드를 네 칸으로 나눠 저장했다.

유나가 마지막 칸에 적었다.

`사람 재실. 계정 퇴실.`

잠긴 자료실 프린터가 붉은 문장을 다시 찍었다.

이번에는 한 줄이 더 붙었다.

`반납 대상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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