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화

신재호는 임서하의 허위 서명 날짜를 알고 있었다

야간 민원은 사람도 완료 처리한다 · 2026.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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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호는 임서하의 허위 서명 날짜를 알고 있었다.

그는 그 기록을 지워 주겠다고 했다.

대신 `회복 가능한 인력 한 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임서하는 이름을 물었다.

4시 29분, 서하의 개인 휴대전화에 같은 비공개 번호가 다시 떴다. A·B·C 이동설비와 지하보도 배수펌프는 아직 정지 상태였다. A의 노인은 가족을 기다렸고 B 유모차는 경사로를 빠져나갔다. C 공구 가방은 열화상 28도에서 봉인됐고 지하보도 수위는 2.8이었다.

유나는 사번이 빈 사내 계정 대신 오프라인 녹음기를 꺼냈다. 통화 원문과 서하 개인 문서를 한 파일로 만들지 않기 위해 저장 폴더를 두 개로 나눴다.

“통화만 원본 저장해도 돼요?”

서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 과거 화면은 따로. 공개 범위는 통화 끝나고 정해.”

미진은 받으라고 재촉하지 않았다. 냉찜질 팩 아래 문틀 자국이 남은 팔로 공개 장애 경보판을 가리켰다. 시민 시설 상태를 화면 한쪽에 계속 띄워 두라는 뜻이었다.

서하는 스피커를 켰다.

“임서하입니다.”

남자는 낮고 매끄러운 목소리로 답했다. “운영전략본부장 신재호입니다. 먼저 현재 장애 네 건을 확인하죠. 이동설비 세 건, 배수 한 건. 시민 부상은 아직 미확인이고 정상운영률은 82퍼센트까지 내려갔습니다.”

그는 시민 피해를 숨기지 않았다. 대신 사람 이름을 하나도 말하지 않았다.

“문자 보낸 사람 맞습니까?”

“맞습니다. 과거 기록 정리와 현재 시설 복구를 동시에 제안드리려 합니다.”

재호가 보낸 링크를 유나가 별도 격리 화면에 열었다. 회사 원본 서버가 아니라 읽기 전용 중계 화면이었다. 파일 제목은 `2019년 8월 11일 / 남상호 자진 이탈 확인`이었다.

아래에는 당시 이관 보조였던 서하의 서명이 있었다.

`현장 이탈 본인 의사 확인.`

거짓이었다. 서하는 상호에게 직접 확인하지 않았다. 사고 뒤 반장이 내민 문구를 읽고 서명했다. 상호가 돌아오지 않은 뒤에도 그 한 줄 때문에 회사 기록에는 실종이 아니라 자진 이탈이 남았다.

재호가 말했다. “이 서명은 정정이 아니라 삭제할 수 있습니다. 경력 심사에서도 제외하고, 현재 사번 4721의 성명·출입·급여 기록도 복구할 수 있습니다.”

서하는 화면에서 자기 서명을 보면서도 전화를 끊지 않았다. 손목 양쪽 멍이 보호 필름 아래서 같은 박자로 뛰었다.

“시설은 어떻게 복구하죠?”

“통제된 예외 처리 한 건이면 됩니다. 자동 배정은 전원 거부로 중지됐지만 수동 예외는 남아 있습니다. 한 단위를 예외로 두면 네 시설을 정상운영으로 돌릴 수 있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전에 A 현장 영상의 정지 표시가 녹색으로 바뀌었다. 현장반은 재가동을 요청하지 않았다. 상승 승강판이 짧게 떨리더니 난간 기준으로 6센티미터 올라갔다.

아래쪽을 막고 있던 역무원이 즉시 수동 정지 버튼을 눌렀다. 전원 차단 봉인 끈이 팽팽해지며 플라스틱 고리 하나가 깨졌다. 시민은 이미 평지에 있었지만, 약 봉투를 돌려받은 노인이 의자에서 일어나려다 다시 난간을 잡았다.

유나는 통화를 음소거하지 않고 A 화면 시각 04:30:17과 승강판 이동량을 별도 파일에 넣었다. 도원은 현장반 채널로 브레이크 디스크 열과 전원 잔류를 확인하라고 했고, A 반장은 중앙 승인 없이 재가동하지 않겠다고 자기 판단을 다시 말했다.

서하가 물었다. “방금 움직인 것도 정상화입니까?”

재호는 숨기지 않았다. “원격 진단 펄스입니다. 정상운영 복귀 가능성을 확인하는 절차죠. 현장 수동 정지가 개입해 완료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 다 내린 확인 전에 왜 보냈습니까?”

“대피 완료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시설 중단 시간이 길어지면 다른 구간 혼잡이 증가합니다.”

노인은 다 나왔다는 숫자 안에 있었지만, 다시 움직인 계단 앞에서 몸이 굳는 시간은 정상운영률에 없었다. 서하는 깨진 봉인 고리 사진을 통화 화면 옆에 놓았다.

“누구를 예외로 둡니까?”

“현재 교대와 연계된 회복 가능 인력 한 단위입니다.”

“이름.”

재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A 경보판에서 노인 가족 도착 확인이 떴다. B 경사로 폭은 91센티미터로 유지됐고 C 공구 가방은 아직 계단에 있었다. 재호가 말하는 82퍼센트 안에는 이 사람들이 각자 기다린 시간이 들어 있었다.

“고용등급은 단기 계약입니다.” 그가 말했다. “예외 처리 후 근무 복원 가능성이 가장 높고 법적 손실이 제한적입니다.”

유나 얼굴 사진 옆 사번 칸은 비어 있었다.

서하가 다시 물었다. “동의했습니까?”

“자동 예외는 개별 동의를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수동 예외는요.”

“책임자가 공익상 필요를 확인합니다.”

“사람 이름과 동의 여부를 묻고 있습니다.”

재호는 두 선택을 나란히 놓았다. “한 명의 복구 가능한 인력을 예외 처리하면 시민 시설 네 곳이 재개됩니다. 거부하면 시민 장애와 귀하의 허위 기록이 유지됩니다. 어느 쪽의 손실을 공개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판단하십시오.”

세 번째 선택은 말하지 않았다. 현장반을 보내 시민을 빼고 시설을 천천히 확인하는 지금의 선택을 비현실적인 지연으로 취급했다.

서하는 그가 말하지 않은 이름을 대신 채우지 않았다.

“김유나입니까?”

전화 너머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가 났다.

“개별 이름은 제안 조건이 아닙니다.”

“유나 씨입니까.”

“최저 고용등급의 회복 가능 단위입니다.”

유나는 녹음 파형에서 그 문장을 표시했다. 자기 이름을 재호 대신 말하지 않았다. 파일 메모에는 `질문: 김유나 / 답: 최저 고용등급의 회복 가능 단위`라고 질문과 답을 분리했다.

재호는 현재 장애 화면을 공유했다. A 모터 브레이크, B 양쪽 전원, C 승강판 센서, 배수펌프 수위가 한 줄에 놓였다. 맨 아래 승인 문구는 붉지 않았지만 7년 전 문서와 같은 어순이었다.

`예외 처리 1건으로 정상운영을 유지한다.`

2019년 상호 이탈 문서 하단에도 문장이 있었다.

`인원 예외 처리 후 정상운영을 확인한다.`

대상과 연도는 달랐지만 `예외 처리`와 `정상운영`이 같은 문장에 묶였다. 유나는 두 문구가 닮았다고만 기록했다. 원계약 작성자나 자동 코드 기원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재호가 물었다. “서명 파일을 삭제한 화면을 먼저 보시겠습니까?”

서하의 입안이 말랐다. 그 파일이 없어지면 복직 심사에서 가장 큰 장애 하나가 사라졌다. 상호를 버렸다고 보는 도원의 시선도, 자기가 매일 다시 읽던 거짓 문장도 지울 수 있었다.

그러나 삭제된 파일은 상호가 자진 이탈하지 않았다는 증거까지 함께 없앨 수 있었다.

“삭제 말고 정정 원본을 공개하십시오.”

“정정은 분쟁을 남깁니다. 삭제는 정상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누가 예외인지 이름으로 말하면 제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재호는 끝까지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공익 판단을 개인 감정으로 환원하지 마십시오.”

“사람을 단위로 바꾸지 마세요.”

서하는 통화를 끊지 않은 채 거부했다. “내 서명 삭제와 시민 시설 즉시 복구를 대가로 이름 없는 한 사람을 넣는 제안, 거부합니다. 통제된 예외도 승인하지 않습니다.”

재호는 화를 내지 않았다. “그 선택으로 발생하는 장애 시간을 귀하 이름으로 남기겠습니다.”

“전원 거부자와 현장반 이름도 같이 남기세요.”

통화는 4시 34분 12초에 끝났다.

유나는 원문 파일을 즉시 올리지 않았다. 재호 발언·시설 화면·시간은 공동 증거 폴더에 두고, 서하의 2019년 서명 화면은 암호화 봉투로 분리했다.

“공개 범위 골라요.”

서하는 자기 서명을 팀에는 숨기지 않았다. 미진·도원·유나·정호가 볼 수 있는 내부 검증본에 넣고 시민 장애 공지에는 제외했다. 상호 가족과 노조 법률 대응에 넘길지는 현재 결정하지 않았다.

미진은 서하가 과거 서명을 말했다고 대신 사과하지 않았다. “그때 문구 내민 반장 기록도 같이 찾자. 네 서명만 떼서 면죄도 유죄도 만들지 말고.”

서하는 짧게 답했다. “그래.”

두 사람 사이에서 보호는 과거 파일을 감추는 일이 아니라, 누가 어떤 문구를 내밀었는지 함께 찾는 일로 바뀌었다.

4시 36분, 녹음 파형의 마지막 무음 구간 아래에서 출입 승인음이 났다.

센터 직원 출입문이 아니었다. 7년 동안 봉인된 남상호 사물함 열에서 난 소리였다.

화면에는 현재 시각이 찍혔다.

`사물함 S-07 / 카드 인식 04:36:19.`

사용 카드 번호는 남상호의 옛 사원증 끝 네 자리였다.

도원이 설비 복도에서 돌아오다 걸음을 멈췄다. 혼자 사물함으로 뛰지 않았다. 무전 버튼을 두 번 눌러 서하에게 현재 위치와 출구를 먼저 알렸다.

박기태가 오래된 열쇠 꾸러미를 들고 왔다. 그는 상호 사물함 열쇠를 바로 내놓지 않고 봉인 기록부터 확인했다.

“2019년 8월 11일 03시 02분. 제가 잠갔습니다.”

기태는 책임을 복도 이야기로 돌리지 않았다. 열쇠 손잡이의 삼각 흠집과 순찰표 봉인 번호를 읽었다. 유나는 상호 카드 신호, 도원은 사물함 문 안쪽의 금속 마찰음, 서하는 2019년 봉인 시각을 각각 맡았다.

정호는 SN-7-017 외부 사본에서 같은 사물함 번호를 찾았지만 원계약 의미로 확정하지 않았다. 미진은 다친 팔로 문을 잡지 않고 출구와 대피 순서만 적었다.

기태가 열쇠를 두 번 문에 두드렸다.

“혼자 열면 안 됩니다. 저쪽은 잠근 사람 말만 믿어서도 안 돼요.”

그들은 상호의 확정 물건 인벤토리를 맞췄다. 옛 사원증, 황동 열쇠 하나, 손잡이에 흰 테이프를 감은 드라이버. 완충 무전기는 사물함 안에서 소리가 나는 관찰 물건으로 별도 칸에 두고 소유자·인계·의미를 미확정으로 남겼다. 실제 사물함 밖에서 확인 가능한 것은 카드 인식 신호와 문 안 금속음뿐이었다.

서하는 상호를 구하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목소리 나와도 이름부터 부르지 않을게. 물건, 인계, 다음 동작 순서.”

도원이 답했다. “단독 진입 없음.”

유나는 녹음 폴더를 새로 열었다. 기태는 자기 이름으로 04:39 접근을 순찰표에 썼다.

열쇠가 돌아갔다.

문은 손가락 두 마디만큼 열렸다.

안쪽 완충 무전기에서 잡음이 났다.

그리고 남상호와 같은 목소리가 말했다.

“문 닫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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