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화

세레나는 목욕탕 발판 시험표에서 장갑 수선 칸만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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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는 목욕탕 발판 시험표에서 장갑 수선 칸만 비어 있는 것을 보았다. 판자를 나르고 못을 박을 사람은 있었지만, 젖은 장갑 여섯 켤레를 다음 야간 교대 전에 말리고 꿰맬 사람은 없었다. 카시안이 자기 오른손 장갑을 벗어 그 빈칸 위에 놓았다. 손바닥 솔기가 벌어져 있었다.

스물아홉째 날 저녁, 보행 발판은 하중 시험을 통과했다.

도란의 견습 둘이 조합 판자 두 장에 모래주머니를 올리고 세 번 왕복했다. 마라와 테오, 목욕탕 불 담당 요렌은 각자 쓰는 시간에 발판을 걸었다. 마라는 수업 뒤, 테오는 식당 물 배급 줄이 생겼을 때, 요렌은 해 진 뒤 가림막 화로를 확인할 때였다.

첫 시험에서는 판자 끝이 진흙 속으로 손가락 한 마디 내려갔다. 도란은 성공 표시를 하지 않고 기와 조각 받침을 더했다. 둘째에는 마라의 젖은 장화가 가장자리에서 미끄러졌다. 판자 폭을 넓힐 여유가 없어 밧줄 손잡이 두 줄을 달았다. 셋째에야 세 사람 모두 멈춤선 안에서 건넜다.

발판 설치 한 시각은 계획대로 끝났지만 뒤에 일이 남았다. 진흙 묻은 밧줄 세척, 못 네 개 재고 보충, 판자 가장자리 기름칠, 젖은 장갑과 소매 말리기. 시험표에는 그것들이 ‘정리’ 한 칸으로 묶여 있었다.

마리가 그 칸을 손톱으로 두드렸다.

“정리는 사람이 아니에요.”

세레나는 ‘정리’를 지우고 네 줄로 나눴다. 밧줄은 견습 둘이 자기 작업시간 안에 세척했다. 못 재고는 도란이 확인했다. 기름칠은 다음 날 낮 유급 한 시각. 장갑과 소매는 각자 가져가되 야간 교대 전 수선이 필요한 것은 따로 모았다.

모인 장갑은 여섯 켤레였다. 손바닥 찢김 둘, 엄지 솔기 셋, 젖은 안감 하나. 마리는 세탁과 위생 계획 때문에 밤 수선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나디는 수질 검사 훈련 중이었다. 에다는 다음 날 수업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수선 담당 칸은 다시 비었다.

세레나는 지난 열흘 작업표에서 ‘정리’라는 단어를 찾았다. 열세 번 나왔다. 화로 재받이 비우기, 덧문 못 회수, 젖은 밧줄 풀기, 수레 바퀴 흙 긁기, 장갑 말리기. 담당자 이름이 있는 것은 네 번뿐이었다. 나머지는 다음 교대가 시작되기 전에 누군가 해 둔 일로 처리됐다.

마리는 세탁장 뒤 못 상자에서 짧아진 밀랍 실 토막을 가져왔다.

“이건 누가 썼는지 알아요?”

세레나는 몰랐다.

“지나가 밤마다 젖은 장갑을 뒤집고 엄지 솔기를 한두 땀씩 막았어요. 수선으로 쓰면 새 일이 되니까 세탁 마감이라고 적었고.”

지나는 휴식 토큰을 쓰고 집에 있었다. 세레나는 추측으로 이름을 채우지 않고 ‘지나 증언 필요, 휴식 뒤 유급 확인’이라고 적었다.

도란도 자기 조합표를 가져왔다. 견습들의 작업 종료는 해 질 무렵이었지만 공구 기름칠과 톱밥 털기는 종료 뒤 반 시각씩 붙어 있었다. 열흘 동안 다섯 사람에게 합쳐 열한 시각이었다. 수리 품삯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왜 계약에 안 넣었습니까?” 세레나가 물었다.

“옛날부터 장인은 자기 공구를 돌보는 게 솜씨 값에 들어간다고 했소.”

“견습도 같은가요?”

도란은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자기 전문 영역에서 숨은 시간이 나온 순간이었다.

“아니오. 견습 품삯에는 완성한 작업 수만 넣었소.”

그는 다음 날부터 공구 관리 시간을 작업 종료 전 마지막 반 시각으로 옮기고, 이미 지난 열한 시각은 조합 장부에서 소급 지급하겠다고 썼다. 저택 예산에 떠넘기지 않았다.

장갑 여섯 켤레 뒤에는 열세 번의 이름 없는 정리와 열한 시각의 견습 공구 관리가 붙어 있었다. 세레나는 수선 칸만 채우지도, 과거 전부를 자기 손으로 갚겠다고 쓰지도 않았다. 확인 기한과 지급 주체를 나눠 적었다.

“오늘 밤은 누가 맡죠?” 세레나가 물었다.

“새 장갑을 지급하면 됩니다.” 카시안이 말했다.

보급판을 맡은 오르센이 고개를 저었다. “마른 예비 장갑은 네 켤레입니다. 병동 장작 운반 둘, 북문 야간 둘에게 이미 잡혀 있습니다.”

카시안은 자기 장갑을 빈칸 위에 놓았다.

“내 것은 내일로 미루고 다섯 켤레만—”

“하나는 누구 것인데요?” 세레나가 물었다.

“내 것.”

“당신은 오늘 자정부터 서쪽 눈다리 확인입니다.”

“한 손 장갑으로도 가능하다.”

“그 말은 작업 제한을 지키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카시안은 장갑을 도로 집지 않았다. 압박을 받으면 자기 몸을 남는 자재처럼 내놓는 버릇이었다. 세레나는 그 버릇을 지적하면서도 자기 이름을 수선 담당 칸에 쓰려는 손을 멈추지 못했다.

카시안이 분필을 먼저 가져갔다.

“감사관은 새벽 표본 결과와 왕실 보고서를 확인해야 합니다.”

“저는 바느질하면서 문서를 읽을 수 있어요.”

“오른손으로 꿰매고 같은 손으로 수치를 옮기겠다는 건가.”

“장갑 없이 순찰하겠다는 사람에게 효율 강의를 듣고 싶지는 않네요.”

둘의 목소리가 동시에 낮아졌다. 마리는 수선 바구니를 그들 사이에서 빼 갔다.

“또 자기 둘 중 하나를 빈칸에 넣을 거면 장갑은 내일 줍니다.”

“야간 교대가 있습니다.” 세레나가 말했다.

“그래서 교대를 줄이든, 수선 시간을 사든, 장갑을 빌리든 정하세요. 사랑인지 책임인지 묻기 전에 품삯부터.”

마리는 마지막 말을 건조하게 던지고 세탁장으로 돌아갔다. 세레나는 카시안을 보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 자리에서 너무 컸고, 책임이라는 단어는 너무 편리했다.

도란이 조합 수선함을 열었다. 바늘 네 개, 밀랍 실 두 뭉치, 가죽 조각 셋이 있었다.

“수선함 대여료와 바늘 파손 책임은 받겠소. 하지만 사람은 안 붙이오. 견습 둘은 쉬어야 해.”

오르센은 야간 교대표를 다시 펼쳤다. 서쪽 눈다리 확인은 자정과 새벽 두 번이었다. 최근 해빙으로 다리 자체는 봉쇄된 채였고, 확인 목적은 우회 흔적과 표지판 상태였다.

“자정은 제가 갑니다.” 오르센이 말했다. “새벽은 카시안 경. 거절 가능 조건은 그대로 두고요.”

카시안이 반대했다.

“너는 북문 약품 수령을 마쳐야 한다.”

“약품은 해 지기 전에 끝납니다. 보급 변경 권한을 받은 뒤에도 순찰 교대는 제 원래 업무였습니다.”

“휴식은?” 세레나가 물었다.

“저녁 두 시각을 비웁니다. 대신 내일 오전 첫 보급 확인은 부관 보조가 맡습니다.”

오르센은 자기 대체와 휴식을 직접 적었다. 카시안이 빼앗을 명분이 없었다.

남은 수선은 다섯 켤레가 아니라 세 켤레가 됐다. 자정 교대 장갑 하나는 오르센의 마른 개인 장갑, 병동 장작 운반 둘은 예비 장갑 두 켤레를 썼다. 새벽 카시안 것과 가림막 확인자 둘의 장갑만 밤 수선이 필요했다.

“한 사람이 세 켤레면 한 시각 반.” 마리가 멀리서 말했다. “둘이면 마흔다섯 분. 하던 일을 끝낸 뒤 자원하는 사람만.”

세레나는 수선 담당자를 공개 모집했다. 아무도 손을 들지 않았다. 낮부터 배수와 세탁, 물 운반을 한 사람들은 이미 자기 교대를 마쳤다. 빈칸은 게으름이 아니라 남은 시간이 없다는 증거였다.

카시안이 말했다.

“나는 가죽을 꿰맬 줄 안다.”

세레나가 그를 보았다.

“전쟁 보급장교가 직접 했습니까?”

“바느질 담당을 기다리다 동상 걸릴 만큼 군대가 여유롭진 않았다.”

“그럼 한 켤레만 맡으세요. 자기 장갑. 저는 한 켤레.”

“세 번째는?”

“빈칸으로 두고, 가림막 확인을 두 명에서 한 명으로 줄일 수 있는지 현장 담당에게 묻습니다.”

요렌은 혼자 확인하는 것을 거절했다. 화로와 물통을 동시에 볼 수 없었다. 대신 야간 가림막 이용 시간을 두 구간으로 나누고 첫 구간은 일마, 둘째는 자신이 맡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같은 장갑 한 켤레를 안감 천을 바꿔 쓰기로 했다. 세 번째 수선은 필요 없어졌다.

세레나와 카시안은 공동 식당 끝자리에서 장갑 두 켤레를 펼쳤다. 도란 수선함의 대여 시각은 모래시계 하나로 제한됐다. 사용 뒤 바늘 수와 남은 실 길이를 적어야 했다.

카시안은 벌어진 손바닥 아래 가죽 조각을 대고 밀랍 실을 당겼다. 손가락 움직임은 서툴지 않았다. 세레나는 요렌 장갑의 엄지 솔기를 뒤집었다. 처음 두 땀은 너무 촘촘해 가죽이 울었다.

“간격이 좁다.” 카시안이 말했다.

“보고서 수정 간격보다요?”

“보고서는 찢어져도 손이 얼진 않으니까.”

세레나는 한 땀을 풀었다. 카시안은 대신 손을 뻗지 않았다. 자기 장갑만 계속 꿰맸다.

식당에는 끓인 물 냄비가 식는 소리와 바늘이 가죽을 뚫는 작은 마찰음만 남았다. 그들은 말을 줄였지만 서로의 다음 교대를 알고 있었다. 카시안은 세레나가 새벽 표본 결과를 읽어야 한다는 것을 기억했고, 세레나는 그가 새벽 눈다리 표지판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했다.

“당신 오른손은?” 세레나가 물었다.

“십 분 넘는 불 작업이 아니다.”

“바느질도 손 작업입니다.”

카시안은 모래시계를 보았다. “오 분 뒤 교대하겠다.”

“누구와요?”

“당신과 바꾸자는 말이 아니라 멈춘다는 뜻이다.”

그는 실제로 오 분 뒤 바늘을 놓았다. 남은 두 땀은 내일 낮 유급 수선으로 돌리고, 새벽 순찰에는 오르센의 여분 덧장갑을 빌리기로 했다. 자기 몸으로 완성을 강행하지 않았다.

세레나는 요렌 장갑 한 켤레를 끝냈다. 마지막 매듭을 자르려다 카시안의 장갑 손목 안쪽에 작은 검은 표시를 발견했다. 자정, 새벽, 병동, 북문을 구분하던 옛 보급 표식이었다.

“이건 언제 적은 겁니까?”

“첫 야간 교대 때.”

노아 문을 잠그지 않고 지켰던 밤이었다. 세레나는 더 묻지 않았다. 카시안도 그녀가 보고서 모서리에 새벽 표본 병 번호를 미리 써 둔 것을 보았지만 이유를 묻지 않았다.

수선이 끝난 장갑에는 담당자와 시간이 붙었다. 요렌 것, 세레나 사십 분. 카시안 것, 카시안 이십 분·미완료 두 땀·다음 담당 필요. 조합 바늘 네 개와 가죽 조각 둘도 그대로 확인됐다.

카시안은 요렌 장갑을 가림막 교대표에 가져다 놓았다. 세레나는 그의 미완료 장갑을 집어 들지 않았다. 대신 내일 낮 수선 칸에 유급 한 사람 반 시각을 배정하고 철회 가능한 모집 표시를 붙였다.

“세레나.”

카시안이 처음으로 이름을 불렀다. 허락을 묻는 말은 생략하지 않았다.

“공적 자리 밖에서는 그렇게 불러도 되겠습니까?”

세레나는 장갑표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오늘 식당에서는요.”

그 이상의 뜻을 정하지 않았다. 카시안은 감사관과 섭정의 관계를 묻지 않았고, 세레나는 서로의 상처를 봉합했다는 비유를 입 밖에 내지 않았다.

밖에서는 새 발판 밧줄이 바람에 한 번 울렸다. 자정 교대 장갑과 새벽 교대 장갑은 서로 다른 칸에 놓였다. 두 사람은 상대가 언제 깨어 있어야 하는지만 기억한 채 식당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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