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카시안은 지붕 위에서 가장 무거운 기와 상자를 들고 있었다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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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안은 지붕 위에서 가장 무거운 기와 상자를 들고 있었다. 그가 직접 세 장을 갈아 끼우는 동안 북문 보급 마차는 출발 명령을 기다렸다. 지붕 아래에서는 빗물이 멎었다. 성문 밖에서는 장작 두 수레가 반나절 늦었다.

스물셋째 날 아침, 아기방 천장 물자국은 더 넓어졌다.

밤비는 멎었지만 지붕 골에 남은 물이 벽 속으로 내려왔다. 도란은 남문 덧문 공사를 마친 조합원 둘과 비조합 견습 하나를 데리고 왔다. 오늘 순서는 젖은 기와 걷기, 썩은 받침 확인, 임시 방수포, 마른 기와 교체였다.

카시안은 작업 시작 전에 보급판을 확인해야 했다. 북문 장작 두 수레, 병동 약품 한 상자, 채석장 지원서 인계 썰매, 외곽 식량 배급. 전쟁 보급장교였던 그만 출발 순서와 호위 인원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다.

오르센은 네 줄 옆에 변경 조건을 물음표로 남겼다. 북문 진흙이 장화 반을 넘을 때. 병동 해열제가 한 시각 아래로 줄 때. 채석장 인계 마부가 정오를 넘길 때. 외곽 배급 가구가 대피를 준비할 때.

“정찰이 돌아오면 순서를 다시 정해 주십시오.”

카시안은 장갑을 끼며 대답했다.

“기존 순서는 약품, 장작, 썰매, 식량이다.”

“진흙이 깊으면 약품 마차가 먼저 빠집니다.”

“그때 보고해.”

“섭정님이 지붕에 있으면요?”

카시안은 사다리 쪽을 보았다.

“한 시각 안에 내려온다.”

그 약속은 교대표에 적히지 않았다. 오르센에게는 시각이 아니라 카시안의 귀환을 기다리는 절차만 남았다.

그러나 첫 기와를 들자 썩은 받침이 드러났다.

“이건 오늘 끝내야 합니다.”

도란이 손가락으로 젖은 나뭇결을 눌렀다.

“임시 방수포를 치고 낮 작업으로 넘깁니다. 받침은 새로 재야 해요.”

“비가 다시 오면 아기방 벽이 무너진다.”

“그래서 방수포요.”

“바람에 찢어집니다.”

카시안은 장갑을 조이고 사다리에 발을 올렸다.

도란이 막았다.

“작업 담당이 아닙니다.”

“내 집이고 내가 위험을 안다.”

“보급판도 당신 담당입니다.”

“출발표는 이미 적었다.”

“변경 승인 칸은 비어 있소.”

북문 길은 해빙 진흙으로 시각마다 달라졌다. 장작 수레가 먼저 갈지 약품 마차가 먼저 갈지 현장 보고에 따라 바꿔야 했다. 카시안은 보급 부관 오르센에게 판을 넘기려 했다.

“기존 순서대로 시행하라.”

오르센이 물었다.

“북문 경사에서 장작 수레가 빠지면 약품 마차를 어디로 돌립니까?”

“서쪽 길은 봉쇄 유지. 채석장 우회.”

“채석장 인계 썰매와 겹칩니다.”

카시안은 지붕을 올려다봤다. 조합원 하나가 썩은 받침을 들어 보였고 물이 다시 떨어졌다.

“내가 내려와 확인하겠다.”

그는 사다리를 올랐다.

세레나는 아기방 안에서 물길과 노동 시간을 기록하고 있었다. 카시안이 지붕으로 올라갔다는 말을 듣자 바로 뒤쫓지 않았다. 먼저 보급판의 담당 칸을 봤다. 카시안 이름 아래 대체 승인자가 없었다.

“오르센 씨, 현재 결정 대기 몇 건입니까?”

“네 건. 장작 수레 순서, 약품 호위, 채석장 인계 시간, 외곽 식량 배급량.”

“당신이 승인할 수 있는 범위는요?”

“기존 순서 실행뿐입니다. 변경은 섭정 서명.”

세레나는 카시안 대신 서명할 수 없었다. 이해충돌 신고 뒤 자기 단독 승인도 제한돼 있었다.

“각 지연 비용을 적고 현장 중단 기준을 먼저 적용하세요.”

오르센은 장작 수레를 출발시키지 않았다. 북문 경사 정찰이 돌아올 때까지 대기. 약품은 병동 재고가 한 시각 남아 있어 우선 후보. 채석장 썰매는 지원서 마감 때문에 정오 전 인계 필요. 식량은 하루 여유.

지붕 위에서 카시안은 가장 무거운 기와 상자를 들었다. 조합원이 받침 폭을 재는 동안 상자가 미끄러지지 않게 붙잡았다. 그의 몸은 실제로 쓸모 있었다. 물도 덜 떨어졌다.

기와 상자는 두 사람이 들도록 손잡이가 네 개 달려 있었다. 카시안은 지붕이 좁다는 이유로 아래 두 손잡이를 혼자 잡았다. 견습이 위쪽을 받치려 하자 발 디딜 곳이 없다며 내려보냈다.

“받침 길이 재는 동안만 버틴다.”

도란은 새 받침을 대 보았다가 다시 뺐다.

“한 치 짧소. 작업장에서 다시 잘라야 합니다.”

“남은 판자로 덧대라.”

“젖은 나뭇결을 덧대면 다음 비에 갈라집니다.”

카시안은 상자를 든 채 기다렸다. 한 시각 약속은 받침 하나가 짧아지는 순간 끝났다. 누구도 계속 들라고 명령하지 않았지만, 그가 놓지 않자 다른 사람들은 그 무게를 전제로 움직였다.

하지만 아래 보급판에는 결정이 쌓였다.

도란이 지붕 끝에서 말했다.

“상자 내려놓으시오.”

“받침이 들어갈 때까지만.”

“그 말로 한 시각째요.”

“사람 하나 덜 쓰고 있다.”

“아니. 섭정 하나를 기와 받침으로 쓰고 있소.”

카시안의 얼굴이 굳었다.

“내가 빠지면 조합원이 들어온다. 유급 인력이 하나 더 든다.”

“당신이 빠진 보급 지휘에는 몇 명이 서 있습니까?”

도란은 아래를 가리켰다. 오르센, 마부 둘, 병사 셋, 채석장 인계자, 장작 수레꾼 넷. 모두 보급판 앞에서 다음 순서를 기다렸다.

“지붕에서 아낀 손 하나 때문에 아래 열한 손이 멈췄소.”

카시안은 상자를 놓지 않았다.

“오르센에게 명령했다.”

“기존 순서만. 길이 바뀌었는데 변경 권한을 안 줬지.”

“군 보급은 한 지휘선이 필요하다.”

“그 지휘선이 기와 위에 올라가 있으면 선이 끊긴 겁니다.”

도란의 말은 세레나 편을 드는 감탄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 조합도 숙련 독점 때문에 멈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더 정확히 알아봤다.

“영웅 노동은 손이 빠릅니다. 대신 당신만 해야 하는 일이 비어요.”

카시안은 전쟁 때 부서진 수레를 직접 들어 길을 열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지휘소에 남으면 부하가 다쳤고, 현장에 뛰면 보고가 늦었다. 그때는 늦은 보고를 승리 숫자에서 지울 수 있었다. 지금 공개판은 지우지 않았다.

아래에서 종이 두 번 울렸다. 약품 마차 출발 중단 신호였다.

오르센이 소리쳤다.

“병동 재고가 반 시각으로 줄었습니다. 변경 승인이 필요합니다!”

카시안은 기와 상자를 조합원에게 넘기려 했다. 손이 떨어지자 상자가 기울었다. 견습이 받치려다 미끄러졌다.

도란이 먼저 쐐기를 밀었다.

“한꺼번에 놓지 마. 교대한다고 떨어뜨리면 교대가 아니야.”

카시안은 숨을 고르고 상자를 쐐기 위에 내려놓았다. 조합원 둘이 양쪽 손잡이를 잡은 뒤에야 손을 뗐다.

“바꿔 주십시오.”

16화 수리 때 배운 말이 다시 나왔다.

도란은 그 말을 칭찬하지 않았다.

“아래로 가시오. 여기 책임자는 나요.”

카시안은 사다리를 내려왔다. 장갑에는 젖은 흙이 묻었고 오른손이 조금 떨렸다. 세레나는 치료하려 손을 잡지 않았다. 보급판을 펼쳤다.

“결정 네 건, 현재 지연 한 시각.”

카시안은 약품 마차를 첫째로 보냈다. 북문 정찰이 돌아오기 전 장작 수레는 채석장 갈림길까지 분리 이동. 지원서 인계 썰매는 소형이라 눈 남은 길로 먼저 통과. 식량 배급은 오후로 연기하고 수령 가구에 시각 변경을 알렸다.

명령은 세 문장으로 끝났지만 지연은 사라지지 않았다. 약품은 예정보다 한 시각 늦었다. 장작 수레 두 대는 반나절 늦어 공동실 예비분 한 단을 먼저 썼다. 채석장 마부는 추가 대기 품삯을 받았다.

외곽 식량 배급을 기다리던 가구 두 곳은 변경 시각을 받지 못했다. 사나는 수령 가구 확인자로서 직접 북문까지 와 항의했다.

“늦출 수는 있어요. 사람을 빈 창고 앞에 세워 두면 안 되죠.”

오르센이 말했다.

“통지 승인도 섭정 서명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카시안은 통지가 사소하다고 말하려다 멈췄다. 기다린 두 가구에서는 아이를 맡길 사람이 없어 한 명씩 교대를 빠졌다. 보급판 빈칸이 다시 돌봄 시간으로 번졌다.

그는 수령 가구 대기 두 시각과 빠진 교대 두 건도 손실 칸에 추가했다.

카시안은 보급 지연 원인 칸에 ‘북문 진흙’만 쓰려다 펜을 멈췄다.

‘보급 지휘자가 지붕 작업을 직접 맡아 변경 승인 공백 발생.’

그는 자기 이름을 붙였다.

도란이 지붕에서 내려온 것은 오후였다. 방수포와 새 받침 두 개가 들어갔고, 기와 전체 교체는 다음 날로 남았다.

“끝내지 못했군.” 카시안이 말했다.

“오늘 범위는 끝냈소. 비 막기, 썩은 받침 두 개, 다음 담당 지정.”

“내가 계속 있었으면 기와까지 갔을 거다.”

“그러면 보급이 더 늦었겠지.”

카시안은 대꾸하지 못했다.

세레나는 보급 공백을 카시안 한 사람의 성격 결함으로만 기록하지 않았다. 변경 권한이 한 명에게만 묶인 설계도 문제였다. 오르센에게 어느 범위까지 위임할지 공개 회의를 열었다.

도란이 먼저 제안했다.

“길 폐쇄와 약품 재고 반 시각 이하는 부관이 순서를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카시안이 반대했다.

“장작과 약품을 바꾸면 방벽 출력도 달라진다.”

“그래서 조건을 숫자로 적으라는 겁니다. 당신 머릿속 기준 말고.”

세레나는 보급 변경 권한을 세 단계로 나눴다. 약품 재고 한 시각 이하·길 폐쇄·부상자 발생은 부관 즉시 변경 후 기록. 장작·식량 하루분 사이 순서 교환은 마부와 수령 가구 확인 뒤 변경. 군 병력 재배치는 카시안과 주민 확인자 공동 승인.

“제가 없을 때도 굴러가야 합니다.” 카시안이 마침내 말했다.

도란이 답했다.

“그래야 당신이 지붕에 올라가도 덜 위험하죠.”

“다시 올라가라는 뜻은 아니오.”

“알고 있소. 못이 아니라 받침 얘기요.”

카시안은 부관 권한표에 서명했다. 오르센도 수락 범위와 거절 조건을 적었다. 주민 확인자는 사나가 맡되, 보급을 찬성으로 바꿀 권한이 아니라 수령 가구 통지 여부만 확인했다.

노아는 작은 작업실 창문에서 지붕 방수포를 보았다. 카시안이 직접 고쳤다는 말을 듣고도 칭찬하지 않았다.

“장작은 왜 늦었어요?”

카시안은 지붕 이야기로 돌리지 않았다.

“내가 보급판을 비웠다.”

“다음에는요?”

“오르센이 조건 안에서 바꾸고, 나는 군 병력 결정만 같이 확인한다.”

“지붕은 누가 해요?”

“도란과 조합.”

노아는 그 답을 관찰 표식에 적지 않았다. 자기 방 수리 담당표에 도란 이름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해 질 무렵 지붕 물방울은 멎었다. 병동 약품은 늦게 도착했고 장작 예비분은 한 단 줄었다.

카시안의 장갑에는 기와 흙이 남아 있었다. 보급판에는 그가 지붕에서 아낀 손 하나와 아래에서 멈춘 열한 손이 함께 적혔다.

도란은 다음 날 지붕 교대표 맨 위에 자기 이름과 견습 둘을 썼다. 카시안 이름은 없었다.

대신 북문 보급 변경 확인 칸에 오르센과 카시안 이름이 같은 크기로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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