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에다는 왕립 행정학교 지원서의 보호자 동의 칸을 한 줄로 지웠다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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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다는 왕립 행정학교 지원서의 보호자 동의 칸을 한 줄로 지웠다. 그 아래에 자기 서명을 했다. 가족 식탁에는 지원서보다 먼저 돌봄 인수인계표를 놓았다. “서른 날 뒤부터 제 이름을 비상 대체자로도 쓰지 마세요.”

스무째 날 아침, 에다의 서랍에는 모집 요강과 인수인계표가 같은 크기로 접혀 있었다.

모집 요강의 마감은 닷새 뒤였다. 시험은 여름 초입, 입학은 가을. 합격 여부도, 왕도까지 갈 길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원하지 않으면 그 뒤의 모든 날짜는 생기지 않았다.

에다는 밤새 지원서를 썼다. 이름, 나이, 기초 법령 시험 점수, 추천 근거. 가족 사정 칸에는 ‘현 화로지기의 누나’라고 쓰지 않았다. ‘영지 생활 기록·연료 배분·수정 이력 절차 참여’라고 구체적으로 적었다.

보호자 동의 칸은 문제였다.

왕립 행정학교 규정상 열여섯 지원자는 보호자 확인이나 독립 재정 보증 가운데 하나가 필요했다. 에다는 ‘보호자’를 자동 돌봄 배정으로 읽지 않도록 칸 옆에 질문을 붙였다.

‘지원 허가인가, 거주·노동 통제 권한의 승인인가.’

세레나는 답을 대신 쓰지 않았다.

“학교 규정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오늘 안에 조회문을 보낼 수 있어요.”

“마감은 닷새입니다.”

“그래서 지원서는 먼저 접수하고, 보호자 칸 해석은 보완 서류로 요청하죠.”

에다는 펜을 놓지 않았다.

“보완을 이유로 가족 서명을 먼저 받으라고 하면요?”

“독립 재정 보증 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지 묻습니다.”

카시안이 식당에 들어왔다. 그는 지원서를 한눈에 알아봤다.

“지금 이걸 낼 때인가?”

에다의 목소리가 공손해졌다.

“마감이 닷새 뒤라 지금입니다.”

“구십 일 감사 중이다. 노아 기록도 네가—”

“한 달 단독 기록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게 학교 지원권까지 내려놓았다는 뜻은 아니에요.”

“네 행동이 후견 심사에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수정 이력과 권한 중단을 숨기지 않고 적었습니다.”

카시안은 지원서의 가족 사정 칸을 읽었다.

“노아 이름을 빼면 오히려 은폐로 보일 수 있다.”

“가족을 감춘 게 아닙니다. 제 경험을 노아의 병력과 바꾸지 않은 거예요.”

노아는 작은 작업실 문 앞에서 두 사람 말을 들었다. 밤 관찰 표식은 한 장만 붙어 있었고 공구 봉인끈은 멀쩡했다.

“누나 학교 가?”

에다는 바로 ‘아직 아니야’라고 달래지 않았다.

“지원해. 붙으면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가을에 갈 수 있어.”

“언제 돌아와?”

“학기 일정은 아직 확인해야 해.”

“내 약은?”

에다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약 시간표 쪽으로 갔다가 멈췄다.

“린 씨와 의원이 기록해. 네가 물어보면 나는 아는 범위에서 말할 수 있지만, 내가 자동 담당자는 아니야.”

노아의 얼굴이 굳었다.

“누나가 없어도?”

“그래서 오늘 대체 기한을 정하려고 해.”

노아는 사람 수를 세는 손을 폈다 접었다.

“나 때문에 못 가는 건 싫어.”

“그 말로 네가 대체자를 구할 책임을 지는 것도 싫어.”

에다는 지원서 옆 인수인계표를 펼쳤다. 약 시간 확인, 옷과 침구 보관, 야간 두드림 확인, 진료 동행, 학교·왕실 서신 읽기, 가족 회의에서 노아가 원한 내용 전달. 여섯 항목이었다.

“이건 가족과 유급 담당자가 나눠야 해. 네가 사람을 고를 수는 있지만 사람을 구하는 일은 어른 몫이야.”

카시안이 표를 가져갔다.

“내가 맡으면 된다.”

에다가 항목을 한 줄씩 짚었다.

“야간 두드림은 순찰 교대. 약 기록은 의원과 린. 침구는 세탁조. 서신 읽기는 제가 떠나기 전 교육할 두 명. 진료 동행은 노아가 회차마다 고를 사람. 여섯 개를 카시안 한 사람에게 묶으면 난로석만 바뀐 겁니다.”

“가족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자는 건가?”

“가족이라는 말로 한 사람에게 전부 떠넘기지 말자는 거예요.”

세레나는 인수인계표 빈칸에 담당 후보를 쓰지 않았다. 에다가 정한 기한을 먼저 물었다.

“언제까지 대체 구조가 필요합니까?”

“서른 날.”

“입학보다 훨씬 전인데요.”

“지원했다고 가족이 준비를 미루면 합격 발표 날 다시 제 몫이 됩니다. 서른 날 안에 한 달 시험 운영을 시작해야 해요.”

“실패하면?”

“실패 항목을 다시 나눕니다. 제 지원서를 취소하지 않습니다.”

에다는 가족 식탁 가운데 날짜를 적었다. 서른 날째, 돌봄 대체 시험 개시. 그날부터 자기 이름은 비상 대체자 칸에도 자동으로 쓰지 않는다. 긴급 상황에 직접 돕는 것은 에다가 그때 선택할 별도 행동이었다.

지원서를 왕도 우편 썰매에 싣는 일도 비용이었다. 서쪽 눈다리는 여전히 봉쇄됐고, 북문 우회로는 해빙 진흙 때문에 큰 마차가 다니기 어려웠다.

세레나는 군용 덮개 마차를 쓰려 했다.

“오늘 외곽 자재 운반 뒤 왕도 역참까지 연결하면 마감 전에 도착합니다.”

도란이 수리 배분표를 들고 반대했다.

“그 마차는 남문 기와와 창틀을 싣기로 했습니다.”

“서류 한 장을 같이 싣는 겁니다.”

“서류 한 장 때문에 출발 시각을 당기면 젖은 기와를 싣습니다. 길에서 깨져요.”

“우편 마감을 놓치면 에다 씨는 일 년을 잃습니다.”

“남문 지붕도 오늘을 놓치면 다시 젖습니다.”

도란은 세레나를 시험하듯 두 일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우회로 지도를 폈다.

“큰 마차 말고 소형 썰매 한 대가 남아 있습니다. 해빙 길에서는 썰매를 끌 수 없지만 북쪽 채석장까지는 눈이 남았고, 거기서 역참 마부에게 넘기면 됩니다.”

“마부 품삯은?”

“학교 지원자가 냅니까, 영지가 냅니까?”

에다가 끼어들었다.

“지원 수수료는 제가 냅니다. 영지 업무 기록을 추천 근거로 요구한다면 증명서 발급과 공무 우편 구간은 영지 비용이어야 합니다.”

도란이 말했다.

“조합 추천을 넣으려면 조건이 있습니다.”

카시안이 날카롭게 보았다.

“무슨 조건이오?”

“학교 다녀온 뒤 조합 무료 서류 일을 맡으라는 조건은 아닙니다.” 도란이 말했다. “내가 확인한 경력만 추천합니다. 사나 집 견적 수정, 공개 수리 순서, 조합 밖 견습 교육 시간을 기록한 일. 에다 양이 실제로 한 것만.”

에다는 잠시 놀랐다. 도란이 지원을 막을 값을 제시할 줄 알았다.

“대신 추천서 초안은 제가 쓰지 않겠습니다.”

“내가 씁니다. 틀리면 당신이 수정 이력을 붙이시오.”

세레나는 자기 예산안을 고쳤다. 군용 마차 변경 없음. 소형 썰매 구간의 유급 마부, 채석장 인계자, 역참 우편료. 지원 수수료는 에다 개인. 영지 경력 증명 발급비는 영지. 세 항목을 분리했다.

도란은 마차를 빼앗기지 않았고, 세레나는 에다 지원을 사적인 호의로 처리하지 않았다. 둘은 같은 배분표 아래 각자 수정 사유를 서명했다.

오후 가족 회의에서 에다는 인수인계 여섯 항목을 벽에 걸었다.

마리는 약·침구 항목을 보자 말했다.

“침구 보관을 세탁조에 넣으면 또 내 열쇠로 옵니다.”

“그래서 세탁조 대표가 아니라 유급 담당 두 명으로 씁니다.” 에다가 말했다.

“누가 교육해요?”

“현재는 마리 씨가 기술 확인자입니다. 하지만 한 달 뒤에도 마리 씨만 가능하면 대체 실패로 기록합니다.”

마리의 입이 굳었다. 에다의 떠남 준비가 자기 열쇠 독점도 건드렸다.

린이 손을 들었다.

“침구 표찰과 서랍 위치는 할 수 있어요. 솥 불 조절은 아직 못 합니다.”

“그럼 할 수 있는 것만 먼저 맡아요.”

에다는 린 이름을 침구 표찰·보관에 쓰고, 솥 불은 빈칸으로 남겼다.

노아는 여섯 항목 가운데 진료 동행 옆에 세 사람을 적었다. 에다, 린, 마라의 어머니 마리. 그러고는 에다 이름 옆에 ‘가능한 날만’이라고 붙였다.

“누나는 가기 전까지도 자동 아니야?”

“응.”

“그럼 내가 물어봐야 해?”

“내가 가능한 날을 먼저 공개하고, 네가 그중에 고를 수 있어.”

노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다를 붙잡지 않는 말이면서도 다시 만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었다.

카시안은 끝까지 서른 날 기한이 빠르다고 했다.

“왕실 해산 감사 중에 돌봄 구조를 또 바꾸는 건 위험하다.”

에다는 더 공손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카시안 리번 섭정님. 바뀌지 않은 돌봄 구조가 제 수면 기록 조작을 만들었습니다. 위험을 그대로 두는 건 안정이 아닙니다.”

“가족이 무너질 수 있어.”

“제가 떠나야만 무너지는 가족이면 이미 제 위에 서 있는 겁니다.”

침묵 뒤, 에다는 지원서 봉투를 닫았다. 보호자 동의 칸은 지운 채였고 독립 재정 보증 조회문이 붙었다. 조합 추천서는 도란이 쓴 사실 목록과 수정 이력 칸을 가졌다.

소형 썰매 마부가 봉투를 방수 주머니에 넣었다. 에다는 접수 번호를 직접 확인했다. 왕도 도착 예정은 나흘 뒤였다.

마부가 출발하자 에다는 썰매 뒤를 쫓지 않았다. 방수 주머니가 기와 상자와 다른 칸에 묶였는지만 확인했다. 봉투가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손가락에 묻은 봉랍을 떼었다.

노아가 물었다.

“취소하고 싶어?”

에다는 자동으로 괜찮다고 답하지 않았다.

“무서워. 그래도 취소하고 싶지는 않아.”

“붙을까 봐?”

“떨어질 수도 있고, 붙으면 진짜 가야 하니까.”

노아는 그 답을 위로하지 않았다. 대신 출발 예정 칸 옆에 ‘확인 전’이라고 썼다. 에다도 그 글자를 지우지 않았다.

그녀는 지원서 사본을 서랍에 숨기지 않았다. 모집 요강과 인수인계표를 가족 식탁 공개칸에 나란히 놓았다. 다만 합격 뒤 출발 계획 칸은 아직 비워 두었다.

“서른 날째에도 담당 빈칸이 남으면요?” 세레나가 물었다.

“빈칸 때문에 제 지원을 취소하지 않습니다. 그 일을 맡길 어른과 예산을 다시 정합니다.”

에다는 돌봄 대체 기한 아래 자기 이름을 쓰지 않았다. 기한을 통보한 사람 칸에만 서명했다.

그날 저녁 노아의 작은 작업실 문에는 관찰 표식 한 장과 에다의 가능한 진료 동행 날짜 두 개가 붙었다. 둘은 같은 종이가 아니었다.

에다는 교본을 들고 자기 수업으로 갔다. 가족 식탁에는 지원서 접수 번호와 서른 날짜리 빈 담당 칸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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