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경첩은 새벽 한 시에만 조용히 울었다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9.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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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경첩은 새벽 한 시에만 조용히 울었다. 세레나가 못을 잡자 카시안은 망치를 빼앗았다. “무거운 건 제가 하겠습니다.” “모든 무거운 걸 혼자 드는 것도 권한 독점이에요.”
열넷째 날 자정, 공용실 북쪽 문틈으로 눈가루가 한 줄씩 밀려들었다.
낮의 원격 열 조절 시험에서 차가워진 방은 기준 온도로 돌아왔지만, 밤바람이 바뀌자 느슨한 문짝이 열반사판을 밀었다. 얇은 금속판은 불의 열을 빈 복도가 아니라 병동 쪽으로 돌려 주는 물건이었다. 위쪽 경첩이 벌어질 때마다 판이 문틀을 긁었다.
그대로 두면 따뜻해진 병동 열이 새벽까지 빠져나갔다.
당직 장인 일마는 쉬고 있었다. 노아의 실패판에 적힌 조건대로 한 교대를 온전히 비우는 밤이었다. 요렌도 눈다리 구조 뒤 잠들었다. 세레나는 둘을 깨우지 않고 당직 수리 목록을 펼쳤다.
“경첩 조임, 판 위치 복구, 문틈 천 교체. 셋만 합니다. 축을 새로 깎는 건 낮 작업.”
카시안은 이미 공구 상자를 들고 있었다.
“못 두 개면 끝납니다.”
“못만 박으면 다시 벌어집니다. 판 무게를 받친 채 경첩을 맞춰야 해요.”
“그러니 제가 판을 들겠습니다.”
그는 한 손으로 판 아래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망치를 집었다. 세레나는 못주머니를 들려다 빼앗긴 손을 내려다봤다.
“판을 들면서 망치질까지 합니까?”
“가능합니다.”
“안전한지 물었습니다.”
카시안은 답하지 않았다. 장갑 낀 오른손이 망치 자루를 너무 세게 쥐었다. 첫 타격은 정확했다. 두 번째에는 쇠머리가 못 옆을 스쳤다. 반사판이 울려 병동 안쪽에서 누군가 기침했다.
세레나가 망치 자루를 잡았다. 카시안의 손 위를 덮지 않고 자루 끝만 눌렀다.
“멈춥니다.”
“소리를 줄이면 됩니다.”
“오늘 만든 규칙은 아이 장치에만 쓰는 게 아니에요.”
그녀는 바닥에 작은 모래시계를 세웠다. 노아가 작업대에 두고 간 삼 분짜리였다.
“못 고정, 판 지지, 시각 확인. 세 역할을 나눕니다. 다섯 분마다 바꿉니다.”
“둘뿐이오.”
“한 사람은 두 역할을 맡되 망치와 무게는 같이 들지 않습니다.”
“감사관이 밤새 금속판을 받치는 건 직무 낭비요.”
“섭정이 경첩 하나에 다음 날 교대를 망치는 건요?”
카시안의 시선이 세레나 손으로 내려갔다. 눈다리 구조 때 벗겨진 손바닥에는 얇은 붕대가 감겨 있었다.
“그 손으로 못을 잡겠다는 겁니까?”
“붕대 없는 손가락으로 집게를 잡습니다. 통증이 생기면 말하고 바꿉니다. 당신도 같은 조건이에요.”
카시안은 웃지 않았다. 대신 공구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망치는 여전히 자기 쪽에 두었다.
첫 교대에서 카시안은 판 무게만 받쳤다. 세레나는 집게로 짧은 못을 세우고 나무 쐐기를 경첩 아래에 밀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판 하나가 있었지만 어깨가 닿을 만큼 좁았다.
“조금 왼쪽.” 세레나가 말했다.
“문이 아니라 판을 보고 있소.”
“경첩 축을 보고 있어요. 당신 쪽으로 손가락 하나.”
카시안이 판을 옮겼다. 금속 가장자리가 세레나 소매를 스쳤다. 그는 즉시 멈췄다.
“다쳤습니까?”
“천만 스쳤어요.”
“확인하겠습니다.”
“제가 확인했습니다.”
카시안의 손이 올라오다 멈췄다. 그는 소매를 걷지 않았다. 세레나도 그 멈춤을 허락이나 거절 이상으로 해석하지 않았다.
“다음 못.”
못이 절반 들어가자 경첩의 울음이 낮아졌다. 세레나는 모래시계를 뒤집어 다섯 분 표시를 확인했다.
“역할 바꿉니다.”
“아직 들 수 있습니다.”
“그게 기준이 아니에요.”
카시안은 판을 놓지 않았다.
“한 번 내려놓으면 위치가 어긋납니다.”
“쐐기가 받칩니다.”
“쐐기를 믿습니까?”
“쐐기를 댄 사람과 확인한 사람을 믿습니다.”
“둘 다 당신이오.”
“그래서 당신이 지금 확인하세요.”
세레나는 판 아래에서 손을 빼고 한 걸음 물러났다. 카시안은 혼자 들고 버틸 수도 있었다. 그러면 수리는 끝날지 몰라도 역할 교대는 사라졌다. 잠시 뒤 그는 무릎을 굽혀 판을 쐐기 위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금속은 떨어지지 않았다.
카시안이 쐐기 양쪽을 손으로 밀어 보았다.
“고정됐습니다.”
“그럼 제가 판을 받칩니다.”
“당신 손은—”
“통증이 생기면 말합니다.”
세레나가 판 아래에 어깨받이를 넣었다. 무게는 생각보다 가벼웠다. 얇은 판보다 카시안이 혼자 떠안은 힘이 더 컸다.
카시안이 못을 잡았다. 망치를 든 오른손이 불 가까이 갈수록 미세하게 떨렸다. 세레나는 장갑 끝이 손목까지 길게 올라온 것을 보았다. 불꽃이 크게 튀지 않았는데도 그는 몸을 반 뼘 뒤로 뺐다.
“못은 제가 잡죠.” 세레나가 말했다.
“판을 들고 있습니다.”
“집게를 발로 밀어 줄 수 있어요.”
“그럴 필요 없습니다.”
카시안은 첫 타격을 놓쳤다. 망치가 문틀을 때렸다. 그는 곧바로 두 번째를 치려 했다.
세레나가 중단 종 대신 바닥을 두 번 두드렸다.
카시안이 멈췄다.
“그 신호는 노아의 것이오.”
“누구나 중단할 수 있다고 오늘 적었습니다.”
“나는 환자가 아닙니다.”
“저도 치료하려는 게 아니에요. 현재 작업 가능 시간을 묻겠습니다.”
그의 턱이 굳었다.
“업무에는 지장 없습니다.”
“지금 못을 두 번 놓쳤습니다.”
“졸려서 그렇소.”
“그럴 수도 있어요. 불 가까이에서 오른손을 쓰는 시간과 관련 있을 수도 있고요.”
“과거를 캐려는 겁니까?”
“아니요.”
세레나는 판을 쐐기에 다시 내려놓았다. 두 사람이 모두 손을 뗀 상태에서 말했다.
“상처 이유도, 모양도 묻지 않습니다. 지금 안전에 필요한 것만 묻죠. 불 가까이에서 망치를 쓸 수 있는 시간. 통증이 오기 전 신호. 대신 맡을 사람.”
카시안은 장갑 낀 손을 등 뒤로 감췄다.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까?”
“예. 그러면 오늘은 제가 망치를 쓰고 당신은 불에서 떨어진 판 끝을 받칩니다. 다음 작업에는 두 번째 담당자를 둡니다.”
“결론을 이미 정했군.”
“대답을 강요하지 않는 결론만 정했습니다.”
복도 끝에서 바람이 문을 밀었다. 쐐기 위 판이 조금 떨렸다. 세레나는 카시안 대신 판을 붙잡지 않았다. 그가 자기 역할을 고를 시간을 기다렸다.
“십 분.”
카시안이 말했다.
“불 가까운 작업은 십 분을 넘기지 않겠습니다.”
“통증 신호는요?”
“망치 자루를 놓습니다.”
“놓치기 전에요.”
“바꿔 달라고 말하겠습니다.”
세레나는 그 문장을 기록판 작은 칸에 적었다. 카시안은 못마땅한 얼굴로 자기 이름을 붙였다. ‘불 가까운 작업 십 분. 오른손 떨림 전 교대 요청. 다음 수리 두 번째 담당자 필수.’
“과거 기록은 하지 마시오.”
“지금 말한 범위만 적습니다.”
세 번째 교대가 시작됐다. 세레나는 망치를 들었고 카시안은 불에서 먼 판 끝을 받쳤다. 세레나가 못을 두 번 가볍게 두드릴 때마다 카시안은 판 각도를 손가락 하나씩 고쳤다.
“너무 세게 치는군.”
“빼앗으려고요?”
“조언입니다.”
“요청한 조언으로 바꿔 주세요.”
카시안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움직였다.
“힘을 절반만 써 주시겠습니까, 감사관?”
세레나는 같은 못을 더 약하게 쳤다. 이번에는 경첩 축이 곧게 들어갔다.
문을 여닫아 보자 울음이 사라졌다. 열반사판은 병동 쪽으로 기울어 불빛을 돌려보냈다. 문틈에 새 천을 밀자 바닥의 눈가루 줄도 끊겼다.
카시안이 판 끝을 놓았다. 손은 세레나 손 가까이에 있었다. 두 사람의 손등이 닿기 직전 그의 오른손이 작게 떨렸다.
그는 숨기려 판 뒤로 손을 옮기지 않았다.
“바꿔 주십시오.”
세레나는 그의 몫을 빼앗지 않고 판 무게를 이어 받았다. 카시안은 한 걸음 물러나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요청과 교대가 끝날 때까지 누구도 사과하지 않았다.
새벽 두 시 반, 수리 기록에는 재료비보다 사람이 먼저 적혔다. 세레나 못 고정과 망치. 카시안 판 지지와 각도 확인. 삼 회 교대. 당직 장인 호출 없음. 다음 낮 점검 담당 일마와 보조 한 명.
“일마를 깨우지 않은 건 성공입니까?” 카시안이 물었다.
“병동 열이 유지되고 우리 다음 교대가 무너지지 않아야 성공입니다.”
“당신은 아침 감사를 나갈 텐데.”
“한 시각 늦췄습니다. 대체자는 도란입니다.”
카시안은 자기 일정표를 보지 않았다.
“당신 다음 교대는 누굽니까?” 세레나가 물었다.
“필요 없습니다.”
방금 전까지 나눈 무게가 다시 그의 쪽으로 기울었다.
“수리는 나눴는데 경계 순찰은 또 혼자 합니까?”
“영주관 경계는 섭정 책임이오.”
“직위가 몸 하나라는 뜻은 아닙니다.”
“외곽 인원이 부족합니다.”
“요렌은 쉬고 있고, 그 휴식을 깨자는 말도 아니에요. 순찰 구역을 줄이거나 눈다리 쪽을 봉쇄 상태로 두면 됩니다.”
“기록을 잃은 다음 날 경계를 줄이라고?”
카시안의 목소리는 다시 딱딱해졌다. 가까워졌던 어깨 사이에 직함이 돌아왔다.
세레나는 그의 순찰표를 가져오지 않았다.
“당신이 선택하세요. 대체자를 두거나 구역을 줄이거나, 오늘 수리 때문에 순찰 질이 낮아진다고 공개 기록하세요.”
“감사관은 모든 피로를 권한 문제로 만드는군.”
“섭정은 모든 권한을 자기 피로로 바꾸고요.”
두 사람은 한동안 말하지 않았다. 고친 문은 조용했고, 병동 온도판은 기준선 위에 머물렀다.
카시안이 먼저 시선을 피했다.
“서쪽 눈다리 구역은 봉쇄를 유지하겠습니다. 안쪽 순찰은 베른에게 요청하죠.”
“요청입니까, 명령입니까?”
“거절할 수 있는 요청으로.”
그 말은 작은 진전이었다. 수리 때처럼 완성된 합의는 아니었다. 세레나는 성공 표시 대신 확인 칸을 남겼다.
복도 창가에는 밤새 식은 차 두 잔이 있었다. 카시안이 한 잔을 들자 장갑 낀 손가락이 잔 둘레에서 멈췄다. 세레나는 잔을 빼앗지 않았다. 주방 보온병에서 따뜻한 차를 새 잔에 따라 그 옆에 놓았다.
“이건 치료가 아닙니다.” 카시안이 말했다.
“교대 뒤 음료입니다.”
“명령도 아니고?”
“마실지 고르세요.”
세레나는 자기 잔만 들고 먼저 돌아섰다. 뒤에서 도자기 부딪히는 소리가 한 번 났다. 어느 잔을 들었는지 확인하러 돌아보지 않았다.
수리판 아래에는 카시안이 직접 쓴 문장이 남았다.
‘바꿔 달라고 말할 것.’
그 아래 순찰 교대표 칸은 아직 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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