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다리가 무너질 때 썰매는 반으로 기울었다
파산 공작령의 아이를 난로에서 꺼냈습니다 · 2026.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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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다리가 무너질 때 썰매는 반으로 기울었다. 한쪽에는 왕실 기록 상자가, 다른 쪽에는 약품과 운송인이 매달려 있었다. 카시안은 기록 상자를 가리켰다. 세레나는 밧줄을 사람 쪽으로 던졌다.
열이틀째 오전이었다.
외곽 초소의 경종이 울린 것은 식당에 독립 설명자 요청서를 붙인 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왕실 기록보관소의 사본과 북부 약재상의 두 번째 약 상자를 실은 썰매가 서쪽 눈다리 가운데서 멈췄다. 밤새 녹았다 언 눈 아래로 물길이 터진 탓이었다.
세레나가 도착했을 때 앞말은 이미 건너편 둑에 올라가 있었다. 썰매 뒤판만 얼음 가장자리에 걸렸다. 운송인은 허리 아래가 물에 잠긴 채 고삐에 한 팔을 감고 있었다. 오른손은 약 상자 손잡이를 놓지 못했다.
“손잡이 놓으세요!”
“장부가 반대쪽에 있습니다!”
그가 소리칠 때마다 썰매가 조금씩 기울었다. 나무 바닥 가운데가 갈라져 두 짐의 무게가 서로를 붙들고 있었다.
카시안은 얼음 위에 엎드려 상자 문양을 확인했다.
“왕실 기록 사본입니다. 제18조 원문과 후견 심사 선례가 들어 있습니다.”
구조대장 요렌이 허리에 맨 밧줄을 풀었다. 지난번 유급 휴식 뒤 돌아온 그의 손에는 아직 새 장갑의 뻣뻣한 주름이 남아 있었다.
“긴 밧줄은 하나입니다. 사람을 당기면 썰매 균형이 깨집니다. 상자는 가라앉을 겁니다.”
“상자를 먼저 묶으면?” 세레나가 물었다.
“운송인이 버틸 동안만요. 저 물에서는 삼 분도 깁니다.”
카시안이 세레나의 팔을 잡았다.
“저 기록을 잃으면 노아를 지킬 근거를 잃습니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근거가 없으면 사람이 또 끌려갑니다.”
세레나는 대꾸하지 않고 밧줄 끝을 운송인 쪽으로 던졌다. 첫 번째는 짧았다. 젖은 장갑이 눈을 긁었다. 두 번째 끝이 운송인의 팔 가까이 떨어졌다.
“약 손잡이도 놓으세요. 밧줄부터 겨드랑이에 넣어요.”
“약은 아이들 거라고 했습니다.”
“당신이 살아야 누구 약인지 증언합니다.”
운송인은 손잡이를 놓았다. 약 상자가 물에 반쯤 잠겼다. 세레나와 요렌이 같은 박자로 밧줄을 당겼다. 카시안은 한순간 기록 상자를 향하다가 세레나 뒤에 섰다. 세 사람이 당기자 얼음 모서리가 운송인의 외투를 물었다.
“멈춰요!”
요렌이 손바닥을 들었다. 더 당기면 천이 찢어질 각도였다. 그는 밧줄을 낮춰 얼음에 붙이고, 세레나는 배를 대고 앞으로 기었다. 얼음 밑에서 물이 주먹으로 치는 것처럼 울렸다.
건너편에서 마라가 달려왔다. 허리에는 자기 이름이 붙은 도구 상자가 매달려 있었다.
“긴 갈고리는 어디 있어요?”
“초소에 두고 왔다.” 요렌이 말했다.
마라는 썰매 곁에 떠오른 종이 봉투를 보았다. 곧장 물로 내려가려는 발을 세레나가 막았다.
“얼음 안쪽은 금지야.”
“나도 보여요. 빨간 실 묶인 봉투가 떠요.”
“그럼 밖에서 방법을 정해.”
마라는 입술을 깨물더니 도구 상자에서 접는 자 두 개와 세탁줄을 꺼냈다. 자를 펼쳐 서로 겹치고 줄로 세 군데 묶었다. 끝에는 고리 대신 작은 집게를 달았다.
“봉투만 잡을 거예요. 사람 밧줄 안 건드려요. 누가 만들었는데, 내가 알아요.”
그녀는 요렌의 발뒤꿈치보다 뒤에 무릎을 꿇었다. 몸을 내밀지 않고 접는 자를 물 위로 뻗었다. 붉은 실 봉투 하나가 집게에 걸렸다. 두 번째 봉투는 손끝 앞에서 돌아가 얼음 아래로 사라졌다.
“하나 놓쳤어.” 마라가 말했다.
“쫓아가지 마.” 세레나가 말했다.
“안 가요. 놓쳤다고 말한 거예요.”
운송인의 외투가 마침내 얼음 모서리를 넘었다. 요렌이 어깨를 잡아 굴렸고 카시안은 젖은 장화를 벗겼다. 세레나는 운송인의 입김과 눈동자를 확인했다. 그는 기침하면서도 물 쪽을 가리켰다.
“약 상자, 봉인이 두 겹입니다.”
사람의 무게가 빠진 순간 썰매가 뒤집혔다. 기록 상자의 쇠모서리가 얼음에 한 번 부딪혔다. 뚜껑이 벌어지며 종이 묶음들이 검은 물로 쏟아졌다. 카시안이 일어섰다.
세레나는 그의 허리띠를 붙들었다.
“들어가면 두 번째 구조가 됩니다.”
“놓으시오.”
“긴 밧줄은 운송인에게 묶여 있습니다.”
카시안은 물 아래 가라앉는 왕실 인장을 보았다. 턱이 떨렸으나 얼음으로 내려가지는 않았다. 대신 약 상자가 떠오르자 짧은 갈고리를 뻗었다. 요렌과 마라가 손잡이 방향을 외쳤다.
“왼쪽 아니야, 그 각도 아니야!”
카시안이 이를 악물고 갈고리를 눕혔다. 손잡이가 걸렸다. 약 상자는 물을 뿜으며 눈 위로 끌려왔다.
기록 묶음 가운데 건진 것은 마라의 붉은 실 봉투 하나와 얼음 가장자리에 걸린 세 장뿐이었다. 나머지는 물속에서 글자 모양을 잃었다. 세레나는 가라앉은 곳에 장대를 꽂고 시간을 적었다.
“오전 열 시 십칠 분. 왕실 기록 상자 유실.”
카시안이 젖은 장갑을 벗어 던졌다.
“그걸 지금 기록합니까?”
“지금 적지 않으면 나중에 제가 유리한 이유를 만들게 됩니다.”
“당신이 사람을 골랐다고 쓰겠지.”
“약도 골랐고, 기록을 버린 결과도 씁니다.”
“노아에게도 그렇게 말할 수 있소?”
세레나는 밧줄에 벗겨진 손바닥을 눈으로 눌렀다.
“제가 말합니다.”
운송인은 요렌의 외투에 싸여 초소로 옮겨졌다. 약 상자는 봉인이 벗겨지지 않은 두 칸과 물이 밴 한 칸으로 나뉘었다. 세레나는 사용 가능 판정을 의원에게 넘겼다. 젖은 기록은 대화로실이 아니라 병동 옆 낮은 불 건조대로 가져갔다. 봉인된 벽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였다.
저녁이 되자 건조대 아래에는 떨어진 물로 검은 원이 생겼다. 살아남은 세 장은 가장자리부터 말렸다. 붉은 실 봉투 안에는 제18조 4항의 둘째 장과 후견 심사 접수 목록 일부가 있었다.
첫 장은 제목이 남았고, 둘째 장은 ‘보호 공백’ 세 글자 뒤가 번졌다. 셋째 장에는 서명 칸만 선명했다.
세레나는 그 칸을 보자 손을 멈췄다.
‘생활 보조 제외 확인자.’
6화의 감사 서식에서 보았던 문장 순서였다. 오래전 다른 문서에도 같은 칸이 있었던 것 같았다. 손가락은 무의식적으로 서명선 오른쪽 끝을 눌렀다. 그녀는 기억을 사실 칸에 쓰지 않았다.
마라가 젖은 봉투에 새 붉은 실을 매며 물었다.
“알아보는 거예요?”
“서식이 익숙합니다.”
“어디서 봤는데요?”
“아직 확인 못 했어.”
마라는 세레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표찰을 뒤집었다. 앞면에는 ‘구조 문서’라고 적혀 있었다. 뒷면에 그녀가 ‘내가 건진 것 한 묶음, 놓친 것 한 묶음 이상’이라고 썼다.
“놓친 것도 써야 돼요. 내가 다 건졌다고 하면 안 돼.”
“네 이름도 붙여.”
“구조자 말고 도구 만든 사람으로요.”
마라는 ‘회수 도구 제작·사용: 마라 벨’이라고 적었다. 세레나가 고개를 끄덕이기 전에 이미 같은 크기의 글씨였다.
공개 장부 앞에는 주민 열세 명이 모였다. 운송인이 살았다는 소식에 안도한 사람도 있었고, 기록 상자를 잃었다는 말에 목소리를 높인 사람도 있었다.
세레나는 네 칸을 그었다. 구조 당시 확인한 것. 선택한 것. 잃은 것. 다시 확인할 길.
“운송인 한 명은 생존했습니다. 약 상자 세 칸 중 둘은 봉인 유지, 하나는 사용 보류입니다. 왕실 기록 상자는 유실됐고, 목록상 열두 묶음 가운데 한 묶음과 낱장 세 장만 회수했습니다.”
세금 담당자 베른이 물었다.
“세금 기록도 있었습니까?”
“있었습니다. 최근 삼 년분 면제 신청과 왕실 납부 대조표입니다. 회수되지 않았습니다.”
웅성거림이 커졌다. 그 기록은 노아의 후견 주장뿐 아니라 겨울 식량세 환급에도 쓰일 수 있었다.
“그럼 우리 환급도 늦어지는 겁니까?”
“그럴 수 있습니다.”
“사람을 구한 건 알겠는데, 왜 기록 상자를 먼저 줄로 묶지 않았죠?”
세레나는 밧줄이 하나였고 운송인의 외투가 얼음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 설명 뒤에 변명을 붙이지 않았다.
“제가 사람과 약 쪽에 긴 밧줄을 썼습니다. 그 결과 세금 기록과 후견 대응 자료가 소실됐습니다. 선택 책임자는 저입니다.”
카시안이 장부 옆에서 말했다.
“살아남았으면 됐소. 그 이상 감사관을 몰아세울 일은 아니오.”
세레나는 그 말도 막았다.
“결과가 좋았다는 말로 비용을 지우면 다음 선택에서 누가 잃는지 또 숨습니다.”
그녀는 대체 확인 경로를 적었다. 기록보관소 원목록 재발급 요청. 운송인 진술. 약재상 출발 송장. 얼음이 안전해진 뒤 회수 가능성 조사. 세금 환급 기한 연장 요청. 제18조 4항의 현행 여부는 여전히 확인 전이었다.
노아는 열린 식당 문턱에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어제 만든 빈 종이가 들려 있었다.
“제 종이를 막으려고 가져온 거예요?”
“그 조항과 선례를 확인하려고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버렸어요?”
“사람을 먼저 당겼고, 그 때문에 가라앉았습니다.”
“저한테 물어보지 않고요.”
세레나는 대답을 서두르지 않았다. 얼음 위에서 노아의 이름을 떠올렸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운송인을 당기는 데 아이의 허락을 받을 수는 없었다.
“구조 순간에는 묻지 않았습니다. 당신에게 불리한 기록 손실을 제가 대신 감수해도 된다는 뜻도 아닙니다.”
노아가 빈 종이를 접었다.
“사람을 살린 건 싫다고 못 해요. 그런데 제 일은 또 나중이 됐어요.”
“맞습니다.”
“그럼 다음에는 뭘 먼저 해요?”
“오늘 잃은 목록을 당신에게도 보여 주고, 대체 사본을 요청할 때 당신 질문을 첫 장에 붙입니다. 독립 설명자 요청은 취소하지 않습니다.”
노아는 곧장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제가 모르는 동안 ‘지켜 줬다’고만 쓰지 마세요.”
“쓰지 않겠습니다.”
세레나는 공개 장부의 선택 이유 아래에 한 줄을 더 넣었다. ‘노아 리번과 사전 협의하지 못했으며, 기록 손실이 그의 정보권과 대응 시한에 미치는 영향은 미확인.’
노아는 그 문장을 읽은 뒤 빈 종이를 다시 폈다. ‘확인 전’ 아래에 ‘잃은 것부터’라고 적었다.
밤이 깊자 건조대의 마지막 물방울이 떨어졌다. 물은 다른 글자를 피해 서명 칸을 가로질렀다. 세레나가 익숙하다고 느낀 획만 반으로 번졌다.
그녀의 손바닥에는 사람을 당긴 밧줄 자국이 남았다. 공개 장부에는 그 손으로 버린 세금 기록의 이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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