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솔데는 과부 스물일곱 명을 한 줄로 세우지 않았다
혼인계약 심판관은 왕관을 거부한다 · 2026. 10. 11.
조회수 0
이솔데는 과부 스물일곱 명을 한 줄로 세우지 않았다.
줄은 멀리서 보면 한 사람처럼 보였다. 그녀는 시장 조합 회관 바닥에 토지 번호를 적은 판 스물일곱 개를 깔고, 각 당사자가 자기 판 위에 서게 했다. 반지는 사람 수를 셀 때만 썼다. 하나, 둘, 셋. 놋반지 스물일곱 개가 이름 옆에 놓였다.
“대표 청원 하나로 묶으면 빠릅니다.” 에이라가 말했다.
“누구에게 빠릅니까?”
이솔데는 첫 판을 들었다. 리아 펠, 방앗간 뒤 밭 반 마지기. 혼인 전에는 자기 지분이었고 남편 사망 뒤 벨렌 영지 공유지로 편입됐다. 둘째는 오나 미르, 시장 좌판 허가. 재혼하자 첫 남편 때 받은 허가가 가문 재산이라는 이유로 취소됐다.
“밭과 좌판을 한 문장으로 묶으면 둘 중 하나는 장식이 됩니다.”
에이라는 대표 청원안을 접었다. “그럼 공통 규칙과 개별 손실을 분리하겠습니다.”
“아직 제 조건을 다 안 들으셨습니다, 심판관님.”
이솔데는 감사를 감사로 받지 않았다. 에이라가 귀족 가문을 조사해 줬다는 이유로 과부들이 고마운 군중 역할을 해야 한다면 청원을 거둘 생각이었다.
첫째, 발언 순서는 토지 크기가 아니라 오늘 저녁 생계가 끊기는 순서로 정한다. 장사 허가가 정지된 여섯 명, 집에서 쫓겨날 네 명, 수확 전에 밭을 잃은 아홉 명, 나머지 여덟 명. 둘째, 귀족 여성 대표가 과부 대신 말하지 않는다. 셋째, 배심 자리는 과부 조합 셋, 시장 노동자 둘, 지방 법정 서기 하나, 추첨 소작인 하나로 구성한다.
시민 심사관이 물었다. “귀족 법률가를 전부 뺍니까?”
“법을 설명할 사람은 필요합니다. 우리 대신 아팠다고 말할 사람은 필요 없습니다.”
에이라는 발언대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용어 번역 요청을 받으면 답하고, 사실 진술은 하지 않겠습니다.”
“판정은요?”
“현재 제척은 제 가족 계약 내용에 한정됩니다. 이 사건은 여러분이 당사자입니다. 다만 벨렌 영지 장부와 직접 연결되니 이해충돌 심사를 받겠습니다.”
과부 조합 안에서도 배심 셋을 누가 고를지 갈렸다. 이솔데와 오래 장사한 사람들만 들어가면 시장 조합장 자리를 지키는 판정이 된다는 반대가 나왔다. 리아 펠은 이솔데가 자기 밭 사건을 먼저 홍보에 썼다며 그녀를 배심에서 빼 달라고 했다.
이솔데는 대표라는 이유로 자리를 요구하지 않았다. 스물일곱 명이 이름 없는 돌을 항아리에 넣어 세 사람을 뽑았다. 이솔데의 돌은 여덟 표뿐이라 떨어졌다. 리아는 열아홉 표로 뽑혔고, 본인 사건이 올라오면 예비 배심과 교체하기로 했다.
“제가 청원 순서를 냈다고 판정 자리까지 사는 건 아닙니다.” 이솔데가 말했다.
그녀는 대신 조합 기금과 시장 허가에 관한 사실 증인으로 남았다. 배심에게 명령할 수 없고, 자기 발언도 다른 증인과 같은 시간 모래 한 잔으로 제한됐다. 대표권을 넓히기 위해 낸 청원이 자기 표 하나를 줄였다.
이솔데는 그 답을 신뢰로 계산하지 않았다. “그 심사는 내일 오전까지 끝내십시오. 오늘 저녁 좌판이 닫힌 여섯 명에게는 기다린 하루가 손해입니다.”
그녀는 반지를 여섯 개 따로 밀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값은 누가 냅니까?”
벨렌 가문 대리인은 아직 판정 전이라 보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에이라도 자기 돈으로 대신 내겠다고 하지 않았다. 대신 임시 장사 허가를 심사할 권한이 시장 조합에 있는지 물었다.
이솔데가 답했다. “사흘짜리 비상 좌판은 조합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기존 허가가 취소된 사람에게 재발급하면 벨렌 영지 관리인이 벌금을 물릴 수 있어요.”
“벌금 상한은?”
“좌판 하나당 은화 열둘.”
조합원들은 의견이 갈렸다. 여섯 좌판을 열면 은화 일흔둘을 잃을 수 있었다. 공동 기금은 겨울 연료를 사려고 모은 돈이었다. 한 과부는 청원보다 오늘 장사를 택하자고 했고, 다른 한 명은 기금을 쓰면 스물한 명이 자신들 때문에 겨울을 잃는다고 반대했다.
이솔데는 반대를 숨기지 않았다. 회의록에 두 의견과 이름을 모두 넣었다. 표결 결과는 열여섯 대 열하나. 비상 좌판을 열되 벌금이 실제 부과되면 여섯 명만 갚지 않고 조합 전체가 노동 시간 비율로 나눠 부담한다.
“제가 대표라고 결정한 게 아닙니다.” 이솔데가 말했다. “우리가 잘못 고르면 다 같이 비싼 겨울을 맞습니다.”
은화 일흔둘은 별도 봉투에 담겨 시민 보관관에게 갔다. 그날 저녁 여섯 좌판에 사흘짜리 허가표가 붙었다. 감사가 결론을 내기 전에도 청원은 생계의 문 하나를 열었다.
벨렌 대리인이 청원서의 필체를 문제 삼았다. 스물일곱 장이 같은 검은 잉크로 쓰였고, 문단 순서와 ‘혼인 전 보유·혼인 뒤 변경·현재 손실’이라는 문장 구조가 같았다.
“한 사람이 꾸민 청원 아닙니까?”
이솔데는 서명 부분을 유리판 아래 펼쳤다. 어떤 이는 이름을 완전히 썼고, 어떤 이는 세로획 두 개만 남겼으며, 네 명은 지문을 찍었다. 같은 것은 본문 잉크와 구조였다.
“시장에서 글을 모르는 사람이 제각각 귀족 문장으로 써야 진짜입니까?”
그녀는 시장 교습 시간표를 냈다. 닷새 동안 새벽반 둘, 저녁반 셋. 각 수업에 참석한 이름과 좌석이 있었다. 청원 본문은 수업에서 같은 양식으로 작성됐고, 서명은 당사자들이 마지막 날 따로 했다.
작성자를 밝히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교습을 맡은 사람은 보복 위험 심사를 받은 뒤 독립 패널에게만 신원을 내겠다고 했다. 이솔데도 그 이름을 공개적으로 보증하지 않았다.
“저도 그 사람이 누구 편인지 다 안다고 말하지 않겠습니다. 시간표, 출석, 서로 다른 서명부터 확인하세요.”
에이라는 동일 잉크가 위조 증거도, 진실 증거도 아니라고 번역했다. 공통 양식의 출처와 각 당사자의 독립 확인을 따로 검증해야 했다.
한 과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본문을 읽지 못했습니다.”
벨렌 대리인이 즉시 청원 무효를 주장했다. 이솔데가 말을 막지 않았다.
“그럼 무엇을 확인하고 지문을 찍었습니까?” 지방 법정 서기가 물었다.
“제 밭 번호, 남편 이름, 제가 잃은 수확 자루 수를 누가 읽어 줬습니다. 법 문장은 모릅니다.”
배심 후보들은 그 청원을 버리지 않고, 법 문장 동의와 사실 진술을 분리했다. 과부는 밭 번호와 손실만 다시 구술했고 서기가 새 종이에 적었다. 원래 청원서는 폐기하지 않고 공통 양식 증거로 남겼다.
이솔데는 귀족 절차가 싫다고 말해 왔지만, 자기 편의 서류도 잘못 쓰였을 가능성을 받아들였다. 스물일곱 장 중 세 장이 재작성 대상으로 분리됐다. 숫자는 스물넷으로 줄지 않았다. 세 사람은 다음 날 직접 구술하기로 했다.
토지 장부 첫 대조에서 공통 변화가 나왔다. 혼인 전에는 여성 개인 지분으로 적혔던 땅이 혼인 등록 뒤 ‘벨렌 보호지’로 바뀌었다. 남편이 죽거나 혼인이 해소된 뒤에도 개인 이름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벨렌 대리인은 보호지가 소유권 이전이 아니라 세금 보호 표식이라고 했다. 이솔데는 첫 사례의 수확을 계산했다. 보호지로 바뀐 뒤 리아 펠이 낸 사용료는 해마다 밀 두 자루. 세금은 줄지 않았고 사용료만 생겼다.
“보호라는 단어 하나에 두 자루씩 붙는군요. 스물일곱 귀족 호칭보다 셈하기 쉽습니다.”
방청석에서 웃음이 났지만 리아는 웃지 않았다. 지난 일곱 해면 밀 열네 자루였다. 이솔데는 웃음을 멈추게 하고 열네 개의 나무패를 리아의 판 위에 올렸다.
두 번째 사례는 더 달랐다. 오나 미르의 좌판 허가는 재혼과 동시에 취소됐지만 같은 자리는 벨렌 관리인의 조카에게 갔다. 세 번째는 남편 빚을 갚았는데도 과수원 지분이 돌아오지 않았다. 한 규칙으로 묶인 듯 보였지만 이익을 받은 사람과 시각은 달랐다.
이솔데는 그래서 사건 순서를 다시 바꿨다. 가장 큰 토지부터가 아니라, 오늘 효력이 계속되는 허가 여섯 건을 먼저 판정하고 오래된 토지는 증거 보존부터 한다. 배심 조건에는 자기 사건 표결에서 해당 과부가 빠지고, 다른 조합원 셋이 대신 심사한다는 제척도 붙였다.
그때 황실 전령이 회관에 들어왔다. 벨렌 가문 승계가 확정될 때까지 영지 관련 시민 청원을 보류하라는 임시 칙령이었다. 문서에는 섭정실 보조 인장과 법률국 접수표가 있었지만 아우렐의 직접 서명은 없었다.
전령은 구두 명령이 먼저 내려왔고 서명은 관례상 생략됐다고 했다.
이솔데가 물었다. “보류하는 동안 좌판 여섯 곳의 하루 손해는 누가 냅니까?”
“황실 질서를 위한 불가피한 지연이다.”
“그 불가피함에 서명한 이름은요?”
전령은 보조 인장을 가리켰다. 이솔데는 인장과 사람 이름을 같은 것으로 세지 않았다. 칙령 사본을 받되 청원을 접지 않았다. 시민 패널에 칙령의 집행 효력과 책임자 공백을 먼저 심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에이라가 칙령에 즉시 강압 이의를 걸겠다고 나서자 이솔데가 손을 들었다. “우리 사건을 당신과 섭정의 결투로 바꾸지 마십시오.”
“그러면 어떤 역할을 원합니까?”
“보류가 실제로 무엇을 막는지 세 줄로 번역하세요. 이의를 걸지 말지는 우리가 배심과 정하겠습니다.”
에이라는 받아들였다. 승계 전까지 최종 소유권 판정 중지. 증거 보존과 임시 장사 허가까지 중지하는지는 불명확. 연장 기한과 손해 부담자는 없음.
이솔데는 세 줄을 칙령 옆에 붙였다. 과부들은 즉시 이의를 걸지 않고, 그날 연 여섯 좌판과 장부 원본의 보존이 칙령 위반인지부터 공개 질의했다. 황실은 답을 내야 했고, 답하기 전까지 시장 조합은 사흘 허가를 철회하지 않았다.
가문 감사는 이제 자매의 혼인과 후계 표만 다루지 않았다. 스물일곱 이름, 밀 열네 자루, 좌판 여섯 곳, 서명 없는 칙령이 같은 공개대에 올랐다.
이솔데는 자기 이름 옆 놋반지를 빼서 리아의 열네 나무패 앞에 놓았다. 대표의 표는 줄었지만 청원 당사자의 손실은 줄지 않았다는 표시였다. 그녀는 다음 날 첫 발언 시간을 리아에게 넘겼다.
다음 심사에서 누가 에이라의 자리를 문제 삼을지도 분명해졌다. 벨렌의 딸이 벨렌 영지 과부 사건을 번역하고 이의를 제안할 수 있는가. 이솔데는 그 질문조차 에이라에게 맡기지 않았다.
이번 화가 재미있었나요?
좋아요와 평점은 언제든 변경할 수 있습니다.
독자 평점 아직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