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우스는 벨렌 표 옆에 마레아의 혼인 날짜를 적었다
혼인계약 심판관은 왕관을 거부한다 · 2026.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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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우스는 벨렌 표 옆에 마레아의 혼인 날짜를 적었다.
오늘 자정. 상대는 황실 계약국장 게렌의 조카, 라센. 마레아가 서약하면 다리우스는 공개 심리에 벨렌의 반대 표를 낸다. 거부하면 표는 보류되고, 가문은 조약 지지 쪽 채권 연장을 받는다.
마레아는 날짜를 지우지 않았다. 제안서 아래를 천천히 읽었다. 가주 서명, 게렌 가문 대리 서명, 벨렌 채권자 확인. 혼인 당사자 칸은 없었다.
“제 서명은 어디에 합니까?”
다리우스는 벨렌 가문 평의석의 문을 닫았다. “서약식에서 하면 된다. 지금은 가문끼리 조건을 확정하는 단계다.”
“그럼 지금 확정되는 조건에서 저는 당사자가 아니군요.”
“에이라의 심판관 자격이 몇 시간 남았는지 알지 않느냐.”
마레아는 안다. 벨렌 표 하나가 들어오면 조약 반대측은 패널에서 우위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서명하면 동생의 직업과 보증금을 살릴 가능성이 커진다.
다리우스는 과거 희생 목록을 펼쳤다. 남부 수해 채권, 어머니 치료비, 겨울 급료, 에이라의 등록비 감면. 실제 돈이 나간 항목이었다.
“나는 이 가문을 유지하려 평생 혼인을 거래했다. 네 어머니와 나도 사랑보다 채권을 먼저 봤다. 그러므로 오늘 네가 한 번 서명하는 것이 특별한 희생은 아니다.”
마레아는 등록비 감면 장부에서 자기 필체를 찾았다. 그때도 가문을 살린다는 이유로 에이라의 동의를 확인하지 않았다. 같은 계산을 이번에는 자기 이름으로 반복할 수 있었다.
“상대 조건은요?”
“라센은 네 후계 실무권을 회복시키고 벨렌 채권 삼분의 일을 떠안는다.”
“제가 혼인을 거부할 표는?”
다리우스가 잠시 침묵했다. “서약식에서 거부하면 된다.”
“가문 표는 그 전에 효력을 얻습니까?”
“서약 준비가 시작되면 제출한다.”
평의석 바깥에서 라센 게렌이 입장을 요청했다. 그는 황실 계약국장 게렌의 조카였지만 가문 상속 순위는 넷째였다. 이번 혼인으로 벨렌 채권 관리권과 황실 법률실 자리를 얻기로 돼 있었다.
“제게도 오늘 아침에야 상대 이름을 알려 줬습니다.” 라센이 말했다.
다리우스가 불쾌해했다. “두 가문이 조건을 맞춘 뒤 당사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순서다.”
“저는 조건 자체를 거부하러 온 건 아닙니다.” 라센은 자기 이익을 숨기지 않았다. “채권 관리권도 자리가 필요합니다. 다만 마레아 님이 서명하지 않으면 저도 서약하지 않겠습니다. 원치 않는 상대를 데려가 얻은 자리는 첫날부터 담보가 됩니다.”
마레아는 그를 선량한 구원자로 보지 않았다. 라센은 혼인을 원했고 이익도 원했다. 그래도 자기 표를 직접 행사했고 상대의 표가 없으면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당신의 찬성은 제 찬성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동의합니다. 제 표는 찬성, 귀측 표는 미정으로 기록해 주십시오.”
평의 서기는 혼인 당사자 표 칸을 둘로 나눴다. 라센 찬성, 마레아 미정. 가문끼리 합의했다는 한 줄보다 정확하고 불편한 상태가 됐다.
마레아는 빈 당사자 칸을 공개 평의 안건으로 옮겼다. ‘혼인 당사자의 독립 찬반 표가 확인되기 전 가문 대표가 혼인을 대가로 약속한 표는 보류.’ 자기 이름으로 제안하고 표결을 요청했다.
다리우스가 가족 회의를 끝내려 했지만 평의 서기 둘은 이미 안건 번호를 붙였다. 벨렌 표는 자정까지 제출 가능했으나, 혼인 거래와 묶인 순간 마레아의 찬반 없이는 효력이 없는 상태가 됐다.
“네가 에이라를 살릴 표를 직접 막는구나.”
“제가 서명하지 않은 혼인으로 에이라를 살리면, 그 심리는 무엇을 증명합니까?”
마레아는 에이라를 부르지 않았다. 동생이 희생을 말리면 자신의 거부가 다시 에이라의 선의에 기대게 된다. 대신 시민 기록관과 여성 가신 대표 둘을 증인으로 불렀다.
다리우스는 즉시 비용을 집행했다. 마레아의 벨렌 저택 거주권과 남은 개인 배당을 정지하고, 후계 실무 위임 잠정 정지를 정식 해임 심사로 올렸다. 그녀가 관리하던 여성 가신 지분 연합에는 새 대표자를 지정하겠다고 통지했다.
마레아는 저택 열쇠를 평의석 위에 놓았다. 보석함은 가져가지 않았다. 자신의 개인 인장과 이미 동결한 배당 영수증, 채권자 연락부 중 공개 권한이 있는 부분만 챙겼다.
시민 숙소 보증금은 금화 열둘이었다. 마레아가 가진 즉시 현금은 아홉뿐이었다. 여성 가신 대표가 셋을 빌려주겠다고 했지만, 마레아는 새 대표 선출 전 자신에게 돈이 오면 지분 표를 산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거절했다.
그녀는 개인 마차를 팔지 않고 하루 임대에 내놓았다. 보증금 부족분과 첫 주 식비가 나왔고, 대신 앞으로는 회의장까지 걸어야 했다. 임대 계약서에는 벨렌 가문 문장을 가리고 마레아 개인 소유라고 적었다.
여성 가신 대표 하나가 물었다. “오늘 밤 어디서 주무십니까?”
“시민 숙소를 빌립니다. 첫 달 보증금은 제 남은 현금으로 냅니다.”
“우리 지분 연합은요?”
마레아는 자신이 계속 대표인 것처럼 약속하지 않았다. “새 대표가 올 때까지 서명하지 마세요. 제 해임 심사 뒤에 다시 선택하십시오.”
평의 표결은 네 대 셋으로 마레아 안을 통과시켰다. 다리우스가 가진 가주 표 둘과 채권자 표 하나가 반대했고, 여성 가신 표 둘·시민 채권자 표 하나·마레아의 평의 안건 표가 찬성했다. 벨렌 표는 반대측에도 지지측에도 가지 않고 ‘당사자 확인 대기’로 묶였다.
에이라는 결과를 받고도 언니에게 감사를 보내지 않았다. 공개 접수증에 ‘마레아 벨렌 독립 제안, 에이라 요청 없음’이라고 적었다. 마레아는 그 한 줄을 확인하고 접수증을 접었다.
오후, 다리우스 측 전령은 황실 의회 회랑에서 오델리아 러스크에게 새 혼인 후보 명패를 건넸다. 마레아가 거부하면 오델리아가 라센과 혼인하고, 러스크 상단 표와 벨렌 표를 함께 조약 심리에 제공한다는 제안이었다.
오델리아는 명패보다 뒷면의 조건을 먼저 보았다. 혼인 성립 시 수도 곡물 운송 접근권 십 년, 북부 노선 우선권, 황실 창고 사용료 감면. 그녀가 원했던 칠 년 독점보다 길고 유리한 조건이었다.
“제 혼인 적합성은 아직도 가격이 잘 붙는군요.”
전령이 웃었다. “러스크 상단에도 이익입니다.”
“그래서 더 위험하죠.”
오델리아는 명패를 바닥에 던지지 않았다. 시민 접수대에 반납하고 영수증을 받았다. 그 뒤 주판과 큰 종이 한 장을 꺼냈다.
첫 열은 혼인. 오델리아의 신체·상속·거처 선택을 라센 가문과 황실이 얻는다. 둘째 열은 표. 벨렌과 러스크가 조약 심리 표 둘을 제공한다. 셋째 열은 운송. 러스크 상단이 십 년 접근권과 사용료 감면을 얻는다. 넷째 열은 손실. 경쟁 상단 퇴출, 시민 감사 미확정, 혼인 거부 시 오델리아의 궁정 체류권 회수.
그녀는 자기 예상 수익도 숨기지 않았다. 첫 삼 년 금화 이십만. 대신 혼인과 무관한 일 년 일몰·시민 감사안을 선택하면 예상 수익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다리우스가 회랑에 나타났다. “마레아 대신 들어가면 남부와 벨렌을 모두 살릴 수 있다. 네 상단이 무엇을 얻는지도 명확하지 않나. 그러므로 합리적인 선택이다.”
오델리아는 조건표의 혼인 열을 접지 않았다. “합리적이어서 거절합니다. 제 표를 사려면 표 가격을 내세요. 제 혼인까지 끼우면 판매자가 너무 많이 가져갑니다.”
“궁정 체류 자격을 잃을 수 있다.”
“그 손실도 넷째 열에 적었습니다.”
오델리아는 남부 상단 반지 둘을 빼 조건표 위에 놓았다. 이전에 유예한 의결권이었다. 이번에는 혼인 거래 검토가 끝날 때까지가 아니라, 혼인과 운송 독점이 분리된 새 안이 제출될 때까지 행사하지 않겠다고 썼다.
상단 원로 둘이 반지를 회수하라고 요구했다. 오델리아는 돌려주지 않고 시민 보관함에 맡겼다. 원로들은 그녀의 수도 대리권과 숙소 비용을 중단했다. 오델리아는 환영 때 담보로 맡긴 목걸이 보험금 일부를 풀어 민간 숙소를 구했다.
마레아가 회랑 끝에서 조건표를 읽었다. 둘은 서로를 구해 줬다고 말하지 않았다.
“십 년 접근권 예상 수익이 낮게 잡혔네요.” 마레아가 말했다.
오델리아가 주판알을 튕겼다. “보수적으로 쓴 겁니다. 반박하시려면 운송량을 주세요.”
마레아는 벨렌이 가진 남부 채권 중 공개 가능한 운송량만 적어 줬다. 오델리아는 예상 수익을 금화 이십삼만으로 고쳤다. 불리한 숫자를 늘린 뒤 두 사람은 같은 조건표에 각자 서명했다.
의회 서기들이 표를 시민 게시판과 귀족 회랑에 동시에 붙였다. 비밀 혼인 제안은 두 여성의 평판과 상업 손실까지 드러난 공개 이해충돌 자료가 됐다.
남부 상단 대리인 셋이 시민 게시판으로 달려왔다. 한 명은 상단 영업 비밀이라며 운송 수익 열을 찢으려 했다. 오델리아는 종이를 붙잡지 않고 시민 보관관에게 원본 번호를 읽게 했다. 이미 귀족 회랑과 제본소에도 사본이 한 부씩 갔다.
“저 숫자가 경쟁 상단에 가면 우리 운임이 공격받습니다.” 대리인이 말했다.
“맞습니다. 제가 혼인으로 얻을 독점을 감추면 시민이 더 크게 공격받죠.”
“상단 상속 심사에서 표를 잃을 겁니다.”
오델리아는 손가락에 남은 세 반지를 보았다. 둘은 이미 보관함에 들어갔고, 남은 셋의 출처와 조합 조건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 공개한 두 표만 책임 범위에 넣었다. 모든 비밀을 정의라는 이름으로 한꺼번에 내주지는 않았다.
대리인들이 떠난 뒤 찢긴 수익 열은 새 사본으로 교체됐다. 오델리아는 종이값과 야간 게시 경비를 자기 수도 계정에 청구했지만 계정은 이미 정지돼 있었다. 결국 개인 주판의 은장 테두리를 떼어 공증 비용으로 맡겼다.
자정까지 세 시간이 남았지만 벨렌 표는 여전히 당사자 확인 대기였다. 러스크 표 둘도 시민 보관함에 묶였다. 에이라에게 당장 유리한 표는 하나도 늘지 않았다.
그때 조약 원본을 검사하던 시민 광학사가 새 대조지를 가져왔다. 검은 여백 아래에서 글자 몇 개의 방향이 이어졌다.
광학사는 원본을 긁지 않았다. 서로 다른 각도의 등불 세 개를 비추고 얇은 종이에 눌린 획의 높낮이만 옮겼다. 첫 사본에는 ‘여성’의 끝 획, 두 번째에는 ‘상속권’의 가운데, 세 번째에는 ‘이전’의 눌린 자국이 겹쳤다. 같은 문장인지 확정하려면 배열을 맞춰야 했다.
에이라는 세 대조지를 따로 보관하게 했다. 광학사가 겹친 세 단어는 임시 복원으로 표시하고, 덧칠 아래 나머지 문장과 작성자 칸은 미확정으로 남겼다.
‘여성 상속권 이전.’
문장의 앞뒤와 명령자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마레아는 자기 혼인 제안서와 복원된 세 단어를 나란히 놓았다. 표를 위한 오늘의 거래가 원본 속 오래된 문구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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