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윤은 의무실 천장을 보고 있었다
포기한 선택을 다시 여는 장학생 · 2026.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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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은 의무실 천장을 보고 있었다.
깨어난 게 아니었다. 잠들지 않았다. 나갈 방법이라는 개념이 반쯤 돌아온 상태로, 그는 두 시간 동안 천장을 봤다.
반쯤이라는 건 이랬다. 침대에서 내려오는 방법은 알았다. 이 방에서 나가는 방법은 몰랐다. 문이 어디 있는지는 보였고, 문으로 가는 게 나가는 것이라는 연결이 없었다.
세 시간쯤 지나서 연결이 돌아왔다.
돌아온 순간 그가 처음 한 것은 시각 확인이었다. 열네 시 사십 분. 심사실 소집이 열다섯 시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한 것은 문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박미래는 제 지시로 인장을 사용했습니다.
그 문장을 그는 세 번 다듬었다. 다듬으면서 근거를 붙였다. 도윤이 잔해 아래에서 뭔가 소리를 냈고, 미래가 그걸 지시로 들었을 수 있다.
실제로 도윤은 소리를 냈다. 못 나간다고 했다.
못 나간다는 말은 도와 달라는 말과 다르다. 다르지만, 심사실에서 그 차이를 따지려면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걸리는 동안 미래의 위반은 미확정 상태가 된다.
도윤은 그 계산을 마치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심사실에는 일곱 명이 있었다. 학사과 셋, 교수 둘, 그리고 태호와 권희수였다.
권희수가 앉아 있는 게 도윤은 이상했다. 거부권 위반 심사는 학사과 소관이고, 원장이 앉는 자리가 아니었다.
미래가 그 사실을 옆에서 확인했다. “원장 참석 사유가 서류에 없어요.”
“물어볼 수 있어?”
“물어보면 답해요. 답이 참석 사유가 돼요.” 미래가 말했다. “지금은 안 물어보는 게 나아요.”
2조 세 명도 뒷줄에 있었다. 현장 증인이었고, 문세아가 진술서를 이미 냈다고 했다.
진술서 내용을 도윤은 나중에 봤다. 두 줄이었다. 2조는 십 초 남은 시점에 승리를 확정할 수 있었다. 확정하지 않고 중단을 요청했다.
7조 네 명이 앞줄에 앉았다. 미래의 손에는 붕대가 있었다.
“분기 7조 거부권 위반 사건 심사입니다.” 학사과 담당자가 읽었다. “위반자 박미래. 미승인 능력 사용. 계약 제십이조, 제십삼조 위반.”
“이의 있습니다.”
도윤이 일어섰다. 준비한 문장이 세 번 다듬어진 상태로 목에 있었다.
“말하십시오.” 담당자가 서류를 넘겼다.
“박미래 학생은—”
“한도윤 학생.”
미래였다. 그녀가 도윤보다 먼저 일어섰고, 붕대 감은 손을 들었다.
“제십오조. 거부권 행사에 이유를 묻지 않습니다.” 미래가 말했다. “지금 거부권 씁니다.”
심사실이 조용해졌다.
“박미래 학생, 이건 능력 사용 상황이 아닙니다.” 담당자가 말했다.
“계약 조항의 적용 범위를 조원이 정합니다. 제십오조에 상황 제한이 없습니다.”
“…확인하겠습니다.” 담당자가 조항집을 꺼냈다.
도윤은 서 있었다. 서 있는 채로 미래를 봤다.
“미래야.”
“앉으세요.” 미래는 그를 보지 않고 말했다.
“내가 말하면 네 위반이 미확정이 돼.”
“알아요.” 미래가 말했다. “그리고 그게 제 선택을 빼앗아요.”
“살려 준 사람 책임을 왜 네가—”
“살려 준 게 아니에요.” 미래가 잘랐다. “규칙을 어긴 거예요. 두 개 다 사실이에요. 학생이 앞의 것만 말하면 뒤의 것이 없어져요.”
도윤은 그 문장에서 자기가 첫날에 태호에게 한 요구를 떠올렸다.
두 장 다 적어 주십시오.
그때 그는 자기 구조와 자기 위반을 같이 남기라고 했다. 지금 그는 남의 위반을 자기 지시로 덮으려 하고 있었다.
같은 사람이 반대 방향으로 하고 있었다.
“앉을게.” 도윤이 의자를 당겼다.
도윤이 앉았다. 앉는 게 그날 가장 어려운 동작이었다.
“진술 계속하십시오.” 담당자가 미래에게 말했다.
“제가 인장으로 제 포기한 진로를 열었습니다. 사 년 전에 접은 것입니다.” 미래가 읽었다. 준비한 종이가 있었다.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승인받지 않았습니다. 조원 이가람이 이 미터 거리에 있었고, 제 이름을 불렀습니다. 저는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사용 목적을 진술하십니까.”
“한도윤 학생의 공포를 분담해 이동 가능성을 회복시키려 했습니다.”
“성공했습니까.”
“성공했습니다.” 미래는 그 단어에서 멈추지 않았다. “성공한 것과 위반한 것은 별개로 기재해 주십시오.”
담당자가 그 요청을 받았다. 도윤은 그 문장이 어디서 왔는지 알았다. 첫날 태호가 그에게 두 장을 보여 준 방식이었다.
“왜 대답하지 않았습니까.”
“유서린 학생이 위험도 상 판정을 할 거라고 추측했습니다.” 미래가 말했다. “추측이었습니다.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유서린 학생.” 담당자가 물었다. “실제로 상 판정을 하셨겠습니까.”
서린은 삼 초 생각했다.
“모르겠습니다.” 서린이 대답했다.
“모르겠다는 게—”
“지금 답하면 거짓말입니다.” 서린이 말했다. “결과를 알고 답하는 겁니다.”
담당자가 그 대답을 적었다.
가람의 차례가 왔다.
“이가람 학생, 당시 박미래 학생의 상태를 증언하십시오.”
가람은 오래 준비하지 않았다. 짧게 말했다.
“두 소리가 났습니다. 안도랑 공포요. 동시에요.” 가람은 손바닥을 무릎에 붙이고 있었다.
“어느 쪽이 컸습니까.”
“모릅니다.”
“추정은 가능합니까.”
“추정은 가능합니다. 안 하겠습니다.” 가람이 말했다. “제가 추정하면 그게 증거처럼 됩니다.”
담당자가 그것도 적었다.
“한도윤 학생.” 태호가 처음 말했다. “아까 이의를 취소하셨습니다. 취소 사유를 진술하십니까.”
도윤은 그 질문이 어디로 가는지 알았다. 태호는 첫날에 여백에 반례를 적은 사람이었다.
“진술하겠습니다.” 도윤이 일어섰다.
“말하십시오.”
“제가 박미래 학생을 대신 책임지려고 했습니다. 그게 보호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저 학생의 책임권을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전부입니까.”
도윤은 그 질문에 하나를 더 붙여야 한다는 걸 알았다. 붙이지 않으면 오늘 자기가 한 반성이 말로만 남는다.
“하나 더 있습니다.”
“말하십시오.”
“저는 삼 일 전부터 왼손에 열감이 있었습니다. 능력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했습니다. 어제 조에 말했고, 그 전 삼 일은 말하지 않았습니다.”
심사실이 움직였다. 권희수가 처음으로 서류에서 눈을 들었다.
“계속하십시오.” 태호가 말했다.
“어제 별지에 그 항목이 적혔습니다. 유서린 학생이 적었습니다. 조항에 없는데 적었습니다.” 도윤이 말했다. “그 항목이 없으면 오늘 저는 제 통증을 안 말하고 박미래 학생 위반만 얘기했을 겁니다.”
“그 진술이 학생에게 유리합니까.”
“불리합니다. 제 신체 상태가 실습 부적합으로 판정될 수 있습니다.”
태호가 여백이 아니라 본문 칸에 적었다. 도윤은 그 손을 봤다.
심사 결정은 이십 분 뒤에 나왔다.
분기 7조 전원 실습 정지 사 주. 장학 지원 전원 동결. 박미래 개인 벌점 삼 점 추가.
그리고 마지막 항목이 있었다.
박미래 학생의 가족 진로 계약서 원본 제출 요구. 사유. 사용된 포기 선택의 출처 확인.
미래가 그 줄에서 굳었다.
“제출 기한은요.” 그녀가 결정문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일주일입니다.”
“제출 거부하면요.”
“위반 사유가 확인되지 않으므로 최대 처분이 적용됩니다. 영구 분기조 자격 취소입니다.”
심사실을 나오면서 미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복도에서 도윤이 걸음을 맞췄다.
“미래야.”
“…예.”
“그 계약서에 학원이 관련돼 있어?”
미래가 멈췄다. 도윤은 그 멈춤의 길이를 셌다.
“왜 그렇게 물어요?”
“네가 지난주에 조항 삭제 신청 냈어. 사 년 전 개정 조항이었어.” 도윤이 말했다. “그리고 네 계약서도 사 년 전이야.”
미래는 그 계산이 맞다고 말하지 않았다. 대신 다른 걸 말했다.
“제십육조요. 이십사 시간 안에 알린다.”
“응.”
“지금 알릴게요.” 미래가 말했다. “제 가족 계약서 회사 인장이, 장학 규정 부속서 세 번째 인장이랑 같아요. 사 년 전 개정 때 찍힌 거예요.”
“그거 언제 알았어?”
“열이틀 전이요.” 미래는 그 숫자를 정확히 말했다.
도윤은 그 숫자를 받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낼 수 있었고, 화내면 지금 이 사람이 무너질 것 같았다.
그리고 화낼 자격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그는 삼 일 동안 왼손을 숨겼다.
“열이틀이면 계약 서명 전이야.”
“전이에요.”
“그때 말했으면 우리가 계약을 다르게 썼을까?”
미래는 그 질문을 오래 생각했다. 생각한 뒤에 정직하게 답했다.
“다르게 썼을 거예요. 제십육조를 제가 안 받았을 거예요.”
제십육조는 도윤이 낸 조항이었다. 조 밖에서 받은 제안을 이십사 시간 안에 알린다.
미래는 그 조항이 성립하는 자리에 앉아서, 그게 자기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만들었다. 제안이 아니라 문서였으니까.
“지금 말한 건 왜 말했어?”
“이제는 제안이 됐어요.” 미래가 결정문을 들어 보였다. “원본 제출 요구요. 이건 학원이 저한테 하는 제안이에요. 내면 자격이 남고, 안 내면 취소예요.”
복도 끝에서 서린이 기다리고 있었다. 가람이 그 옆에 있었다.
미래는 그 둘에게도 같은 말을 반복했다. 반복하는 데 사 분 걸렸고, 아무도 중간에 끊지 않았다.
다 듣고 나서 가람이 물었다.
“그거 말하는 게 무서웠어?”
“무서웠어요.”
“그럼 지금은?”
“지금도 무서워요.” 미래가 말했다. “근데 아까 심사실에서 도윤 학생이 제 위반을 자기 지시라고 말하려고 했을 때, 그게 더 무서웠어요.”
“왜 그게 더 무서워.” 가람이 물었다.
“제가 사 년 전에 그렇게 됐어요.” 미래가 말했다. “아버지가 저 대신 서명했어요. 저를 위해서요.”
서린이 그때 하나를 정리했다.
“원본 제출 기한 일주일이야. 그 안에 우리가 할 게 두 개 있어.”
“말하세요.”
“하나는 부속서 인장 확인이야. 학사과 열람으로는 사본까지만 나와.” 서린이 말했다. “다른 하나는 네가 정할 거야.”
“뭐예요.”
“원본을 낼지 말지.”
미래는 그 두 번째를 오늘 정하지 않았다. 대신 첫 번째를 물었다.
“인장 확인은 어떻게 해요?”
“임연우한테 보존 목록이 있어.” 서린이 말했다. “삼십일 년 치야. 사 년 전 서류에 찍힌 인장이 어딘가 또 있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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