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화

국경 봉화가 두 번 오르지 않았다

혼인계약 심판관은 왕관을 거부한다 · 2026.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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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 봉화가 두 번 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테오른은 병력 이동안부터 펼쳤다.

공개 전략실에는 출구가 셋이었다. 들어오자마자 센 숫자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북부 감시탑 둘의 불이 꺼졌고 순찰대는 여섯 시간째 답이 없었다. 수도 외곽의 북부 병력 육백은 출발 준비를 끝냈다.

테오른은 세 출구 중 북쪽 문이 안에서 열리는지 직접 확인했다. 문지기가 이상하다는 듯 보았지만 그는 손을 떼지 못했다. 보고가 끊긴 방을 상상하면 먼저 문이 몇 개인지, 어느 쪽이 잠겼는지가 떠올랐다. 왜 그런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전령의 지도에는 두 감시탑 사이 협곡이 검게 칠해져 있었다. 살아 돌아온 사람의 표식은 없고 마지막 봉화 시각만 달랐다. 한 곳은 해 질 무렵, 다른 곳은 그보다 한 시간 뒤. 공격이라면 순서가 있었고 폭우라면 연료가 젖었을 수 있었다. 어느 쪽도 육백 명 이동을 자동으로 정답으로 만들지 않았다.

“집결지는 동문 밖 삼 리. 한 시간 안에 이동, 민가 출입 금지, 급수는 공공 수로에서 유상 조달.”

테오른은 지도 위에 이동선을 그었다. 수도 성벽을 포위하지 않고 북쪽 귀환로를 잡는 배치였다. 군사 표를 찍으면 즉시 시행할 수 있었다.

에이라는 국경 보고서를 부정하지 않았다. 빈칸 셋을 짚었다. 적의 규모, 이동 방향, 생존자 수.

“거부합니다.”

테오른의 손이 군사 표 위에서 멈췄다. 잠을 못 잔 탓에 판단이 느려진 것이 아니었다. 그는 육백 명이 움직이면 적이든 황실이든 먼저 반응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늦는 쪽이 북부 사람의 목숨을 낸다.

“대안은?”

“병력 집결 전에 보급과 경로를 확인합니다. 시민 운송인이 물자 수레를 북쪽 검문소까지 호송하고, 참여를 고른 군 물류 인력은 계급 없이 수레·급수·교량 상태만 점검합니다.”

에이라는 시민 운송 조합의 회답 세 장을 내놓았다. 북쪽 길을 아는 마부 수, 공공 급수지 사용료, 전시 보험을 받을 수레 수가 적혀 있었다. 자신이 경로를 정한 것이 아니라 전날 공개 심리를 지켜본 운송인들에게 가능한 범위를 물어 받은 답이었다.

첫 조합은 거절했다. 황실이 북부의 위장 진군으로 규정하면 수레 면허를 잃는다는 이유였다. 둘째는 검문소 전까지만, 셋째는 군 지휘가 없고 보험 선지급이면 참여하겠다고 했다. 대안은 이미 시민의 거절로 두 번 잘린 상태였다.

“공격받으면 민간인이 죽습니다.”

“그래서 국경까지 보내지 않습니다. 첫 검문소까지 왕복하고, 그 너머는 현지 평의회가 결정합니다.”

“속도는?”

“준비에 네 시간. 군대보다 세 시간 늦습니다.”

테오른은 늦는 세 시간을 지도 한 칸으로 줄일 수 없었다. “정찰은 누가 하지?”

“제가 고르지 않습니다. 로벤과 시민 운송 대표가 필요한 역할을 공개하고 참여자가 선택하게 하십시오. 부족한 역할이 무엇인지 보고받은 뒤 다시 결정합니다.”

“병사가 내 뜻을 알고도 자유롭게 거절할 수 있다고 보나?”

그 질문은 에이라를 향했지만 답은 자신에게 있었다. 대공이 방 안에 서 있는 한 자원 명단은 명령서처럼 읽힌다.

테오른은 군사 표를 지도에서 떼었다. “열두 시간 동안 외곽 주둔대 이동에 이 표를 쓰지 않겠다. 국경 공격이 확인되면 긴급 재심을 청구한다.”

에이라는 즉시 동의하지 않았다. “열두 시간 뒤 자동으로 이동합니까?”

“아니. 보고와 대안 결과를 공개하고 다시 표결한다.”

그는 이동안에 ‘보류’를 찍어 찢지 않고 공개함에 넣었다. 육백 명의 막사 유지비와 말먹이, 지연 책임은 자기 군사 예산에서 부담한다고 적었다. 빠른 명령권 하나를 내놓자 남은 것은 느린 계약과 불완전한 정보였다.

북부 재정관은 열두 시간 유지비를 계산했다. 병사 급료, 말먹이, 취소된 민간 마구간 임대료까지 합쳐 금화 이천삼백. 테오른은 자기 원정 예비비에서 먼저 떼었다. 국경 위기가 사실이어도 에이라에게 거부 책임을 청구하지 않는다는 문장도 붙였다.

장교 셋은 이동 보류가 북부를 위험에 버린다며 공개 이의를 냈다. 테오른은 그들을 해임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이름으로 결정했다고 쓰고, 반대 보고를 같은 함에 넣었다. 실패하면 그 보고가 자신을 심사할 근거가 될 터였다.

로벤은 벽 쪽에서 장화를 두 번 털었다. 아직 수송 명령권 공동 서명 제한이 남아 있었다.

“제가 모집하면 전하의 명령으로 들립니다.”

“그래서 내가 집결지에 가지 않는다.” 테오른이 말했다. “명단도 보지 않겠다. 필요한 역할과 결과만 보고해.”

“사촌이 아니라 수송대장으로 묻겠습니다. 참여가 부족하면 병력을 움직입니까?”

“재심한다. 부족을 복종 거부로 기록하지 않는다.”

로벤은 그 문장을 받아 적었다. 농담은 하지 않았다.

저녁, 동문 밖 민간 마차장은 군 깃발 대신 역할표로 나뉘었다. 수레 바퀴 점검 열둘, 교량 하중 확인 여덟, 말먹이 계수 열, 야간 길잡이 여섯, 응급 처치 넷. 각 표 아래에는 참여, 중도 철회, 부상 보상, 사망 보험 칸이 있었다.

시민 운송인 대표 하란은 첫 계약서를 읽다가 붉은 펜을 들었다. “북부 병사가 계급만 떼고 우리 수레를 빼앗으면?”

로벤은 지휘 칸을 시민 운송 대표에게 넘겼다. 군 출신 참여자는 자기 역할의 안전 판단만 할 수 있고, 수레 방향과 출발 시각은 하란이 정한다.

“공격을 보면요?”

“호송을 끝내고 돌아옵니다. 적을 추격하지 않습니다.”

“대공이 뒤에서 명령을 바꾸면?”

“공개 회선에 새 계약이 오지 않는 한 듣지 않습니다.”

하란은 그제야 자기 수레 열여덟 대의 보험가를 적었다. 평소 운임의 두 배, 말 폐사 시 시가 전액, 검문소 밖 이동은 별도 동의. 북부 재정관이 비싸다고 항의했다.

“군대 육백 명 하루분보다 쌉니다.” 하란이 말했다. “다만 싸다는 이유로 죽으러 가진 않습니다.”

로벤은 병사와 마부를 한 줄에 세우지 않았다. 가림막 뒤에 참여표와 거절표를 두고 이름 대신 현재 역할 번호만 적게 했다. 참여를 고른 사람은 뒤편에서 이름과 보험 수령인을 따로 등록했다. 거절한 사람의 번호는 테오른에게 가지 않았다.

첫 상자를 열었을 때 참여표 아홉 장의 필체가 똑같았다. 로벤은 작성자를 찾았다. 제삼 중대장이 부하들의 역할 번호를 대신 써 넣었다.

“다들 가겠다고 했습니다.” 중대장이 말했다. “전하의 뜻을 아는데 종이만 늦췄을 뿐입니다.”

로벤은 아홉 장을 전부 무효로 만들었다. “목은 내 것도 하나뿐인데 남의 손까지 빌리면 너무 많이 살아남겠군.”

그는 웃지 않고 중대장의 호송 참여 자격을 정지했다. 아홉 병사는 가림막 밖으로 다시 나갔다. 네 명은 자기 손으로 참여했고 셋은 거절했으며 둘은 무응답으로 남았다. 중대장의 선의로 채운 숫자보다 실제 인원이 다섯 줄었다.

로벤은 대리 작성 사실과 자기 감독 실패를 결과표 첫 칸에 적었다. 참여 동의가 형식이라면 호송 전체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도 시민 대표에게 넘겼다.

물류 경험이 있는 병사 예순 명 중 서른여덟이 참여했다. 열둘은 거절했고 열은 응답하지 않았다. 민간 운송인은 스물넷 중 열여섯 수레만 계약했다. 필요한 인력에는 모자랐지만 모든 자리를 채운 것처럼 꾸미지는 않았다.

“목은 하나고 빈 역할은 아홉이군요.” 로벤이 말했다. “오늘은 제 목을 잘게 나눌 수도 없고.”

하란이 역할표를 두드렸다. “교량 확인이 셋 부족합니다. 그 셋 없이 무거운 수레는 못 갑니다.”

로벤은 참여한 병사의 역할을 바꾸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교량 경험자에게 추가 수당과 첫 검문소 전 철회권을 제시했다. 두 명이 옮겼고 한 자리는 끝내 비었다.

수레를 열여섯에서 열둘로 줄였다. 곡물 여덟, 말먹이 둘, 약품 둘. 속도와 물량이 더 줄었지만 교량 확인 인원은 맞았다.

첫 출발 직전, 북쪽 길에서 폭음이 들렸다. 군 출신 참여자 셋이 반사적으로 무기 보관함 쪽을 보았다. 호송 계약에는 개인 단검 외 무장 금지가 적혀 있었다.

한 명이 철회표를 집었다. “아이 둘이 수도에 있습니다. 전투면 못 갑니다.”

로벤은 이유를 더 묻지 않고 철회 시각을 썼다. 다른 두 명도 뒤따랐다. 세 자리가 비자 마차장 군중이 술렁였다. 자원 참여가 위험 앞에서 무너졌다는 비난이 나왔다.

하란은 출발 종을 울리지 않았다. “빈 역할부터 다시 계산합니다.”

폭음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로벤은 병사들에게 복귀를 명령하지 않고 현장 경험이 있는 민간 제분공과 퇴역 교량공에게 조건을 제시했다. 둘은 검문소 전 철회와 가족 통지 비용을 추가해 참여했다. 마지막 한 자리는 채우지 못했다.

하란은 약품 수레 하나를 빼고 열한 대로 출발을 승인했다. 빠진 약품은 다음 호송으로 남았다. 완전한 대안이 아니었다. 첫 수레가 움직이기까지 군 이동안보다 세 시간 오십 분이 더 걸렸다.

호송은 동문을 나간 뒤 첫 돌다리에서 다시 멈췄다. 교량공이 난간 아래로 내려가자 중앙 받침에 새 금이 보였다. 군 수레라면 속도를 올려 한 번에 건넜을 무게였지만, 계약상 하중 확인자가 중단을 요구하면 지휘자는 따르게 돼 있었다.

하란은 곡물 수레 셋의 포대를 절반씩 내려 사람 손으로 건넸다. 말먹이 수레 하나는 축이 무거워 돌아가야 했다. 수레꾼들은 지연 수당을 받았고, 지역 제분공들은 포대 운반값을 즉석에서 제시했다. 로벤은 군 보급이라는 이유로 징발하지 않고 가격을 공개판에 썼다.

해가 진 뒤 열 대만 첫 검문소에 닿았다. 출발 때보다 곡물은 같았지만 말먹이 한 수레와 약품 한 수레가 빠졌다. 교량 금 위치, 하중, 우회로 길이도 공개 회선으로 돌아왔다. 호송은 국경을 구하지 못했지만 육백 명이 지나기 전 길이 무엇을 버티지 못하는지는 확인했다.

테오른은 성벽 위가 아니라 공개 전략실에서 결과표를 받았다. 참여자 이름은 보이지 않았고 역할 수, 철회 수, 보험 총액, 빠진 약품만 적혀 있었다.

“누가 거절했지?” 북부 재정관이 물었다.

로벤이 답했다. “보고 대상이 아닙니다. 빈 역할은 보고했습니다.”

테오른은 명단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보험 총액과 막사 유지비에 자기 군사 표를 붙였다. 병력 육백은 움직이지 않았고, 군 표식 없는 수레 열한 대가 동문을 나갔다.

그때 황실 패널에서 새 통지가 도착했다. 조약 지지 귀족들은 북부의 군사 표가 심리에 제출되지 않으면 국경 당사자 자격이 없으므로 공개 심리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테오른은 열두 시간 동안 쓰지 않겠다고 봉인한 군사 표를 보았다. 심리를 지키려면 지금 그 표를 다시 꺼내라는 압력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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